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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2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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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쉬. 어때? 달을 부르는 다른 말이야.” 친구이자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클라인이 지어 준 이름과 함께 그를 마음에 품게 된 리쉬. 하지만 곧 집안이 빚에 허덕이자 어쩔 수 없이 남쪽의 공작이란 자에게 팔려 가게 되는데……. “남쪽의 공작님은 너도 알고 있겠지? 공작께서 초상화 그려 줄 사람을 찾으신다는구나.” “……아, 화공은 핑계고 저는 가서 몸을 팔면 되는 건가요?” 온몸에 화상을 입었으며 허울뿐인 왕실의 계승권자, 남쪽의 공작. 하지만 자신의 몸만을 탐할 것이란 예상과는 반대로 공작은 진심으로 리쉬를 친애하며 아낀다. “공작님, 예전부터 생각한 건데……. 혹시 전에 만난 적이 있나요?” “예전부터 널 지켜봤지. 곁에 두고 보고 싶어서 말이야.” 리쉬는 점점 클라인에게 빠져들고 공작과는 친밀하게 지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세 사람을 둘러싼 운명은 그들을 덮치고, 리쉬에게 선택의 순간이 닥쳐 오는데……. “하나만 말해 줘, 클라인. 너희가 죽이려고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남쪽의 공작.” 클라인만을 바라보던 리쉬, 그의 마음을 가지려는 남쪽의 공작. 밤하늘의 달빛처럼 은은하고도 차갑게 빛나는 사랑 이야기.

완결 여부미완결
에피소드1 권
연령 등급성인

세부 정보

장르

BL

업로드 날짜

2021년 09월 02일

출판사

피아체

팬덤 지표

🌟 BL 소설 중 상위 53.17%

👥

평균 이용자 수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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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플랫폼 평점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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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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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nail

소시민이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1~2권

“저, 저는……. 선량한 시민인데요.” 가게 앞에 나타난 마수를 죽였다가 거액의 과태료를 물게 된 연오. 그런 연오 앞에 과태료를 받으러 왔다며 아주 잘생긴 헌터 정산호가 나타난다. 다짜고짜 연오의 정체가 수상하다고 말하며 벌금을 낼 때까지 감시하겠다고 선언한 산호는 연오의 집까지 쳐들어오고, 그 어이없는 끈질김에 결국 연오는 그와 계약을 맺고 헌터 일을 함께하기 시작하는데…? 산호의 의심대로 연오는 평범한 소시민이 아닌 걸까? [미리보기] “그래, 좋아……. 어디 보자고. 네가 뭔지. 내일 계약서 쓴 다음부터는 바빠질 거야.” 갑자기 그 계약을 무르고 싶어졌지만 벌금과 수당의 액수를 생각하고 고개를 저으며 참았다. 그 돈이면 가게 한쪽 지붕에 구멍 뚫린 것도 수리할 수 있…… 잠깐, 계약서? “뭐야. 내일 쓰는 계약서는 뭐고, 아까 그 계약서는 뭐예요?” “아까 그건 나랑 한 계약.” “네?” “내용은 신경 쓰지 마.” “주세요!” 킬킬 웃은 정산호가 품에서 종이를 꺼내더니, 순식간에 비행기 모양으로 접어 내 쪽으로 날렸다. 후다닥 옆으로 피하자 비행기는 내 이마를 찍는 대신 느릿하게 툭 떨어졌다. 정산호를 다시 째려보며 비행기를 펼쳐 내용을 확인하니 몇 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정산호의 개인적인 용무에도 협조할 것. 게다가……. -경우에 따라 동침 등을 요구할 수도 있음. “으악! 아아악!” 나는 계약서를 마구 구겨서 던져버렸다. 뭘 요구해? 미친 거 아니야? “경찰에 신고할 거야!” “신고는 무슨. 너 자는 거 감시할 거라는 뜻이야. 뭘 생각했는데 그래?” “안 해요! 계약 안 해! 무효야! 사기라고!” 그러자 정산호가 흘끗 쓰레기처럼 구겨진 계약서를 보며 말했다. “다시 잘 확인해. 너한테 좋은 조항도 있어.” “싫어요.” “그렇다면 뭐. 읽어줄게.” 그는 품에서 계약서 한 장을 더 꺼내더니 탁 펼쳐서 내용을 읽기 시작했다. “필요 없…….” “계약의 대가로 정산호는 한연오에게 2주에 한 번 일정 금액을 지급한다.” “…….” “금액은…….” 그가 계약서 위쪽을 잡고 내게 보이도록 돌렸다. 다행히도 나는 시력이 좋은 편이었다. 계약서에 쓰인 금액 정도는 알 수 있을 정도로. 금 일천만 원정. “…….” 일……천만 원정. 한 달이면…… 이천만 원. 일 년이면……. “제가 뭘 하면 될까요?” “계약서 주워.” “옙.”

thumnail

당신이 부르는 나의 이름은

* 본 작품에는 폭력적, 강간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하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미로가 죽었어, 시엔. 이제 만족해?” 3년 전 친동생 시엔의 밀고로 수용소에 가게 되었던 미로. 왕이 죽으면서 수용소에서 풀려나게 된 안도도 잠시, 바깥에 나와 만난 모든 사람들은 미로를 동생 시엔의 이름으로 부르고, 시엔으로 대한다.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른 채 불안에 떨고 있던 미로를 찾아온 연인 일렌. 그에게 다가가려 하나 일렌 역시도 미로를 시엔으로 보며 미로를 죽인 것에 대한 원망을 드러내는데…….

thumnail

퇴마 자판기 외전

26살 정선우의 삶은 지극히 평범하다. 정확하게는 평범‘했었다’. “……아니, 설마 그럴 리 없지?” 「왜 없어?」 “으아악――!” 돌연 귀신을 마주하고, 그 이후 귀신들에게 시달리기 전까지. 교회도 소용없고, 절도 소용없고. 무당은…… 더더욱 소용없어 보였다. 설마 평생 귀신에게 시달리게 되는 걸까, 싶었던 때였다. [빙의(50,000원), 가위눌림(50,000원), 흉가 후유증(100,000원), 이사 잘못 감(80,000원), 물건 주워 옴(80,000원), 그냥 보임(30,000원)] 허름한 골목에서 기묘한 메뉴들이 적힌 자판기와 마주한 건. 선우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거금) 3만 원을 결제하고― “들어올 거야?” “드, 들어가도 될까요?” “오려면 오고.” ―그보다 더욱 기묘한, 비범한 기운이 흐르는 남자와 만나게 되는데!

thumnail

돌아와서 말하기

작가2RE

※ 본 작품에는 가정폭력과 제3자에 의한 가스라이팅 등의 요소가 들어가오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본편 완결권(3권)에 삽화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대물 #회귀물 #오메가버스 #동거 #첫사랑 #다정공 #강공 #무심공 #재벌공 #후회공 #존댓말공 #미인수 #순진수 #소심수 #짝사랑수 #굴림수 #오해/착각 #자낮수 #약병약수 #임신수 #육아 “그걸 내가 알아야 합니까?” 짝사랑하던 사람, 윤서경과 결혼했으나 어긋난 관계 속에서 우울하게 살던 이유온. 그는 머리가 아파서 갔던 병원에서 회복하지 못할 병에 걸렸다는 말을 듣고 이 사실을 윤서경에게 알리려 하지만, 윤서경은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다. 그대로 혼자서 죽음을 맞이한 유온은 윤서경과 결혼하기 반년 전으로 돌아가게 된다. “네. 유온 씨를 찾으러 갔더니 이쪽에서 형님분과 이야기 중이라고 하기에 왔습니다.” “유온이를요? 무슨 일로 찾으셨습니까?” “제 약혼자를 찾는 데 이유가 필요합니까?” 전생과 달리 유온에게 관심을 가지는 윤서경. 그는 상견례를 한 날, 그대로 유온을 데리고 와 유온이 그때까지 누려 보지 못한 안락함을 안겨 주며 유온을 학대하던 가족들로부터 그를 보호해 준다. “케이크 좋아합니까?” “네.” “그럼 우리 호텔에서 앞으로 판매될 디저트는 전부 당신이 제일 처음 먹어 보게 될 겁니다.” “왜, 요……?” “당신이 내 배우자인데, 케이크를 좋아하니까요.” 태도는 여전히 무표정하고 싸늘하지만 그가 하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전생에선 없던 친절한 것들이다. 청혼과 상견례 후 한 번의 만남도 없이 결혼식장에 들어갔던 전생과 달리 윤서경은 평범한 약혼자로서 유온을 대해 준다. 유온은 그게 기쁘면서도 어리둥절하고, 조금 무섭기까지 하다. 그리고……. “나는 지금부터 당신이 여태까지 누리지 못한 모든 걸 그들에게서 하나하나 다 빼앗아 줄 겁니다.” 그러니까 이제 당신은 누구도 무서워할 필요 없습니다. 윤서경은 밤처럼 깊은 눈으로 유온을 바라보며 알 수 없는 말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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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남자

작가2RE

#성장물, #일상물, #달달물, #힐링물, #연예계 #연하공, #다정공, #존댓말공, #배우공, #대형견공, #헌신공, #사랑꾼공 #연상수, #단정수, #미인수, #상처수 ‘그럼 너도 지금 내 생각을 하고 있는 거구나.’ 몇 개월 동안 집주인을 만난 적이 없는 옆집. 어느 날 드디어 문이 열렸는데…… 옆집에 쓰레기봉투가 살고 있었다. 세상에서 도망친 천연기념물 같은 남자와 그에게 한눈에 반한 남자의 연애 이야기. ▽△▽ 문은 스르르 열리다 쿵 소릴 내며 닫히더니 작은 욕설과 함께 다시 열렸다. 열린 문틈으로 끙끙대며 비집고 나온 것은 거대한 쓰레기봉투였다. 옆집에 쓰레기봉투가 살고 있었다니. 잠시 충격을 받던 그는 와삭 소리를 내며 쓰레기봉투를 사이에 끼우고 다시 닫히려 하는 문 앞에 다가가 친절을 베풀었다. 갑자기 열린 채 고정된 문과 그 문을 잡고 있는 진우를, 문 안쪽에서 나온 남자가 멍하니 올려다보았다. “……이러지 않으셔도 되는데.” ▽△▽ “저기…….” “응.” “저 모르세요?” “……네가 누군데?” 분리수거함에 병을 던져 넣기 위해 잠시 멈칫했던(꽤 무거워 보였다) 주영이 무표정한 얼굴로 되물었다. 잠시 할 말을 잃은 진우를 빤히 보던 그는 아, 하고 중얼거렸다. “이웃집 남자?” “…….” 병이 깨지지 않도록 조심스레 떨어뜨리는 떨그렁, 떨그렁 소리만 한참 이어졌다. “……TV…… 안 보세요?” “없어.” “네?” “TV 없다고.” “……네.” “그래서…… 네가 누군데?” 잠시 고민하던 진우는 시원한 얼굴로 대답했다. “음, 이웃집 사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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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랑 바람났는데 남편도 알아요

작가2RE

※본 작품은 비도덕적인 소재, 강압적인 관계에 대한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매에 참고를 부탁드립니다. “영원히 사랑할게.” 같은 소리하네. 제법 달콤했던 결혼식에서의 사랑 고백은 딱 신혼 6개월 후 유효 기간을 다했다. 무뚝뚝하고 차가우며 답답하고 소극적이기까지 한 남편. 결혼 5년 차인 지금, 바람까지 피우기 시작했다. "대체 집에만 처박혀 있으면서…… 이런 망상이나 하고, 당신 정말 제정신이야?!" 이 철 지난 유교 사나이를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포기해야 할까? 역시 이혼이 답일까? 어찌해야 할 바 몰라 일단 같은 방법으로 갚아 주면서 생각해 보기로 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잘할게요. 이사님은 정말로, 다정하고 좋은 분이세요.” 내가? 난 그냥 네 스폰서인데?

