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과 결혼할 여자를 마주한 순간, 이원은 그녀의 앞에서 제가 평생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게 될 것을 알았다. 오랜 짝사랑을 끝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순간이었다. *** “평생.” 남자가 사납게 잇새로 웃음을 흘리며 대답했다. “이원아, 나는 네 평생을 샀어.” 그대로 비스듬히 시선을 내린 남자가 이원의 손에 걸린 봉투를 빼냈다. 남자가 그 얇은 두께를 비웃듯이 봉투 겉면을 느릿하게 문지르며 말했다. “그리고 이깟 푼돈으론 날 못 사지.” 그는 이어 용돈이라도 쥐여 주는 것처럼 그것을 그녀의 상의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그러고는 커다란 손으로 이원의 가슴께를 툭툭 치며 말했다 “누구 주거나 돌려줄 생각 말고 넣어 둬. 혹시 아나, 죽는 날까지 열심히 모으면 그 뒤엔 놔줄지.” 그러니까 죽기 전까지 벗어날 생각은 말란 소리다. 이원은 그의 거만한 낯짝을 노려보며 손등으로 입가를 닦아 냈다. “개새끼.” “그 개새끼 돈 받아먹기로 결정할 땐 신중했어야지, 너 이젠 못 물러.” 남자가 사납게 웃으며 이원의 팔을 옆으로 치워 냈다. 또다시 입술이 삼켜졌다. 달아나지 못하도록 목덜미를 옭아맨 손이 소름 끼치도록 단단했다. 비현실적인 감각에 눈을 감았다 뜨자 그녀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의 아래에 놓여 있었다. 언제나 그래 왔듯이.
* 100명이 선택하면 '명작' 칭호가 활성화 됩니다.
'명작'의 태양을 라이징 해보세요.
남주인공의 어린 이복동생들을 가르치는 가정교사가 되었다. 원작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여주인공이 원치 않는 혼담을 피하기 위해 공작님을 협박하는 흔한 계약결혼물. 여기서 문제가 있다면 남주가 잡힌 약점이 일가족을 몰살시킨 패륜행각이라는 점이랄까. “말해봐요, 미스 마거릿. 내 눈에 띈 의도가 뭔지.” 기껏 환생해서 엑스트라가 된 것도 억울한데 남주가 가문을 장악할 때 목까지 내줘야 한다니, 이런 재수 옴 붙은 역할 선정이 다 있나. 도망가면 해결될 문제긴 하지만……. “소공작님, 제가 원하는 건 한 가지입니다. 세실리아와 세드릭을 죽이지 마세요.” 직업 정신상 일단 애들부터 살려야겠다. - “아드리아나 양이 말하더군요. 내가 내 아버지를 죽인 걸 알고 있다고, 자신과 결혼한다면 그 사실을 입 다물어주겠다고 말입니다.” 이어 그가 고저 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미스 마거릿, 내가 이 결혼을 할까요, 말까요.” “하세요. 평생의 배필이 되실 거예요.” 에스텔라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원했던 대답이 아니었던 걸까, 그가 어딘지 살벌한 음성으로 되물었다. “그러니까 지금 나더러 협박범이랑 한 침대에서 자라 이 말입니까?” ……원작을 생각하면 참으로 새삼스러운 사리분별이었다. 마지노선 작가의 장편 로맨스 판타지,
배우 이태경은 [플랫폼]이란 영화의 흥행으로 남우주연상 후보까지 올랐지만, 같은 후보였던 인기배우의 뒷공작으로 수상에서 낙마한 무명 배우다. 연기를 계속하려 해도 좀처럼 불러주는 자리가 없고,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생활하던 중 한 유명 감독의 영화 출연 제의를 받는다. 설레는 마음으로 리딩 장소를 찾아가는 이태경, 하지만 주어진 역할은 단역에 가까운 수준. 김인석 감독은 낙심한 이태경에게 다가가 스폰서를 제의하는데...
