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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한 제국의 공주 윤청하. 소중한 건 뭐든 앗아 가기만 하는 궁에서 숨죽인 채 살아가던 그녀에게 날벼락처럼 찾아든 혼인. 전쟁밖에 모르는 제국의 칠장군 제현운. 어긋난 미망에 휘말려 뜻하지 않은 혼인을 맞닥뜨린 그도 타인과 깊게 얽히는 건 질색이었다. 한데 왜……. “혼인 따위로 누군가와 얽히는 것만은 막고 싶었는데.”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만.” 남은 말이 있는 듯 다가온 현운은 젖어 든 청하의 눈망울과 그저 눈을 맞췄다. ‘이제는 그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키기 위해 가장 험한 길을 걸었다. 바람 한 줌에도, 뙤약볕 한 갈래에도 흩어져 없어질까 두려운 그대, 나의 신부. #가상시대물 #동양풍 #로열로맨스 #왕족/귀족 #권선징악 #음모 #첫사랑 #정략결혼 #선결혼후연애 #능력남 #절륜남 #무심남 #내여자만따듯남 #존댓말남 #인기남 #버려진공주 #상처녀 #순정녀

완결 여부완결
에피소드50 화
연령 등급15세 이상

세부 정보

팬덤 지표

🌟 로맨스 소설 중 상위 7.54%

👥

평균 이용자 수 3,496

📝

전체 플랫폼 평점

9.2

📊 플랫폼 별 순위

27.61%
N002
39.25%
N003
100.00%
N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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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결혼

그런 결혼이 있다. 자신의 의지나 의욕과는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그런 결혼. 조부들끼리의 약속으로 팔자에 없던 정략 결혼을 하게 된 수혁과 주이. 세상에 이런 결혼, 저런 결혼 많이 있다지만 아직도 서로가 낯설고 불편하기만 하다. 각자가 간직한 마음을 꽁꽁 숨긴 채 위태위태 결혼생활을 유지해나가는 두 사람. 이 결혼, 무사히 이어질 수 있을까? -본문 중에서- 뭘까. 생각보다 자신의 속내를 꿰뚫고 있는 주이의 태도에 수혁의 마음속에서 못된 감정이 싹튼다. “말은 신중하게 해야지.” “신중하게 하고 있어요.” “글쎄. 내가 보기엔 아닌 것 같은데.” “어째서요?” “남편은 돈을 벌어오고, 아내는 집에서 살림하며 애를 키우고……. 그게 부부관계의 끝이고 전부인가 묻는 거야.” “그럼 뭐가 더…….” “남자랑 잔 적은.” “네?” 그제야 수혁이 진짜 하고자 하는 말을 깨달은 주이가 동요했다. 노골적인 언행에 주이의 작은 귀가 불처럼 시뻘겋게 달아오르는 것이 수혁의 눈에 고스란히 담겼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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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배태랑