thumnail

소시민이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3권

“저, 저는……. 선량한 시민인데요.” 가게 앞에 나타난 마수를 죽였다가 거액의 과태료를 물게 된 연오. 그런 연오 앞에 과태료를 받으러 왔다며 아주 잘생긴 헌터 정산호가 나타난다. 다짜고짜 연오의 정체가 수상하다고 말하며 벌금을 낼 때까지 감시하겠다고 선언한 산호는 연오의 집까지 쳐들어오고, 그 어이없는 끈질김에 결국 연오는 그와 계약을 맺고 헌터 일을 함께하기 시작하는데…? 산호의 의심대로 연오는 평범한 소시민이 아닌 걸까? [미리보기] “그래, 좋아……. 어디 보자고. 네가 뭔지. 내일 계약서 쓴 다음부터는 바빠질 거야.” 갑자기 그 계약을 무르고 싶어졌지만 벌금과 수당의 액수를 생각하고 고개를 저으며 참았다. 그 돈이면 가게 한쪽 지붕에 구멍 뚫린 것도 수리할 수 있…… 잠깐, 계약서? “뭐야. 내일 쓰는 계약서는 뭐고, 아까 그 계약서는 뭐예요?” “아까 그건 나랑 한 계약.” “네?” “내용은 신경 쓰지 마.” “주세요!” 킬킬 웃은 정산호가 품에서 종이를 꺼내더니, 순식간에 비행기 모양으로 접어 내 쪽으로 날렸다. 후다닥 옆으로 피하자 비행기는 내 이마를 찍는 대신 느릿하게 툭 떨어졌다. 정산호를 다시 째려보며 비행기를 펼쳐 내용을 확인하니 몇 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정산호의 개인적인 용무에도 협조할 것. 게다가……. -경우에 따라 동침 등을 요구할 수도 있음. “으악! 아아악!” 나는 계약서를 마구 구겨서 던져버렸다. 뭘 요구해? 미친 거 아니야? “경찰에 신고할 거야!” “신고는 무슨. 너 자는 거 감시할 거라는 뜻이야. 뭘 생각했는데 그래?” “안 해요! 계약 안 해! 무효야! 사기라고!” 그러자 정산호가 흘끗 쓰레기처럼 구겨진 계약서를 보며 말했다. “다시 잘 확인해. 너한테 좋은 조항도 있어.” “싫어요.” “그렇다면 뭐. 읽어줄게.” 그는 품에서 계약서 한 장을 더 꺼내더니 탁 펼쳐서 내용을 읽기 시작했다. “필요 없…….” “계약의 대가로 정산호는 한연오에게 2주에 한 번 일정 금액을 지급한다.” “…….” “금액은…….” 그가 계약서 위쪽을 잡고 내게 보이도록 돌렸다. 다행히도 나는 시력이 좋은 편이었다. 계약서에 쓰인 금액 정도는 알 수 있을 정도로. 금 일천만 원정. “…….” 일……천만 원정. 한 달이면…… 이천만 원. 일 년이면……. “제가 뭘 하면 될까요?” “계약서 주워.” “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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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의 원수를 공략합니다

세계관 최강자로 빙의해 잘먹고 잘살다가 어느 날 자신이 사실 그의 자리를 빼앗은 악역이었음을 알게 된 유리. 회귀하니 눈앞에는 전생에 없던 상태창이 있다. 상태창은 전생에 유리를 죽인 남자, 아테올의 호감도를 올리라고 말한다. 심지어 호감도를 올리는 유용한 방법은 신체 접촉을 하는 것. 이런 설정 정말 싫다고 생각하면서도, 기억을 잃었다는 핑계로 아테올에게 접근해보려는 유리였으나……. ‘아테올이라고 불러주세요.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아주, 비밀스러운 사이였으니까요.’ 아테올의 태도는 의뭉스럽기만 하고! 과연 유리는 무사히 아테올을 공략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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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들려준 이야기 4부

작가2RE

여름밤 다시 시작되는- 밤이 들려준 이야기 네 번째 이야기. 염라대왕의 명으로 지상을 돌보는 용신 희림. 이번에도 복잡해 보이는 일을 떠안게 되는데……. *** “너도 그랬어?” “뭘?” “떠나는 발걸음이…… 무거웠어?” 글쎄, 추락의 순간은 찰나였고 그 이후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의식이 있었더라면, 연려가 빗속에서 내 빈껍데기를 만지며 우는 모습을 보았더라면, 나는 지옥의 불길 속을 기어서라도 다시 돌아오고 싶었을 것이다. ……다시 그를 만나 정말 다행이었다. *** 죄를 지은 사람에게는 벌을, 선한 사람에게는 상을. 그 법칙을 지키기 위하여 희림은 분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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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거절합니다, 대공님

작가2RE

“이혼해 주세요, 전하.” “이혼이라……. 못 해 줄 것도 없어.” “……정말이십니까?” 나도 모르게 미심쩍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래. 단, 조건을 걸지. 앞으로 3개월 동안 나와 동침할 것.” *** 남자지만 임신을 할 수 있는 형질, ‘라미아’로 누군가의 아내가 될 삶을 살아야 하는 운명의 유레인. 그 체질 때문에 동경하던 대공과 결혼을 했으나, 돌아온 것은 냉대와 죽음뿐이었다. 또다시 똑같은 일을 반복할 수는 없다.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어. 이번 생은 거절합니다!

thumnail

퇴마 자판기

※본 작품은 리디 웹소설에서 동일한 작품명으로 19세이용가와 15세이용가로 동시 서비스됩니다. 연령가에 따른 일부 장면 및 스토리 전개가 상이할 수 있으니, 연령가를 선택후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26살 정선우의 삶은 지극히 평범하다. 정확하게는 평범‘했었다’. “……아니, 설마 그럴 리 없지?” 「왜 없어?」 “으아악――!” 돌연 귀신을 마주하고, 그 이후 귀신들에게 시달리기 전까지. 교회도 소용없고, 절도 소용없고. 무당은…… 더더욱 소용없어 보였다. 설마 평생 귀신에게 시달리게 되는 걸까, 싶었던 때였다. [빙의(50,000원), 가위눌림(50,000원), 흉가 후유증(100,000원), 이사 잘못 감(80,000원), 물건 주워 옴(80,000원), 그냥 보임(30,000원)] 허름한 골목에서 기묘한 메뉴들이 적힌 자판기와 마주한 건. 선우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거금) 3만 원을 결제하고― “들어올 거야?” “드, 들어가도 될까요?” “오려면 오고.” ―그보다 더욱 기묘한, 비범한 기운이 흐르는 남자와 만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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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걸린 햇살

작가2RE

※본 작품에는 성폭행, 가스라이팅, 가정 폭력, 자해 및 마약 등 각종 기피 요소와 트리거가 될 수 있는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매에 참고를 부탁드립니다. 여느 날처럼 마약에 취해 의식을 잃어 가던 윤희수의 귓가에 구둣발 소리가 울린다. ‘경찰? 아니면 저승사자인가?’ 환각일 거라는 예상과 달리, 눈앞에는 빈틈 하나 없어 보이는 남자가 정말 서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오랜 짝사랑 상대, SH 그룹 후계자. 완벽한 알파. 아니, 모든 조건을 내려놓아도 그 자체로 완벽할 한수연. “이제부터 넌 여기서 치료받을 거야.” “……뭐?” “여기서 네 약물 중독을 치료할 거고, 의사의 허락이 있을 때까지 밖으로 나갈 수 없어.” 강원도의 한 치료소에서 다시 눈을 뜬 윤희수를 반기는 건 온통 어리둥절한 이야기뿐. 한수연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이어진 갑작스러운 감금은 의문 투성이이다. 그는 왜 갑자기, 제게 관심이 생긴 걸까. “넌 상대를 좀, 잘못 고르는 경향이 있어……. 나는……. 네가 굳이 잘해 줄 필요가 없는 사람이니까, 네 감정을 낭비하지 말라는 뜻이야.” 과도한 친절, 과도한 관심, 과도한 호의. 한수연은 그게 문제였다.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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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들려준 이야기

작가2RE

#현대물, #미스터리/오컬트, #판타지물, #재회물, #첫사랑, #하극상, #미인공, #집착공, #미인수, #다정수, #전생/환생, #인외존재, #사건물, #수시점, #소머리_부하_있음, #뱀_부하_있음, #모란등롱_부하_있음 “내가 전부 꿈이었던 걸로 만들어 줄게.” 이무기로 천 년을 수행하고 용이 되기 위한 승천을 앞두던 우희림은 어떤 사건 때문에 인간이 되고, 무당의 핏줄로 태어날 때까지 몇 번의 환생을 거듭하며 업보를 쌓는다. 마침내 무당의 피를 가지고 태어난 희림 앞에 그의 호법신이라고 주장하는 한 남자, 연려가 나타난다. 그는 잊고 있던 기억을 되돌려 주고는 지금까지 쌓은 업보만큼 선행을 해야 죄가 씻겨 다시 용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희림은 연려, 그리고 자신을 따르는 요괴들과 함께 수많은 원혼을 만나게 되는데……. * * * “왜 말 안 했어?” “뭘?” “……좋아한다고.” “말해야 해?” “말해야 시작되잖아. 관계는.” 나는 품 안에서 연려를 올려다보았다. “그때는 네가 나와 같은 감정이 아니었잖아.” “그래도 일단 네 마음이 그렇다는 걸 알면 내 마음도…….” “그런 건 싫었거든.” “뭐?” 난 장난스럽게 연려의 가슴을 콕콕 찍었다. “내가 널 좋아하기 때문에 너도 날 좋아하게 되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네가 날 좋아해 주기를 바랐어.” “……그게 뭐야.” “글쎄. 그냥, 그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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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들려준 이야기 2부

작가2RE

#현대판타지 #공포물 #미스터리/오컬트 #동거/배우자 #첫사랑 #재회물 #초능력 #인외존재 #무속신앙 #사건물 #수시점 #미남공 #헌신공 #집착공 #순정공 #사랑꾼공 #상처공 #호법신공 #모럴이상한공 #나른공 #수한정다정공 #미인수 #다정수 #단정수 #능력수 #침착수 #병약수 #임신수 #귀신잡는수 #고삐잡는수 “네가 원하는 대로 해, 희림아. 내가 항상 옆에 있을 테니까.” [1부] 용이 될 운명인 이무기 우희림(雨喜林)은 승천 직전에 안 좋은 일에 휘말려 인간이 되고, 몇 번의 환생을 거듭하며 업보를 쌓는다. 그러다 무당의 핏줄로 태어나 극적으로 호법신 연려와 재회하고 이무기 시절의 기억을 되찾는다. 희림은 업보를 씻고 다시 용이 되고자 연려, 세 요괴들과 함께 수많은 원혼을 만나고 그들을 돕는다. [2부] 마침내 업보가 사라지며 인간의 몸에서 벗어나 용이 된 우희림. 하지만 염라대왕의 명으로 아직 지상에서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희림은 그에게 충성스러운 세 요괴들, 그리고 수백 년 동안 희림만을 기다렸던 연려와 함께 또다시 산 자와 죽은 자를 도와야 하는데……. * * * “희림아, 난 그 남자를 이해할 수 있어.” 느리고 조심스럽지만 분명한 목소리였다. 그리고 미안해, 하는 짧은 사과가 이어졌다. 그는 무슨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눈을 피했다. 이런 말조차 간신히 내뱉는 불안함, 나약함. 오직 내게만 보이는 연려의 모습. 세상의 어느 누가 그보다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나는 연려의 뺨에 손을 얹었다. 자력에 끌려오듯이 눈이 다시 나를 향한다. 고개를 기울여서 입술에 짧게 입을 맞췄다. “사과하지 마.” “…….” “좋아해…….” 나는 그때 할 수 있는 말을, 보석으로 만든 그릇에 가득 차도록 담아서 그에게 건넸다. 사실은 가슴에 손을 집어넣게 하고 싶다. 네게 주려고 도려낸 조각 때문에 자리가 조금 남고 말았지만, 여기에 있는 모든 것이 다 너를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알려 주고 싶었다. * * * “왜 혼자 있어요?” “음…….” 희림은 머릿속으로 무언가 정리하듯 시선을 위로 두고 있다가 천천히 말을 늘어놓았다. “사실 내가 얼마 전에 좀 아팠는데, 여기에 온다고 해서 가족들이랑 좀 다퉜어. 나는 꼭 가겠다고 했고, 가족들은 못 가게 했거든. 결국 아무도 모르게 혼자 와 버렸지 뭐.” “왜 반대했대요? 아프면 다들 공기 좋은 곳에 와서 요양하는 거 아닌가. 가족들이 같이 와서 챙겨 주는 게 더 낫잖아요.” “그런가.” 목소리가 조금 낮아진 것 같다. 고개를 갸웃하며 쳐다보자 희림은 여전히 부드럽게 웃고 있었다. “소윤아, 너는 여기가 요양하기 좋은 곳으로 보여?” “…….” 왜일까, 그 순간 또다시 소름이 쭉 끼쳤다. 소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자신의 것과 희림의 것, 풀, 나무, 담장, 이런저런 것들의 그림자가 이리저리 길쭉하게 뻗어 있었다. 왜 밖에 나와 있었을까? 대문 안에 있어야 안전한데. 그래야 하는데. “저 들어갈래요.” 간신히 그 말만 내뱉고 성큼성큼 대문을 향해 걸었다. 한쪽 발을 문 안쪽에 집어넣었을 때 희림이 벌떡 몸을 일으키는 것 같았다. “소윤아.” 소윤은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갑자기 일어나서 어지러운 기색이다. “저수지에 가까이 가지 마.” “……알아요.” *본문의 주석은 주석 챕터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주석 챕터에서 단어를 누르면 다시 본문으로 돌아가니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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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프 미, 테디베어!

