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두 시의 권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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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함의 의미가 편안함에서 지루함으로 변질되었을 때. 사랑한다는 말에서 더 이상 온기를 느낄 수 없을 때. 그때 찾아오고야 마는 것이 권태다. 그리고 새롬과 은태의 관계에 정의를 내리자면 이보다 더 알맞은 표현을 없을 테다. * * * 은태와의 관계가 변한다면 제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거나 다름없었다. 7년간 저와 은태가 공들여 쌓아 온 시간을 무너뜨리고 싶지 않았다. 우리가 함께 사는 우리 집을 지키기 위해선 저만 참으면 될 일이었다. 제가 한 발 물러나면 모든 게 그대로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새롬은 굳게 다물었던 입술을 힘겹게 떼어 냈다. “은태 씨, 오늘 일은.” “새롬아.” 하지만 마무리를 맺기 전에 그가 먼저 말을 가로챘다. 그와 연애를 하는 7년 동안 흔치 않은 일이었다. 은태는 혀로 입술을 감쳐물며 지그시 두 눈을 감았다 떴다. “나 지쳐.” “…….” “네가 너무 벅차.” “…….” “너 때문에 힘들어, 내가.” 날이 선 송곳이 심장의 가장자리를 도려내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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