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도서에는 강압적인 관계 및 더티 토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본문 中 “내가 말 안 했던가?” 입술을 빤히 바라보던 그가 눈을 들어 올렸다. 찌를 듯한 시선에 또, 목이 졸리는 기분이 들었다. 나연이 침도 삼키지 못하고 그를 바라보았다. “난 웬만한 여자한테는 안 꼴리는데.” “……?” “세울 수 있겠어?” “…네?” 그의 왼쪽 눈썹이 꿈틀댔다. “왜, 자꾸 못 알아듣지?” “아…. 죄송, 해요.” 나연의 목소리가 점점 기어들어 갔다. “내 좆을 세울 수 있냐고 물어본 거야.” 키가 큰 그가 고개를 숙여 나연의 귓가에 속삭였다. 제대로 들으라는 듯. “세울 수 있겠어?” 나른하게 웃으며 말하는 그 때문에 나연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의 눈썹이 또 한 번 꿈틀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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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무참히 날 버리던 그날에 나는 아직도 멈추어 있다. 다시 만난 네가 불행했으면 좋겠다. 아팠으면 좋겠다. 내가 6년 동안 한 번도 행복하지 못했던 것처럼 너도 그만큼 힘이 들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아버지의 수술비로 힘들어하는 네게 10번의 관계를 제안했다. 그래. 그거면 충분히 된다고 생각했다. 함께 할수록 잘못되어 간다는 걸 깨달았지만, 그때까지도 몰랐다. 너와의 이별이 나를 지키기 위함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땐 이미 늦어버렸다. 너는 철저히 사라져버렸다.
아이만을 낳기 위한 관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와 결혼 계약을 한 지 2년, “나도 피곤하니까 빨리 끝내자.” 마치 미뤄둔 숙제를 빨리 끝내고 싶어 하는 말투여서 쓴 물이 올라왔다. 귀찮다는 듯 일의 연장선처럼 얘기한다. 수치심에 잠시 멈칫하긴 했지만, 은별이 다리에 힘을 뺐다. 서러움이 목구멍을 뚫고 나올 것 같아 이를 악물었다. 그저 빨리 끝내겠다는 의지가 보여 은별이 그 몰래 서글프게 웃었다. 어이없게도 사랑 없는 행위에 자신은 반응하고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숙제가 끝났다는 듯 곧바로 일어나는 그가 보기 싫어 시트를 끌어올려 몸을 가렸다. 문이 닫히는 소리에 몸을 움직여 엎드렸다. 씻어야 하는데 오늘은 그냥 자고 싶었다. “.....지친다.”
#또라이남주 #여주만사랑하는 #앞만보고달리는개 #미친놈중에완전미친놈 #여주에미쳐도른놈 #여주만본다 #10년친구인줄알았지 #여주만몰랐음 #다비켜라왕지훈이간다 #왕변태 #왕짐승 #왕미친놈 #왕지훈 #왕자지훈 #왕자지,훈 “친구? 씨발. 내가 너랑 친구나 하려고 지금까지 네 옆에 있었는지 알아? 어느 미친 새끼가 친구한테 이런 짓을 하고 싶겠어? 하루에도 수백 번 널 침대에 자빠뜨려서 좆 질이나 해댈 생각만 하는 나한테, 친구?” --------------본문 中--------------- 속눈썹에 묻은 액체 때문에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인상을 썼다. “시은아….” “너 미쳤어?” 시은이 손바닥으로 속눈썹에 묻은 액체를 닦아냈다.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지훈이 이 새끼한테 또 속았다. 강아지처럼 끙끙거리는 얼굴에, 또 마음이 약해졌다. 시은은 머리를 쥐어뜯고 싶은 심정이었다. “더럽게, 이게 무슨……!” 시은의 입이 막혔다. 지훈이 무릎을 꿇고는 시은의 볼을 잡고 속눈썹을 핥아대고 있었다. 가슴을 밀어내고 손을 쳐내도 들개처럼 다가와 싸질러 놓은 걸 구석구석 핥아먹는다. “상상만 했는데. 손으로 만져주니까 못 참고 싸버렸어.” “….” “미안해. 이런 등신 같은 짓 해서.” 큰 덩치로 무릎 꿇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으니, 정말 환장할 노릇이었다. 시은이 자리에서 일어나 지훈을 차갑게 내려다보았다. “너한테 미움받을까 봐 무서워.” 일은 다 저질러 놓고 미움받을까 봐 무섭다니. 시은은 이제 저 말까지 믿을 수 없게 되었다. 아직도 코끝에서 비릿한 향이 맴돌았다. 지훈이 개처럼 기어오더니 다리를 꼭 끌어안았다. 시은은 지훈을 밀어낼 힘조차 나지 않았다. “나 미워하면 안 돼?” “.....” “응?”