작가2RE

#현대물, #전문직, #첫사랑, #사건물, #병원배경, #코믹/개그, #약간스릴러 #연하공, #연상수, #다정수, #미인수, #명랑수, #순정공, #존댓말공, #불곰공, #경호원공 “저는 선생님의 모든 게 다 좋아요.” 대학병원 정신과에 근무하는 한지원은 며칠 전부터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 환자의 소행이라 생각하며 대응을 망설이고 있던 중 주차장에서 스토커와 갑자기 마주치며 위험에 처하고, 때마침 근처에 있던 같은 병원의 시큐리티 강주경의 도움을 받는다. 주위에서 강주경을 부르는 별명은 불곰. 하지만 한지원의 눈에는 그가 점점 곰 인형으로 보이기 시작하는데……. *** 카페가 있는 병원 1층으로 내려오자 공교롭게도 강주경이 그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순간 나도 모르게 에스컬레이터 옆 공간에 머리를 박고 숨을 뻔했다. 예기치 못한 기습이었다. 다행히 내가 가슴팍에 명찰이 버젓이 달린 가운 차림으로 머리만 감추며 타조처럼 굴기 전에 강주경이 나를 발견했다. 괜히 헛기침을 하고 있자 그가 내 쪽으로 몸을 홱 돌렸다. 오늘 아침부터 목소리 내는 사람을 잊은 사람처럼 조용하던 강주경은 뭔가 결심한 기색이었다. 저돌적으로 다가오는 불곰을 보며 나는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서 있었다. 하지만 성큼성큼 걸어온 강주경은 정작 가까워지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무뚝뚝한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을 뿐이다. 꾹 다물어진 입안에서 무언가 빙글빙글 맴돌고 있는 게 보였다. 내가 강주경보다 나이가 많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10년 넘게 한 공부가 도움이 되는 건지. 그도 아니면 그냥 강주경이 알기 쉽게 행동하는 건지. 나는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어 사탕 한 줌을 꺼냈다. 어린아이도 상대하는지라 가운 주머니에는 항상 사탕이며 스티커 같은 것이 들어있었다. 손을 내밀자 강주경이 반사적으로 손바닥을 펼쳤다. 그 위에 알록달록한 사탕을 놓아주었다. 강주경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는 얼굴로 그것을 내려다보았다. 긴장한 것 같던 분위기가 녹아내리고, 설탕이 솜사탕으로 부푸는 것처럼 무언가가 차올랐다. 그가 내 팔을 잡았다. 아플 정도는 아니었지만 가볍게 당기는 것만으로 발이 휘청휘청 끌려갔다. 역시 강주경이 한 번 밀치면 나는 낙엽처럼 굴러갈 것이다. 그렇다고 강주경이 아주 나를 질질 끌고 간 건 아니었다. 어디로 가는지, 왜 가는지 궁금해서 내 발로 따라갔으니. 그는 사람이 거의 오지 않는 병원 구석의 비상계단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평소에는 문이 닫혀있어서 다들 계단인 것도 모르고 지나치는 곳이었다. 창문은 없고 형광등 불빛과 녹색 비상구 표시만 있어서 병원 괴담에 단골로 나올 것 같은 계단이다. 실제로 괴담이 많기도 했다. 밤 열두 시에 오면 벽을 타고 내려오는 여자가 보인다거나…… 다른 생각을 하며 연하의 불곰 앞에서 당황하지 않도록 애를 썼지만 그건 한 순간에 깨졌다. 강주경이 바짝 다가왔다.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했지만 곧 벽에 등이 닿았다. 선생님, 강주경이 다시 중얼거리듯 나를 부르며 몸을 숙였다. 워낙 덩치가 커서 그것만으로 시야가 차단되었다. 침침한 형광등 불빛에 역광이 진 강주경의 얼굴은 무표정했지만 눈가가 희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그러나 불시에 나는 손을 잡혔다. 손목을 먼저 잡고 천천히 내려와 손을 꽉 쥐는 힘은 강하지만 아플 정도는 아니었다. 어젯밤처럼 분위기가 단숨에 바뀌었다. 굵은 팔뚝이 내 머리 옆의 벽을 짚었다. 뾰족한 눈매가 가까워졌다. 점점 더, 우연히 가까워질 수 있는 거리를 한 걸음 더 넘을 때까지. 짙은 색 눈동자가 고집스러운 눈꺼풀에 가려지고 숨결이 닿을 때까지. 심장이 세게 뛰었다. 입술이 닿을 거라 생각하고 나도 눈을 감았을 때였다. 조용한 비상계단에 날카로운 소리가 쏟아졌다. 둘이 동시에 눈을 떴다. 강주경의 무전기가 요란하게 삐빅거리고 있었다. 비상상황이었다. 환자가 도망쳤어! 무전기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강주경이 한 순간 나를 보더니 손을 꽉 잡았다가 놓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thumnail

당신이 부르는 나의 이름은

* 본 작품에는 폭력적, 강간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하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미로가 죽었어, 시엔. 이제 만족해?” 3년 전 친동생 시엔의 밀고로 수용소에 가게 되었던 미로. 왕이 죽으면서 수용소에서 풀려나게 된 안도도 잠시, 바깥에 나와 만난 모든 사람들은 미로를 동생 시엔의 이름으로 부르고, 시엔으로 대한다.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른 채 불안에 떨고 있던 미로를 찾아온 연인 일렌. 그에게 다가가려 하나 일렌 역시도 미로를 시엔으로 보며 미로를 죽인 것에 대한 원망을 드러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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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거절합니다, 대공님 외전

작가2RE

“이혼해 주세요, 전하.” “이혼이라……. 못 해 줄 것도 없어.” “……정말이십니까?” 나도 모르게 미심쩍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래. 단, 조건을 걸지. 앞으로 3개월 동안 나와 동침할 것.” *** 남자지만 임신을 할 수 있는 형질, ‘라미아’로 누군가의 아내가 될 삶을 살아야 하는 운명의 유레인. 그 체질 때문에 동경하던 대공과 결혼을 했으나, 돌아온 것은 냉대와 죽음뿐이었다. 또다시 똑같은 일을 반복할 수는 없다.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어. 이번 생은 거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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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손상

#미스터리 #스릴러 #사건물 #존댓말공 #강공 #미인수 #능력수 어느 겨울, 서울 일대에서 의문의 살인 사건이 이어진다. 범인은 시신에 자신만의 표식을 남기며 계속해서 살인을 저지르고, 범죄심리학자 윤여은은 이 사건의 프로파일러로 투입된다. 실마리가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살인사건이 이어져 초조해하던 중 여은은 은사의 초청 때문에 외국의 학회에 참석하게 되고 그곳에서 의문의 남자를 만난다. 한 번의 이상한 경험으로 끝날 줄 알았던 그 만남은 뜻밖에도 한국에 돌아와서까지 이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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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를 돌려줘요

작가2RE

“그러니까 이제…… 나를 만나러 와 줘야지.” 친구의 추천과 몹쓸 호기심으로 수명 절감 노가다 게임을 시작한 주이온. 10레벨 만에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고 게임을 삭제하려다, 갑작스러운 정전과 함께 그 속으로 끌려 들어간다. 하필이면 이 더럽게 재미없는 게임에 빙의하다니? 키보드와 마우스로 할 때도 중노동이던 게임의 퀘스트를 직접 하려니 더더욱 앞날이 캄캄하다. 키보드를 돌려 달라고 외치며 고통받던 중, 우연히 만렙의 플레이어 서윤희를 발견하고 버스를 탈 생각에 눈을 빛내는데……. *** “네? 저를 도와주신다고요? 오빠가 부탁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대사 선택지가 나타났다. ▶뭘 도와주면 될까요? ▷자기 일은 스스로 해야지 두 번째 선택지를 고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저걸 고르면 내 평판이 박살 날 것이다. 파르르 떨며 첫 번째를 골랐다. “손님 접대에 쓸 벌집이 필요해요! 바깥의 벌꿀 채취장에서 벌집을 여덟 개만 가져다주실 수 있나요?” 벌집 따기는 네가 더 잘하는 거 아니냐? 속으로 욕을 하며 바깥으로 나왔다. 벌들이 붕붕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 퀘스트는 머리 방어구를 양봉용 모자로 바꾸면 피 닳을 일 없이 끝나지만,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 막 시작한 모험가의 초라한 피라도 꿀벌의 공격은 타격이 크지 않았고, 두 번 정도 물약을 먹으면 된다. 중간중간 공격도 하면 꿀벌이 잠시 물러나니 양봉 모자를 만드느라 고생하는 게 바보짓이었다. 벌집 여덟 개. 나는 심호흡을 하며 꿀벌 틈으로 걸어 들어갔다. “악!” 들어갔다가 곧바로 뛰쳐나왔다. ‘씨발! 씨발!’ 그래픽 꿀벌은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실제 꿀벌은 엄청났다. 톡톡 쏘일 때마다 끝이 뾰족한 장도리로 얻어맞는 것 같았다. 결국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와야 했다. 다행히 사정거리에서 벗어나자 따라오진 않았다. 양봉용 모자가 따로 있는 이유를 알겠다. 아닌가. 양봉 모자는 누가 봐도 재미로 넣은 아이템이다. 그러니까 탱커도 아니고 원거리 딜러 체력으로 맞으면서 끝낼 수 있지. 기획자가 장난으로 던진 모자에 내가 맞은 것이다. 설마 모자를 넣은 놈도 사람이 게임에 끌려와서 미친 꿀벌을 상대해야 할 거라고 예상이나 했겠는가. 누군가가 질문 게시판에 올렸던 글이 퍼뜩 생각났다. [마이마이] 양봉 모자 재료 어디서 구해요? 제곧내 └[맛있는크록스] 그걸왜구함? └[마이마이] 만들고 싶어서요 └[맛있는크록스] 시간존1나많아요? └[마이마이] 네 └[맛있는크록스] 아껴쓰세요; └[마이마이] 님이 무슨상관이에요 알려줄거 아니면 꺼지세요 └[맛있는크록스] 맡겨놨나 씨1발아 밀랍은 라바리 초원 가면 단단한 꿀벌이라고 있음 걔 치면 나옴 고급실은 만들어야됨 지푸라기 5개 물풀 2개 초원에서 위로 쭉 가면 초가집마을 나옴 거기 초가집 문 하나씩 열어보면 랜덤으로 지푸라기 나오고 물풀은 상점에서 사 재료합성하면 고급실 되니까 이거 다섯개 만들어라 그거 다 가지고 재봉사 찾아가면 500골드 받고 만들어줌 염색약은 니도 알겠지 └[tilltill] 형 정말 착하다 └[No95] 복받으실듯 여기 좋은 옥장판이 있는데요 └[마이마이] 헐...감사합니다 근데 님은 이거 어떻게 알았어요? └[맛있는크록스] 어떻게 알았겠냐? └[호도대장] ㅋㅋㅋㅋㅋ해봤나봐 시간 좀 아껴쓰세요ㅋㅋㅋㅋㅋㅋㅋ └[마이마이] 감사합니다ㅠㅠ └[법사일짱] 호구가 또 └[맛있는크록스] 지1랄마 이딴 망겜하는 니도 존ㄴr게 호구새1끼거든 순간 나의 기억력에 소름이 돋았다. 마치 게시판을 직접 읽고 있는 것 같았다. 응? ‘응?’ 읽고 있는 것 같은 게 아니라 정말 눈앞에 게시판이 떠올라 있었다. 게임의 인터페이스만큼 뚜렷하진 않았다. 눈앞에 보이는 듯 보이지 않는 듯 흐리지만 읽히는 건 제대로 읽혔다. 헉. 질문 게시판에 혹시 게임에 갇힌 사람이 없는지 글을 써 보면 답이 달리지 않을까? 기대에 가득 차서 게시판을 이리저리 휘저어 보았지만 만질 수는 없었다. 물에 비친 것처럼 손으로 휘저을 때마다 흐려지고 갈라졌다. 시험 삼아 스킬을 쓸 때처럼 머릿속으로 ‘게임 갇히면’, ‘게임이 현실’, ‘게임에서 못 나가는데’, ‘게임 로그아웃’, ‘게임 속에 들어왔는데’ 따위를 열심히 생각해 보았지만 양봉 모자 만드는 법밖에 읽을 수 없었다. 참 나, 기가 막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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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들려준 이야기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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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타지 #공포물 #미스터리/오컬트 #동거/배우자 #첫사랑 #재회물 #초능력 #인외존재 #무속신앙 #사건물 #수시점 #미남공 #헌신공 #집착공 #순정공 #사랑꾼공 #상처공 #호법신공 #모럴이상한공 #나른공 #수한정다정공 #미인수 #다정수 #단정수 #능력수 #침착수 #병약수 #임신수 #귀신잡는수 #고삐잡는수 “네가 원하는 대로 해, 희림아. 내가 항상 옆에 있을 테니까.” [1부] 용이 될 운명인 이무기 우희림(雨喜林)은 승천 직전에 안 좋은 일에 휘말려 인간이 되고, 몇 번의 환생을 거듭하며 업보를 쌓는다. 그러다 무당의 핏줄로 태어나 극적으로 호법신 연려와 재회하고 이무기 시절의 기억을 되찾는다. 희림은 업보를 씻고 다시 용이 되고자 연려, 세 요괴들과 함께 수많은 원혼을 만나고 그들을 돕는다. [2부] 마침내 업보가 사라지며 인간의 몸에서 벗어나 용이 된 우희림. 하지만 염라대왕의 명으로 아직 지상에서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희림은 그에게 충성스러운 세 요괴들, 그리고 수백 년 동안 희림만을 기다렸던 연려와 함께 또다시 산 자와 죽은 자를 도와야 하는데……. * * * “희림아, 난 그 남자를 이해할 수 있어.” 느리고 조심스럽지만 분명한 목소리였다. 그리고 미안해, 하는 짧은 사과가 이어졌다. 그는 무슨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눈을 피했다. 이런 말조차 간신히 내뱉는 불안함, 나약함. 오직 내게만 보이는 연려의 모습. 세상의 어느 누가 그보다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나는 연려의 뺨에 손을 얹었다. 자력에 끌려오듯이 눈이 다시 나를 향한다. 고개를 기울여서 입술에 짧게 입을 맞췄다. “사과하지 마.” “…….” “좋아해…….” 나는 그때 할 수 있는 말을, 보석으로 만든 그릇에 가득 차도록 담아서 그에게 건넸다. 사실은 가슴에 손을 집어넣게 하고 싶다. 네게 주려고 도려낸 조각 때문에 자리가 조금 남고 말았지만, 여기에 있는 모든 것이 다 너를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알려 주고 싶었다. * * * “왜 혼자 있어요?” “음…….” 희림은 머릿속으로 무언가 정리하듯 시선을 위로 두고 있다가 천천히 말을 늘어놓았다. “사실 내가 얼마 전에 좀 아팠는데, 여기에 온다고 해서 가족들이랑 좀 다퉜어. 나는 꼭 가겠다고 했고, 가족들은 못 가게 했거든. 결국 아무도 모르게 혼자 와 버렸지 뭐.” “왜 반대했대요? 아프면 다들 공기 좋은 곳에 와서 요양하는 거 아닌가. 가족들이 같이 와서 챙겨 주는 게 더 낫잖아요.” “그런가.” 목소리가 조금 낮아진 것 같다. 고개를 갸웃하며 쳐다보자 희림은 여전히 부드럽게 웃고 있었다. “소윤아, 너는 여기가 요양하기 좋은 곳으로 보여?” “…….” 왜일까, 그 순간 또다시 소름이 쭉 끼쳤다. 소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자신의 것과 희림의 것, 풀, 나무, 담장, 이런저런 것들의 그림자가 이리저리 길쭉하게 뻗어 있었다. 왜 밖에 나와 있었을까? 대문 안에 있어야 안전한데. 그래야 하는데. “저 들어갈래요.” 간신히 그 말만 내뱉고 성큼성큼 대문을 향해 걸었다. 한쪽 발을 문 안쪽에 집어넣었을 때 희림이 벌떡 몸을 일으키는 것 같았다. “소윤아.” 소윤은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갑자기 일어나서 어지러운 기색이다. “저수지에 가까이 가지 마.” “……알아요.” *본문의 주석은 주석 챕터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주석 챕터에서 단어를 누르면 다시 본문으로 돌아가니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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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들려준 이야기 3부

