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지 않아
글김유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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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 같은 집안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더는 서러운 삶을 살고 싶지 않아서. 그래서 첫사랑에게 도와달라는 속뜻을 담아 결혼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싸늘하게 그럴 수 없다는 대답뿐이었다. 알 수 없는 말을 하면서. “놔줄 때 고맙다고 도망쳐.” 그렇게 9년 후. “은시호, 오랜만이야.” 그놈이 나타났다. 그것도 집안끼리 맺은 정혼자로. “개차반이 와도 너한텐 안 가.” “어떤 개차반일 줄 알고.” 한서가 거만하게 다리를 꼬았다. 누가 와도 자신을 못 이길 거라는 듯이. “네가 아무런 대가도 없이 나와 결혼한다고? 너라면 이해가 가겠니?” “대가….” 한서는 검지를 두드리며 생각에 잠기다니 한쪽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네게서 받을 수 있는 게….” 그의 눈이 시호의 몸을 훑어내렸다. 노골적인 시선에 괜히 제 몸을 감쌌다. “차차 생각할게. 시간은 많으니까.” 의미심장한 웃음으로 시호를 뒤흔들었다. 아주 잠시지만 그의 눈으로 이채가 도는 것이 보였다. 그의 눈빛을 보는 순간 깨달았다. 도망칠 수 없겠구나. 얘랑 결혼하겠구나. 《놓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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