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의 아들로 고귀하게 태어나 부족함 없이 자란 탓일까. “군역의 의무를 다하고 오너라.” 18세 나이로 장성하는 동안, 은둔형 외톨이로 놀고 먹고 잠이나 자던 서영오. 군영의 병사로 군역을 치르라는 어머니의 명에 집에서 쫓겨나고 만다. 오로지 좋은 잠자리를 위해 열심히 공을 세운 서영오는 중랑장에 오르고는 맘껏 게으름을 피우지만, 아직도 간절하게 필요한 것이 남았다. 제 예민한 입맛을 충족시켜 줄 능력 있는 화병(취사병). 마침내 그런 인재를 얻게 되나 했는데, 이 신병에게도 문제가 있다. 손맛은 아깝고 비밀은 무거웠기에 영오는 거래를 제안한다. “요리 비책을 남겨라. 하면 네 비밀을 지켜주지.” 달밤에 지엄하고 비밀스러운 엄명을 받은 화병 윤시호, 아니, 여인 송이화. 그녀의 표정은 차갑기만 하다. “과연 그럴까요? 칼자루를 쥔 사람은 장군이 아니라 접니다.” 남장을 하고 군영으로 들어왔으니 그녀는 무서울 게 없는 여자였다. 요리 비책이 완성되는 날까지, 두 사람의 비밀은 지켜질 수 있을까.
2023년 05월 06일
3개월
🌟 로맨스 소설 중 상위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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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이용가 연재 공지] ※ 본 작품은 19세 이용가와 15세 이용가가 동시 서비스됩니다. 연령가에 따라 일부 장면 및 스토리 전개가 상이할 수 있으므로, 연령가를 선택 후 이용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본 작품에는 강압적 관계 및 물리적 폭력 등 비윤리적인 행위 묘사를 일부 포함하고 있으니,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하늘이 한 번 바뀌고, 10년. 또다시 하루아침에 하늘이 바뀌었다. “이 계집은 제가 노비로 거두겠습니다.” 노비의 옷을 벗고 신분을 되찾은 상장군 서무진은 엉망이 된 채 흙바닥에 무릎 꿇려진 추모화를 향해 말했다. “잘난 아가씨가 아비를 죽일 원수에게 몸을 팔아서라도 살아남을지, 난 그게 궁금하거든.” 10년 전 서무진의 집안을 망하게 한 추선근의 딸, 추모화. 무진은 아비의 성정을 꼭 닮아 악독한 여인이라는 추모화에게 앞으로 펼쳐질 비정하고 가혹한 현실을 알려 주고 싶었다. 그가 느꼈던 만큼. “특별히 벌이 아니라 상을 주려고 했는데 죽어도 싫다? 하면, 주인의 명을 거역한 노비를 어찌 다루는 게 좋을까?" 무진의 손이 모화의 뺨을 쓰다듬었다. “제가 정말 죽고자 마음먹는다면 장군께서도 저를 막지 못할 겁니다. 어디 해 보십시오. 저는 더 잃을 게 없습니다.” 복수, 증오와 오해로 꼬여 버린 이 관계의 끝은?
죽은 형의 이름으로 살아야 했던 남자, 찬우. 그녀로 인해, 다시 살고 싶어졌다. “다시 물어 줄까? 애가 있어?” “……네……. 있어요.” 떨고 있는 그녀를 보며 그가 픽 하고 조소했다. “내가 관심 가져 주는 게 싫다며? 그럼 진작 말했어야지. 그랬으면 내가 애 엄마한테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었을 텐데. 사실은 내가 매달려 주는 게 좋았나? 즐겼어?” 죽은 남자의 아이를 가진 여자, 고야. 죽었다던 그가 5년 만에 나타났다. “당신이 우릴 버렸지만 우린 이렇게 행복하다고…….” 행복했지만 마냥 행복할 수만은 없었던 순간들이 끝내 그녀의 눈을 적시며 흘러내렸다. “더 이상 우리 찾지 말아 주세요. 그냥 이렇게 살게 내버려 두세요.”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찬우의 얼굴에 짙은 그늘이 드리워지고, 차디차게 굳어 버린 그의 입술이 또다시 잔인한 말을 뱉는다. “당신을 가지지 못한다면 아이라도 빼앗을 작정이야.”
