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이 끓고 온몸이 아팠던 밤. 잠이 들었다 눈을 떠 보니 처음 보는 곳이었다. “레기, 레글린. 아직도 정신이 오락가락해? 정신 좀 차려 봐.” “레기……?” 주인공 괴물이 훗날 마을 사람을 모두 몰살하는 소설, 입실론의 늑대에 빙의하다니. 심지어 레글린은 이름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고 주인공 괴물에게 가장 먼저 처참히 죽임을 당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비참한 결말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원작대로라면 괴물은 아직 탈피조차 하지 못한 어린아이 모습일 게 분명했다. 자신이 먼저 찾아서 길들인다면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일부러 괴물과 처음 만났던 숲으로 들어가 함정이 아닌 척 일을 꾸미기 시작했는데…… *** “레에…… ㄱ. 괜찮아.” 처음 듣는 괴물의 음성에 동정심을 느낀 레글린은 결국 괴물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로 한다. “너 이름 없어?” “느윽…… 대……? 게에물?” “키안. 키안이라고. 네 이름.” 살아남기 위해 먹을 걸 주고, 이름을 지어졌을 뿐이라고 생각한 순간. 점점 원작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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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콘텐츠입니다. 13년 전 짝사랑하던 선생님 앞에서 아웃팅을 당한 후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도망친 채 홀로 살아온 기서. 어쩌다 선생님의 장례식에 동행한 것을 계기로 여러 모로 특이한 남자, 무하와 짧은 시간을 공유하게 되었다. 초면이나 다름없는 사람이기에, 이후로는 다시 볼 일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기에 기서는 자신의 지질한 과거와 아픔, 밑바닥을 모두 무하에게 내보였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한 달 후 우연히 무하와 마주치고 만 기서. “이상하죠? 기서 씨가 그 사람하고 같이 있는 게 화가 나요. 얼굴 마주 보면서 웃는 게 용납이 안 돼요.” “무하 씨가 뭔데…….” “예. 뭘까요? 제가 뭔데 이럴까요?” 설상가상 몰아붙이듯 무하가 내비치는 뜻밖의 감정에 기서는 마냥 도망치고만 싶어지는데…….
* 키워드 : 현대물, 다정공, 헌신공, 집착공, 재벌공, 사랑꾼공, 순정공, 상처공, 절륜공, 존댓말공, 다정수, 평범수, 헌신수, 단정수, 상처수, 달달물, 외국인, 일상물, 잔잔물 * 본 도서는 〈얼어붙은 안개 속에서〉의 후속작으로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으니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몸에 탈이 나는 건 그렇게 막는다 치고, 마음에 탈이 난 건 어쩌지? 무하와 연인이 된 지 고작 몇 달. 그를 사랑하는 기서의 마음은 진심이었지만, 서로 너무나 다른 삶을 살아왔기에 그에 대해 모르는 것이 더 많은 기서였다. 그래서 무하를 더 이해하고 싶다 생각하던 중 우연히 그의 큰외삼촌과 만나 둘의 사이를 들켜 헤어질 것을 강요받는다. 그로 인해 무하가 집안에서 어떤 취급을 당해 왔는지 알게 된 기서는 오히려 그를 절대로 놓지 않겠다 다짐하고, 모든 여파를 혼자 감내하고자 한다. 한데 혼자만의 비밀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기서가 제 큰외삼촌 때문에 해고당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된 무하는 부모님의 지분을 매입해 큰외삼촌을 압박하려 하는데……. “당신의 일상에 당신의 자의가 섞이지 않은 변화는 그 어떤 것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는 끌어모아 내던질 수 있는 건 다 내던져볼 생각이었다. 설사 그것을 기서가 원하지 않더라도. ▶잠깐 맛보기 “뭐가 새삼 좋고, 또 뭐가 새삼 나쁜데?” 웃는 내 얼굴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던 그가 손을 뻗어 내 목덜미를 쥐어 왔다. 끌어당기는 대로 허리를 숙이니 부드러운 입술이 내게 닿았다. 이마에, 미간에, 콧마루에……. 마지막으로 입술에. “……연인이 나눌 법한 대화요.” 