기억을 잃은 남자, 백강우. 사고로 기억을 잃었다. 상관없었다. 일과 사랑 모두 자신이 계획한 대로 잘 흘러갔으니까. 아니, 그렇게 믿었다. 무언가가 허전하다는 가슴을 무시했다. 뭐를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그러다 한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제 밑에서 일하는, 한낱 비서가. 기억에서 지워진 여자, 신수인. 사고로 의식을 잃은 그였지만, 선물이 남겨졌다. 소중한 우리의 아이. 그러나 선물은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그도 잃었다. 기억까지 잃었다는 그는 다른 여자와 함께였다. 복수를 위해 그의 곁을 맴돈다. 그런데, 남자의 눈빛이 이상하다. 기억도 잃었다면서 자신을... 자꾸 이상한 눈으로 본다. 착각인가? *** “원래 이런 식으로 남자 꼬십니까?” “…네?” 감았던 눈을 뜨니, 그가 손끝을 비비고 있었다. 어쩐지 그의 눈빛이 지금과는 달라 보여서 마른침을 삼키는데 목구멍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잔뜩 젖어서는. 그런 눈으로 나를 보잖아.” 수인의 눈이 커졌다. 지금 뭐라는 거야? 어이가 없었다. “뭐, 한번 하고 싶어요?” 주먹을 쥔 수인의 손이 부들부들 떨려 왔다. “하긴. 내가 좀 끌리는 얼굴이긴 해.”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그에게 나는 쇼윈도 아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나에게는 그와 결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날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애인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를 포기하지 못했다. 결혼 후 2년, 그는 더 차가워졌는데 어째서 나는 그를 놓지 못하고 있을까. 사랑이 시작되는 건 찰나의 순간이라던데. 그 찰나의 순간 때문에 난 그를 놓지 못하고 있는 걸까. 너무 많이 사랑했다. 그가 날 사랑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할 정도로. 2년을 살아보니 알겠더라. 남편을 짝사랑하는 게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 상처는 쌓이고 또 쌓여갔다. 지치고 지쳐 이젠 그를 놓아주려 한다.
“생각보다 훨씬 새하얗네요.” 그가 말하는 게 가슴이라는 걸 깨닫자마자 팔을 올려 가렸지만, 재빠른 그의 손보다는 느렸다. “으흣.” 손끝이 바짝 선 분홍빛의 유두를 노골적으로 스쳤다. 부끄러움과 머리가 쭈뼛 서는 감각에 어깨를 둥글게 말았다. 온몸이 붉게 달아올라 그를 볼 자신이 없어 고개를 돌렸다. 젖꼭지를 가지고 노는 게 재미있는지 꽤 긴 시간을 긁고 비틀던 손이 움직임을 멈췄다. 그새 적응됐는지 멈춘 손이 이상해 그를 올려다보았다. “이런 깨끗한 걸 망가뜨려야 한다니, 꼴리네요.” “……원래 야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세요?” 나는 정말 부끄러워서 죽을 것 같은데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다. 오히려 대체 무슨 소리냐는 듯 그가 반문한다. “이게 야한 말이에요? 겨우, 이게?” 당황스럽다는 표정을 짓는 그를 보며, 진심을 느꼈다. 저 남자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나는 쇼윈도 아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나에게는 그와 결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날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애인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를 포기하지 못했다. 결혼 후 2년, 그는 더 차가워졌는데 어째서 나는 그를 놓지 못하고 있을까. 사랑이 시작되는 건 찰나의 순간이라던데. 그 찰나의 순간 때문에 난 그를 놓지 못하고 있는 걸까. 너무 많이 사랑했다. 그가 날 사랑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할 정도로. 2년을 살아보니 알겠더라. 