작가2RE

“주인님이 듣지 못할 이야기는 없어.” [1부] 용이 될 운명인 이무기 우희림(雨喜林)은 승천 직전에 안 좋은 일에 휘말려 인간이 되고, 몇 번의 환생을 거듭하며 업보를 쌓는다. 그러다 무당의 핏줄로 태어나 극적으로 호법신 연려와 재회하고 이무기 시절의 기억을 되찾는다. 희림은 업보를 씻고 다시 용이 되고자 연려, 세 요괴들과 함께 수많은 원혼을 만나고 그들을 돕는다. [2부] 마침내 업보가 사라지며 인간의 몸에서 벗어나 용이 된 우희림. 하지만 염라대왕의 명으로 아직 지상에서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희림은 그에게 충성스러운 세 요괴들, 그리고 수백 년 동안 희림만을 기다렸던 연려와 함께 또다시 산 자와 죽은 자를 도와야 하는데……. [3부] 용으로 승천했으나 여전히 이런저런 이유로 인간세계에 머물고 있는 희림과 연려와 요괴 셋. 바쁜 시간을 보내던 중, 연려가 어느 귀신을 보고 어디서 본 것처럼 익숙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 역시 연려를 알아보고는 접근을 시도하고, 이내 그것이 사건에 얽혀들기 시작하는데……. 생각해 보니 오늘 한 일이 너무 많았다. 뒤늦게 찾아온 피곤에 몸이 축 늘어졌다. 부적 재료고 염라대왕이고, 순식간에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고 싶지 않게 되었다. 연려는 혹시 내가 후다닥 뛰쳐나가 1층으로 가 버릴까 걱정이라도 되었는지 자기도 침대로 들어와 나를 푹 끌어안았다. “으음, 안 내려갈게……. 잘래…….” “잘 생각했어.” 그가 칭찬이라도 하듯이 나를 끌어안은 채 머리카락과 등을 살살 쓸었다. 잠드는 주술이라도 걸린 것처럼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시간도 늦었고 수마에 저항할 이유가 없었다. 나는 눕고 얼마 지나지도 않아 푹 잠이 들었다. 잠이 드는 그 순간까지 연려가 나를 품 안에 넣은 채 꽉 끌어안고 있었다. * * * 눈을 뜨자 해가 중천에 걸려 있었다. 뭐에 묶인 것처럼 몸이 꼼짝도 하지 않아서 꿈틀거리자 죄고 있던 힘이 약해졌다가, 다시 와락 끌어안는다. 아직도 연려에게 끌어안긴 채였다. 목덜미에 닿던 고른 숨소리가 낮게 갈라진 목소리가 되었다. “새벽에 열났었어…….” 그렇게 말하며 연려가 손을 더듬어 내 이마를 짚었다. 푹 자고 일어나 체온이 조금 올라가긴 했지만, 지금은 열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걱정했겠구나. 꾸물꾸물 품으로 파고들어서 잠시 같이 끌어안고 있다가 일어났다. 한 번도 깨지 않고 오래 잔 바람에 머리가 몽롱했다. 부스스한 채로 침대에 앉아 과일이며 차가운 물 같은 걸 먹고 겨우 정신을 차렸다. 몸을 씻은 뒤에도 한참 여유를 부리다가, 오후가 되어서야 신당 문을 열었다. 거울 너머는 비어 있었다. 앞에 앉아 잠시 기다렸다. 얼마쯤 지나 방울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멍하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뒤늦게 쳐다보았더니 어느새 염라대왕이 와서 거울 표면 가까이 얼굴을 대고 날 들여다보는 중이었다. 놀라서 움찔하자 그는 재미있다는 듯 어깨를 흔들흔들했다. 얼른 눈을 제대로 떴다. “감사합니다.” “아직 아무것도 주지 않았는데?” “이제 주실 거잖아요.” “흐으음…….” 염라대왕은 괜히 뜸을 들이다가 내가 빤히 쳐다보자 그제야 꾸러미를 내려놓았다. 구슬 목걸이가 감긴 작은 항아리와 붉은 비단 보자기였다. 냉큼 손을 뻗어서 하나씩 집어 들었다. 항아리에는 평소보다 짙은 힘이 담긴 경면주사, 보자기에는 두 가지 색의 종이와 지푸라기가 들어 있었다. 종이는 각각 부적을 쓸 것과 길지를 만들 것이다. 평소에는 경면주사 말고는 알아서 마련한다. 굳이 저승의 것을 쓰지 않아도 어지간한 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다. 재료를 전부 저승에서 가지고 오는 건 내가 들여야 할 힘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였다. 신력을 소모하는 만큼 나중에 피곤하다. 자주 내다 쓸 수 없는 귀한 재료들이라 이번처럼 위험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부탁하지 않지만……. 물건을 내준 염라대왕이 의자에 길게 기대어 앉았다. 미묘하게 입꼬리가 덜 올라가 있었다. 평소보다 약간 덜 태평하다는 의미였다. 고개를 갸웃하자 그가 입을 열었다. “요즈음은 도무지 길하지 않구나.” “불길한가요?” “그래.” 그는 앉은 자세를 바꾸었다. 방울이 가볍게 소리를 냈다. “찾아오는 손님을 많이 맞이하라 하지 않았느냐?” “그러셨죠…….” 그래서 굉장히 바쁘다. 그런 와중에 생각도 못한 큰일이 걸리는 바람에 더. “별이 잘 보이지 않을 때란다.” 그 말에 나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다. 드물게도 염라대왕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별이 잘 보이지 않는 건 흐리다는 뜻이고, 당연히 맑은 것과는 반대된다. 맑지 않으니 길하지 않다…… 불길하다. 세상은 끊임없이 돌아가고, 날씨가 바뀌듯 세상을 둘러싼 기운 또한 바뀐다. 그게 맑지 못하면 기운은 약해지게 마련이다. 일종의 상호작용이 안 좋아지는 것이다. 긴 세월 동안 몇 번인가 찾아온 흐린 날이었다. 당연히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 수백수천 명이 희생되는 큰 재난, 여러 나라가 휘말리는 전쟁. 내가 입을 다물자 염라대왕은 고개를 가볍게 기울였다. “걱정할 정도로 크게 어두운 건 아니지.” “그러면 다행이지만요.” “하나 다망해지겠구나.” “…….” 지금보다 더? 순간 멈칫했다가 어깨의 힘을 풀었다. 대재난이 일어나는 것보다야 내가 바쁜 게 훨씬 나았다. 재난을 막을 수 있을 정도면 더 좋을 거고. “이번만큼 힘을 소모할 일도 많겠지.” “네에…….” 연려가 싫어할 얼굴이 눈에 선했다. “좋은 것을 줄 터이니 먹도록 하렴. 호법신과 위신(位神)들의 몫도 준비했으니.” “감사합니다.” 염라대왕이 내민 건 옥이며 마노 같은 보석이었다. 식용이다. 꾸벅 인사를 하고 있는데 문이 벌컥 열렸다. 문을 연 기세에 비하면 조용히 들어온 연려가 내 뒤에 서서 거울과 그 앞에 쌓인 것과 염라대왕을 번갈아 보더니 인상을 구겼다. “시간을 많이 빼앗았구나.” 그런가? 그렇게 오래 있진 않았는데. 하지만 거울 앞에 쌓인 물건을 챙겨 신당 밖으로 나갔을 때 왜 연려가 쳐들어왔는지 알았다. 해가 거의 저물어 가고 있었다. 재료는 그렇다 치고, 보석을 내주는 것에 염라대왕이 시간을 꽤 들인 모양이다. 신당 안은 이승과 저승의 중간에 가까우니, 안에서만 시간이 느리게 흘러도 알 방법이 없다. 여기저기로 흩어졌던 요괴들이 돌아와 거실에 앉아 있었다. 눈 세 쌍이 동시에 도르륵 구르듯이 돌아와선 나와, 연려가 내키지 않는 얼굴로 든 보석을 보았다. “앞으로 고생하라면서 주셨어.” 백낭자와 모란이 신당 문을 흘끗 보더니 슬쩍 떨떠름한 표정이 되었다. 우귀는 고개를 끄덕였다. “추수 전에 일꾼들에게 상을 잘 차려 주는 것과 같은 게 아닌지요.” ……틀린 말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 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연려가 끼어들었다. “소답게 잘 아는군.” “무슨 말이냐. 소는 추수 때가 아니어도 일을 많이 한다.” “…….” 잠시 묘하게 숙연한 분위기가 흘렀다. 나는 조용히 우귀 앞으로 보석을 더 많이 놓아 주었다. 염라대왕이 준 건 신력을 채워 줄 보물이었다. 손끝을 댈 때마다 설탕이 물에 녹듯 사라지고 힘이 차곡차곡 쌓였다. 말하자면 영양제 같은 것이다. 하루 종일 찾았지만 역시 악귀에게 큰 영향이나 위해를 입은 사람은 많지 않았다. 내가 굳이 가지 않아도 해결되는 수준이었다. 그 건물의 유동 인구를 생각하면 다행스러운 일이다. 얼마 후 눈앞에 쌓여 있던 보석이 전부 사라지고, 요괴들도 다시 할 일을 하러 흩어졌다. 나는 재료와 붓 같은 걸 챙겨 거실에 앉았다. 숨을 짧게 내쉬었다. 뚜껑을 열자 기름 같은 붉은 액체가 찰랑거리고 있었다. 손끝에서 피를 내어 떨어뜨렸다. 늘 섞던 것보다 조금 많이. 적당히 피가 섞인 항아리를 옆에 두고 붓을 들었다. 연려는 걱정하는 얼굴이긴 했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평소라면 내가 손도 대지 못하게 했겠지만, 금줄과 부적과 주술이 전부 같은 힘이어야 틈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시무룩한 모습이다. “너는 다른 거 해 줘야 하잖아.” 은근히 그걸 기대하지 않을까 하고 말하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힘을 채워 주는 것보다 애초에 네가 안 힘든 게 좋아.” “…….” 귀와 꼬리가 축 처진 것처럼 느껴졌다. 미안해져서 손짓해 뺨에 입을 맞춰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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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들려준 이야기 4부 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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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 다시 시작되는- 밤이 들려준 이야기 네 번째 이야기. 염라대왕의 명으로 지상을 돌보는 용신 희림. 이번에도 복잡해 보이는 일을 떠안게 되는데……. *** “너도 그랬어?” “뭘?” “떠나는 발걸음이…… 무거웠어?” 글쎄, 추락의 순간은 찰나였고 그 이후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의식이 있었더라면, 연려가 빗속에서 내 빈껍데기를 만지며 우는 모습을 보았더라면, 나는 지옥의 불길 속을 기어서라도 다시 돌아오고 싶었을 것이다. ……다시 그를 만나 정말 다행이었다. *** 죄를 지은 사람에게는 벌을, 선한 사람에게는 상을. 그 법칙을 지키기 위하여 희림은 분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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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의 관