내 입술에 대고 그가 속삭였다. 무심코 웃으려던 나는 그의 갈색 눈동자를 보고 웃음을 삼켰다. 좋다는 눈이 아니었다. “……그게 싫은 부분이야?” “그건 좋아요. 그건 좋은데…….” 그가 나직이 한숨을 쉬었다. 그러더니 눈을 감고 내 허리를 꽉 끌어안는다. “어떤 거?” “……집착이요. 오늘만이 아니라, 내일도, 그다음 날도, 또 그다음 날도 이렇게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요.” “되게 정상적인데?” 그게 뭐가 문제냐고 내가 묻자, 그의 어깨가 살짝 떨렸다. 웃음 때문이었다. 소리로 보아 기꺼워하는 웃음은 아니었다. 냉소와 자조에 가까웠다. “잘못 이해했군요.” “……응?” “말 그대로의 의미예요. 추상적이고 비유적인 의미가 아니라, 실제로 오늘과 같았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눈 뜨면서 다시 잠이 들 때까지의 일분일초가 전부 똑같았으면 좋겠어요.” 그의 팔에 힘이 들어갔다. “……기서 씨의 생활이, 일상이 나로 시작해서 나로 끝났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하루 24시간이 전부.” 지나치게 괴로워하는 음성에서 나는 막연하게 느꼈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전부 진심이라는걸. 정상은 아니다. 그건 알겠다. 웃긴 건. 나는 희미하게 웃었다. 그걸 들어주고 싶은 나다. 그에게 내 시간 전부를 주고 싶었다. 그의 곁에서만 하루를, 한 달을, 그리고 1년을…… 그럴 수 있다면 평생을 보내고 싶었다.
*이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콘텐츠입니다. *본 도서는 블레싱(BLESSING)과 연작 시리즈로 두 번째 작품입니다. 선택할 권한 따위 없이 킬러로 살아온 시겔은 앞으로는 다른 삶을 살아 보기로 결심하고 마지막 임무에 착수했으나, 임무 완수 보고를 한 그 순간 그를 타깃으로 한 어마어마한 폭발에 휘말려 정신을 잃고 만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땐 완벽히 낯선 세계에 떨어져 있었다. 신에 의해 창조되고 율법에 의해 지탱되는 땅, 그더러 수호신 아이섹의 창, 아이섹의 현신(現身)이라며 경외의 눈빛을 보내는 사람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그의 눈앞에 그토록 기다리던 엔젤이, 니브가 있었기에……. “당신은 내 거야. 처음 볼 때부터 내 거였던 거였어.”
*이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콘텐츠입니다. 소국의 잊힌 왕족, 예호 왕족이라는 허울뿐 기울 대로 기운 가세. 노름에 미친 어미. 걸핏하면 앓는 허약하기 그지없는 자신의 몸. 그의 무의미한 삶에서 하나뿐인 누이는 유일한 빛이고 희망이었다. 그런데 그 누이가 북국의 후궁으로 간다 한다. 정인을 두고 돈에 팔려 간다 한다. 그렇게 둘 순 없었다. 제 목을 걸고서라도. 그리하여 그는 누이를 대신하여 희디흰 혼례복으로 몸을 휘감고, 죽음을 각오하고 차가운 북녘으로 향했다. 그러나 죽고자 디딘 땅에서 그를 보았다. 제가 담기엔 너무 귀한 사람을 담아 버렸다. 뜻하지 않게 소국의 후궁을 맞이한 북국의 젊은 황제, 희언 아름답기로 이름난 소국의 공주. 아비가 세상을 뜨는 바람에 제 후궁으로 맞이하였지만 그가 관심을 둘 여유도, 이유도 없었다. 그런데 그 후궁이 병을 얻어 죽을 날만을 기다린다 한다. 문득 호기심이 일었다. 죽기 전에 그 아름답다는 얼굴이나 눈에 담아 둘까 하였다. 그리하여 찾은 작리궁에서 그를 맞이한 것은 과연 병색이 완연한 여인과 그 여인이 읊조리는 낮은 자장가 소리. 마음이 끌렸다. 언제나 차갑고 명료하던 이성이 이지러졌다. 단단한 얼음 같던 가슴이 허물어진다. 그런데 이 사람, 여인이 아니다. ▶잠깐 맛보기 “이리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폐하. 일어서 맞이하지 못한 것 송구스럽습니다.” “치우시게. 순행 갔다가 이제 막 도착해 그 유명한 수영 공주 얼굴 좀 보러 왔더니만, 다 죽어 가는 송장 한 구만 남았군.” 가차 없이 내뱉는 오만한 말투에 나는 더 짙게 미소 지었다. 저야말로 놀랐지요. 다 늙어 가는 황제인 줄 알았더니만, 이리 창창한 젊은 청년일 줄은 몰랐지요. 수영 공주가 이 사실을 알면 배가 꽤나 아플 겁니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송장이라 송구합니다, 폐하. 지금이라도 무를 수 있으니, 다른 공주로 달라고 해 보시든가요.” 내 방자한 말에 황제가 눈썹을 조금 추어올렸다. 그러곤 한쪽 입술 끝을 약간 올려 웃는 것 같은 표정을 만들어 보였다.
