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침입
작가지렁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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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는 정현에게 낯선 단어가 아니다. 어릴 때부터 불합리하게 받아온 폭력은 이제 정현에게 삶의 일부였다. 새엄마와 할머니, 그리고 이복동생 주정아까지 합세한 지옥도 속에서 정현은 ‘아무렇지 않은 척 하기’가 특기가 되었다. 건드리면 건드리는 대로 유치하게 갚아주고, 정아가 지원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식의 자잘한 복수밖에 하지 못하는 그녀의 앞에 어느 날, 한 남자가 나타난다. 낡은 티셔츠를 걸친 넓은 등이 처음엔 시선을 잡아 끌더니, 어느새 정현은 그 남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샅샅이 관찰하게 되었다. “아저씨.” “저, 두 달 뒤면, 성인이에요.” “그냥 그렇게 알고 있으라고요. 다음 년도에는 저 미성년자 아니란 거.” 충동적으로 마음을 드러내게 만들고, “개인적인 감정이면 더 좋은데, 인도적인 차원이라도 상관없어요. 저 데려가실래요?” 말도 안 되는 부탁을 하게 만드는 남자. 단호하게 밀어내고, 어린 애 취급을 할 것만 같았던 정도한은 정작,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정현을 받아들여준다. 전화통화를 해도 ‘네, 네.’만 반복해서 ‘네봇’이라는 별명을 붙은 정도한, 말이 없고, 표정도 없어 마치 로봇 같은 남자는 정작 정현의 앞에서는 희미하게 속마음을 표현한다. “너 곧 미성년자 아니라며.” “나도, 좋아.” 함께함으로 서로를 치유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 “정현아, 내 옆에 와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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