남편을 짝사랑하는 게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 상처는 쌓이고 또 쌓여갔다. 지치고 지쳐 이젠 그를 놓아주려 한다. 본문 중- 갑갑해 보이는 그녀의 티셔츠와 브래지어를 벗겨 바닥에 아무렇게나 던져버렸다. 그 잠깐을 못 참고 그녀가 또 팔을 올려 가슴을 가린다. 그런다고 다 가려지는 것도 아닌데. 팔에 눌려 가슴골이 더욱 색정적일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하나 보다. 언제 이렇게 컸을까. 완전한 여자가 되어 눈을 떨고 있는 그녀를 한참 바라보았다. 침대에 펼쳐진 새까만 머리카락을 잡아 코에 가지고 왔다. 왜인지 머리카락에서도 복숭아 냄새가 나는 것만 같다. 가녀린 그녀의 팔을 잡아 머리 위로 올렸다. 양손이 잡혀 머리 위로 올라가자 그녀의 눈이 또 겁에 질린다. “겨우 가슴 하나 보여주는 건데 덜덜 떨면 어쩌자는 거야.” “……..” “이래서 길가는 아무 남자 붙잡고 쑤셔 달라고 다리나 벌릴 수는 있고?” 상상만으로 화가 솟구친다. 맑다 못해 눈이 부신 나체를 누구에게 보여주겠다고? “이젠 그런 생각하지 마. 엄연히 남편이 있는데 뭐하러 남자를 찾아?” 그녀가 입술을 깨물었다. 피보다 붉은 입술을 다시 한번 머금고 싶었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짐승 새끼인가. 씁쓸했다. “네 말이 맞아. 남자는 사랑하지 않는 여자를 안을 수도 있어.”
“마, 맞선 상대가 자, 잘못됐어요.” 채강헌 씨는 내가 아니라 동생 소희와 선을 봐야 하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빤히 쳐다만 보는 남자 때문에 마음이 급해졌다. “그, 그리고…. 저, 저는 말도 제, 제대로 못…. 하고 발도…….” 발도 절뚝인다고 얘기하려고 했다 “하자가 있다고 얘기하는 건가?” ‘하자’라는 말에 입을 꾹 닫고 고개를 숙였다. 이제 모든 걸 알았으니 남자는 경멸하는 얼굴로 나를 쳐다볼 거였다. “상관없어요. 나도 하자 많은 새끼니까.” 내리깔고 있던 눈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분명, 화를 낼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남자는 상관없다는 듯 굴고 있었다. *** “진짜 목줄을 채워 버릴까?” 손을 뻗어 목을 감싸 쥐는 행동에도 꿈쩍도 못 하고 굳어 버렸다. 그가 손에 조금만 힘을 줘도 톡, 부러질 것만 같아서. 눈만 떨어 대고 있었다. 목을 잡고 있던 손이 올라오더니 턱 끝을 붙잡는다. 뒷덜미를 낚아챈 그가 앞으로 힘주어 당겼다. “재이야. 집에 가야지.” 조금만 움직이면, 그의 품에 안길 수 있었다. 그러나 발에 힘을 주고 서서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나는 강헌 씨한테…. 흠집만 낼 거예요. “울어도 소용없다니까.”
송정 식품 막내딸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건 세상 사람 모두가 아는 일이었다. 워낙 몸이 약해, 학교도 다니지 못해서 검정고시를 봤고, 외출도 거의 하질 않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람들이 모르는 비밀이 한 가지 있었다. 송정 식품 막내딸, 송해봄은 사실 입양되었다. 쥐 죽은 듯이, 있어도 없는 듯이 살던, 외롭고도 삭막하기만 한 자신의 인생에. “보조개는 신이 인간을 만든 후 너무 예뻐서 다시 만진 흔적이라던데.” “…….” “그쪽은 신이 참 예뻐했나 봅니다.” 언니와 결혼할 남자, 강이한이 불쑥 들어와 버렸다. “1년만 결혼 생활을 하면 강한 전자는 내 것이 돼요.” 참 이상하지. 절대 닿지 못하는, 거리조차 짐작할 수 없는 멀고 먼 달과 같은 남자가 왜 자신과 결혼하고 싶다고 하는 걸까. “그러니까 나랑 결혼하는 거 긍정적으로 생각해 줘요.” 그는 참 올곧고 단단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랑은 더욱 안 되는 것 아닌가. 거짓말투성이인 자신과 결혼이라니. 말도 안 된다. “마지막으로 물어볼게요. 정말 나랑 결혼 안 할 겁니까?” 안 되는데, 자꾸만 욕심이 난다. 현실도 잊고 자꾸만 그와 함께 있고 싶었다. 그와 함께하는 일상이 즐거웠다. “……싶어요.” “…….” “……하고 싶어요. 강이한 씨랑 결혼.” 태어나 처음으로 원하는 것을, 입 밖으로 냈다. 설령 1년짜리 구원이라도 좋으니, 그가 주는 봄을 누리고 싶어서.