*본 도서는 블레싱(BLESSING)과 연작 시리즈로 두 번째 작품입니다. *키워드 : 서양풍. 판타지물, 차원이동, 인외존재, 사건물, 헌신공, 집착공, 팔불출공, 먼치킨공, 미인수, 다정수, 마법사수 선택할 권한 따위 없이 킬러로 살아온 시겔은 앞으로는 다른 삶을 살아 보기로 결심하고 마지막 임무에 착수했으나, 임무 완수 보고를 한 그 순간 그를 타깃으로 한 어마어마한 폭발에 휘말려 정신을 잃고 만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땐 완벽히 낯선 세계에 떨어져 있었다. 신에 의해 창조되고 율법에 의해 지탱되는 땅, 그더러 수호신 아이섹의 창, 아이섹의 현신(現身)이라며 경외의 눈빛을 보내는 사람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그의 눈앞에 그토록 기다리던 엔젤이, 니브가 있었기에……. “당신은 내 거야. 처음 볼 때부터 내 거였던 거였어.” ▶잠깐 맛보기 “시겔이 화를 내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런데 왜 사과를 하십니까? 왜 제게 그렇게 너그러우세요? 왜 저를 믿으세요?” “나는 당신이 좋아, 엔젤.” 니브는 자신이 들은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쉬운 걸…….” 조각상이 되어 버린 듯 굳어 있는 니브의 귀에 시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말해야지,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게 이렇게 쉬울 줄은 몰랐지.” 시겔의 손이 스륵 올라와 니브의 목덜미를 붙들었다. “엔젤, 내 말, 확실히 알아들은 건가?” 그의 말에 니브는 미미하게나마 고개를 끄덕였다. “대답은?” “……꼭 말로 해야 합니까?”