아직 왕이 존재하고 군은 그들을 지키던 시절. 이네스는 스승을 대신해 베르톤의 왕자 엔리케의 초상화 작업에 착수한다. 그리고 10년 후, 왕실은 쇠퇴했고 군대는 실종된 왕자를 쫓는다. “목숨이 걸린 일이라고 하면 기억력이 좋아질까?” 반군의 장교이자 오만한 낯을 가진 남자, 나단 파르네세. 유일하게 왕자의 얼굴을 안다는 이유로 끌려온 이네스는 그에 의해 10년 전의 초상화를 재현하게 된다. 나단은 감시를 명목으로 이네스를 저택에 가두고, 캔버스의 빈 곳이 줄어들수록 그들 사이의 여백도 점점 좁혀드는데……. ** 단편집 어린 왕자의 밤 수록작으로 15세 개정판 작품입니다.
-로맨스판타지 연하남 키워드 단편집 짐승을 버리던 날-자은향 나는 어린 벙어리 황자의 부인이었다. 그는 고귀한 황가에서 태어난 오점이었고 나는 세상을 뒤집어둔 살인마의 딸이었다. 황실은 그를 조롱하기 위해 나와 혼인시키고 함께 지하실에 던져 넣었다. 그러나 우리는 일 년이 채 되지 않아 생이별을 했다. 그는 죽음이 확정된 전장으로, 나는 어머니에게 아내를 잃은 공작가의 시녀로. 평생 그렇게 살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황자는 황가를 도륙하고 황위에 올라, 나를 찾아왔다. 허울뿐인 혼인서류를 든 채로. “끝을 낼 때가 됐어요. 이혼해주세요, 폐하.” “감히 어딜 간다는 건가요, 이자벨. 살아 돌아오면 원하는 건 무엇이든 들어주겠다고 했잖아요.” 벙어리라더니 못 본 새 청산유수처럼 말하게 된 그는, “원하는 게 생겼어요. 당신을 안고 싶어요.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에서 오로지 그것만 생각했어. 그러니까 이자벨, 약속대로 여기로… 나를 품어 주세요.” 바싹 다가와 내 아랫배를 느리게 쓸며 애절하게 읊조렸다. 죽은 왕자의 초상-마지노선 아직 왕이 존재하고 군은 그들을 지키던 시절. 이네스는 스승을 대신해 베르톤의 왕자 엔리케의 초상화 작업에 착수한다. 그리고 10년 후, 왕실은 쇠퇴했고 군대는 실종된 왕자를 쫓는다. “목숨이 걸린 일이라고 하면 기억력이 좋아질까?” 반군의 장교이자 오만한 낯을 가진 남자, 나단 파르네세. 유일하게 왕자의 얼굴을 안다는 이유로 끌려온 이네스는 그에 의해 10년 전의 초상화를 재현하게 된다. 나단은 감시를 명목으로 이네스를 저택에 가두고, 캔버스의 빈 곳이 줄어들수록 그들 사이의 여백도 점점 좁혀드는데……. *** “엔리케를 찾아내기 전까지 당신은 여기서 못 나가.” “…….” “매일 밤 다리를 벌리고 싶거든 그렇게 해. 혹시 아나? 질리면 놔줄지.” 거절엔 관심이 없다는 듯 남자가 갈증 어린 태도로 내게 입 맞췄다.
본 도서는 2016년 3월 6일에 출간되었던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의 개정판으로 신간이 아닙니다. 참고하시어 원치 않는 중복구매를 방지하시기 바랍니다. 배우 이태경은 [플랫폼]이란 영화의 흥행으로 남우주연상 후보까지 올랐지만, 같은 후보였던 인기배우의 뒷공작으로 수상에서 낙마한 무명 배우다. 연기를 계속하려 해도 좀처럼 불러주는 자리가 없고,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생활하던 중 한 유명 감독의 영화 출연 제의를 받는다. 설레는 마음으로 리딩 장소를 찾아가는 이태경, 하지만 주어진 역할은 단역에 가까운 수준. 김인석 감독은 낙심한 이태경에게 다가가 스폰서를 제의하는데...