……이틀 전 임신 사실을 확인했다. 절대 아이는 낳지 않겠다고 결혼 전부터 못을 박은 그이기에 아이를 지킬 방법은 딱 하나, 이혼밖에 없었다. 누구보다 뜨겁게 안는 주제에 절대 곁은 내주지 않는다. 저벅저벅 멀어지는 발소리에 몸을 옆으로 돌려 잔뜩 웅크렸다. 그리고 배 위에 손바닥을 갖다 댔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지만, 이 안에 자신과 그의 아이가 있었다. “네. 형수님.” 그와는 어울리지 않는 다정한 목소리로 통화하는 그를 힐끔 쳐다보았다. “지금 나가니까 조금만 기다려요.” 자신에게는 단 한 번도 들려주지 않는 사근사근한 목소리가 낯설었다. 할 일을 모두 마쳤으니 필요 없다는 듯 잠깐의 눈길조차 주지 않고 냉정하게 밖으로 나가는 그를 보다가 피식 웃어 버렸다. 임신을 하면 호르몬 때문에 감정이 들쑥날쑥 한다더니, 사실인가 보다. 이깟 일에 울컥하는 걸 보니. 윤슬이 비틀거리며 일어나 욕실로 향했다. 물이 쏟아지는 샤워기 아래에 선 윤슬의 입에서 기어코 한숨이 흘러나왔다.
소윤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차도하였다. 친구의 오빠인 차도하가 너무너무 좋아서 미칠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그의 앞에서는 제대로 말도 못 하는 그런 바보였다. 다른 여자와 집 앞에 있는 걸 본 소윤이 도하에게 달려들어 입술을 물어뜯었다. 처음, 차도하가 화를 낸 날이기도 했고, 첫 뽀뽀 하던 날이기도 했다. 그 이후 소윤이 그를 작정하고 피했다. 소윤의 집이 망해 도망치던 날, 멀리서 여자와 함께 웃는 그를 보았다.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지만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그가 행복해 보이니까. 삶이 팍팍해 더는 그를 생각하지 않고 살기로 했다. 그런 줄 알았는데……. 6년 후, 소윤이 성인이 되어 그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다 컸네? 이소윤.” 자신이 떨어뜨린 물건을 주워주며 다 컸다고 이야기하는 남자, 차도하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불린 순간 소윤은 어지러웠다. 빌어먹게도 여전히 잘 생긴 남자 때문에 혼란스러웠다. 단념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그를 다시 만난 뒤 소윤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이 남자가 자신 때문에 흔들렸으면 좋겠다. 무너져버렸으면 좋겠다. 망가져 버렸으면 좋겠다. 내 것이 될 수 없다면 아무도 갖지 못하게 만들어 버리고 싶었다. 6년 전과는 다르게 집요하고, 잘 해주는 그가 의아해 밀어내보기도 하지만 그는 분명 달라져 있었다. “파트너 계약, 하자고.”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저 손이 악마의 손 일지라도 붙잡고 싶었다. 올곧은 그가, 파트너를 제의했다. “네가 가장 안전한 것 같아서.” 결국엔 1년 뒤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거라는 걸 알지만 소윤은 행복했다. 살 좀 찌라고 매일 같이 먹는 밥도, 전화를 받지 않으면 안달이 나 집까지 찾아오는 차도하 때문에 행복했다.
도망치듯 간 여행에서 원나잇 후 생긴 아이. 아버지에게 태어나 처음으로 맞서서 아이를 지켜냈다. 그러나 아이 때문에 발목이 잡혀 여기저기 선 시장에 내던져지는 리아. 모든 걸 포기하고 나간 선 자리에서 원나잇 했던 남자이자 아이 아빠와 만난다. 햇살처럼 따뜻하던 눈빛은 사라지고 역겹다는 듯 쳐다보는 남자에게 그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본문 중------ 찌를 듯한 시선이었다. 굉장히 위압적인. 리아가 마른침을 삼켰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지는 곳을 바라보았다. 입구에서 들어오는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 리아가 큰 눈을 끔뻑끔뻑 떴다. 믿을 수 없었다. 꿈을 꾸나 보다. 리아의 새까만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이곳에 있을 리 없는 남자가 두 눈에 가득 담겼다. 그토록 그리웠던, 너무나 보고 싶었던. 미치도록 사랑한, 주한결이었다. 아이의 아빠가 나타났다. 그리고 천천히 걸어 리아의 앞에 섰다. 햇살처럼 따뜻했던 눈동자에 경멸을 가득 담은 채였다.