고와서 품고자 하면 온몸을 가시에 찔려야 하는 꽃, 가시연. 그는 알까? 놓고 싶지 않아서 끝내 외면 못하고, 망치고 싶지 않아 잡지 못하는, 그 사이에서 홀로 서걱서걱 밑에서부터 무너져 가는 자신을……. 손을 뻗어 가시에 다치거나 말거나 그 아름다운 꽃 손에 그러쥐어, 결국은 뭉그러뜨릴 것만 같았다. ▶잠깐 맛보기 “솔직하게 말할게.” “예?” “나는 그대가 욕심나.” “……예?” 갑작스러운 강의 말에 검이 놀라 되물었다. 강은 쑥스러운, 그러나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나는 알아. 그대는 천하의 다시없을 무골이야. 나는 황제가 될 사람이니 누구보다도 그대가 욕심나지. 강한 자를 곁에 두면 정말 써먹을 데가 많거든.” “아…….” 검이 멍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강은 슬쩍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이것도 알아. 그대는 수없이 많은 재물을 준다 해도, 아무리 관직을 떠안긴다 해도 내가 부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 그래서 포기했어.” “아, 저…….” 입을 여는 검의 말을 재빠르게 가로채며 강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대를 많이 알고 싶기는 해. 그대 같은 사람은 처음 보거든. 말하자면, 음……. 뭐랄까…….” 강은 말이 막혀 고민했다. 부리려고 드는 사람은 아니되 알고 싶은 사람, 가까이 해 보고 싶은 사람을 뭐라 부르는지 강은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 강에게 검이 나직이 말했다. “벗이 되어 달라 하시는 겁니까?” “벗?” 처음 듣는 듯 생소한 말에 강이 되물었다. 책에선 보았다. 이러저러한 사람을 벗이라 부른다고. 하지만 자신이 벗이라 칭한 이도, 자신을 벗이라 칭해 준 이도 없었던 강에게는 그저 먼 나라 이야기였다. “벗…….” 강은 다시 되뇌었다. 그러곤 온 얼굴을 환하게 밝혔다. “응, 그래. 벗이로군. 이런 것을 벗이라고 하는 게로군? 그렇지?” 강의 말에 검은 흠칫 놀라다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렇습니다.” “그런 거였어. 응. 그럼 벗을 하세. 어어, 나는 주강(朱綱)이야.” “그건 이미 압니다. 설사 모른다 했어도 감히 전하의 휘를 함부로 부를 순 없는 것 아닙니까?” 검이 웃으며 하는 말에 강이 마주 웃었다. “그래도 내가 내 입으로 하는 게 절차야. 응. 맞아. 벗이 되는 것은 이리 하는 걸세.” “그렇습니까?” “그렇다네. 자, 다시 묻지. 그대 이름은 뭐지?” “탁리검입니다.”
열이 끓고 온몸이 아팠던 밤. 잠이 들었다 눈을 떠 보니 처음 보는 곳이었다. “레기, 레글린. 아직도 정신이 오락가락해? 정신 좀 차려 봐.” “레기……?” 주인공 괴물이 훗날 마을 사람을 모두 몰살하는 소설, 입실론의 늑대에 빙의하다니. 심지어 레글린은 이름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고 주인공 괴물에게 가장 먼저 처참히 죽임을 당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비참한 결말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원작대로라면 괴물은 아직 탈피조차 하지 못한 어린아이 모습일 게 분명했다. 자신이 먼저 찾아서 길들인다면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일부러 괴물과 처음 만났던 숲으로 들어가 함정이 아닌 척 일을 꾸미기 시작했는데…… *** “레에…… ㄱ. 괜찮아.” 처음 듣는 괴물의 음성에 동정심을 느낀 레글린은 결국 괴물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로 한다. “너 이름 없어?” “느윽…… 대……? 게에물?” “키안. 키안이라고. 네 이름.” 살아남기 위해 먹을 걸 주고, 이름을 지어졌을 뿐이라고 생각한 순간. 점점 원작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콘텐츠입니다. 윤해서 “몸에 안 좋은 걸 번히 알면서 편리하고 맛있어서 입에서 떼지 못하는 인스턴트. 그거 같아, 너.” 잘난 구석도 없고, 예쁘지도 않고, 귀염성도 없고. 봐 줄 만한 건 집착 없는 성격과 건조함뿐. 그런데 그게 거슬리기 시작했다. 웃는 얼굴, 시끄럽게 떠드는 목소리, 따뜻한 눈빛. 내게는 보여 주지 않는 것들이 녀석에게도 있다는 걸 안 그 순간부터. 