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건전한 오해
글오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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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앉아 있을 거야. 남색 슈트에 갈색 넥타이. 그것만 기억해.” 도박 빚을 진 친오빠에게 떠밀려 팔려 가듯 맞선 시장에 나서게 된 서아. “최 사장님?” “그렇습니다.” 그녀의 맞선 상대로 나온 남자는 천박한 요구 조건과는 달리 지극히 정상적인 외모였다. 진짜 최 사장이었다면 좋았을 만큼. “맞선 상대가 아니시잖아요. 그런데 왜, 아니라고 말 안 하셨어요?” “글쎄.” 엉망이 된 맞선과 또다시 시작될 오빠의 폭행. 무력감에 휩싸인 서아는 순간 말도 안 되는 생각을 떠올린다. “당신하고 하고 싶어요.” 어차피 사랑하는 사람과 첫날밤을 보낼 수 없다면 어쩌면, 이 근사하게 생긴 남자와 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단 한 번만이라도 주도적인 삶을 살아 볼 수 있다면. “내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최 사장님이시잖아요.” 그렇게 시작된 충동적인 하룻밤은 묘한 인연으로 돌아오는데…….. * * * “후회 안 할 자신 있습니까?” “안 해요. 절대로.” 그녀가 다짐하듯 대답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것은 본인이 제일 잘 알았다. 집으로 돌아가면, 명준에게 끝도 없이 휘둘리는 삶을 살아야 했다. 서아는 저를 바라보는 남자의 눈동자에서 어렵지 않게 욕망을 읽어 낼 수 있었다. 다행이었다. “시작하면 끝낼 수가 없는데.” 진욱의 낮고 탁한 목소리가 귓가에 파고들었다. 달라진 남자의 태도를 보는 순간 겁이 났지만, 서아는 견뎌야 했다. 자신이 먼저 남자를 자극했고, 그는 자신이 원하는 반응을 했을 뿐이라는 것을 속으로 계속 반복했다. 지금, 이 순간을 견디지 못하면 평생을 후회할 것 같았다. “……안 멈춰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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