구하국의 황제, 강위는 서늘한 눈동자로 제 곁에 선 난비를 보았다. "움츠러들지도, 몸을 낮추지도 말라." 황제의 나지막한 충고에 움찔 놀란 난비가 어깨를 폈다. 난비는 저를 미덥지 못하게 여기시는 황제에게 고집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그리고는 보란 듯이 정면을 바라보며 꼿꼿이 허리를 세웠다. 강위는 제가 방금 한 충고를 어기고 슬그머니 곁눈질을 했다. 식은땀에 젖은 머리카락과 불안한 듯 입술을 잘근거리는 난비를 보니 마음이 약해져 왔다. 원수나 다름없는 연월부인의 여식을 진심으로 품는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언젠가 그들을 벌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제 손으로 직접 베어야 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황후 사여경, 황제 이후에게 있어 그 이름은 권력을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비정한 황실에서 살아남은 세 번째 황자 이후. 해월국 최고의 통치자로 군림하기 위해, 사람의 마음을 버린 사내. 혈육마저 저버린 그에게 여인이란 증오와 경멸의 대상일 뿐이었다. “폐하의 용종을 품기엔 제가 그리도 부족하다 여기시옵니까?” “부족하다 여긴 적이 없네.” “허면 왜…….” “다만 그대에게 관심이 가지 않을 뿐일세.” “!” “뜻은 있으나 몸이 그대를 찾지 않으니, 의지만으로 할 수 없는 일도 있다네.” “폐하!” “권력을 탐하려거든 좀 더 영리하게 구는 것이 어떻겠나?” “은애하고 은애받고 싶은 욕심을 나무라지 마시옵소서.” “우습군. 내 여태 들은 말 중 가장 우습고 어리석은 말이었다.” 애처롭게 홀로 피고 홀로 져도 그의 마음에만 남고자 했다. 하지만 그의 차가운 심장에는 은애의 마음 따위 필 줄 몰랐다. “폐하께서 노하신 연유를 모르겠나이다.” “삼 년이라……. 황후 자리에 너무 오래 있었는가?”
신우조는 그녀를 더욱 모질게 몰아세웠다. “자존심이 없나?” 하던 말을 멈춘 문지담의 입술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차갑고 무정하고 오만한 이. 그녀는 저를 경멸하는 사내의 얼굴을 더는 올려다보지 않고 고개를 떨구었다. “없는 줄 알았는데…….” 작게 중얼거리는 대답에 신우조가 미간을 찌푸리며 집중했다. “아직 남아 있었나 봅니다.” 문지담은 몸을 돌려 왔던 길을 돌아갔다. 기분 탓일까? 버림받은 여인의 땅을 딛는 걸음에서 단단한 의지가 느껴졌다. 신우조는 한참이나 그녀의 등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오 년이 지났다. 가죽 갑옷을 입은 늘씬한 여인. 문지담이 작은 봇짐에서 전출 명령서를 꺼내 내밀었다. “소사관 문지담이라고 합니다.” 신우조가 끊어버린 정혼녀, 문지담. 세상이 다 아는 그 악연이 그의 부하로 왔다. 참으로 처세술이 좋은 계집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불편하게 깨진 인연의 아슬아슬한 재회가 시작되었다.
[단독선연재] 신우조는 그녀를 더욱 모질게 몰아세웠다. “자존심이 없나?” 하던 말을 멈춘 문지담의 입술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차갑고 무정하고 오만한 이. 그녀는 저를 경멸하는 사내의 얼굴을 더는 올려다보지 않고 고개를 떨구었다. “없는 줄 알았는데…….” 작게 중얼거리는 대답에 신우조가 미간을 찌푸리며 집중했다. “아직 남아 있었나 봅니다.” 문지담은 몸을 돌려 왔던 길을 돌아갔다. 기분 탓일까? 버림받은 여인의 땅을 딛는 걸음에서 단단한 의지가 느껴졌다. 신우조는 한참이나 그녀의 등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오 년이 지났다. 가죽 갑옷을 입은 늘씬한 여인. 문지담이 작은 봇짐에서 전출 명령서를 꺼내 내밀었다. “소사관 문지담이라고 합니다.” 신우조가 끊어버린 정혼녀, 문지담. 세상이 다 아는 그 악연이 그의 부하로 왔다. 참으로 처세술이 좋은 계집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불편하게 깨진 인연의 아슬아슬한 재회가 시작되었다.
신국 최고 부자의 외동딸이자 시한부인 윤지안, 첫눈에 반한 남자와 혼인하다. 수리성의 성주이자 별호장 서일우, 목적을 위해 사랑 없는 혼인을 받아들이다. “제가 죽으면 공주와 혼인할 생각이시라면서요? 그게 제가 죽길 바라는 게 아니면 뭔가요?” “다르지. 내가 굳이 바라지 않아도 그리될 테니까.” 처음부터 엇갈린 인연이었다. 그것을 안 순간, 윤지안은 시들어 죽었다. 그런데…… 꿈결 같은 세상에서 자신의 전생을 깨닫고 다시 새 삶을 얻었다. “제가 여전히 장군을 사랑하고 매달리는 것 같으신가요?” 사랑은 식었다. 하지만 전생의 복수를 위해 윤지안은 서일우가 필요했다.