“아침이나 같이 하자고 날 부른 건 아닐 것 아니야. 본론부터 말해.” 그에 서우원이 아일랜드 식탁에 여유롭게 몸을 기댔다. 약간의 지루한 시간이 흐른 후, 그가 뜬금없는 서두를 던졌다. “미안하다고 해.” “뭘?” “그때 나 버리고 간 거, 잘못했다고 하라고.” 나는 당황하여 곧바로 알맞은 반응을 생각해 내지 못했다. 서우원이 그런 내 눈을 끈질기게 들여다보며 말을 이었다. “네 인생 최대의 실수였다고, 그래서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살고 있는 거라고…….” “…….”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만 해. 그거면 용서해 줄 테니까.” 언뜻 그에게 사과하느냐, 그러지 않느냐로 선택지가 갈라진 듯 보였으나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내가 사과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가 쉽게 받아들일 리 없으며,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한다 한들 그것만으로 끝날 일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내가 너한테 미안하다고 하면, 뭐가 달라져?” 내가 눈을 내리감으며 물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와중에도 나를 찌르는 시선만은 여전히 선명하게 느껴졌다. 서우원이 나를 달래듯 부드럽게 이야기했다. “쉽잖아, 다 잊어버리고 예전처럼 잘 지내 보자고 말하는 거야.” *** “내가 그때 일로 제일 후회하는 게 뭔지 알아?” “흐, 갑자기 무슨, 힛! 소리를….” “꼴에 조심한다고 닥치는 대로 네 안에 싸질러 놓지 않았던 거야.” 지금 내가 무슨 말을 들은 건지 알 수 없었다. 나는 멍하니 그가 움직이는 대로 흔들리며 천장만 올려다보았다. “임신이라도 했으면 그 나이에 도망이 쉽진 않았을 텐데 말이야. 안 그래?” “응, 미친, 새, 흐으…. 끼, 응, 하읏, 아!” “말해 봐, 내 애를 배고도 네가 내 곁을 떠날까?” 그리 말하며 서우원이 내 턱을 길게 핥았다. 그가 가까워질 때마다 그에게서 야릇한 살냄새가 풍겼다. 그의 가쁜 호흡이 예민해진 귓가를 스쳤다. 내 손을 쥔 그의 아귀힘이 더욱 단단해졌다.
제국의 시조였던 전설적인 인물 마티나의 죽음으로부터 백 년 후, 마티나는 귀족가의 일개 여식인 아스티나로 환생한다. 전생과 다른 평화로운 일상은 잠시, 아버지의 파산으로 아스티나는 야수의 형상을 한 테리오드 대공에게로 팔려 가게 되는데……. “급소를 쳐서 기절시켰어요. 큰 부상은 아니니 금방 정신을 차리실 겁니다.” “기…… 절시키셨다고요?” 하룻밤에 죽어 나갈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과 달리 그녀는 화려한 검술로 괴물 테리오드를 제압해 애완동물로 길들이기 시작한다. “테오, 앉아.” “컹!” 그런데 테리오드에게 잘 따르는 모습이 기특하다며 짧게 입을 맞춰 준 어느 밤…… “……테오?” 아스티나의 애완동물이…… 사람이 됐다? 결핍된 괴물 남편과 무심한 아내의 본격 조련 로맨스! #환생물 #진짜짐승남 #진짜조련물 #여주가_제일_쎔 #전생에_황제였던_여주 [일러스트] 라펫 [로고 및 표지 디자인] 디자인그룹 헌드레드
데뷔작 ‘불신의 밤’만으로 명실상부한 유명작가 자리에 오른 이주형(수). 은둔하며 공식석상에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그에게 어느 날 한 남자가 찾아온다. 대뜸 폭력을 휘두른 남자는 7년 전 이주형과 애인 사이였던 고재준(공), 그리고 ‘불신의 밤’의 원작자다. 고재준은 제 작품을 훔쳐 출간한 이주형에게 분노하지만, 어쩐지 배신감의 원인이 도둑질 때문만은 아닌듯하다. 재회한 두 연인이 서로를 자극하고, 물어뜯으며 점점 지난 이별의 이유가 밝혀지는데……. “이상하지.” 뭐가 이상했을까. 너무 사랑하는 것처럼 굴었을까. 너무 위하는 것처럼 굴었을까. 심장이 바닥에 떨어졌다. 겨우 입을 열어 물었다. “……뭐가.” “입으로는 정 떨어질 소리만 골라서 하는데, 그렇게 원수처럼 굴 수가 없는데.” “…….” “왜 나는 아직 네가 날 사랑하는 것 같지?” 고재준의 숨소리가 가까워졌다. 입술 근처에 그의 숨결이 느껴진다. 그러고는 이내 부드러운 촉감도. 고작 살갗이 맞닿았을 뿐인데 왜 이렇게 뜨거웠을까. 파정의 흔적은 또 왜 그다지도 깊이 스몄을까. 우리는, 서로를 다시 태울 수 있을까.
