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운
작가유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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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덕부정심하공 #남자싫어했공 #오냐오냐자랐공 #수한테스며든거혼자모르공 #업보가쌓이공 #왕비였수 #덕망높았수 #병약미인수 #자식들을지키고싶수 #은근히강단있수 #공이어린애같수 “왕비는 천자의 전리품입니다. 그 사실을 잊지 마세요.” 화율의 어린 황제 서도하는 스무 살이 되자 좋은 관계였던 소국 명은을 정벌한다. 자비 없이 왕의 목을 자른 그는 아름답기로 소문난 명은의 남자 왕비 역시 처형하려 하지만, 아이를 낳은 직후의 처연한 모습으로 왕자를 살려 달라 애원하는 그에게 알 수 없는 욕구를 느낀다. 결국 왕비, 윤희사를 죽이지 않고 전리품으로 데려간 서도하는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 채 희사에게 심하게 대하는데…. 남자는 역겹다고 하면서도 자꾸 희사를 탐하고 그의 자식을 두고 협박하는 도하와 그의 손아귀에 사로잡혀 남편을 죽인 원수에게 안겨야 하는 희사. 두 사람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 [미리보기] 황제는 왕비의 근처에 섰다. 손을 뻗은 황제는 왕비의 길고 탐스러운 검은 머리카락을 잡고 엄지로 흐트러뜨리며 만졌다. 왕비는 인형처럼 가만히 앉아 황제의 손길을 감내했다. 사실은 뿌리치고 싶어서 손이 근질거렸다. 그러나 품에 안은 왕자의 온기가 남아 있었다. 왕자를 궁에서 빼내고, 공주들까지 해방시켜 준다면. 왕비는 그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버텼다. “앞으로 왕비는 천자의 침전에서 머물게 될 것입니다. 죽은 서방은 잊고, 천자를 침상의 주인으로 섬겨야 합니다. 그리할 수 있겠습니까?” 황제의 나긋한 물음은 날카롭고 무거웠다. 숨통을 바짝 조이는 물음에 왕비는 주먹을 으스러지도록 쥐었다. 이게 잘못된 일임은 알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왕을 마음에 담겠다고 언약했다. 죄송해요, 여혁. 나는 당신을 다시 보지 못할 거예요. 부디, 저는 잊으시고 그곳에서는 편안히 사세요. 왕비는 눈을 지그시 감고 숨을 다독였다. 재차 눈을 뜬 왕비의 눈은 전보다 한결 고요했다. 황제는 눈썹은 찌푸렸지만, 입술 끝은 올린 오만한 미소를 지었다. 지금은 희망을 주는 줄 알겠지. 아이를 주고 뺏는 과정을 거치면서 왕비는 버티려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난 주지 않을 거거든, 절대로. 자신의 속도 모르고 아이를 안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자, 뱃속이 뒤틀렸다. 왜 이리 기분이 나쁜지 모르겠다. 이미 죽은 왕의 정액은 숱하게 먹었을 거면서, 내 정액은 못 먹겠다고 난리치는 모습 때문이었을 것이다. 왜? 내가 아니었으면 자신은 죽었을 거면서. 갑자기 그리 생각하자 왕비가 괘씸하기 이를 데 없었다. 황제는 왕비의 머리카락을 꽉 쥐고서 자신 쪽으로 당기고는 입술을 천천히 움직였다. “그리 되면 더 이상, 그나마 남은 왕비의 체면을 차리거나 대접을 받지도 못할 것입니다. 알고 있습니까?” “…알고 있습니다.” 왕비는 고통을 삼키며 대답했다. 이제까지 왕비 취급도 하지 않았다. 마음대로 가슴을 만지고, 자지를 보고 역겹다느니 이상한 소리를 퍼부었다. 그래놓고 이제 와서 잘해준 것처럼 생색을 내는 꼴이 허탈했다. 왕비는 숨을 가늘고 길게 내쉬며 입술을 열었다. “저는 이제 폐하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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