부모님의 유언을 받들어 꼭 오라버니를 과거 급제시키고자, 죽어라 뒷바라지 했다. 장작 패기, 바느질, 사냥해서 가죽 팔기, 물 긷기, 매실 장사 등 안 해본 일이 없었다. 그러나 공부는 귓등으로도 보지 않고, 밖으로 나다니기만 해서 속이 터지는데…. “아, 내가 이 녀석을 꾀어낸 게 아니라….” 이번엔 또 나쁜 친구까지 사귀었다. 한량이 꿈이라는 오라버니의 술벗, 부잣집 공자님. “두 분이 어찌 만나게 되신 건진 모르겠으나, 제 오라비와 사귀신 것을 보면 썩 건전하고 바른 분은 아닌 듯합니다.” 오라버니를 흔드는 그의 등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에 대한 인상은 그게 전부였다. 생김새도 목소리도 이름도 성격도 기억에 남길 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다시 볼 사람이 아니니까. 마침 나라에서는 황녀 전하를 호위할 여자 금위위사를 선발한다는데, 녹봉이 괜찮단다. 지붕도 새고, 오라버니도 밖으로 새는데, 그 돈이면 지붕이든 사람이든 하나는 고쳐 쓸 수 있겠지. 그렇게 금위위사 선발 시험에 급제하고 황제를 뵈었다. “이렇게 또 보는구나.” 또? 살면서 황제의 용안을 뵐 일이 지금 같은 때 말고 또 있을 수 있나? “설마 날 못 알아보는 게냐?” 설마라니? 뵌 적이 없는 분을 알아보지 못하는 게 당연하지. 한데, 왜 황제께서는 황당하고 서운한 표정을 지으시는지…? “나중에 알아보면 후회할 게다.” 관직 생활 시작부터 황제의 으름장을 들었다. 그리고 순탄하지 않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조금씩 맞아떨어져 가고 있었다. 첩첩난관, 아니 첩첩연정의 시작…!
황후 사여경, 황제 이후에게 있어 그 이름은 권력을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비정한 황실에서 살아남은 세 번째 황자 이후. 해월국 최고의 통치자로 군림하기 위해, 사람의 마음을 버린 사내. 혈육마저 저버린 그에게 여인이란 증오와 경멸의 대상일 뿐이었다. “폐하의 용종을 품기엔 제가 그리도 부족하다 여기시옵니까?” “부족하다 여긴 적이 없네.” “허면 왜…….” “다만 그대에게 관심이 가지 않을 뿐일세.” “!” “뜻은 있으나 몸이 그대를 찾지 않으니, 의지만으로 할 수 없는 일도 있다네.” “폐하!” “권력을 탐하려거든 좀 더 영리하게 구는 것이 어떻겠나?” “은애하고 은애받고 싶은 욕심을 나무라지 마시옵소서.” “우습군. 내 여태 들은 말 중 가장 우습고 어리석은 말이었다.” 애처롭게 홀로 피고 홀로 져도 그의 마음에만 남고자 했다. 하지만 그의 차가운 심장에는 은애의 마음 따위 필 줄 몰랐다. “폐하께서 노하신 연유를 모르겠나이다.” “삼 년이라……. 황후 자리에 너무 오래 있었는가?”
