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해요.” 일라이가 셔츠를 풀던 손을 멈추고 루비를 바라보았다. 드물게 놀란 표정이었다. 그건 루비도 마찬가지였다. 스스로가 충동적으로 뱉어놓고도 놀랐다. 그러면서도 그가 이유를 물으면 무슨 대답을 할까, 재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2주 뒤.” “……네?” 일라이는 아무렇지 않은 듯 평이한 목소리로 셔츠 단추를 풀었다. “수도에 갈 일이 있으니 그때 해. 황제께는 미리 말씀드려 놓지.” “…….” “이혼할 때 원하는 건 따로 적어서 줘.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찰나에 스친 그의 표정이 신기루처럼 느껴질 만큼 깔끔한 대답이었다. 오히려 말문이 막힌 건 루비였다. 자신에게 질문을 할 거라고 생각했다니. 참으로 어리석었다. “그래요.” 루비가 쓸쓸하게 웃으며 방을 나왔다. 그와 이혼한 날, 루비는 마차 사고로 죽었다. * 깨어나 보니 결혼 1년 차. 이번에도 당연히 쉽게 이혼할 줄 알았는데……. “이혼하자고 편지 보냈어요.” “뭐?” “당신이 폐하께 말씀드리면 금방 끝날 일이니까……” “안 돼.” “……네?” “루비. 나는 이혼할 생각이 없어.” 들어본 적 없는 다정한 목소리와 얼굴로 말했다. 남편과의 두 번째 이혼이 쉽지 않을 것 같았다. #회귀 #능력남 #다정남 #후회남 #독점욕/질투 #평범녀 #다정녀 #짝사랑녀 #상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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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왜.”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를 멀리서 바라보며 지켜주는 남자, 베르 그래트. 그러나 그 남자의 사랑은 보답 받지 못했다. 늘 여주인공인 세시아의 곁에 있고, 세시아에 관한 일이라면 제일 먼저 나서던 베르는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없었다. 그는 주인공을 위한, 주인공이 빛나게 할 순간에만 존재할 뿐이었다. 그가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이뤄지지 않을 생각을 하며 베르를 위로하듯 문장을 쓸었다. 마지막 기억을 끝으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소설 ‘공작의 연인’의 악녀 프리란스가 되어 있었다. 인생이 조연같다고 생각하는 여자와 인생이 조연인 남자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