작가2RE

#포스트 아포칼립스 #좀비물 #미스테리물 #사건물 #능력수 #미인수 #무심수 #생존자수 #전투력 높음 #능글공 #순정공 #존댓말공 #헌신공 #인공지능공 #네비게이터공 “안전한 곳으로 데리고 가 줄게요.”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리온 메이는 주위가 지나치게 조용하다는 걸 깨닫는다. 인터넷 갱신은 지난 밤 자정에 멈춰 있고, 창밖을 보아도 작은 동물 하나 지나가지 않는다. 이상함을 느끼고 컴퓨터의 비상 전산망을 켜자 재난 대책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설치된다. 프로그램 인공지능은 자신을 이비라고 소개하고 리온을 돕겠다고 하는데……. * * * 본문 중 * * * [좀 자요.] “잠이 안 올 것 같아.” [재미있는 이야기라도 해 줄까요?] “뭔데?” [빵은 빵인데 먹을 수 없는 빵은?] “…….” 리온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10년도 전에 유행하던 농담이다. 차게 식은 눈으로 화면을 바라보자 이비가 머쓱한 듯 깜빡거렸다. [재미있어할 줄 알았는데.] “……네 프로그래머 센스는 대체 어떻게 된 거야?” 공대생이라서 그런가. 세상의 모든 공대생이 들으면 분노하며 펄쩍 뛸 소리를 하면서 리온은 손끝으로 이비의 화면을 툭 쳤다. 그러자 손이 닿은 부분부터 화면이 슬그머니 분홍색으로 물들었다. 한층 더 황당해져서 쳐다보자 이비는 언제 그랬냐는 듯 원래의 푸르스름한 화면으로 돌아왔다. “이비…….” [네.] “우리 어디로 가?” [안전한 곳으로요.] “안전한 곳이 있을까.” [있을 겁니다. 그곳으로 데리고 가 줄게요.] 사람은 모두 죽어 간다. 또는 적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비는……. 리온은 휴대 전화에 손끝을 올린 채 그대로 깊이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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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서의 나라

#동양풍 #판타지물 #미스터리/오컬트 #요괴물 #에피소드식 #첫사랑 #미남공 #다정공 #무뚝뚝공 #기억상실공 #존댓말공 #황자공 #미인수 #능력수 #허당수 #헌신수 #까칠수 #요괴수 #회귀물 #인외존재 #왕족/귀족 #사건물 #애절물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도 모른 채 황궁에 갇혀 살던 현요. 그런 현요를 사랑하게 된 태자 유헌은 그와 함께 도망치려 하지만 수도도 채 빠져나가지 못한 채, 추적자에게 붙잡혀 목숨을 잃는다.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때는…….” “…….” “당신을…….” 슬픔과 혼란에 빠진 현요는 자신의 힘을 휘둘러 수나라를 멸망시키나, 정신을 차리자 유헌을 만나기 전 과거로 돌아온 뒤였다. “현요. 왜 저를 도와주십니까?” “네가 황제가 되었으면 하거든.” 유헌은 자신의 앞에 있는 묘한 남자를 바라보았다. “인간의 힘으로 다 채울 수 없는 물건이라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도와주겠다고 하는 거잖아. 응? 패륜아.” 전생을 기억하지 못하는 유헌과 달리, 모든 것을 기억하는 현요는 다시는 그를 죽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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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들려준 이야기

작가2RE

#현대물, #미스터리/오컬트, #판타지물, #재회물, #첫사랑, #하극상, #미인공, #집착공, #미인수, #다정수, #전생/환생, #인외존재, #사건물, #수시점, #소머리_부하_있음, #뱀_부하_있음, #모란등롱_부하_있음 “내가 전부 꿈이었던 걸로 만들어 줄게.” 이무기로 천 년을 수행하고 용이 되기 위한 승천을 앞두던 우희림은 어떤 사건 때문에 인간이 되고, 무당의 핏줄로 태어날 때까지 몇 번의 환생을 거듭하며 업보를 쌓는다. 마침내 무당의 피를 가지고 태어난 희림 앞에 그의 호법신이라고 주장하는 한 남자, 연려가 나타난다. 그는 잊고 있던 기억을 되돌려 주고는 지금까지 쌓은 업보만큼 선행을 해야 죄가 씻겨 다시 용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희림은 연려, 그리고 자신을 따르는 요괴들과 함께 수많은 원혼을 만나게 되는데……. * * * “왜 말 안 했어?” “뭘?” “……좋아한다고.” “말해야 해?” “말해야 시작되잖아. 관계는.” 나는 품 안에서 연려를 올려다보았다. “그때는 네가 나와 같은 감정이 아니었잖아.” “그래도 일단 네 마음이 그렇다는 걸 알면 내 마음도…….” “그런 건 싫었거든.” “뭐?” 난 장난스럽게 연려의 가슴을 콕콕 찍었다. “내가 널 좋아하기 때문에 너도 날 좋아하게 되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네가 날 좋아해 주기를 바랐어.” “……그게 뭐야.” “글쎄. 그냥, 그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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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서 말하기

※ 본 작품에는 가정폭력과 제3자에 의한 가스라이팅 등의 요소가 들어가오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본편 완결권(3권)에 삽화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대물 #회귀물 #오메가버스 #동거 #첫사랑 #다정공 #강공 #무심공 #재벌공 #후회공 #존댓말공 #미인수 #순진수 #소심수 #짝사랑수 #굴림수 #오해/착각 #자낮수 #약병약수 #임신수 #육아 “그걸 내가 알아야 합니까?” 짝사랑하던 사람, 윤서경과 결혼했으나 어긋난 관계 속에서 우울하게 살던 이유온. 그는 머리가 아파서 갔던 병원에서 회복하지 못할 병에 걸렸다는 말을 듣고 이 사실을 윤서경에게 알리려 하지만, 윤서경은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다. 그대로 혼자서 죽음을 맞이한 유온은 윤서경과 결혼하기 반년 전으로 돌아가게 된다. “네. 유온 씨를 찾으러 갔더니 이쪽에서 형님분과 이야기 중이라고 하기에 왔습니다.” “유온이를요? 무슨 일로 찾으셨습니까?” “제 약혼자를 찾는 데 이유가 필요합니까?” 전생과 달리 유온에게 관심을 가지는 윤서경. 그는 상견례를 한 날, 그대로 유온을 데리고 와 유온이 그때까지 누려 보지 못한 안락함을 안겨 주며 유온을 학대하던 가족들로부터 그를 보호해 준다. “케이크 좋아합니까?” “네.” “그럼 우리 호텔에서 앞으로 판매될 디저트는 전부 당신이 제일 처음 먹어 보게 될 겁니다.” “왜, 요……?” “당신이 내 배우자인데, 케이크를 좋아하니까요.” 태도는 여전히 무표정하고 싸늘하지만 그가 하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전생에선 없던 친절한 것들이다. 청혼과 상견례 후 한 번의 만남도 없이 결혼식장에 들어갔던 전생과 달리 윤서경은 평범한 약혼자로서 유온을 대해 준다. 유온은 그게 기쁘면서도 어리둥절하고, 조금 무섭기까지 하다. 그리고……. “나는 지금부터 당신이 여태까지 누리지 못한 모든 걸 그들에게서 하나하나 다 빼앗아 줄 겁니다.” 그러니까 이제 당신은 누구도 무서워할 필요 없습니다. 윤서경은 밤처럼 깊은 눈으로 유온을 바라보며 알 수 없는 말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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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민이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고위공무원이공 #돈많공 #알고보면건실하공 #능글미넘치공 #헌터공 #수에게만다정하공 #소시민수 #출생의비밀있수 #을이됐수 “저, 저는……. 선량한 시민인데요.” 가게 앞에 나타난 마수를 죽였다가 거액의 과태료를 물게 된 연오. 그런 연오 앞에 과태료를 받으러 왔다며 아주 잘생긴 헌터 정산호가 나타난다. 다짜고짜 연오의 정체가 수상하다고 말하며 벌금을 낼 때까지 감시하겠다고 선언한 산호는 연오의 집까지 쳐들어오고, 그 어이없는 끈질김에 결국 연오는 그와 계약을 맺고 헌터 일을 함께하기 시작하는데…? 산호의 의심대로 연오는 평범한 소시민이 아닌 걸까? #현대물 #판타지물 #동거/배우자 #첫사랑 #배틀연애 #계약 #미인공 #다정공 #강공 #능글공 #까칠공 #츤데레공 #집착공 #복흑/계략공 #다정수 #순진수 #명랑수 #허당수 #외유내강수 #능력수 #초능력 #오해/착각 #인외존재 #단행본 #코믹/개그물 #사건물 #수시점 [미리보기] “그래, 좋아……. 어디 보자고. 네가 뭔지. 내일 계약서 쓴 다음부터는 바빠질 거야.” 갑자기 그 계약을 무르고 싶어졌지만 벌금과 수당의 액수를 생각하고 고개를 저으며 참았다. 그 돈이면 가게 한쪽 지붕에 구멍 뚫린 것도 수리할 수 있…… 잠깐, 계약서? “뭐야. 내일 쓰는 계약서는 뭐고, 아까 그 계약서는 뭐예요?” “아까 그건 나랑 한 계약.” “네?” “내용은 신경 쓰지 마.” “주세요!” 킬킬 웃은 정산호가 품에서 종이를 꺼내더니, 순식간에 비행기 모양으로 접어 내 쪽으로 날렸다. 후다닥 옆으로 피하자 비행기는 내 이마를 찍는 대신 느릿하게 툭 떨어졌다. 정산호를 다시 째려보며 비행기를 펼쳐 내용을 확인하니 몇 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정산호의 개인적인 용무에도 협조할 것. 게다가……. -경우에 따라 동침 등을 요구할 수도 있음. “으악! 아아악!” 나는 계약서를 마구 구겨서 던져버렸다. 뭘 요구해? 미친 거 아니야? “이 미친놈아!” “말이 심하네.” “경찰에 신고할 거야!” “신고는 무슨. 너 자는 거 감시할 거라는 뜻이야. 뭘 생각했는데 그래?” “안 해요! 계약 안 해! 무효야! 사기라고!” 그러자 정산호가 흘끗 쓰레기처럼 구겨진 계약서를 보며 말했다. “다시 잘 확인해. 너한테 좋은 조항도 있어.” “싫어요.” “그렇다면 뭐. 읽어줄게.” 그는 품에서 계약서 한 장을 더 꺼내더니 탁 펼쳐서 내용을 읽기 시작했다. “필요 없…….” “계약의 대가로 정산호는 한연오에게 2주에 한 번 일정 금액을 지급한다.” “…….” “금액은…….” 그가 계약서 위쪽을 잡고 내게 보이도록 돌렸다. 다행히도 나는 시력이 좋은 편이었다. 계약서에 쓰인 금액 정도는 알 수 있을 정도로. 금 일천만 원정. “…….” 일……천만 원정. 한 달이면…… 이천만 원. 일 년이면……. “제가 뭘 하면 될까요?” “계약서 주워.” “옙.” [외전] 대부분의 마수가 원래 세계로 돌아가고 평화가 찾아온 것도 잠시, 사라진 줄 알았던 던전이 갑자기 나타나자, 그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연오와 산호는 던전 안으로 들어간다. 미연시 게임 형태의 던전에서 흩어진 두 사람은 최종 보스를 만나 던전에서 탈출하기 위해 각자의 공략캐 호감도를 올리기 시작하는데… 그런데 어째 공략캐들의 모습이 지나치게 익숙하다…? 과연 새로운 던전 안에서는 어떤 일이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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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 | 상중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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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출간된 상중지희와 낙화유수의 개정판입니다. 상중지희와 낙화유수는 연작으로 같은 세계관이지만 스토리는 연결되지 않습니다. 상중지희 후궁에 들어와 조용히 살고 있는 연리. 사실 연리가 노리는 것은 3년 동안 황제와 동침하지 못하면 이혼이 가능하다는 법률로, 이제 몇 달만 더 황제의 눈에 띄지 않으면 이혼하고 사가로 돌아가 자유롭게 살 수 있다.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던 연리의 궁에 어느 날 황제의 동생이라 주장하는 불한당이 나타나고, 연리의 야심찬 계획은 꼬여 가는데……. *** “어찌 다시 오셨습니까?” 그 옆에선 모리가 천진한 얼굴로 칼을 가는 중이었다. 게걸음으로 슬금슬금 물러나 옆을 보자, 기둥에는 비슷한 단검이 몇 개 더 꽂혀 있었다. “이, 이게 뭐요?” “잠이 안 와서 몸을 좀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몸을…… 왜 이리 살벌하게 움직이시오?” “무슨 말씀이십니까? 단검 던지기는 온몸의 근육을 고루 사용하는 좋은 운동인데.” “…….” 선우는 기둥에 먹으로 그린 과녁을 조금 떨면서 들여다보았다. 혹시나 과녁에 자기 초상화라도 있는 게 아닐까 싶어서였다. 다행히 그렇진 않았지만, 연리가 던진 걸로 보이는 단검은 전부 높은 점수에만 가서 꽂혀 있었다. “왜 하필 문 옆에다 던지고 있소?” “그 기둥의 칠이 미끈해서 먹이 잘 지워집니다.” “재질도 칼자국을 메우기에 좋사옵니다.” 모리가 얼른 옆에서 거들었다. “어찌 다시 오신 것입니까?” 연리의 입에서 같은 질문이 나왔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선우는 몇 번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차……라도 얻어 마실까 해서 왔소.” “……차요?” 분명 연리는 ‘차요?’하고 물었으나 얼굴은 ‘이게 미쳤나?’라고 말하고 있었다. 모르는 척 시선을 피하자 연리가 모리를 시켜 차를 내오게 했다. 차에 협죽도나 투구꽃이 들어가는 건 아닐까 싶었다. 낙화유수 “처음부터 네 것이었다.” 한쪽 손이 불편한 세공사 화서.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는 시장에서 금군들에게 쫓기고 있다. 필사적으로 도망치지만 결국 잡혀 버리고, 금군 사이에서 한 남자가 걸어 나온다. 화서는 불편한 한 손을 숨기며 그 남자를 올려다본다. 서전서리의 황제이자, 화서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 화서는 느리게 고개를 들었다. 한 달여 만에 보는 황제가 거기 서있었다. “몸이 안 좋다 들었는데 왜 돌아다니고 있느냐.” “저는, 소소를 찾으러…….” “옷차림은 또 왜 이렇고.” 옷차림? 제 옷을 내려다본 화서는 멍하니 깜빡거렸다. 얇은 침의 차림이다. 어쩐지 몸이 으슬으슬했지만 덧옷을 걸쳐야 한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고, 그 덧옷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다. 어쩌면 외실에 걸려 있을 것이고 또 어쩌면 침실 어딘가에……. 요즘 침상 밖으로 나오는 건 식사할 때와 씻을 때밖에 없어서 그런 듯했다. “이리 와라.” 황제는 부드럽게 화서의 허리를 안고 끌어당겼다. 그대로 황제를 따라 터덜터덜 걸어 침실로 돌아왔다. 얇은 침의 너머로 황제가 바깥에서부터 안고 온 찬 기운이 스몄다. 황제는 외출복도 벗지 않고 화서를 침상에 눕힌 뒤 한참 바라보았다. 화서는 그 눈빛에 담긴 뜻을 읽을 수 없었다. 몽롱하던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한 건 황제가 화서의 침의 자락을 걷을 때쯤이었다. 아마 가슴팍부터 손을 집어넣었거나, 입맞춤을 먼저 했다면 그대로 끌려갔겠지만 황제의 손이 닿은 건 허벅지였다. 허벅지에는 아직 멍이 그대로 남아 있다. 소소가 어디서 구해 왔는지 좋은 약초를 써서 대부분의 상처는 흉터조차 남지 않았지만 그 멍만은 무언가 할 시간도 없었고, 의관에게 보이지도 않았다. 황제는 의중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엉덩이 아래에서 무릎 조금 위까지 선명하게 남은 멍과 상처를 쓰다듬었다. ‘폐하께서 아시면 본격적으로 화서 님을 이용하기 시작할 거예요.’ 소소의 말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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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와 별