구하국의 황제, 강위는 서늘한 눈동자로 제 곁에 선 난비를 보았다. "움츠러들지도, 몸을 낮추지도 말라." 황제의 나지막한 충고에 움찔 놀란 난비가 어깨를 폈다. 난비는 저를 미덥지 못하게 여기시는 황제에게 고집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그리고는 보란 듯이 정면을 바라보며 꼿꼿이 허리를 세웠다. 강위는 제가 방금 한 충고를 어기고 슬그머니 곁눈질을 했다. 식은땀에 젖은 머리카락과 불안한 듯 입술을 잘근거리는 난비를 보니 마음이 약해져 왔다. 원수나 다름없는 연월부인의 여식을 진심으로 품는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언젠가 그들을 벌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제 손으로 직접 베어야 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재앙의 원흉이자 황실의 천박하고 불운한 사생아. 별궁에 갇혀 모진 학대를 받았던 소효에게 남은 것은 신탁을 빙자한 죽음뿐이었다. "죽기 전에 1년만, 백유하라는 자와 혼인해서 살아 보고 싶습니다. 측실이라도 좋습니다." 스무 살에 죽어야만 하는 공주, 소효는 그렇게 마지막 청을 올린다. 어린 시절 그녀가 물속에서 구해 주었던 소년이자, 그녀의 첫사랑인 백유하를 한 번이라도 만나기 위해. “내가 불쾌하지 않도록 눈에 띄지 말고, 이곳에서 얌전히 지내거라.” 대장군이 되어 전장에서 돌아온 백유하는 갑자기 생긴 측실의 존재가 거북하지만……. “설마, 날 유혹이라도 해 보려는 건 아닐 테지?” “장군께서 두려워하시는 게 불운한 저주가 아니라 제 유혹이었습니까?” 햇빛에 반짝이는 붉은빛 눈동자가 유하의 가슴에 박혀 온다. 마치 오래전 저를 구해 주었던, 얼굴도 모르는 소녀의 것과 닮아서. “보름에 한 번, 장군께선 와 주실 겁니다. 저를 두려워하지 않으시고 제게 유혹당하지도 않으실 테니까요.” 그는 그녀의 청을 들어주고 싶어졌다. “백가의 기운으로 저를 짓밟으러 오십시오.” 소효는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말했다. “절 단속하셔야지요. 제가 다른 마음을 품지 않도록.” 소효의 말에 유하는 차갑게 대꾸한다. “차라리 울어. 울면서 애원하면 들어줄지도 모르잖아.” “그건 좀 더 나중에요. 아껴 두려고요.” 언젠가 저를 자유롭게 놓아달라고 빌 때를 위해.
[단독 선연재] “한데, 너나 나나 사내한테는 관심 없지 않나?” 이겸은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사내들끼리 이런 장난은 괜찮지?” “……!” 이겸이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태자가 그녀의 몸을 세워 서로의 얼굴을 바짝 마주했다. 코끝이 부딪칠 듯 말 듯한 거리에서 이겸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태자는 고개를 기울여 이겸의 입술로 제 입술을 가져갔다. 닿을 듯 말 듯한 거리에서 그가 입술을 벌렸다. “우리…… 같이 잘까?”
호선국의 젊은 황제, 신무현.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황실은 모든 게 바뀌어 있었다. 국운을 건 전투에서 패한 장수의 딸, 진선하. 한순간에 모든 걸 잃고 유폐당하다. * 어느 날, 사람의 그림자도 얼씬하지 않아야 하는 유폐지에 낯선 사내가 들어와 말했다. “내가 가지 못할 곳은 없고, 내가 갖지 못할 것도 없다.” 그의 오만한 말은 꼭 경고 같았다. 아무리 애써도 그의 손아귀에서 도망치지 못할 거라는. 분명 이 만남을 들키면 온갖 오명을 뒤집어쓰고 죽임당할 것이다. 그런데…… “이제 안 오시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면 안 되는 것인데…… 그 사내의 눈동자에 내가 비치는 것이 설레었다
부유한 양반가의 고아 소녀, 송영복. 괴짜 부친의 방랑벽으로 잃은 것이 많았지만, 신비로운 유산이 그녀를 일으켰다. 뒷마당에 숨겨진 1년 내내 따뜻한 공혈 속 비원. 그 땅에서 자란 향기로운 가비 나무가 약차원의 영업 비밀이었다. 봄날의 정취가 가득 한 날, 단 하루 약차원 문을 닫았을 뿐인데, 인연이 시작됐다. “손. 치워주시지요.” 반반한 얼굴에 번지르르하게 차려입은 한량 선비가 손을 잡는다. 실수라기엔 기생오라비 같은 선비놈이 영 수상하고 재수가 없다. 폐주가 되고 싶으나 노력과 배짱이 부족해 아직은 성군에 가까운 이 원. 젊은 혈기에 민심을 돌보겠다는 핑계로 밤마다 잠행을 다니느라 만성 피로에 시달린다. 약차원에서 파는 총명차가 잠을 쫓아주고 집중력을 높여준다는데, “어리석기 짝이 없구나. 약물에 의지하기 시작하면 나약해지는 법.” 말은 그렇게 했으나 가비차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다. 구수하면서도 산뜻한 꽃향과 묵직한 나무향이 함께 어우러진 황홀한 향이었다. 생경해서일까. 향기에 취해서일까. 여인의 손끝을 바라보는 원의 마음이 주책맞게 설렜다. 그러나 원은 묘한 향기를 품은 약차원의 주인 송영복과 가비 차에 흠뻑 빠져버리고 만다.