폭군의 충견이었던 기사 이오나. 황제를 위해 평생을 바쳤으나 믿었던 주군은 그녀를 사지에 버렸고, 죽어가는 그녀의 곁을 지킨 건 남이나 다름없던 남편이었다. “마지막으로 키스하고 싶습니다.” “혹시나 해서 미리 말하는데, 당신은 안 죽을 거고 이게 마지막도 아닐 거야.” 외롭지 않은 죽음에 만족하며 눈을 감은 것도 잠시, 이오나는 곧 과거로 돌아왔다는 걸 깨닫고 가장 먼저 남편에게 보은할 방법을 고민하는데……. ‘황실의 강요로 오간 굴욕적인 혼담이니, 내 쪽에서 결혼을 물려주는 게 그로서는 가장 기껍겠지.’ 그러나 그녀 인생의 유일한 성공이었던 남편을 바꾸고 싶진 않다. 그렇다면 적어도 이 결혼을 '성공한 결혼'으로 바꾸어야 한다. “레로이 공, 정식으로 청혼하겠습니다. 저와 결혼해주십시오. 제가 반드시 행복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이오나는 남편에게 진 은혜를 갚기로 결심했다. 다만 그녀가 원하는 방식으로.
"내키진 않으시겠지만, 저희 어머니를 살려주세요." 아버지가 불의의 사고로 죽고, 어머니마저 병으로 앓아눕자 사비나는 아버지의 유품을 들고 샤를로트 공작가를 찾아간다.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저는 공작님의 형님께서 남기신 유일한 자식이니까요." 그렇게 사비나는 저택에 들어오는 대가로 과거의 인연은 모두 끊고 샤를로트 공녀로 살아가기로 하는데. '문제는 내가 사이코패스 남주에게 살해당할 운명이라는 거지!'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단 하나, 어떻게든 남주를 피해야 한다! 그렇게 온갖 계략으로 남주의 심복을 자처하며 납작 엎드려 살고 있었는데... "다음부턴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 즉시 내게 말하도록 해라." 왜 소설에서는 몇 번 본 적도 없는 숙부와 "앞으로도 이렇게 종종 차를 내와 줄 수 있겠느냐?" 저를 미워하는줄만 알았던 할아버지, "황자가 나보다 얼굴도 더 잘생겼고 성격도 낫다며. 정말 그렇게 생각해?!" 원수나 마찬가지였던 사촌 오빠는 어울리지도 않는 가족 흉내를 내지 않나 "넌 그냥 내 옆에 있으면 돼." 원작보다 더 돌아버린 남주의 집착까지! 나는 사이코패스한테 인생 저당 잡힐 생각 같은 거 없다고! 저 그냥 파혼하게 해주세요! 마지노선 작가의
배우 이태경은 [플랫폼]이란 영화의 흥행으로 남우주연상 후보까지 올랐지만, 같은 후보였던 인기배우의 뒷공작으로 수상에서 낙마한 무명 배우다. 연기를 계속하려 해도 좀처럼 불러주는 자리가 없고,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생활하던 중 한 유명 감독의 영화 출연 제의를 받는다. 설레는 마음으로 리딩 장소를 찾아가는 이태경, 하지만 주어진 역할은 단역에 가까운 수준. 김인석 감독은 낙심한 이태경에게 다가가 스폰서를 제의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