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순한 의뢰
글고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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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벗을까요?” 이미 셔츠를 벗은 해준의 입꼬리가 야릇하게 올라갔다. 예나의 그림을 구입한 해준은 그녀에게 자신의 몸을 그려 달라고 했고, 오늘이 바로 그 날이었다. “편하실 대로 하세요.” 예나는 침착하게 답했지만, 심장 소리가 거칠었다. 단단한 맨몸을 드러낸 해준이 예나의 숨을 삼킬 기세로 가까이 다가갔다. “그림을 그리기 전에, 대상을 느껴 본다고 하셨죠? 만지고, 맛보고. 그래야 더 잘 그릴 수 있다고.” 그의 검푸른 눈동자가 예나를 빨아들였다. “느껴 보시죠.” 해준에게 붙잡힌 예나의 손이 몸을 지나갈 때마다 그는 욕망으로 꿈틀거렸고, 기어코 그녀를 삼켰다. 해준의 시선 아래 예나가 바르르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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