#판타지 #서양풍 #궁정물 #오메가버스 #황제공 #능력수 #임신수 #도망수 #미인수 #후회공 #재회물 바다로 둘러싸인 나라 키안에서 폭군인 형 아래에서 배척받던 왕자 에시아. 속국에 가까웠던 사막의 나라 바하르가 대륙을 집어삼키고, 볼모로 빼앗긴 자국의 왕자 이사야를 돌려달라며 찾아온다. 그러나 이사야는 벌써 몇 달 전 죽음을 맞이했고,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하여 키안은 그가 행방불명 상태이며 최선을 다해 찾겠다는 말로 바하르의 황제, 나사르를 속인다. 이사야를 찾아내겠다고 약속한 기한은 1년. 키안에 1년의 유예를 준 나사르는 일방적으로 국혼을 선언하고 에시아를 바하르로 끌고 간다. 한편 나사르의 머릿속에선 지워져버린 어느 과거, 에시아는 그와 고요한 섬에서 연인으로 시간을 보냈으며 아무도 모르는 그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뜻하지 않게 사막으로 끌려가게 된 에시아는 혹시나 나사르가 그 기억을 떠올리지 않을까 걱정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는데……. “그러면 나는 왜 당신을 볼 때마다 이렇게 미친놈처럼 굴게 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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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프 미, 테디베어!

작가2RE

#현대물, #전문직, #첫사랑, #사건물, #병원배경, #코믹/개그, #약간스릴러 #연하공, #연상수, #다정수, #미인수, #명랑수, #순정공, #존댓말공, #불곰공, #경호원공 “저는 선생님의 모든 게 다 좋아요.” 대학병원 정신과에 근무하는 한지원은 며칠 전부터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 환자의 소행이라 생각하며 대응을 망설이고 있던 중 주차장에서 스토커와 갑자기 마주치며 위험에 처하고, 때마침 근처에 있던 같은 병원의 시큐리티 강주경의 도움을 받는다. 주위에서 강주경을 부르는 별명은 불곰. 하지만 한지원의 눈에는 그가 점점 곰 인형으로 보이기 시작하는데……. *** 카페가 있는 병원 1층으로 내려오자 공교롭게도 강주경이 그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순간 나도 모르게 에스컬레이터 옆 공간에 머리를 박고 숨을 뻔했다. 예기치 못한 기습이었다. 다행히 내가 가슴팍에 명찰이 버젓이 달린 가운 차림으로 머리만 감추며 타조처럼 굴기 전에 강주경이 나를 발견했다. 괜히 헛기침을 하고 있자 그가 내 쪽으로 몸을 홱 돌렸다. 오늘 아침부터 목소리 내는 사람을 잊은 사람처럼 조용하던 강주경은 뭔가 결심한 기색이었다. 저돌적으로 다가오는 불곰을 보며 나는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서 있었다. 하지만 성큼성큼 걸어온 강주경은 정작 가까워지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무뚝뚝한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을 뿐이다. 꾹 다물어진 입안에서 무언가 빙글빙글 맴돌고 있는 게 보였다. 내가 강주경보다 나이가 많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10년 넘게 한 공부가 도움이 되는 건지. 그도 아니면 그냥 강주경이 알기 쉽게 행동하는 건지. 나는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어 사탕 한 줌을 꺼냈다. 어린아이도 상대하는지라 가운 주머니에는 항상 사탕이며 스티커 같은 것이 들어있었다. 손을 내밀자 강주경이 반사적으로 손바닥을 펼쳤다. 그 위에 알록달록한 사탕을 놓아주었다. 강주경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는 얼굴로 그것을 내려다보았다. 긴장한 것 같던 분위기가 녹아내리고, 설탕이 솜사탕으로 부푸는 것처럼 무언가가 차올랐다. 그가 내 팔을 잡았다. 아플 정도는 아니었지만 가볍게 당기는 것만으로 발이 휘청휘청 끌려갔다. 역시 강주경이 한 번 밀치면 나는 낙엽처럼 굴러갈 것이다. 그렇다고 강주경이 아주 나를 질질 끌고 간 건 아니었다. 어디로 가는지, 왜 가는지 궁금해서 내 발로 따라갔으니. 그는 사람이 거의 오지 않는 병원 구석의 비상계단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평소에는 문이 닫혀있어서 다들 계단인 것도 모르고 지나치는 곳이었다. 창문은 없고 형광등 불빛과 녹색 비상구 표시만 있어서 병원 괴담에 단골로 나올 것 같은 계단이다. 실제로 괴담이 많기도 했다. 밤 열두 시에 오면 벽을 타고 내려오는 여자가 보인다거나…… 다른 생각을 하며 연하의 불곰 앞에서 당황하지 않도록 애를 썼지만 그건 한 순간에 깨졌다. 강주경이 바짝 다가왔다.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했지만 곧 벽에 등이 닿았다. 선생님, 강주경이 다시 중얼거리듯 나를 부르며 몸을 숙였다. 워낙 덩치가 커서 그것만으로 시야가 차단되었다. 침침한 형광등 불빛에 역광이 진 강주경의 얼굴은 무표정했지만 눈가가 희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그러나 불시에 나는 손을 잡혔다. 손목을 먼저 잡고 천천히 내려와 손을 꽉 쥐는 힘은 강하지만 아플 정도는 아니었다. 어젯밤처럼 분위기가 단숨에 바뀌었다. 굵은 팔뚝이 내 머리 옆의 벽을 짚었다. 뾰족한 눈매가 가까워졌다. 점점 더, 우연히 가까워질 수 있는 거리를 한 걸음 더 넘을 때까지. 짙은 색 눈동자가 고집스러운 눈꺼풀에 가려지고 숨결이 닿을 때까지. 심장이 세게 뛰었다. 입술이 닿을 거라 생각하고 나도 눈을 감았을 때였다. 조용한 비상계단에 날카로운 소리가 쏟아졌다. 둘이 동시에 눈을 떴다. 강주경의 무전기가 요란하게 삐빅거리고 있었다. 비상상황이었다. 환자가 도망쳤어! 무전기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강주경이 한 순간 나를 보더니 손을 꽉 잡았다가 놓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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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는 오늘도 건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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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물, #차원이동물, #사건물, #코믹/개그물 #혼자바쁜수 #능력수, #미인수, #잔망수, #국왕수, #다정공, #능글공, #사랑꾼공, #왕족/귀족, #하극상, #인외존재많음, #토끼부하있음, #펭귄부하있음 이세계에서 갖은 고생을 다해 가며 왕위에 올랐다. 앞으로는 평화로울 줄 알았더니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이 나라에는 도무지 제정신인 인간이 없다. 착한 마음씨 특화형 국왕 폐하와 그에게 집착하는 한 남자, 즐거운 부하들의 일상 판타지! ▼▼▼ 아침에 눈을 뜨니 베개 옆에 돌고래가 누워 있었다. “돌고래.” 무심코 중얼거리자 헐떡거리던 돌고래가 원망 어린 눈길을 내게 돌렸다. 아니, 나 아니거든. 이쪽 아냐. 오인 사격. 돌고래의 몸엔 아직 물기가 촉촉하게 남아 있었고 비릿한 냄새가 물씬 풍긴다. 잠이 덜 깬 건가 싶어 뺨을 꼬집어 보았지만 아픈 걸 보니 현실이었다. 돌고래가 애처롭게 꼬리를 흐느적거렸다. 그제야 난 정신이 들어서 방 밖에 있을 시종을 불렀다. 침대에 누워 있는 돌고래를 보고도 경력 30년의 시종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는다. 아마 저 사람은 눈앞에서 들개가 개미의 손을 잡고 춤을 추고 있어도 딱딱한 표정을 한 채 냉정한 사리 판단을 할 것이다. ‘개미는 여섯 개의 다리 중 어느 것이 손이지?’ 같은 생각도. 과학을 착실히 배운 나는 대답할 수 있는데, 여섯 개 다 다리다. ▼▲▼ “농담이야. 그냥 네 집 근처에 살았어. 널 스토킹하면서.” “뭘 했다고?” “도착적 관찰 행위.” 경찰의 존재가 절실하다. ▼▲▼ “생긴 건 멀쩡한데 말이야. 금발도 예쁘고.” 사야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금발이 좋아?” “……응?” “넌 그 녀석의 금발을 자주 칭찬하잖아.” “예쁘니까 그렇지. 머리카락만 보면 완전히 천사야.” 그러자 입을 다문다. 금발이 부러운 걸까? 그래봐야 나도, 사야도 흑발이다. “중요한 건 껍데기만 멀쩡하다는 거야.” ‘안 그래?’하고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이 없다. 의아하게 고개를 돌리자 사야는 잡화점 앞에 멈춰 서 있었다. 재미있는 거라도 있나 싶어서 되돌아가 보자, 잡화점 바깥에 진열된 금발 염색약을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어이가 없어서 쳐다봤지만 전에 없이 진지한 얼굴이다. 난 한 손으로 이마를 누르며 돌아섰다. 잠시 후 쫓아온 사야의 주머니에는 염색약 통이 비죽 솟아 있다. “……떨어지겠다.” 한마디 해 주자 사야는 무표정한 얼굴로 염색약을 슬그머니 주머니 속에 밀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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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플라워

