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실점 (Vanishing Point)
작가박온새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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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인사는 제법 상냥했지만 눈동자는 그렇지 않았다. 차갑고 무심했다. 지난밤 내내 몸을 섞은 여자인데도. “눈빛이 뜨겁네. 내 자지가 마음에 들어?” “그런 게 아니라…, 아!” 다인은 턱을 우악스럽게 움켜쥐는 행동에 인상을 작게 찡그렸다. 순식간에 이불이 걷혀 나가자 몸을 가리기 위해서 의미 없는 반항을 잠시 해보았지만, 소용없었다. 남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다른 거였다. 오른쪽 목부터 시작해서 어깨와 가슴 일부, 그리고 옆구리까지. 살이 녹아 엉겨 붙은 화상 흉터가 구불구불 이어져 있었다. “내가 이런 거랑 잤다고.” 그는 오만 원 권을 몇 장 세다 귀찮았는지 들고 있던 현금을 여자 옆 침대 위에 툭 던졌다. 만 원짜리와 오만 원짜리 지폐가 주르르 미끄러졌다. “더 필요하면 말해. 10분 안으로 준비해 줄 테니까. 시간 끌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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