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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라인
작가망고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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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팀 그린포드의 에이스, 월드 스타, 아시아 축구의 별,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의 에이스이자 트러블메이커인 김무겸. 그는 자신을 축구의 길로 이끈 중학교 은사에게 은혜를 갚고 싶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비판을 감수하고 연봉까지 반납해 가며 딱 1년, K리그 팀 시티서울로 임대를 자청해 오게 된다. 그곳에서 동갑내기 신입 피지컬 코치인 이하준을 만난다. 분명 월드컵도 한 번 같이 나갔고 국가 대표 팀 차출도 몇 번인가 같이 되었다는데 이상할 정도로 기억에 남지 않은 남자. 그는 시티서울에서도 묘하게 무겸을 피하는 눈치다. 신입 코치 주제에 감히 나, 김무겸을 차별해? 그러나 그렇게 자신을 피해 다니던 하준의 ‘묘한 낌새’를 무겸이 눈치 채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본문 중 손가락에 쓸려 넘어갔던 앞머리가 다시 소리 없이 사르륵 이마 위로 미끄러져 내린다. 어둑한 중에도 그 얼굴이 술자리에서처럼 슬쩍 홍조를 띤 게 보였다. 무겸은 고개를 기울이며 물었다. “내가 감독님 은인으로 모시는 이유는 알아?” “너 중학생 때 발굴해 주신 분이라 아버지처럼 여기잖아. 너 축구 시작하기 전에 많이 힘들었다며. 그래서 감독님 아니었으면 사람 구실 못 했을 거라고 항상.” “축구 시작하기 전에 내가 뭐 했는지는 알고?” “…그냥 힘들었다고 들었어.” 살짝 기어들어 가듯 마무리가 흐려지는 하준의 말에 무겸이 끄덕이며 보충했다. “축구를 안 했으면 난 지금 감방에나 가 있겠지. 부모도 없는 어린놈이 그때 벌써 도둑질에 싸움질에 온갖 잔 짓거리 때문에 경찰서를 두 자릿수로 드나들었거든. 어렸으니까 풀려났지 그대로 자랐으면 소년원 전과 확정이었어. 소년원만 갔을까? 나중에는 일반 교도소도 갔겠지.” 무겸이 말한 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이야기였는데 하준이 반박이라도 하는 것처럼 곧바로 치고 들어왔다. 그는 마치 무겸의 변호사라도 된 듯한 어조로 목소리를 높였다. “알아. 그런데 아니니까 됐잖아. 어릴 때 일이고 힘들어서 그랬던 건데.” “안다고?” 무겸의 말에 살짝 눈을 내리뜨고 앞만 보던 하준이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가 미간을 설핏 찌푸리고 하준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 하준의 입술과 눈매가 경직되는 것이 보였다. 말실수를 했다고 생각하는 속내가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나한테 관심이 상당한가 봐?” 그러나 이어진 무겸의 말에 하준의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닫혔던 입술도 살짝 벌어졌다. 그가 변명하듯 허겁지겁 대답했다. “이 정도 이야기는 다들 알아. 다 네가 인터뷰에서 말했던 거고 방송도 탔던 이야기라….” 무겸의 낮은 웃음소리가 귓가를 스치자 하준은 추궁당하는 죄인 같은 표정을 지으며 무겸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못 물을 질문을 한 것도 아닌데 사선으로 보이는 옆얼굴에 미처 숨기지 못한 당혹과 부끄러움이 그물처럼 얽혀 있었다. 무겸은 하준에게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몸을 숙였다. 저를 피하려 드는 눈 바로 앞까지 제 얼굴을 바싹 들이밀었다. “이하준.” “…….” “너 뭐냐?” 무겸은 미간을 찌푸린 채로 입술만 슬쩍 올리며 웃었다. 하준은 무겸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하지 못하겠다는 듯 난처한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힐끔 눈치를 보다가 눈을 다시 내리깔았다. 그는 뭔가 대답할 말을 찾는 것 같았지만 좀처럼 적당한 답을 찾지 못하겠는지 허공 어딘가를 짚으며 불안한 눈동자를 방황시켰다. 조금 전부터 무겸은 매우 기묘한 생각에 휩싸여 있었다. 그것은 논리적으로 도출된 결과라기보다는 그저 감 같은 것이었다. 바람둥이로서의 감이냐면 그렇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고, 그때그때 조성되는 즉흥적인 분위기를 빠르게 감지하는 데 익숙해진 남자로서의 감이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라운드에서 단련된 순간 판단력 같은 것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지금 무겸에게는 하준을 만난 이후 단 한 번도 생각지 못했던 가능성이 강력한 신호처럼 전해지는 중이었다. “고개 들어 봐.” 무겸의 손이 약간 숙인 하준의 턱 아래를 감싸듯 들어 올리자 하준은 그 손을 떨쳐 내지도 않고 순순히 얼굴을 들어 올렸다. 다시 마주친 눈을 빤히 응시하는데, 날이 어두워져서인지 눈동자 속 표정까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무겸은 확신 비슷한 것을 안고 흰 얼굴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흰자위가 깨끗하고 검은자위가 또렷한 하준의 눈동자가 슬쩍 흔들리는 것만큼은 놓치지 않고 지켜보던 무겸의 입꼬리가 위로 더 지긋하게 휘어졌다. 쪽. 빗소리에 비하면 작디작은 접촉음과 함께 무겸의 입술이 하준의 입술에 가볍게 맞닿았다가 떨어졌다. 그러나 무겸은 곧바로 얼굴을 들어 올리는 대신 맞닿을 듯 떨어질 듯 가까이 맴도는 입술을 다시 한번 슬쩍 상대방의 입술 위로 눌렀다.
완결 여부완결
에피소드7
연령 등급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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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로
    공이 너무 여자를 좋아해서 처음에 이게 가능한가 싶었는데 이게 되네... 망고곰 작가 히트작 중 하나라 믿보 작가니까 큰 기대 없이 읽었는데 나쁘지 않았음
    20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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