사랑이라는 주제 안에서 한순간도 달콤했던 적이 없는 여자. 사랑이라는 주제를 한순간도 우선으로 둔 적이 없는 남자. 완전 별로였던 상대가 내 인생의 별로 빛나게 되는 순간까지의 행복한 이야기. - 본문 중에서- 병원을 찾은 방문객들과 환자의 시선을 받으며 병원 밖으로 나오니 찬바람이 휭 불어왔다. 다리 위에 덮은 재킷이 펄럭이자 연애가 황급히 그것을 눌러 내렸다. 조수석에 연애를 앉힌 태랑은 그녀의 주소를 찍고 차를 움직였다. “감사합니다, 신경 써 주셔서.” “나 때문에 다친 거니까.” “그렇게 생각하실 필요 없어요. 저희 쪽에서 모신 거고, 당연히 제가 그렇게 했어야 해요.” “그렇다고 힐 신고 달려와 넘어지면 어떡합니까. 힐이 익숙한 사람도 아니었으면서.” 태랑의 말은 틀린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실제로 그녀가 뜨거운 커피를 피하게 하려고 태랑을 밀었으나 발목이 꺾이면서 중심을 잃었고 넘어가던 태랑이 순간적으로 그녀를 붙잡아 인대 파열은 면할 수 있었다. 자신을 태랑을 돕는다고 한 행동이었는데 오히려 그의 덕을 보고 말았다. 조용히 그에 대한 고마움을 곱씹던 연애는 문득 차 안에 흐르는 어색한 침묵을 깨닫고 입을 뗐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는데요.” “네.” “표지 촬영 처음에 거절하셨다고 들었어요. 어째서 다시 수락해 주셨어요?” “그건…….” “저야 수락해 주셔서 정말 좋았지만 의아하기도 했어요.” “내가 이유를 솔직하게 말하면 연애 씨가 믿을까요?” “네?” “솔직하게 말하면 믿겠어요?” “그거야…….” 운전대를 잡고 앞만 쳐다보던 태랑이 연애의 집이 위치한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그의 질문에 뭐라고 답을 해야 적당할까 고민하는 연애와 달리 태랑은 연애의 동네를 살피더니 고개를 갸웃했다. “이 동네 사는 거 맞아요?” “네? 네.” 헤매는 건가 싶었는데 그는 곧 연애의 집 앞에 차를 세웠다. 부드럽게 정차한 후 태랑은 곧장 내려 연애가 앉은 조수석으로 다가갔다. 아, 또 안겨야 한다니. 연애는 두 눈을 질끈 감고 민망함을 씻어 내려 노력했다. 구두를 왼손에 쥐고 태랑의 목에 팔을 두르자 그가 계단을 올랐다. 문 앞에 다다른 연애는 열쇠를 꺼내야겠다는 생각에 팔을 슬쩍 풀었다. 기우뚱 곧장 중심을 잃고 몸이 기울자 태랑이 허리를 젖혀 연애를 확 안았다. 와락 그의 품에 얼굴을 묻은 연애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날카로운 그의 턱 선이 한눈에 들어왔다. “열쇠 어디 있어요.” “여기 코트 주머니에요.” “내가 꺼낼게요.” 태랑은 한 팔을 조심스레 움직여 연애의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짤랑짤랑 쇠가 부딪치는 소리가 나더니 그가 손을 쭉 빼더니 열쇠를 연애에게 건넸다. 두근대는 심장을 주체 못하고 덜덜 떨리는 손으로 열쇠를 구멍에 꽂은 연애는 찰칵 그것을 돌렸다 빼내었다. 끼익 문을 열고 태랑이 집 안으로 들어섰다. “아, 청소!” “지금 그게 중요해요?” “빨래 걷어 놓은 거……, 난 몰라.” 거실 테이블 위에 마른 빨래가 한가득 쌓여 있었다. 참나, 저 정도는 있을 수도 있지라고 웃어넘기던 태랑은 여자 속옷 사이에 뒤섞인 남자 속옷을 보고 눈가를 굳혔다. 눈대중으로 연애의 사이즈를 추측하려던 자신의 엉큼한 오만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녀의 속옷 아래에 드로어즈 여러 장이 엉켜 있었다. “이제 내릴게요.” “아뇨. 침실 어디에요.” “네?” “침실.” 딱딱하게 얼어붙은 태랑의 목소리에 연애는 침실 방문을 가리켰다. 침대 위에 연애를 앉히고 나서야 태랑이 이마를 쓰윽 문질렀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현관에도 남자 신발이 몇 켤레 있었다. 신발이나 속옷이 연애의 남동생인 연우의 것임을 알 턱이 없는 태랑이니 오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부기 빠지면 보호대 하고, 얼음 팩으로 계속 찜질해요.” “감사해요. 너무 폐를 끼쳐서.” “이만 갈게요.” “네…….” “나올 필요 없어요. 나오지도 못 하겠지만.” “죄송해요.” 사과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싶었던 건 아니지만 괜한 배신감에 그녀에게 날선 말을 던져 버렸다. 다치고 싶어서 다친 것도 아닌 연애에게 말이다.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나온 그는 방문을 꼭 닫고 발을 세운 채 테이블로 다가갔다. “배태랑, 이 미친놈아. 너 지금 뭐하는 짓이야…….” 겉으로 나오는 말과 전혀 상관없이 손은 따로 놀고 있었다. 그녀의 속옷 아래 있던 드로어즈를 들어 이리저리 돌리는 그의 눈이 절실함으로 가득했다. 사이즈를 보니 체격이 자신과 비슷한 남자인 것 같았다. “설마……, 아니겠지.” 나쁜 예감은 항상 들어맞는다고 하지만 이번만큼은 아니길 바랐다. 그러나 전신을 휘감는 패배감에 태랑은 후우 한숨을 내뿜고 허리를 폈다. 시무룩해질 필요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기분이 저 바닥으로 떨어진 후였다. 도대체 왜? 자신이 무슨 자격으로 이 속옷에 좌절해야 한단 말인가! 태랑은 손에 쥐고 있던 드로어즈를 소파 위에 아무렇게나 던지고 연애의 집을 나왔다. 차에 올라탄 그는 연애의 집을 한참 올려다보다 시동을 걸었다. 태랑 자신도 남자이기에 누구보다 남자의 심리를 잘 알고 있다. 남자는 관심 없는 여자를 위해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본인의 이런 행동이 연애가 자신을 위해 달려든 것에 대한 고마움이라고 아무리 세뇌시켜도 소용이 없었다. 그때는 확실하지 않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태랑은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안연애라는 촘촘한 그물에 걸린 물고기가 된 건, 그녀가 품 안으로 달려든 때가 아니라 인터뷰를 번복했던 바로 그 순간부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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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스케치