아이는 명치 쪽에 붉은 점을 가지고 태어났다. 여아의 몸에 사내의 정기가 담긴 저주 같은 중독 현상. ‘기린화’라 불리는 신성한 독화의 축복이자 저주였다. “태자비? 여화가 오라버니의 부인이 되는 거예요?” “지금은 그냥 내 누이동생으로 있고.” “네. 오라버니. 저는 오라버니가 좋아요.” 아이가 일곱 번째 겨울을 맞이한 어느 날. 그 쓸쓸한 계절에 태양처럼 밝고, 꽃처럼 환히 웃고, 나비처럼 팔랑거리던 사랑스러운 아이는 차가운 강물에 잠겼다. 그리고 십 년 뒤, “나는 돈으로 계집을 사지 않아.” “얼마를 내셨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조금 비쌉니다.” 한번 끊어졌던 인연의 실타래가 매듭을 잇기 시작했다. ⓒ일러스트 : aczer
괴물이라 핍박받던 소년이 진짜 괴물이 되어 스스로 황위에 올랐다. 주국의 황제가 되었으나 삼백년을 고통스럽게 살아가던 천무의 앞에 자신을 죽이러 온, 빛줄기 같은 그녀, 신소명이 나타났다. 소명은 고통으로 젖은 그의 얼굴을 조심스레 자신의 가슴으로 끌어안으며 속삭였다. “그러니 제게는 감추지 마십시오. 부끄러워도 마십시오. 아픔을 참지도 마십시오. 마음껏 아파해도 괜찮습니다.” 소명의 눈물이 방울 방울 그의 얼굴로 떨어졌다. “울지 마라. 네가 울 일이 아니다.” “그러면, 그러면 천무는 누굴 원망하고 누굴 탓하고 누구에게 화를 내야 합니까?” 천무를 이토록 모질게 살게 한 건 누구의 탓이란 말인가. “신.” 천무를 세상에 내려보낸 신. “내 어머니.” 천무를 세상에 내놓은 어미. “그리고 나.” 삼백 년을 사는 동안 천무가 깨달은 것이 이것이었다. 괴물의 모습으로 세상에 태어난 것이 제 탓이 아닌 것처럼, 제가 살아온 과거는 신과 어미의 탓이 아니었다. 빛이라곤 없는 세상에 소명이란 빛을 거둔 것 또한 저였다. 누구의 책임도 누구의 덕도 아니다. 소년이 어른이 되는 시간이 너무 길고 어두웠다. 소명은 어른스러운 천무의 답을 부정하지 못했다. “제가 죽는 날, 천무의 심장도 거둬가겠습니다.” 길아가 아닌 소명의 약조다. “저보다 천무를 먼저 죽게 하겠습니다.” 천무는 죽음이라는 낯선 선물이 너무나 감사하고 마음이 설렜다. 죽여주겠다는 말에 환하게 웃는 천무 때문에 소명은 더욱더 서럽게 울었다. 그녀가 보고 싶었던 천무의 환한 웃음은 이런 게 아니었기 때문에.
왕이 가장 아끼던 아우, 세제 이현. 임금의 유지를 받들어야 할 세제가 왕의 죽음과 함께 사라졌다. 그로부터 얼마 후, 창천골 산 속 초가의 열여섯 꽃 같은 소녀 운영은 죽어 가면서도 죽여 달라 말하는 한 선비를 살리게 되는데…… 다 죽어 가던 걸 살려 놨더니 기억을 잃고 더부살이를 하겠단다. 조실부모하고 의지가지없던 운영은 밥이나 축내고 안하무인인 이 바보 선비가 어쩐지 싫지만은 않았다. “운영아, 내 곁에 꼭 붙어 있거라. 내 다시 기억을 잃어도 너를 잊지 않도록.” 무거운 운명에 맞서야만 하는 그에게 아무런 답도 내줄 수 없었기에 운영은 가만히 하늘만 바라보았다. 떠나보내야만 하는 손(客)을 외면한 채로…….
어린 태자는 전장에서 사내가 되었다. 삶이 버겁기만 했던 태자 진관. “나는 네게 화가 난 게 아니라 내게 화가 났다.” “예?” “내가 숨 쉴 상대가 너여서 한심한 것이다.” 어린 소녀는 전장에서 사내가 되어야 했다. 성별도 이름도 버린, 소동이라는 소년으로. 쏴아아- 소동은 무언가에 한 대 얻어맞은 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 아까부터 내리던 비를 고스란히 맞고 있으면서 소동은 이제야 빗소리가 들렸다. 소동은 태자가 들고 있는 우산 속으로 저는 들어갈 수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 “나를 반가워하지 말고 불편해하거라.” 태자는 소동의 상처받은 얼굴을 싸늘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세찬 비를 맞고 있는 소동에게 우산을 씌워 주고 싶은 욕망으로 끓어오르고 있었다.