작가2RE

“너야? 내 방 창가에 꽃을 두고 간 거.” 용기 있는 소시민 아이리스 이솔레. 그리고 아무래도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 뱀파이어 에스카. 오래 전 그와 맺은 계약에 따라, 이솔레는 만월만 되면 에스카와 함께 밤을 보내야만 한다. 이솔레에게 유독 심하게 집착하는 에스카. 이솔레는 그의 집착이 싫지 않은 한편, 의문 또한 느낀다. 그의 무언가를 숨기는 듯한 태도. 애써 외면하려 해도 느껴지는 어떤 벽. 그것이 무엇인지. “그냥, 나는…… 창가에 데이지꽃 한 송이만 놓여 있으면, 그를 용서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 * * “오…….” 난 감탄하는 듯한 소리를 낸 포우의 옆구리를 총부리로 찔렀다. 그가 질색을 했다. 침대 맡에 에스카가 서 있었다. 살벌하게 생긴 식칼을 들고. 그리고 오늘 도착하여 보송보송해야 할 내 매트리스는 강도가 다녀간 그날처럼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미쳤어?” “아니.” 저주 의식이라도 하는 줄 알았다. 묵묵히 침대에 칼을 푹푹 꽂아 넣고 있는 뱀파이어. 섬뜩하다. 꿈에 나올 것 같았다. 오싹함이 스쳐 지나간 다음엔 짜증이 밀려왔다. 포우는 그 분위기를 읽었는지 재빨리 인사를 던지고는 사라져 버렸다. “미치지 않았는데 이런 짓을 해?” “그야.” 에스카는 나른하게 웃었다. “매트리스 사는 거 방해하지 않겠다는 약속만 했지, 산 걸 망가뜨리지 않겠다는 약속은 안 했잖아.” “…….”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애초에 에스카의 집에 그렇게 오래 머무는 게 아니었다. 호텔이라도 잡았어야 하는 건데. 이 정신 나간 뱀파이어의 버릇이 이렇게 나빠지기 전에! “세라, 오늘도 잘 곳이 없네.” “호텔에 갈 거야.” “호텔?” “…….” 에스카의 손에 들린 식칼이 싸늘하게 빛났다. 글렀다. 이 미친놈은 내가 호텔로 가면 가는 방마다 매트리스를 개가 물어뜯은 슬리퍼처럼 만들 작정이다. “가자.” ……한 손에 칼을 든 채 그런 말을 하다니. 협박이 따로 없었다. 그의 손에 이끌려 침실 문을 열면서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왠지 앞으로 당분간 내 집에 돌아올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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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필드플라이

작가2RE

#현대물 #스포츠물 #야구물 #친구연인 #첫사랑 #성장물 #힐링물 #다정공 #직진공 #대형견공 #귀염공 #벤츠공 #미인수 #까칠수 #상처수 #자낮수 #능력수 #삽질수 “오래 생각해도 돼. 계속 여기 있을게.” 긴 슬럼프에 시달리고 있는 투수 서문영.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오랜 짝사랑 상대였던 외야수 윤선호와 갑자기 같은 팀이 된다. 선호의 장난 같은 스킨십에 적응하지 못하던 어느 날, 문영은 자기도 모르게 충동적으로 마음을 고백해 버린다. 그 후 선호는 무슨 생각인지 문영의 곁을 맴돌며 그의 정신을 어지럽게 만드는데……. * * * 본문 중 * * * “나 모르는 길에선 무조건 직진해.” 자랑인가? 앞으로 윤선호가 운전하는 차에는 절대 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건 내가 모르는 길이야.” 그제야 문영은 고개를 돌렸다. 황당한 이야기를 하면서 윤선호의 표정은 진지했다. “혹시 내가 잘못 가면 네가 말해 주면 좋겠어. 아니, 티만 조금 내주면 내가 알아볼게.” “…….” 이게 무슨 미친 소리지. 문영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아니, 일어났다고 생각만 했다. 엉덩이는 아직도 소파에 붙어 있었고 몸에서 움직인 건 움찔거린 손가락뿐이었다. 서문영은 얼어붙기라도 한 것처럼 꼼짝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다음 순간엔 놀라서 소리를 지를 뻔했다. 윤선호가 불안하게 꿈틀거리던 손을 꽉 쥐고 있었다. “내가 어려운 연애는 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런데 지금 이렇게 어려운 건 있잖아, 문영아. 아마 널 그만큼 좋아해서인 것 같아.” 문영은 멍하니 윤선호를 보았다. 자기가 말해 놓고도 그는 몇 번 눈을 깜빡였다. 그러더니, 문영과 눈을 마주치며 웃었다. “이거였나 봐.” “……뭐가.” “내가 너한테 하고 싶었던 말.” 그것에 서문영이 뭐라 대답을 하기도 전에 입술이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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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가끔 반대 방향으로 달린다

작가2RE

#서양풍 #판타지물 #회귀물 #사건물 #능글공 #다정공 #능욕공 #황제공 #미인수 #무심수 #상처수 #능력수 #나이차이 #신분차이 #왕족 #수시점 #공시점 #짝사랑 #추리 #감금 “왜 이 얼굴로 암살자 따위나 하고 있어?” 푸줏간 주인이자 암살자인 인레이는 정신이 들 때마다 닭의 목을 자르고 있다. 열두 번째로 잡는 닭이었다. 누군가가 어떤 목적으로 시간을 계속 되돌리고 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그것에 말려들고 말았다. 그러나 반쯤 체념한 채 반복하던 일상이 어느 날 크게 변화한다. 평소와 같이 암살을 지시하러 온 스승이자 고용주가 지금까지와 다른 사람을 대상으로 든 것이다. 이제까지와 비교도 안 될 만큼 어려운 대상, 제국의 2황자. 인레이는 어쩔 수 없이 그 일을 받아들이지만 당연하게도 번번이 실패하고 그때마다 시간은 다시 돌아간다. 하지만 죽고 고문당하고 또 죽는 것을 반복하면서도 왜인지 2황자에게 계속해서 마음이 끌리고 마는데……. * * * 가죽과 내장을 밀쳐 두고 칼을 바꿔 들었다. 거의 내 허벅지만 한 크기의 네모난 도축용 칼이다. 흠……. 슬슬 시간이 됐는데. 칼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치자 소가 반으로 갈라졌고, 난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소가 갈라지면서 트인 시야에 사람이 서 있었기 때문이다. 예상하던 바였기 때문에 놀라진 않았다. 턱에 묻은 피를 닦아 내며 쳐다보자 그가 피식 웃었다. “놀라지도 않는군.” “놀랐습니다.” 설마 소 뒤에서 나올 줄은 몰랐거든. 이 사람의 등장은 늘 이런 식이다. 열두 번 내내 등장하는 장소가 달랐다. 같은 것은 내가 소를 잡고 있을 때 나타난다는 것뿐. “무슨 일이세요?” 물론 용건은 잘 알고 있지만 예의상 질문했다. “귀여운 인레이, 내가 널 찾아오는 이유가 또 있을까?” “아, 그렇죠.” 그의 이름은 레셀라 에이렌. 사실 나처럼 하찮은 푸줏간 주인은 평생 얼굴 한번 마주칠 일이 없는 귀하신 몸이며, 내게 막대한 부수입을 안겨 주는 사람이다. “하면서도 들을 수 있으니까 말씀하세요.” “집중력이 좋군.” “네, 거기서는 좀 비켜 주시구요.” 굳이 소랑 같이 반으로 잘리고 싶은 거라면 말리진 않겠지만. “이번에는 좀 어려운 일이 될 거야.” “언제는 안 어려웠나요?” “정말로 어려울걸. 왜냐하면 네가 가야 할 곳이 황궁이거든.” 탕! 마지막 칼질과 함께 소의 살덩어리가 완전히 반으로 갈라졌다. 그리고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뭐라고요?” * * * 2황자는 내 턱을 붙잡고 이리저리 돌려 보았다. “점점 웃기네. 왜 이 얼굴로 암살자 따위나 하고 있어?” 푸줏간 주인이었다고 하면 너무 놀라서 기절하는 거 아니야? 날 요리조리 보고 있는 2황자를 몹시도 불안하게 쳐다보던 기사가 다가와서 머뭇거렸다. “눈동자 색도 특이하고.” 2황자는 물끄러미 내 눈을 들여다보았다. 내 눈으로 말하자면 특이하지만 특별하진 않다. 특별한 건 지금 내 앞에 있는 이런 눈일 것이다. 티끌 한 점 없이 깨끗한 녹색 눈동자. 아주 잠깐 침묵이 흐르고 옆에 있던 기사가 조심스레 말했다. “저어, 전하. 설마 이자를 침실로 들이라거나…… 그런 말씀은 안 하실 거죠?” “뭐? 너 소설책을 너무 많이 본 거 아니야?” 2황자가 어처구니없다는 얼굴로 핀잔을 주자 기사는 안도했다. 그렇지, 소설책 중엔 이런 이야기도 많지. 암살자로 들어왔다가 얼굴로 왕, 왕비, 왕녀, 왕자 등등을 꼬드겨 궁에 눌러앉는……. 물론 현실엔 없다. 암살자를 기다리는 건 살벌한 고문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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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서의 나라 외전

#동양풍 #판타지물 #미스터리/오컬트 #요괴물 #에피소드식 #첫사랑 #미남공 #다정공 #무뚝뚝공 #기억상실공 #존댓말공 #황자공 #미인수 #능력수 #허당수 #헌신수 #까칠수 #요괴수 #회귀물 #인외존재 #왕족/귀족 #사건물 #애절물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도 모른 채 황궁에 갇혀 살던 현요. 그런 현요를 사랑하게 된 태자 유헌은 그와 함께 도망치려 하지만 수도도 채 빠져나가지 못한 채, 추적자에게 붙잡혀 목숨을 잃는다.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때는…….” “…….” “당신을…….” 슬픔과 혼란에 빠진 현요는 자신의 힘을 휘둘러 수나라를 멸망시키나, 정신을 차리자 유헌을 만나기 전 과거로 돌아온 뒤였다. “현요. 왜 저를 도와주십니까?” “네가 황제가 되었으면 하거든.” 유헌은 자신의 앞에 있는 묘한 남자를 바라보았다. “인간의 힘으로 다 채울 수 없는 물건이라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도와주겠다고 하는 거잖아. 응? 패륜아.” 전생을 기억하지 못하는 유헌과 달리, 모든 것을 기억하는 현요는 다시는 그를 죽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데……. *15세이용가로 개정한 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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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가 나타났다!

작가2RE

SSS급 가이드 세하는 어느 날 무장 단체의 습격을 받고 정신을 잃는다. 다시 눈을 뜬 곳은 낯선 세계. 자신이 현재 혼수상태이며 치료용 가상 현실에 들어와 있다고 생각한 세하는 그의 ‘설정’이 제국에서도 특별한 가문 ‘오스타니아’에서 고문과 괴롭힘에 가까운 구박을 받았던 사생아이며, 곧 제국의 황자 테사라와의 결혼이 예정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사람을… 함부로 죽이면 안 돼요. 그건….” “잘못된 일이라고?” “물론 잘못된 일이기도 하죠. 하지만, 그건 전하 자신을 해하는 일이기도 해요. 아무런 이유도 없잖아요. 단지 나쁜 사람이 될 뿐이잖아요. 그러지 마세요.” “…….” “누가 전하를 그런 사람으로 몰아가려 한다고 해서, 자포자기하고 어울려 주지 마세요.” 이 세계에는 가이드가 존재하지 않았으며, 에스퍼의 취급은 인간 이하였다. 황태자임에도 괴물 취급을 받으며 자란 테사라를 안타깝게 여기고 가이딩을 해 주며 여러 방면으로 그를 도와준다. “전하가 더 이상 아무것도 잃지 않게 해 줄게요. 약속해요.” “…….” “제가 뭘 할 수 있는지 아시잖아요.” 어릴 적부터 고통만을 겪으며 자라 온 테사라는 처음으로 느끼는 따뜻한 손길과 다정함에 세하에게 점점 마음을 열고, 애정을 넘어 집착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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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손상

#미스터리 #스릴러 #사건물 #존댓말공 #강공 #미인수 #능력수 어느 겨울, 서울 일대에서 의문의 살인 사건이 이어진다. 범인은 시신에 자신만의 표식을 남기며 계속해서 살인을 저지르고, 범죄심리학자 윤여은은 이 사건의 프로파일러로 투입된다. 실마리가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살인사건이 이어져 초조해하던 중 여은은 은사의 초청 때문에 외국의 학회에 참석하게 되고 그곳에서 의문의 남자를 만난다. 한 번의 이상한 경험으로 끝날 줄 알았던 그 만남은 뜻밖에도 한국에 돌아와서까지 이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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앳 던(at dawn)