“꽁꽁 숨기고 있으면 모를 줄 알았어?” 나른하게 머리를 옆으로 기울인다. 자신을 삼켜버릴 듯 새까만 눈동자가 반짝 빛이 난다. “내 눈엔 다 보이는데.” 무릎 아래까지 오는 치마를 만지작대는 손을 쳐내야 하는데,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다. “네 욕망, 실컷 더러워지고 싶다는 그 욕망 말이야. 다 보인다고.” 단아는 인정해야 했다. 알고 있었다. 그를 만난 처음부터 이렇게 될 거라는 것을. 그리고 자신의 억눌린 욕망이 터져버렸다는 것도.
연희의 삶은 엄마가 떠난 이후 지옥이었다. 엄마가 외도 후 집을 나갔다며 화를 내던 아버지는 그 일이 있고 이틀 만에 낯선 여자를 집에 들였다. 연희는 새어머니가 미웠다. 엄마의 자리를 꿰찬 것도 모자라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그림을 온전히 사랑하지 못하게 만들었기에. 자유를 억압받으며 그들의 장사에 이용당하고 있을 때쯤, 연희는 한 파티장에서 그 남자를 만났다. 그날 처음 만난 남자는 소문대로 야만적이었다. 말투는 무례했고, 행동은 거칠었다. “오늘도 그 새끼는 못 오는데? 아니다. 평생 못 볼 거야.” ……그러나 누구보다 자유로워 보였다. ※본 작품은 강압적 관계 및 노골적인 표현 등 자극적인 소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 시 참고 부탁드립니다.
필요에 의해 태어난 은솔의 가치는 오빠가 완치되면서 끝이 났다. 가치를 다 하자 사라지길 원하는 가족에게 지칠 대로 지친 은솔은 차라리 죽고 싶었다. 구태준을 만나 죽여달라고 했는데, 오히려 연인 계약을 제안한다. 동거를 시작한 두 사람, 아픔이 많은 남주와 여주가 만나 처음에는 가시를 내세워 찔리기도 하지만, 결국엔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 사실은 그 누구보다 사랑을 받길 원한 게 아닐까? 누군가 구원해주지 않을까? 구세주를 기다렸던 건 아닐까? 그런 은솔 앞에 나타난, 구태준. 그는 구세주일까? 아니면 모든 걸 망쳐버릴, 지옥에서 온 악마일까?
“마, 맞선 상대가 자, 잘못됐어요.” 채강헌 씨는 내가 아니라 동생 소희와 선을 봐야 하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빤히 쳐다만 보는 남자 때문에 마음이 급해졌다. “그, 그리고… 저, 저는 말도 제, 제대로 못… 하고 발도…….” 발도 절뚝인다고 얘기하려고 했다. “하자가 있다고 얘기하는 건가?” ‘하자’라는 말에 입을 꾹 닫고 고개를 숙였다. 이제 모든 걸 알았으니 남자는 경멸하는 얼굴로 나를 쳐다볼 거였다. “상관없어요. 나도 하자 많은 새끼니까.” 내리깔고 있던 눈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분명, 화를 낼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남자는 상관없다는 듯 굴고 있었다. *** “진짜 목줄을 채워 버릴까?” 손을 뻗어 목을 감싸 쥐는 행동에도 꿈쩍도 못 하고 굳어 버렸다. 그가 손에 조금만 힘을 줘도 톡, 부러질 것만 같아서. 눈만 떨어 대고 있었다. 목을 잡고 있던 손이 올라오더니 턱 끝을 붙잡는다. 뒷덜미를 낚아챈 그가 앞으로 힘주어 당겼다. “재이야. 집에 가야지.” 조금만 움직이면, 그의 품에 안길 수 있었다. 그러나 발에 힘을 주고 서서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나는 강헌 씨한테… 흠집만 낼 거예요. “울어도 소용없다니까.”