가국의 꽃으로 태어났으나 가국의 장수로 살아야만 했던 여인, 백문비. 폐허와 죽음만을 남긴다는 무정하고 흉포한 침략자, 주국의 황제 천조. 피로 물든 전장 속에서도 천조는 어째서인지 가국의 미장부 백문비만은 죽일 수가 없었다. 악귀라 불리는 천조에게 사로잡혔건만 백문비에게는 죽음이 허락되지 않았다. 지켜야 할 백문비의 비밀과 천조의 집착 사이에서 두 사람의 갈등과 오해는 더 깊어만 가는데……. “황제를 능멸한 노비를 참수해 주십시오.” “네놈이 지겨워지면 네 소원대로 너를 죽여주마. 마지막이니 그때는 네놈의 살가죽을 벗겨서라도 고통에 찬 비명 소리를 즐겁게 들어주지.” “폐하께서 저를 꺾으려 하실수록 제가 더 독해질 뿐이라는 걸 모르시는 것입니까?” “안다, 하나…….” 천조는 능글맞게 이죽거리며 말했다. “내가 너 따위를 꺾어선 안 될 리가 없으니까.” 천조는 몰랐다. 가국의 장수 백문비를 향한 집착이 연모라는 것을. 사내라 여겼던 백문비에게 그런 감정을 느낄 리가 없으니까.
왕이 가장 아끼던 아우, 세제 이현. 임금의 유지를 받들어야 할 세제가 왕의 죽음과 함께 사라졌다. 그로부터 얼마 후, 창천골 산 속 초가의 열여섯 꽃 같은 소녀 운영은 죽어 가면서도 죽여 달라 말하는 한 선비를 살리게 되는데…… 다 죽어 가던 걸 살려 놨더니 기억을 잃고 더부살이를 하겠단다. 조실부모하고 의지가지없던 운영은 밥이나 축내고 안하무인인 이 바보 선비가 어쩐지 싫지만은 않았다. “운영아, 내 곁에 꼭 붙어 있거라. 내 다시 기억을 잃어도 너를 잊지 않도록.” 무거운 운명에 맞서야만 하는 그에게 아무런 답도 내줄 수 없었기에 운영은 가만히 하늘만 바라보았다. 떠나보내야만 하는 손(客)을 외면한 채로…….
나의 정혼자이자 오라버니의 벗이었던 단겸. 그의 고백에, 붉은 상사화만큼 그 안에 담긴 뜨거운 마음이 좋았더랬다. 하지만 어느 날 불어닥친 청천벽력 같은 사건. 그렇게 믿어 마지않던 겸이 신월가를 무너뜨리고 내 혈육까지 죽음으로 내몰았다. 그가 나에게 상사화를 주겠다고 약조한 열여덟의 오늘, 흐드러진 상사화 대신 가시 돋친 찔레 가지만 한 아름 안겨 준 그에게 내가 줄 수 있는 건 증오뿐이다.
가국의 꽃으로 태어났으나 가국의 장수로 살아야만 했던 여인, 백문비. 폐허와 죽음만을 남긴다는 무정하고 흉포한 침략자, 주국의 황제 천조. 피로 물든 전장 속에서도 천조는 어째서인지 가국의 미장부 백문비만은 죽일 수가 없었다. 악귀라 불리는 천조에게 사로잡혔건만 백문비에게는 죽음이 허락되지 않았다. 지켜야 할 백문비의 비밀과 천조의 집착 사이에서 두 사람의 갈등과 오해는 더 깊어만 가는데……. “황제를 능멸한 노비를 참수해 주십시오.” “네놈이 지겨워지면 네 소원대로 너를 죽여주마. 마지막이니 그때는 네놈의 살가죽을 벗겨서라도 고통에 찬 비명 소리를 즐겁게 들어주지.” “폐하께서 저를 꺾으려 하실수록 제가 더 독해질 뿐이라는 걸 모르시는 것입니까?” “안다, 하나…….” 천조는 능글맞게 이죽거리며 말했다. “내가 너 따위를 꺾어선 안 될 리가 없으니까.” 천조는 몰랐다. 가국의 장수 백문비를 향한 집착이 연모라는 것을. 사내라 여겼던 백문비에게 그런 감정을 느낄 리가 없으니까.
『표적과의 접촉은 단 한 번.』 펑펑― 밤하늘에 화려하게 피어나는 꽃 아래에서 죽여야만 하는 자와의 두근거리는 운명이 시작되었다. “예쁜 오빠한테 주고 싶어서요.” 작은 손에 쥔 당과 하나로 그의 인생에 끼어든 열 살의 오문. “……예쁘다에 집착하지 마.” 높은 담에 둘러싸여 공부에만 매진하던 소년, 무호. “그냥 도망치려던 모양이군.” “절…… 놔주실 의향은 없으십니까?” “네 주인에게서 너를 산다면, 그래도 방금 나와 한 내기를 계속 할 테냐?” 십 년 만에 다시 만나 쫓고 쫓기는 그들의 운명은?!