세상에 당연한 일은 절대 없다고 믿어 왔던 28년 인생이었다. 모든 일에는 반드시 인과라는 것이 존재한다 여겨 왔고, 또 그렇게 봐 왔다. 그러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걸까. 어째서 인륜대사 중 하나인 ‘결혼’에 ‘당연’이란 단어가 적용되는 걸까. 그것도 하필 나의 결혼에……. -본문 중에서- 태혁의 입술 사이로 잔잔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네 말 다 맞아. 그래서 너한테 하자고 하기가 힘든 거겠지.” “하자니. 뭘?” “여태까지 말한 거.” “결혼?” “어.” “태혁아. 너 진짜 이걸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거야?” 그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도대체 왜? 아버지들끼리 어렸을 때부터 장난처럼 했던 말이잖아. 그리고 지금 우리가 결혼해야 하는 나이고, 마침 짝이 없으니 또 장난처럼 하시는 말이야. 난 네가 왜 그걸 심각하게 받아들이는지 이해가 안 돼. 너 똑똑하잖아. 구분 안 돼?” “똑똑한 거랑 상관없고, 난 너랑 달리 내 마음을 자각한 것뿐이야. 그리고 아버지들끼리 장난으로 하는 말이라도 우리가 마음 있으면 하는 거지.” “왜? 그냥 이걸 물어볼게. 왜 해? 너랑 나랑. 결혼을 왜 하냐고.” 다인이 답답함과 초조함에 발을 동동 구르며 물었다. 가로등에 비쳐 보이는 그녀의 눈동자는 그에게 대답을 종용하고 있었다. 잇새로 새어 나오던 한숨이 허공으로 힘없이 흩어졌다. 태혁은 바람에 흐트러진 자신의 앞머리를 쓱쓱 쓸어내렸다. “좋아하니까.” “…….” “난 너 좋아서 하고 싶어. 이 결혼.” 다인의 작은 입술이 벌어졌다. …… 중략 “하자.” “뭘.” “결혼.” “야, 너 진짜 그만해.” “너 나 끈질긴 거 알지. 하나에 꽂히면 될 때까지 파는 거.” 잘 알고 있다. 내 옆에 서 있는 이 잘생긴 미친놈이 한 가지에 미치면 무섭도록 그것에만 열중하는 타입이란 걸. 그래서 태혁은 공부도, 운동도, 게임도, 요리도 뭐든지 끝을 보고 미련 없이 내려놓았다. 그럼 혹시 키스도……? 키스도? 다인은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조금 전 상황에 제 뺨을 찰싹찰싹 내리쳤다. “시작이 어렵지, 한 번 밖으로 뱉은 말 반복하는 거 안 어려워.” “그래도 싫어.” “넌 내가 안 내키나 보네.” “아니. 객관적으로는 정말 훌륭한 남자지.” “근데 왜 싫어.” “남자로서의 감정이 안 느껴지니까.” “있는데 모르는 거지.” “단정 짓지 마!” “너도 단정 지었잖아.” “그건 말이야.” 변명을 찾던 다인은 씩 웃으며 말했다. “혹시 네가 남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그런 거야. 난 여태껏 살면서 네 옆에 여자가 붙어 있는 꼴을 못 봤거든.” “넌 XY냐.” “그런 말이 아니라…….” “나한테는 네가 계속 여자였어.” “태혁아.” “이제 농담 따먹기 그만하자.” 태혁은 걷기를 멈추고 서서 애절한 어투로 설명하는 다인을 내버려 두고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갔다. 아, 정말 난감하네. 다인은 자신의 돌주먹으로 머리를 쿵쿵 쥐어박고는 멀어진 태혁의 뒤를 쫓아갔다. 집 앞에 도착해 다인이 대문을 밀고 들어가려다 돌아서서 태혁을 바라보았다. “설레긴 했어. 근데 설렘이란 건 꼭 좋아하는 감정이랑 붙어 다니지는 않아.” “그래서.” “그러니까 그것만으로는 나 역시 너를 좋아한다고 확신할 수가 없어. 태혁아, 너도 알잖아. 내가 결혼이란 것에 얼마나 환상을 가지고 있는 여잔지……. 멋지고 능력 있는 남자도 중요하지만 1순위는 내가 사랑하는 남자야. 빈대 코딱지처럼 작은 초가집에 살아도 꼭 끌어안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사람이랑 결혼할 거야.” 태혁은 말이 없었다. “네가 이런 내 마음을 이해한다면 결혼하자 쉽게 이야기하면 안 되는 거야.” “이다인.” “응.” “확인하자. 같이.” “뭘.” “각자의 마음 확인해 보자고.” “어, 어떻게…….” 태혁은 고백을 할 때와 비슷한 눈빛으로 다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 나랑 자자.”