작가2RE

“만약에 제가 당신을 힘들게 한다면, 저를 죽여도 괜찮아요.” 센티넬이 해악 취급을 받으며 이용만 당하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센티넬로서 통제 속에 무기력하게 살던 세인. 희망과 가장 멀리에 있던 그의 곁에 당신의 가이드라 말하는 남자, 루드 리아인이 나타난다. 그는 세인을 인간으로 대하며 세인이 겪어본 적 없는 다정함을 주고, 세인은 그런 루드가 낯설고 어색하기만 한데……. *** 명백한 실수인 건 서로 잘 안다. 그냥 저들은 이걸 빌미로 세인에게 하는 실험을 늘리거나, 한동안 몰아서 괴롭히고 싶을 뿐이다. 그러면 성이 풀릴 때까지 하게 두면 그만이었다. 어차피 고통에는 익숙하고 거절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처음부터 순순히 받아들이는 수밖에. “뭘 믿고 그렇게 당당한 거야. 이거나 보고 말하게!” 벌떡 일어난 늙은이가 세인 쪽으로 신문을 던졌다. 딱히 당당하게 군 적도 없는데. 바닥에 무릎 꿇고 앉아서 듣기라도 하라는 건가? 세인은 고개만 슥 옆으로 기울여서 날아오는 신문을 피했다. 당연히 신문은 바닥에 떨어졌고 동시에 문이 열렸다. 다 늦게 누가 들어와. 아, 실험을 할 테니까 연구부 부장이나 차장인가. 그렇게 생각했지만 어느 쪽도 아니었다. 조용히 들어온 누군가는 일정한 발소리를 내며 다가와, 세인의 옆에 떨어진 신문을 천천히 주워 들었다. “소리가 커지는 것 같아서 들어왔습니다.” 세인은 멍하니 그를 올려다보았다. 앉아서 보니 새삼 그의 체격은 더 크게 보였고, 군인답게 곧은 자세를 한 채 손에는 신문을 들고 있었다. “필요합니까?” 그가 그렇게 물으며 손에 든 신문을 보여 주었다. 세인은 어딘가 이상한 기분으로 그걸 잠시 보고 있다가, 뜬금없게도 인상을 찌푸렸다. “네가 내 시종이야?” 굳이 들어와서 몸을 굽혀 신문을 주워 줄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실려 있는 내용이야 뻔한데. 저들이 이렇게 던질 정도이니 세인을 비난하는 기사일 것이다. 애초에 좋은 기사는 나지 않는다. 루드의 등장으로 흥분이 가라앉았는지 간부들은 더 이상 말을 얹지 않았고, 회의도 그대로 끝났다. 사실 이 자리는 세인에게 앞으로 너한테 무슨 짓을 할 거라고 통보하는 자리였지, 정말 회의를 하는 자리는 아니었다. 세인은 루드를 남겨 두고 또 혼자서 복도로 나왔다. 처음 그와 대면했을 때처럼. 그리고 루드도 또다시 따라 나왔다. “세인……. 세인.” 나지막하게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세인은 멈춰 섰다. 간부들이 아직 떠나지 않고 복도에 남아서 그들을 보고 있었다. 세인은 흘끗 루드를 돌아보았다. “……오지 마.” 루드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속삭였다. 그쯤에서 떨어져 줬으면 했지만 그는 계속해서 따라왔다. 세인의 방이 있는 층으로만 가는 엘리베이터 앞까지. 루드가 사용하는 엘리베이터는 다른 방향에 있다. 이 복도로 들어오는 건 평소에는 세인 혼자뿐이었다. 루드가 이곳으로 오는 걸 간부들도 보았다. 아까 언덕에서 군인들이 루드를 바라보던 시선이 떠올랐다. 오늘은 가이딩을 하기 위해 따라온 것이라고 하고, 평소에는? 세인은 엘리베이터를 등지고 돌아서서 그를 마주 보았다. 루드의 표정은 무뚝뚝하지만 온화했다. 그는 세상에 두려워하는 게 없을 것 같다. 그런 얼굴을 하고 있다. 하지만 두려워해야 한다. 평범한 군인으로 살다가 이 탑 위로 올라온 이상. “되도록 말 걸지 마. 보는 눈이 많으니까.” 루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미간을 찌푸렸다. “계속 이상했습니다. 왜 모두 당신에게 제가 가까이 가면 안 된다는 듯이 말하는 건지. 전 당신의 가이드인데요.” “그래서야.” “네?” “네가 내 가이드라서.” 모든 센티넬은 가이드를 원한다. 가이드가 센티넬에게 주는 것은 너무나 많기 때문에. 하지만 세인은 지금까지 자신에게 맞는 제대로 된 가이드를 만난 적이 없고, 가이딩도 반강제로 받는 것에 가까웠다. 가이드라는 존재가 세인에게는 고통이었고 세인을 둘러싼 모든 사람은 세인의 고통을 반긴다. 그런데 세인이 적합한 가이드를 얻어 고통에서 벗어나게 되고, 심지어 그 가이드가 세인에게 친절하기까지 하다면 그걸 누가 좋아할까. “그건…….” 루드는 세인의 몇 마디 말을 머릿속으로 되새긴 뒤, 지금까지 있었던 일과 조합하여 답을 알아낸 듯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얼굴이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세인은 열린 문 안으로 들어섰다. 루드가 급하게 말을 이었다. “당신 같은 센티넬에게…… 가이드가 생겼다는 건, 좋은 일이지 않습니까? 축제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닌가요.” “루드.”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기 전, 세인이 가만히 그를 돌아보았다. “이 나라의 누구도 내가 편해지기를 바라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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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는 오늘도 건강합니다

이세계에서 갖은 고생을 다해 가며 왕위에 올랐다. 앞으로는 평화로울 줄 알았더니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이 나라에는 도무지 제정신인 인간이 없다. 착한 마음씨 특화형 국왕 폐하와 그에게 집착하는 한 남자, 즐거운 부하들의 일상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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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궁

작가2RE

*내용에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관계와 여장, 근친 등의 요소가 들어가 있습니다. 구매 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서책을 읽으며 조용히 살아가던 황숙 연연교는 자신의 공을 치하하기 위해 열린 연회에서 혼약 사실을 고한 뒤, 조카인 황제의 갑작스런 노여움을 사 황궁에 끌려온다. 외딴 궁에 아무도 모르게 감금당한 연교는 혼례복 차림으로 황제를 기다리게 되고, 그런 연교를 찾아온 황제는 그에게 앞으로 너는 후궁으로서 내내 자신만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데……. 황제가 가볍게 쥔 주먹 안에 든 구슬을 한두 개씩 떨어뜨렸다. 귀한 구슬은 연교의 여밈이 허술한 가슴팍 안, 얇은 소매, 벌어진 허벅지 사이로 천천히 떨어졌다. 값싼 옷 속에 들어가거나 바닥에 구르는 구슬을 멍하니 보던 연교는 알아차렸다. 황제가 자신에게 화대를 준 것이었다. 망연하게 그것을 바라보던 눈에 눈물이 확 고였다. “울지 말라고 하였거늘.” “…….” 눈물이 눈에 엉긴 정액과 섞여 눈을 시큰거리게 만들었다. 연교의 목걸이 끈을 만지던 황제가 입술을 연교의 눈가로 가져갔다. 혀가 눈꺼풀을 들며 그 위에 묻은 정액을 천천히 핥았다. 조심성은 없는 혀끝은 연교의 눈동자에도 닿았고, 그때마다 연교는 움찔거렸다. 연교가 눈을 제대로 뜰 수 있게 만든 뒤 황제는 고개를 뒤로 물렸다. 여전히 숨결이 닿을 만큼 가까웠다. 웃음을 지은 황제가 속삭였다. “울지 마세요, 숙부님…….” 목소리가 귓속으로 축축하게 스며들었다. “조카의 마음이 아프지 않습니까.” 도망치고 싶어지는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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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를 돌려줘요

작가2RE

“그러니까 이제…… 나를 만나러 와 줘야지.” 친구의 추천과 몹쓸 호기심으로 수명 절감 노가다 게임을 시작한 주이온. 10레벨 만에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고 게임을 삭제하려다, 갑작스러운 정전과 함께 그 속으로 끌려 들어간다. 하필이면 이 더럽게 재미없는 게임에 빙의하다니? 키보드와 마우스로 할 때도 중노동이던 게임의 퀘스트를 직접 하려니 더더욱 앞날이 캄캄하다. 키보드를 돌려 달라고 외치며 고통받던 중, 우연히 만렙의 플레이어 서윤희를 발견하고 버스를 탈 생각에 눈을 빛내는데……. *** “네? 저를 도와주신다고요? 오빠가 부탁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대사 선택지가 나타났다. ▶뭘 도와주면 될까요? ▷자기 일은 스스로 해야지 두 번째 선택지를 고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저걸 고르면 내 평판이 박살 날 것이다. 파르르 떨며 첫 번째를 골랐다. “손님 접대에 쓸 벌집이 필요해요! 바깥의 벌꿀 채취장에서 벌집을 여덟 개만 가져다주실 수 있나요?” 벌집 따기는 네가 더 잘하는 거 아니냐? 속으로 욕을 하며 바깥으로 나왔다. 벌들이 붕붕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 퀘스트는 머리 방어구를 양봉용 모자로 바꾸면 피 닳을 일 없이 끝나지만,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 막 시작한 모험가의 초라한 피라도 꿀벌의 공격은 타격이 크지 않았고, 두 번 정도 물약을 먹으면 된다. 중간중간 공격도 하면 꿀벌이 잠시 물러나니 양봉 모자를 만드느라 고생하는 게 바보짓이었다. 벌집 여덟 개. 나는 심호흡을 하며 꿀벌 틈으로 걸어 들어갔다. “악!” 들어갔다가 곧바로 뛰쳐나왔다. ‘씨발! 씨발!’ 그래픽 꿀벌은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실제 꿀벌은 엄청났다. 톡톡 쏘일 때마다 끝이 뾰족한 장도리로 얻어맞는 것 같았다. 결국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와야 했다. 다행히 사정거리에서 벗어나자 따라오진 않았다. 양봉용 모자가 따로 있는 이유를 알겠다. 아닌가. 양봉 모자는 누가 봐도 재미로 넣은 아이템이다. 그러니까 탱커도 아니고 원거리 딜러 체력으로 맞으면서 끝낼 수 있지. 기획자가 장난으로 던진 모자에 내가 맞은 것이다. 설마 모자를 넣은 놈도 사람이 게임에 끌려와서 미친 꿀벌을 상대해야 할 거라고 예상이나 했겠는가. 누군가가 질문 게시판에 올렸던 글이 퍼뜩 생각났다. [마이마이] 양봉 모자 재료 어디서 구해요? 제곧내 └[맛있는크록스] 그걸왜구함? └[마이마이] 만들고 싶어서요 └[맛있는크록스] 시간존1나많아요? └[마이마이] 네 └[맛있는크록스] 아껴쓰세요; └[마이마이] 님이 무슨상관이에요 알려줄거 아니면 꺼지세요 └[맛있는크록스] 맡겨놨나 씨1발아 밀랍은 라바리 초원 가면 단단한 꿀벌이라고 있음 걔 치면 나옴 고급실은 만들어야됨 지푸라기 5개 물풀 2개 초원에서 위로 쭉 가면 초가집마을 나옴 거기 초가집 문 하나씩 열어보면 랜덤으로 지푸라기 나오고 물풀은 상점에서 사 재료합성하면 고급실 되니까 이거 다섯개 만들어라 그거 다 가지고 재봉사 찾아가면 500골드 받고 만들어줌 염색약은 니도 알겠지 └[tilltill] 형 정말 착하다 └[No95] 복받으실듯 여기 좋은 옥장판이 있는데요 └[마이마이] 헐...감사합니다 근데 님은 이거 어떻게 알았어요? └[맛있는크록스] 어떻게 알았겠냐? └[호도대장] ㅋㅋㅋㅋㅋ해봤나봐 시간 좀 아껴쓰세요ㅋㅋㅋㅋㅋㅋㅋ └[마이마이] 감사합니다ㅠㅠ └[법사일짱] 호구가 또 └[맛있는크록스] 지1랄마 이딴 망겜하는 니도 존ㄴr게 호구새1끼거든 순간 나의 기억력에 소름이 돋았다. 마치 게시판을 직접 읽고 있는 것 같았다. 응? ‘응?’ 읽고 있는 것 같은 게 아니라 정말 눈앞에 게시판이 떠올라 있었다. 게임의 인터페이스만큼 뚜렷하진 않았다. 눈앞에 보이는 듯 보이지 않는 듯 흐리지만 읽히는 건 제대로 읽혔다. 헉. 질문 게시판에 혹시 게임에 갇힌 사람이 없는지 글을 써 보면 답이 달리지 않을까? 기대에 가득 차서 게시판을 이리저리 휘저어 보았지만 만질 수는 없었다. 물에 비친 것처럼 손으로 휘저을 때마다 흐려지고 갈라졌다. 시험 삼아 스킬을 쓸 때처럼 머릿속으로 ‘게임 갇히면’, ‘게임이 현실’, ‘게임에서 못 나가는데’, ‘게임 로그아웃’, ‘게임 속에 들어왔는데’ 따위를 열심히 생각해 보았지만 양봉 모자 만드는 법밖에 읽을 수 없었다. 참 나, 기가 막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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