※ 본 작품은 동일한 작품명으로 19세 이용가와 15세 이용가로 동시 서비스됩니다. 연령가에 따라 일부 장면 및 스토리 전개가 상이할 수 있으므로, 연령가를 선택 후 이용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본 작품에는 강압적 관계 및 물리적 폭력 등 비윤리적인 묘사와 트리거를 유발할 수 있는 소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삼면이 얼음 숲으로 둘러싸인 겨울의 땅, 사여국. 열화의 뜨거운 피는 불꽃을 살리고, 열화의 차가운 눈물은 불길을 잠재운다. 열화는 사람이 아닌, 그저 불을 지키는 도구일 뿐이다. 이령은 울 수 없었다. 아니, 울어서는 안 되었다. 그녀는 부족을 살릴 유일한 ‘열화’이기에. * * * “제가 열화라서 남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건 당연한 업이라 생각하십니까?” “아니. 너는 남을 위해 희생하는 게 아니다. 오로지 나를 위해 희생해야 하지.” 신호는 다시 그녀의 얼굴을 향해 손을 뻗었다. 이령은 이번에도 그의 손을 피하듯 고개를 돌렸다. “나는 왕이고, 너는 내 열화니까.” 그의 말에 이령의 커다란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 바람에 남은 눈물방울이 주르륵 흘렀다. 그는 이령의 뺨에서 눈물을 훑어 화로에 털었다. “어리석은 것. 처음부터 너를 죽일 각오가 아니라 나를 죽일 각오를 했어야지.” 파스슥. 활활 타오르던 화롯불이 눈물 몇 방울에 얼음물을 끼얹은 듯 꺼져 버렸다. “하아…… 울지 마. 그런다고 이 열이 식진 않아.” 열화의 눈물은 불을 끈다는데, 정염은 오히려 더 지피는 것 같았다. “너는 죽기 전엔 내게서 도망치지 못한다. 그러니 도망치고 싶으면 나를 죽여.”
초화의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차올랐다. “왜 그런 소리를 듣고만 계십니까. 아프면 아프다고 하십시오! 화나면 화를 내십시오! 왜 그렇게 속으로만 앓고 계시냔 말입니다! 곰도 태수님보단 덜 미련할 겁니다!” 서문영은 초화가 화를 낼수록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졌다. “나더러 곰처럼 미련하다고들 하다만, 그건 다들 나를 너무 모르고 하는 소리다.” “잘 알고 하는 소리 같습니다.” “글쎄다.” 서문영이 미소를 지으며 초화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요즘 너무 자주 웃으시는 게 아닙니까?” “네가 나 대신 화를 내주니, 웃을 일밖에 남지 않는구나.” 눈물에 젖은 초화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이유를 알았다. 이렇게나 그윽한 눈으로 자꾸 그런 소리를 하니 심장이 나대는 것이다. 매번 그는 허를 찌르는 말로 심장을 간질였다. “곰이 아니라 여우가 맞는 것 같습니다.” “곰은 너고.” “전 그렇게 미련하지 않습니다.” “사납다는 뜻이었다.” “그래야 살아남으니까요.” “고맙다.” “…….” “웃게 해줘서.” 초화는 얼굴이 화끈거려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리고 내 편이 되어줘서 고맙구나.” 무슨 말이든 해야 했다. 그의 목소리와 숨결이 점점 뜨겁게 뺨에 닿고 있었다. 가까워지는 거리 때문이다. 싫지 않았다. 그를 물러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자연스러운 남녀의 끌림이었다. 서로를 향한 마음을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고, 떨리는 마음은 두려움이 아니라 기대심이었다.
태자 광운, 그에게는 태자비 소군에게 내어줄 마음이 한 자락도 없다. 아름다운 꽃 홍화가 있기 때문이다. 이름뿐인 태자비로 잊혀질 운명이었다. 잔인하게 짓밟히는 것보다는 나았다. 하지만 광운이 소군을 돌아보게 되는데…….
류도하 로맨스 장편소설 『소문의 진상』. 아시아를 대표하는 배우, 한류스타 마진. 칠천도를 지키는 대한민국 경찰 정인지. 양파 프로젝트 VS 양순이 길들이기가 펼쳐진다.
류도하의 로맨스 소설. 태자 광운, 그에겐 태자비 소군에게 내어 줄 마음이 한 자락도 없다. 아름다운 꽃 홍화가 있기에. 태자비 소군, 그녀는 이름뿐인 태자비로 잊혀질 운명이었다. 잔인하게 짓밟히는 것보다 그것이 나았았다. 하지만 광운이 소군을 돌아보게 되는데…….