6년 전 무참히 날 버리던 그날에 나는 아직도 멈추어 있다. 다시 만난 네가 불행했으면 좋겠다. 아팠으면 좋겠다. 내가 6년 동안 한 번도 행복하지 못했던 것처럼 너도 그만큼 힘이 들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아버지의 수술비로 힘들어하는 네게 10번의 섹스를 제안했다. 그래. 그거면 충분히 된다고 생각했다. 함께 할수록 잘못되어 간다는 걸 깨달았지만, 그때까지도 몰랐다. 너와의 이별이 나를 지키기 위함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땐 이미 늦어버렸다. 너는 철저히 사라져버렸다.
※ 본 도서에는 강압적인 관계 및 더티 토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옥을 피해 도망쳤는데 더 큰 지옥에 빠진 나연은 매일이 너무 아프고 슬펐다. 어차피 날 사랑하지도 않는 주제에 죽어도 헤어지지 않을 거라며 버티는 그, 도건우 때문에 하루하루가 힘이 든다. 본문 중-------------------------- 눈을 감고 있던 그가 손을 올리더니 볼을 쓰다듬는다. “행복해?” 행복해 보였나 보다. “네. 건우 씨는요?” “죽을 때까지 나만 사랑해 준다면,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 것 같아.” “그럼 건우 씨 행복한 사람 맞네요.” 행복에 물들 듯 그 또한 행복해 보인다. “……사랑해.” “나도요. 사랑해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입술이 맞닿았다.
“부부는 같은 방에서 자는 거라며?”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그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술에 취한 그날, 자신이 했던 행동이 뒤늦게 기억났다. 그렇지만 아는 척을 할 수는 없었다. 스스로 옷과 속옷을 벗고 그의 몸 위에 올라탔다는 사실만으로 혀를 깨물고 싶은 심정인데. 연우가 뻔뻔하게 턱 끝을 치켜들었다. “…제가 그런 말을 했다는 거예요?” 끝까지 모르는 척하기로 했다. “모르는 척 연기하지 마.” 멈칫.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무언가 알고 있는 걸까? “부, 부부가 같이 자는 건 당연한 거죠.” “그래?” “네.” 지지 않으려 주먹을 움켜쥐고 당당히 굴었다. 순식간이었다. 그가 고개를 숙이는 바람에 거리가 확 가까워졌다. 바로 눈앞에 그의 얼굴이 있었다. 표정은 숨길 수 있었으나 눈의 떨림은 숨기지 못했다. 크게 일렁이는 눈동자를 보며 그의 한쪽 입꼬리가 나른하게 올라왔다. 이 와중에도 그는 잘 생겼다. 오만불손해 보이는 얼굴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어 불안이 증폭되었다. 주춤주춤 뒤로 물러나는데 어깨가 잡혔다. 연우가 숨을 멈추었다. “부부가 같이 잔다는 건 잠이야? 아니면 다른 거야?”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도망치듯 간 여행에서 생긴 아이. 아버지에게 태어나 처음으로 맞서서 아이를 지켜냈다. 그러나 아이 때문에 발목이 잡혀 여기저기 선 시장에 내던져지는 리아. 모든 걸 포기하고 나간 선 자리에서 아이 아빠와 만난다. 햇살처럼 따뜻하던 눈빛은 사라지고 역겹다는 듯 쳐다보는 남자에게 그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본문 중------ 찌를 듯한 시선이었다. 굉장히 위압적인. 리아가 마른침을 삼켰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지는 곳을 바라보았다. 입구에서 들어오는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 리아가 큰 눈을 끔뻑끔뻑 떴다. 믿을 수 없었다. 꿈을 꾸나 보다. 리아의 새까만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이곳에 있을 리 없는 남자가 두 눈에 가득 담겼다. 그토록 그리웠던, 너무나 보고 싶었던. 미치도록 사랑한, 주한결이었다. 아이의 아빠가 나타났다. 그리고 천천히 걸어 리아의 앞에 섰다. 햇살처럼 따뜻했던 눈동자에 경멸을 가득 담은 채였다.