이채인 “인스턴트래, 나보고. 저는 싫은 사람도 홀리는 요물이면서.” 몸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몸에서 끝나리라 생각했다. 근데 나보고 인스턴트 같다며, 무시하고 빈정대던 놈이 영 이상하게 군다. 가는 데마다 나를 쫓아오고 낯설게 웃는다. 그리고 나도 이상하다. 그런 저놈이 왜 예쁜 거지? 사랑은 인스턴트 같은 것이다. 사람 망가지는 건 시간문제인데, 너무 달콤해서 도무지 끊을 수가 없는 그런 인스턴트. ▶잠깐 맛보기 “담배 좀 꺼.” 나는 기운 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는 약간 가라앉은 목소리로 “싫어”라고 대답했다. 나는 미간을 구겼다. “냄새 나. 기침 나. 숨도 못 쉬겠잖아.” 말은 잘만 하는데. 그가 빈정거리듯 중얼거렸다. 나는 고개를 돌려 어깨 너머로 그를 흘긋 보아 주고는 시트를 푹 덮어썼다. “너 웃겨.” 그가 불쑥 말해 와, 나는 시트를 조금 내려 눈만 내놓고 그를 보았다. 그는 뿌연 담배 연기를 안개처럼 흩뿌려 놓고 지나치게 검어 오히려 새파란 빛을 뿌리는 눈으로 나를 내려다봤다. “너 멍청해. 머리 나쁘고.” 남자가 저런 말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 나는 무례한 말임에도 멀거니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렇지만 달콤하단 말이야. 웃긴다니까.” 그가 윤곽이 선명한 붉은 입술 양쪽을 끌어당겨 웃으며 말했다. 저렇게 웃는 것도 또 처음 보는 터라 나는 더욱 놀랐다. “멍청하고 머리 나쁘고, 그리고 달콤해. 하등 도움도 되지 않고, 그저 입맛에만 맞지. 내가 망가지는 기분이야.”
*본 도서는 블레싱(BLESSING)과 연작 시리즈로 두 번째 작품입니다. *키워드 : 서양풍. 판타지물, 차원이동, 인외존재, 사건물, 헌신공, 집착공, 팔불출공, 먼치킨공, 미인수, 다정수, 마법사수 선택할 권한 따위 없이 킬러로 살아온 시겔은 앞으로는 다른 삶을 살아 보기로 결심하고 마지막 임무에 착수했으나, 임무 완수 보고를 한 그 순간 그를 타깃으로 한 어마어마한 폭발에 휘말려 정신을 잃고 만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땐 완벽히 낯선 세계에 떨어져 있었다. 신에 의해 창조되고 율법에 의해 지탱되는 땅, 그더러 수호신 아이섹의 창, 아이섹의 현신(現身)이라며 경외의 눈빛을 보내는 사람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그의 눈앞에 그토록 기다리던 엔젤이, 니브가 있었기에……. “당신은 내 거야. 처음 볼 때부터 내 거였던 거였어.” ▶잠깐 맛보기 “시겔이 화를 내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런데 왜 사과를 하십니까? 왜 제게 그렇게 너그러우세요? 왜 저를 믿으세요?” “나는 당신이 좋아, 엔젤.” 니브는 자신이 들은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쉬운 걸…….” 조각상이 되어 버린 듯 굳어 있는 니브의 귀에 시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말해야지,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게 이렇게 쉬울 줄은 몰랐지.” 시겔의 손이 스륵 올라와 니브의 목덜미를 붙들었다. “엔젤, 내 말, 확실히 알아들은 건가?” 그의 말에 니브는 미미하게나마 고개를 끄덕였다. “대답은?” “……꼭 말로 해야 합니까?”
*이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콘텐츠입니다. *본 도서는 더 기프트(The Gift)와 연작 시리즈로 첫 번째 작품입니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운은 홀로 고통을 견딜 자신이 없어 한강에서 투신했으나 죽지 않고 다른 세계, 레가누스가 창조한 땅에서 눈을 뜬다. 게다가 검은 머리와 검은 눈을 가졌다는 이유로 그곳 사람들에게서 여신 리에네르의 축복이라며 찬양받는다. 모든 것이 어리둥절할 따름이었으나 자신이 축복이 아니라고 밝히면 낯선 곳에서 배척받을까 두려웠던 운은 입을 닫은 채 조용히 그곳에 머물렀다. 하지만 어느 날 아인데르프의 공작이라는 엔사크가 찾아와 그를 강제로 다른 제국으로 데려가려 하면서 그의 삶은 급변하기 시작하는데……. “나는 내가 믿는 모든 것을 걸고 네게 충성(忠誠)을 맹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