왕이 가장 아끼던 아우, 세제 이현. 임금의 유지를 받들어야 할 세제가 왕의 죽음과 함께 사라졌다. 그로부터 얼마 후, 창천골 산 속 초가의 열여섯 꽃 같은 소녀 운영은 죽어 가면서도 죽여 달라 말하는 한 선비를 살리게 되는데…… 다 죽어 가던 걸 살려 놨더니 기억을 잃고 더부살이를 하겠단다. 조실부모하고 의지가지없던 운영은 밥이나 축내고 안하무인인 이 바보 선비가 어쩐지 싫지만은 않았다. “운영아, 내 곁에 꼭 붙어 있거라. 내 다시 기억을 잃어도 너를 잊지 않도록.” 무거운 운명에 맞서야만 하는 그에게 아무런 답도 내줄 수 없었기에 운영은 가만히 하늘만 바라보았다. 떠나보내야만 하는 손(客)을 외면한 채로…….
※ 본 작품은 19세 관람가 작품을 15세 이용등급에 맞게 수정 및 개정한 작품입니다. [소목에 잇꽃이 피다] 태자 광운, 그에겐 태자비 소군에게 내어 줄 마음이 한 자락도 없다. 아름다운 꽃 홍화가 있기에. “홍화의 것을 탐낸 적이 없다….” 홍화가 그 말을 태자에게 전한 것을 알고 소군의 뺨이 옅게 붉어졌다. “…….” “하나만 물어보지.” 뜻밖에도 태자비를 향한 태자의 어투가 부드러웠다. 소군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하문하소서.” “비가 나를 겉모습으로 유혹할 생각이 없다면 무엇으로 나를 동하게 할 수 있다 자신하는가?” “…….” 생각도 못 했던 질문을 이토록 정중하게 묻는 태자의 저의가 무엇인지 알 수 없어 소군이 무례함을 잊고 태자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방금 전, 나를 겉모습으로 유혹할 자신이 없다지 않았나? 만약 나를 유혹한다면 어찌하실 생각인가 궁금해서.” “…….” 길다면 긴 정적이 태자비의 처소 안을 맴돌았다 [모란꽃 향기를 품다] 구하국의 황제, 강위는 서늘한 눈동자로 제 곁에 선 난비를 보았다. "움츠러들지도, 몸을 낮추지도 말라." 황제의 나지막한 충고에 움찔 놀란 난비가 어깨를 폈다. 난비는 저를 미덥지 못하게 여기시는 황제에게 고집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그리고는 보란 듯이 정면을 바라보며 꼿꼿이 허리를 세웠다. 강위는 제가 방금 한 충고를 어기고 슬그머니 곁눈질을 했다. 식은땀에 젖은 머리카락과 불안한 듯 입술을 잘근거리는 난비를 보니 마음이 약해져 왔다. 원수나 다름없는 연월부인의 여식을 진심으로 품는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언젠가 그들을 벌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제 손으로 직접 베어야 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메꽃이 바람에 웃다] 황후 사여경, 황제 이후에게 있어 그 이름은 권력을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비정한 황실에서 살아남은 세 번째 황자 이후. 해월국 최고의 통치자로 군림하기 위해, 사람의 마음을 버린 사내. 혈육마저 저버린 그에게 여인이란 증오와 경멸의 대상일 뿐이었다. “폐하의 용종을 품기엔 제가 그리도 부족하다 여기시옵니까?” “부족하다 여긴 적이 없네.” “하면 어째서….” “다만 그대를 품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뿐이지.” “!” “뜻은 있으나 몸이 그대를 찾지 않으니 어쩌겠는가. 의지만으로 할 수 없는 일도 있다네.” “폐하!” “권력을 탐하려거든 좀 더 영리하게 구는 것이 어떻겠나?” “은애하고 은애받고 싶은 욕심을 나무라지 마시옵소서.” “우습군. 내 여태 들은 말 중 가장 우습고 어리석은 대답이었네.” 애처롭게 홀로 피고 홀로 져도 그의 마음에만 남고자 했다. 하지만 그의 차가운 심장에는 은애의 마음 따위 필 줄 몰랐다. “폐하께서 노하신 연유를 모르겠나이다.” “삼 년이라……. 황후 자리에 너무 오래 있었는가?”
최은학, 지나치게 긍정적 마인드가 치명적 매력. 레이 강, 지나치게 권태로운 일상이 신비로운 매력. 비밀이 많은 남자 레이 강과 첫 만남에서부터 모든 걸 들켜 버린 여자 최은학. 앞날을 알 수 없는 두 사람의 좌충우돌 로맨틱 코믹 액션. 류도하의 로맨스 장편 소설 『오프닝 해프닝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