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즈
작가김빠
0(0 명 참여)
“진짜 말하는 것도 왜 이렇게 예쁘지. 사람 심장 떨리게.” 은조는 가만히 눈을 깜빡였다. “최수한 씨, 분명히 말해 두는데요. 난 빈말을 참 싫어해요. 그러니까 앞으로 나한테 예쁘니 귀엽니 이상한 소리 하지 마요.” 수한은 낮은 목소리로 열변을 토하는 은조를 보며 슬쩍 웃었다. “그럼 은조 씨가 너무 예쁠 때마다 말 대신 키스할게요. 그럼 되죠?” 은조가 하지 말라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수한이 얼굴을 붙였다. 조금 떨어졌던 거리가 단숨에 좁혀졌다. “미리 말했듯이 난 예고 같은 건 안 해요.” 동그랗게 커진 은조의 동공에 수한이 가득 찼다. 오늘 하루 몇 시간 새 몇 번이나 진득하게 다가왔던 그의 혀가 다시금 은조의 입 안을 야금야금 먹어 치우듯 잠식했다. “지금처럼 키스를 해도 은조 씨가 너무 예뻐서, 예뻐서 견딜 수가 없을 때는….” 다시금 흐릿한 욕망에 젖어 들어가는 눈을 하고선 수한이 속삭였다. “그럴 땐 그냥, 은조 씨 안을게요.” 긴 겨울밤, 예고 없는 그의 연주가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일러스트: Angju
이 작품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많이 보고 있는 작품
전체 리뷰0 개
스포일러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