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로맨틱 바이트
작가유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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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처럼 뱀파이어가 태어나는 시대, 무분별한 흡혈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는 ‘1인간-1뱀파이어’ 정책을 실행한다. 집안에서 유일하게 뱀파이어로 태어난 고예주는 처음 권태윤을 만난 순간 그를 간택(?)했다. 그렇게 피를 빨리고, 빠는 관계가 된지 어언 20년… “나 이젠 진짜 안 되겠다.” “뭐가?”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예주는 저 웃음의 의미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고예주.” “응?” “우리 이제 그만하자.” 뭔가 제 마음에 들지 않을 때, 그래서 제멋대로 굴고 싶어질 때. 순식간에 표정을 차갑게 굳힌 태윤이 예주의 손을 떨쳐냈다. “피 빨고 빨리는 거, 관두자고.” …돌연 권태윤이 관계의 종료를 선언했다. * * * 권태윤은 고예주에게 특별하다. 정확히는 그의 피가 특별했다. 예주의 입맛에 딱 맞는 ‘맛있는’ 피이자, 철저한 자기 관리의 현신으로부터 엄격하게 관리되어온 피였으니까. 첫째, 인스턴트를 최소화하고 탄단지 적정 비율을 맞춘 건강식 섭취. 둘째, 하루 7시간 이상 수면. 셋째, 술은 최소화, 담배는 절대 금지. 넷째, 매일 1시간 이상 운동. 거기다 태윤은 꾸준히 혈당을 체크하고 매년 건강검진까지 받고 있었다. 그렇게 관리된 피를 어디서 찾냐고. 갑작스러운 통보에 혼란스러운 예주는 태윤이 아닌 다른 사람과 계약을 맺겠다 결심하지만 그 또한 쉽게 진행되지 않는데.... “생각 안 나게 해 줄까.” “어떻게?” 태윤이 예주를 살짝 돌려세웠다. 알코올이 들어가 붉어진 낯이 저를 빤히 내려다보았다. 벌어진 입술 새로 뾰족한 송곳니가 엿보였다. 태윤이 제 목선에 자리한 흉터를 손가락 두 개로 톡톡 쳤다. “어때.” 예주는 순간 어안이 벙벙했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며칠 전까지는 온갖 갑질을 일삼던 미슐랭 쓰리스타가 제 발로 피 빨리겠다고 갖다 바치는 상황이라니. “다른 뜻 없어.” “그럼?” “네가 제일 좋아하는 게 이거잖아. 뭘 망설여.” 먼저 피를 주겠다는데 마다할 이유 없지 않을까? 꾹 다문 입안에 침이 잔뜩 고였다. 곧바로 흉터 위에 송곳니를 박으려는데, 단단한 손에 제지당했다. 예주의 어깨를 틀어쥔 태윤이 천천히 그녀의 얼굴을 훑었다. “그냥 먹으려고?” 인간의 피가 제일 맛있는 상태. 너 알잖아. “키스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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