thumnail

재인에게

그 때는 전할 수 없었던 진심. 차마 띄울 수 없었던 마음. 가슴 속 깊은 곳에 숨겨 두었던 낡은 쪽지같은 나의 사랑과 애정을 이제야 너에게 보낸다.

thumnail

그대라는 비

인생에서 딱 하나 욕심 낸 것이 있다면 바로 당신이었다. 무미건조한, 무색무취인 결혼생활이었지만 당신이니까 영원히 견뎌낼 생각이었다. 당신이 내게 먼저 이혼서류를 건네기 전까지는.

thumnail

연애의 배태랑

사랑이라는 주제 안에서 한순간도 달콤했던 적이 없는 여자. 사랑이라는 주제를 한순간도 우선으로 둔 적이 없는 남자. 완전 별로였던 상대가 내 인생의 별로 빛나게 되는 순간까지의 행복한 이야기. - 본문 중에서- 병원을 찾은 방문객들과 환자의 시선을 받으며 병원 밖으로 나오니 찬바람이 휭 불어왔다. 다리 위에 덮은 재킷이 펄럭이자 연애가 황급히 그것을 눌러 내렸다. 조수석에 연애를 앉힌 태랑은 그녀의 주소를 찍고 차를 움직였다. “감사합니다, 신경 써 주셔서.” “나 때문에 다친 거니까.” “그렇게 생각하실 필요 없어요. 저희 쪽에서 모신 거고, 당연히 제가 그렇게 했어야 해요.” “그렇다고 힐 신고 달려와 넘어지면 어떡합니까. 힐이 익숙한 사람도 아니었으면서.” 태랑의 말은 틀린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실제로 그녀가 뜨거운 커피를 피하게 하려고 태랑을 밀었으나 발목이 꺾이면서 중심을 잃었고 넘어가던 태랑이 순간적으로 그녀를 붙잡아 인대 파열은 면할 수 있었다. 자신을 태랑을 돕는다고 한 행동이었는데 오히려 그의 덕을 보고 말았다. 조용히 그에 대한 고마움을 곱씹던 연애는 문득 차 안에 흐르는 어색한 침묵을 깨닫고 입을 뗐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는데요.” “네.” “표지 촬영 처음에 거절하셨다고 들었어요. 어째서 다시 수락해 주셨어요?” “그건…….” “저야 수락해 주셔서 정말 좋았지만 의아하기도 했어요.” “내가 이유를 솔직하게 말하면 연애 씨가 믿을까요?” “네?” “솔직하게 말하면 믿겠어요?” “그거야…….” 운전대를 잡고 앞만 쳐다보던 태랑이 연애의 집이 위치한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그의 질문에 뭐라고 답을 해야 적당할까 고민하는 연애와 달리 태랑은 연애의 동네를 살피더니 고개를 갸웃했다. “이 동네 사는 거 맞아요?” “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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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가방 속의 여인

