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온도
글해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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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혁이의 시선이 멍한 내 표정을 보다가 왼쪽 귀로 시선이 옮겨 가고, 그 다음에는 아래로 떨어져 다른 엄한 곳을 보고 있었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반응에 나는 지금껏 단 한 번도 해 보지 않았던 말을 소리 내어 하고 말았다. 생각해서 한 게 아니라 무의식중에 튀어나온 말이었다. “너 나 좋아해?” 스스로 뱉은 말에 놀라 굳어 있던 찰나, 배회하던 한정혁의 검은 눈동자가 멈췄다. 그리고 시선을 맞춰 왔다. “그래도 돼?” 그래도 되냐고...? 한정혁은 나를 보던 시선을 천천히 내리며 읊조렸다. “나는 그게 안 될 줄 알았어.” “뭐가.” “내가 너를 좋아하는 것도 해가 되겠구나 싶었었거든. 그래도 그건 되는 거였구나 싶어서. 그래서 물어봤어.” 되는 거였구나, 라고 중얼거리며 눈을 내리깐 한정혁의 모습에 나는 내가 생각해 보지 못했던 마음을 처음으로 마주했다. 상대방에게 해가 될까 좋아함을 내리누르는 마음이라니. 그 애정의 깊이에 숨이 막힐 듯 벅차올랐다. *15세로 개정한 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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