호텔 연회장에서 일하던 해은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그도 그럴 게 두 남녀가 비상문 앞에 엉켜있었다. 뭐가 급하다고 비상구에서 키스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확인이라도 하듯 남자의 얼굴에 시선이 갔다. “...혁 씨….” 여자의 입에서 가느다란 목소리가 흘러나와서 놀란 게 아니었다. ...설마. 아닐 거야. 저도 모르게 한 계단 올랐다. !! 키스하던 남자가 눈을 떴다. 그리고는 자신을 쳐다본다.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뻔했다. 재혁. 분명 서재혁이었다. 해은의 얼굴이 창백해지고 두 눈이 미친 듯이 흔들렸다. 다른 사람도 아닌, 이혼한 전 남편을 이런 식으로 재회하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키스하는 모습을 들켰는데, 아니. 2년 만에 만난 전 부인을 보는데도 놀란 기색조차 없는 그 때문에 기가 막혔다. ....박시은이 약혼한다는 사람이 서재혁이었어? 이혼 후 바로 외국으로 떠난 그의 소식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었다. 오늘이 처음이었다. 그러니까 약혼한다는 소식이 처음으로 듣는 그의 소식이었다. *** 서재혁과 이상한 재회를 한 해은은 옥상 한가운데에 놓인 평상에 그대로 누워버렸다. 지친 하루를 달래려 맥주 캔 뚜껑을 따던 순간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런 곳에서 사람이 사는 게 가능한 거야?” 해은이 어깨를 흠칫 떨었다. 이 낯익은 목소리는....? “....어?” 두 눈 가득 남자의 모습이 차오른다. 저벅. 저벅. 초라하기 그지없는, 누추한 옥탑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뭘 그렇게 놀라. 아까도 봤으면서?" !!!! “서재혁...?” 오만한 눈동자가 놀라서 말을 잇지 못하는 자신을 천천히 훑어본다. 달라진 게 하나도 없는 그였다. “여긴 어떻게 온 거예요?” 자신을 찾아올 이유가 없었다. 이미 예전에 끝난 사이니까. “차 타고 왔는데?” 하나도 변한 게 없는 서재혁을, 이제는 약혼을 할 서재혁을 해은은 분명 밀어내려 했다. 그런데 해은은 그날 술김에 해서는 안 될 실수를 뱉어 버린다. “나랑 잘래요?” “뭐?” “나랑 자자고……. 흐읍!” 말을 끝내기도 전이었다. 목덜미를 낚아챈 그가 입술을 그대로 집어삼켰다.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3년 만이었다. 공기 중에 눈이 얽혔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눈썹 하나를 치켜뜬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최대한 떨지 않으려고 했으나 모르겠다. 지금 자신이 떨고 있는지 아닌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이 아득해져서 혀끝을 깨물어 버텼다. “왜 이렇게 늦게 열어?” 짐 보따리 맡겨놓은 사람처럼 당당하게 구는 그를 천천히 눈에 담았다. 3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그는 변한 게 없어 보였다. 아니. 더 날카로워졌다. 칼날을 품은 듯 시린 눈빛을 보니 저절로 주눅이 들었다. 그러나 아이들을 생각해야 한다.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뜬 보미가 조금 전보다 올곧은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밖에서 얘기해요.” 일단 그를 집에 들이면 안 된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래서 죽일 듯 노려 보고 있는 그를 모르는 척했다. 그의 한쪽 입꼬리가 느긋하게 올라갔다. 그것만으로 숨이 덜컥 막힌다. “내가 왜?” 역시 제멋대로인 성격은 변하지 않았다. 그의 얼굴이 삐뚤게 기울어진다 싶더니. 일부러 조금만 열었던 현관문이 말릴 새도 없이 활짝 열렸다. “밖에서…….” “싫은데?” 밖에서 얘기하자는 자신의 말을 무시한 채로 그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런 그 앞을 막아섰다. 아이들을 지키고자 저도 모르게 몸이 멋대로 움직였다. “.....” 두려움에 잠식되어 고개가 아래로 힘없이 추락한다. 죄지은 게 있으니 그의 눈을 차마 보지 못하고 바닥으로 향했다. “흡!” “눈 피하지 마.” 우악스러운 손길로 턱을 들어 올린 그가 눈을 빤히 응시한다. “감히. 