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허락하소서
작가불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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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작품은 혐오감이나 거부감을 줄 수 있는 강압적인 장면, 동성애 소재 등이 포함되어 있으니 구매 및 감상 시 유의 부탁드립니다. 평범한 선후배 사이라고 정의하기엔 조금 더 가까운 관계였고, 특별한 오빠 동생 사이라고 정의하기엔 제 쪽에서 김칫국을 마시는 것 같았다. 하긴, 그것이 뭐가 그리 중요할까. “꺼지라고 혜연아.” 중요한 건, 철천지원수 지간이 아닌 이상 그딴 식으로 작별 인사를 건네는 사람은 없을 거란 사실이지. * * * “나 피하지 마. 열받으니까.” 2년 만에 다시 나타난 남자는 무례했다. 피한 게 누군데. 도망간 게 누군데. 굵고 짙은 목소리가 이토록 서럽게 느껴질 수 있던가. 민기주를 싫어하겠다고 굳게 마음먹었건만. 이렇게나 쉽게 상처받는 걸 보면 시작부터 글러 먹은 계획이었나 보다. “기회가 없어서 못 물어봤는데 이참에 그냥 물어볼게요. 군대 간다는 말, 왜 나한테만 안 해 줬어요? 전역했다는 건, 그건 또 왜 나만 모르고 있던 건데요?” 토해 내듯 쏟아 뱉은 말에, 민기주는 무엇 하나 제대로 대답해 주지 않았다. “피하지 말까. 말해 봐. 피하지 마?” 그저 무례하게 떠나갔던 때와 마찬가지로 뻔뻔하게 다가올 뿐. “끝까지 가 보는 상상을 했어. 네 옆에서 술 마시는 내내.” 그래서 남자를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런데 상상력은 부족하고. 그래도 실행력은 나쁘지 않고.” 아니, 애초에 무시할 생각은 있었던가. “그러니까 취한 김에 조금만.” 이것은 필시 무례한 공습이자, 비열한 반칙이며, 치졸한 술책이었다. 내가 당신을 좋아한다는 걸 알면서도 나에게 이러는 건……. “자존심 세우려는 생각이었으면, 이딴 거 세우지도 않았으니까. 내빼지도 말고. 무시하지도 말고. 앞으로 나한테 자존심 부리지도 마.” 너무나 가혹한 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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