여기서 해요? (외전포함)
작가령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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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하-대한민국 최고의 타자. 18세에 프로 입단. 신인 최고의 계약금. 타석에 들어서면 최소 안타. 10년 계약 기간으로 내년이면 메이저리그행이 유력하다. 김현나-정치부의 꽃 기자에서 스포츠 기자로 좌천. 차기 대선 주자로 유력한 국회의원 뒤를 쫓다 좌천을 당하고. 스포츠에 관심이 없지만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부서를 옮긴다. *** 차기 대선주자로 유력한 국회의원 뒤를 쫓다 좌천을 당한 현나. 사표를 낼 수는 없어 스포츠부로 자리를 옮기고. 문제는 평생을 스포츠에 대해 관심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 일단 야구라도 파보자 싶어 야구장으로 향했다. “스트라이크 존은 압니까?” “모르는데요.” 뒤에 있던 남자는 눈치가 없는 건지, 아니면 진정한 야구광인 것인지 스트라이크 존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주었다. 그런데 남자가 알려주는 야구가 의외로……재밌다? 열심히 받아 적고 있는데 키스 타임이 시작되었다. 멍하니 전광판을 보는데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남자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가 말했다. “나랑 잘래?” 대낮에 술을 마신 것도 아니다. 그저, 오늘 처음으로 맛보는 좌절감에 그저 정신이 나간 것뿐이었다. 어차피 한 번 살다 갈 인생. 살다가 한 번쯤 충동적인 게 뭐가 어때서? 남자의 손에 잡힌 채 끌려 간 곳은 지하주차장이었다. 과연 이 충동이 어떤 결말을 불러 올 것인가! 몸이 움찔 거리며 그녀의 움직임이 일순 멈추자 살짝 풀렸던 남자의 검은 눈동자에 생기가 돌아왔다. “왜?”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외쳤다. “우리 여기서 해요?” -본문 중에서- 공수전환이 이루어지며 로맨틱한 음악이 장내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가볍게 입만 맞추는 커플도 있었고 진하게 키스를 해서 카메라가 흔들리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 보이는 젊은 커플은 정말 혀가 보일 정도로 노골적으로 키스를 하고 있었다. 멍하니 전광판을 보고 있는데 뒤통수에 닿는 눈빛이 따갑다. 현나는 괜히 헛기침을 하며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맥주를 마신 것도 아닌데 왜 갑자기 충동적으로 행동하고 싶은 것일까. 남자는 계속 그녀를 쳐다보고 있던 모양이다.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 남자는 여전히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현나도 남자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그리고 말했다. “나랑 잘래?” * “왜?” “저기, 그쪽이 유부남일지도 모르고. 여자친구가 있을 지도 모르는데 제가 잠깐 미쳐서. 그러니까 회사 잘려서 정신이 반쯤 나갔던 여자가 헛소리 했던 것으로 생각해 주셨으면 해서요.” “유부남도 아니고, 여자친구도 없어. 병도 없으니까 걱정 말고.” “네?” “난 김현나 씨와 하고 싶어졌거든.” 이름을 어떻게 알았냐고 말을 할 틈도 없이 몸이 당겨지고 순식간에 모자를 벗은 남자와의 입술이 맞부딪쳤다. 생각해보니 승민이 그녀에게 다가올 때 이름을 불렀던 것이 떠올랐다. 그때 아랫입술이 아프지 않을 정도로 물렸다. 놀란 현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키스할 때 헛생각 하니까.” 입술이 맞닿은 채로 남자가 말하자 그 움직임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여기까지 왔는데 겁이 난다고 뒤로 물러 설 수는 없다. 짙은 눈썹이 치켜 올라간 채 붉은 입술을 바라보며 현나는 이제 스스로 허리를 흔들어 페니스에 자극을 주고 있었다. 남자의 입이 살짝 벌어지고 붉은 혀끝이 보였다. 조금 전까지 그녀의 입안을 들쑤시던 그 혀다. 현나는 다시 키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저도 모르게 고개를 숙이려다 장소를 확인했다. 이곳은 누구나 오갈 수 있는 지하주차장이다. 게다가 차 안이기도 하다. 그녀의 움직임이 일순 멈추자 살짝 풀렸던 남자의 검은 눈동자에 생기가 돌아왔다. “왜? 조금 더 움직여.” “우, 우리, 여기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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