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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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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품에는 다소 폭력적인 장면이 포함되어 있으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그의 오만무도함에는 아래위가 없었고, 상대를 가리지 않았다. 아름답지만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그를 정의하고 싶지만 감히 그릴 수 없는 남자. 단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것에 대한 선망과 끌림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차언은 어렴풋이 짐작했다. 이 남자는 독이 든 성배다. 감히 마시려 했다간 자신의 모든 것을 파괴할 위험한 남자. 한동안 말없이 맞닿은 손끝을 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차언은 헛웃음이 나와 조금 웃었다. 고개를 드는데 여전히 턱을 기울인 채 자신을 바라보는 그와 눈이 마주쳤다. 새벽과 잘 어울리는 남자의 눈이 자신을 향해 있다. “눈깔 간수 잘하라 그랬지. 오해한다고. 단속이 잘 안 돼?” 불현듯 궁금해졌다. 이 남자, 다른 여자들에게도 이렇게 대할까. 남자를 원하는 다른 여자에게도 이렇게……. 툭, 툭. 창밖을 두드리는 미묘한 박자, 빗소리가 숨소리처럼 점점 가빠지기 시작했다. 찌는 듯한 무더위가 가시는가 싶더니 다시 비가 내린다. 끝이 날 것처럼 잦아들던 장마가 다시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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