연애 울렁증 철벽녀와 연애 고단수 매력남의 첩첩산중 러브 스토리! -본문 中에서- 대구에 같이 갔던 날 사이가 틀어지고 나서 이제 다시 인혁이 편해지고 있던 찰나였다. 인희는 인혁이 또 자신과의 사이를 어색하게 만들 만한 발언을 할까 괜히 걱정되었다. 시간은 계속 흘렀고 두 사람 사이에는 무거운 침묵만 있었다. 처음에는 인혁을 살피며 글을 쓰던 인희도 인혁이 아무 말 없자 작업에만 매진했다. 빛의 속도로 작업을 마친 인희는 마무리를 한 후 파일을 저장했다. 파일 저장을 마친 인희는 노트북을 바로 끄기가 어색했다. 인혁이 저렇게 버티고 앉아있는데 노트북을 끄고 냉큼 퇴근하는 것도 모양새가 우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침 침묵을 유지하던 인혁이 입을 열었다. “여인희 씨.” “네?” “주말에 뭐해요.” 인혁의 물음에 인희는 아주 잠깐 멈칫했다. 하지만 늘 외우고 있던 것을 익숙하게 내뱉었다. 일주일 동안 미처 못 한 집안일을 할 것이며 틈틈이 쓰고 있던 소설도 작업할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인희가 말을 마치자마자 인혁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터트렸다. “그 거짓말에 속은 남자들이 많았나 보네.” “네?” 애써 태연한 척하려 했지만 이미 인희의 수는 인혁에게 걸려버렸다. 모든 걸 꿰뚫어보며 이글대는 눈빛이 인희의 속마음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인희가 고개를 푹 숙였다. 귓전으로 냉랭한 인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야 인희 씨가 어떤 생각인지 모르지. 왜 그런 거짓말 했는지도 몰라. 예전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매번 가까워지려고 하면 적대적으로 나오는지도 모르겠고. 그렇지만 일단 내가 인간 대 인간으로 물어볼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런 것까지 미리 차단하는 인희 씨를 보니까 썩 기분이 좋진 않네.” 물론 인혁은 남자로서 인희에게 다가가 보려는 속셈이었지만 일단은 아닌 척했다. 죄송한 눈빛을 보이는 인희를 보면서도 잠시의 틈을 주지 않았다. “내가 인희 씨 앞에서 매일 웃고 자상하게만 행동했었어요? 아니면 인희 씨 마음대로 나 우습게 보는 건가? 내가 인희 씨한테 사장이 맞긴 맞아? 어쩔 때는 인희 씨가 나를 윗사람이 아닌 동등한 입장으로 생각하는 거 같은데.” 인희가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다. 정말, 결단코 인혁을 우습게보거나 쉽게 생각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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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nail

너를 바라, 봄

차가운 빙벽도 녹이는 봄바람 같은 여자, 이봄. 할아버지의 책방을 지키기 위해 잡아야만 했던 남자에게서 뜻밖의 겨울을 마주하다. “지키고 싶어요. 하지만 제안하신 일이 결국… 대가를 받고 누군가를 속이는 일이니까요.” 황량한 겨울 한가운데 멈춰 버린 남자, 서지혁. 자신을 이용하려는 부모 때문에 잡을 수밖에 없던 여자에게서 뜻밖의 봄을 발견하다. “다른 사람을 속이는 일이 아니라, 나를 돕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너무나도 다른 계절을 살고 있다 생각했는데 서로의 손을 잡고 보니 나란히 이어진 계절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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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신부 외전

유명무실한 제국의 공주 윤청하. 소중한 건 뭐든 앗아 가기만 하는 궁에서 숨죽인 채 살아가던 그녀에게 날벼락처럼 찾아든 혼인. 전쟁밖에 모르는 제국의 칠장군 제현운. 어긋난 미망에 휘말려 뜻하지 않은 혼인을 맞닥뜨린 그도 타인과 깊게 얽히는 건 질색이었다. 한데 왜……. “혼인 따위로 누군가와 얽히는 것만은 막고 싶었는데.”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만.” 남은 말이 있는 듯 다가온 현운은 젖어 든 청하의 눈망울과 그저 눈을 맞췄다. ‘이제는 그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키기 위해 가장 험한 길을 걸었다. 바람 한 줌에도, 뙤약볕 한 갈래에도 흩어져 없어질까 두려운 그대, 나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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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연애는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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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략적 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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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가 하필 짐승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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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를 은퇴하는 5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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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당가 소공자는 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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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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