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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하나 주면 잡아먹어도 돼?
작가사슴묘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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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파혼을 당했을 때는 그럴 수도 있지, 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로 파혼을 당했을 때는 인연이 아니었나 보다, 라고 생각했다. 세 번째로 파혼을 당했을 때는 어라, 뭔가 이상한데, 라는 의문이 들었다. 네 번째로 파혼을 당했을 때 연우는 생각했다. 와, 이거 큰일 났네. 백씨 가문의 첫째 딸, 백연우. 네 번째 파혼을 당한 후 그녀는 제대로 된 밥상을 받지 못했다. 매파의 말도 안 되는 핑계 때문에. “비나이다, 비나이다…. 산신님, 제가 굶어 죽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밥 대신 무 조각을 먹기 시작한 지 일주일. 서낭당에서 기원을 드리던 연우는 고소한 기름 냄새에 홀려 제단에 바쳐진 절편을 덥석 집어먹고 마는데…. “남의 제사상에 손을 대?” “죄송해요…. 책임질게요….” “어떻게.” “나, 나를 대신… 드…실래요?” ◇ ◆ ◇ 커다란 손이 다가왔다. 뺨을 살며시 쓰다듬더니 턱을 붙잡는다. 닿은 곳이 화끈하게 달아올라 연우는 목을 조금 움츠렸다. “파혼했다지? 그래도 그런 말을 쉽게 하면 안 돼.” 세상에, 내가 파혼한 것까지 알다니. 정말 모르는 것이 없다. 연우는 감탄했다. 그러나 파혼과 자신을 잡아먹으라는 말에 무슨 상관이 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어차피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하지만… 드릴 수 있는 게 없는걸요….” “…….” “내 잘못이니까 책임을 질게요….” 남자의 눈길이 바들바들 떨리는 입술에 콕콕 꽂혔다. 그의 입이 천천히 벌어진다. “책임이라.” 낮은 목소리는 푹 잠겨 있었다. 듣기가 힘들 정도로. 얼굴이 다가오기에 연우는 눈을 꾹 감아 버렸다. 얼굴 가까이 따뜻한 숨결이 느껴진다 싶었을 때 입술에 말캉한 것이 꾹 눌렸다. 닫힌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처음으로 접하는 타인의 입술이 무서울 정도로 뜨겁다. 이자가 신이라 그런 걸까. 맞닿은 입술이 타 버릴 것 같았다. 연우는 숨조차 쉬지 못했다. 거의 질식하기 직전에 남자의 입술이 슬며시 떨어져 나갔다. 연우는 남자의 품에서 참았던 숨을 터뜨렸다. 자신이 그에게 안겨 있는 줄조차 모르고 그의 옷자락을 꼭 쥔 채 작게 기침을 하자 남자가 어깨를 천천히 쓸어내렸다. “나도 이제 책임을 져야겠군.” 남자는 소리 없이 미소를 지었다. 연우에게는 그 얼굴이 더 위험했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콩닥거렸다. “첫눈이 오기 전에 데리러 가겠어.” “첫눈….” 연우는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는 그녀를 그대로 두고는 왔을 때만큼이나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연우는 얼이 빠져 그 자리에 한참 앉아 있다가 누가 볼세라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왔다. 정신이 없어서 어떻게 돌아왔는지조차 모르겠다. 볼이 계속 화끈거렸다. 몸 안에 신의 기운이라도 들어온 걸까. 묘한 흥분이 도무지 가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연우는 뜬눈으로 날밤을 지새웠다. 그리고 그다음 날, 연우에게 다섯 번째 혼담이 들어왔다.
완결 여부미완결
에피소드1
연령 등급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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