나를 만날 때 다른 새끼를 만났어?” 마치 목을 조를 것처럼 목을 움켜쥐고는, 화를 숨기지 못하고 잇새로 내뱉는 그 때문에 숨을 들이켰다. 그게 무슨……. “나로는 만족이 안 됐어? 그 새끼는 얼마나 만족스러웠길래 애를 둘이나 낳았을까?” 보미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뭐야?” 머리 위로 낮은 음성이 쏟아졌다. 끔뻑끔뻑 눈을 뜬 하영이 팔에 힘을 주어 일어나려고 했다. 왜, 머리 위에서 그 남자 목소리가 들리는 건지 모르겠다. 팔에 힘이 없어 계속 꺾였다. 엎어지고 엎어질 때마다 말캉한 것이 얼굴에 닿는다. “이게 진짜.” 일어나려고 하는데 몸이 따라와 주질 않았다. 눈만 살짝 들어 올려 잔뜩 화가 난 남자를 쳐다보았다. 고요한 눈동자가 잘게 떨렸다. “말했지? 깔리는 건 취향 아니라고.” 남자가 어깨를 잡아 일으키는데, 고개를 숙인 하영이 살짝 드러난 살결에 작게 비명을 지르며 남자의 품에 안겼다. “흡!” 밀어내려는 남자의 목을 꼭 잡고 매달리자 남자의 가슴이 크게 들썩인다. 그만큼 화가 났다는 뜻 같아서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마구 저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고. 알아달라고. “입술을 아무리 비벼봐요. 내가 끌리나.” 이거, 옷 벗고 올라타는 게 취미 맞네. 치료해주러 왔을 뿐인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술이 문제였을까, 흉이라도 질까 싶어 잠시나마 품었던 연민이 문제였을까. 하영의 몸에 힘이 빠졌고 이내 눈이 스르륵 감겼다.
어릴 때 사고로 강희연으로 살고 있는 지안은, 3년째 희연의 오빠인 강단우와 은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절대 품으면 안 될 사람을 가슴 깊이 품었다. 심장에는 그로 가득 차 있지만, 그가 자신을 얼마나 미워하는지 알기에 지안은 마음을 억누르며 살아간다. 봄이면, 강희연으로서의 삶을 살기로 했던 게 끝이 난다. 그때면, 그때가 되면…. 모든 게 제자리를 찾을 것이기에 힘들어도 꾹 참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모든 게 제자리를 찾을 그 봄에, 생각지도 못한 생명이 찾아왔다. ------본문 中-------- 그가 거친 게 한두 번이 아닌데, 이번에는 달랐다. 일부러 망가뜨리기로 작정이라도 한 사람처럼. 지안은 그저 숨을 쉬지 못하고 입만 벙긋댔다. 애정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게 당연한 건데 오늘따라 서글픈 지안이었다. 사랑하는 여자에게는 이러지 않겠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생각을 하게 된다. 다정한 그의 모습은 어떨까? 평생 보지 못할 그 모습이 보고 싶어 자꾸만 상상하게 된다. 이런 자신이 경멸스러워 지안이 눈을 질끈 감았다.
어릴 때 사고로 강희연으로 살고 있는 지안은, 3년째 희연의 오빠인 강단우와 은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절대 품으면 안 될 사람을 가슴 깊이 품었다. 심장에는 그로 가득 차 있지만, 그가 자신을 얼마나 미워하는지 알기에 지안은 마음을 억누르며 살아간다. 봄이면, 강희연으로서의 삶을 살기로 했던 게 끝이 난다. 그때면, 그때가 되면.... 모든 게 제자리를 찾을 것이기에 힘들어도 꾹 참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모든 게 제자리를 찾을 그 봄에, 생각지도 못한 생명이 찾아왔다. ------본문 中-------- 그가 거친 게 한두 번이 아닌데, 이번에는 달랐다. 일부러 망가뜨리기라도 작정이라도 한 사람처럼. 지안은 그저 숨을 쉬지 못하고 입만 벙긋댔다. 애정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게 당연한 건데 오늘따라 서글픈 지안이었다. 사랑하는 여자에게는 이러지 않겠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생각을 하게 된다. 다정한 그의 모습은 어떨까? 평생 보지 못할 그 모습이 보고 싶어 자꾸만 상상하게 된다. 이런 자신이 경멸스러워 지안이 눈을 질끈 감았다.
“...아이. 못 지켜서 미안해요.” 젖은 머리카락 끝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을 눈에 담았다. 떨어지는 물이 마치 눈물 같다. 그의 입에서 긴 한숨이 흘렀다. “애야 다시 가지면 되는 거고.” “....그, 그렇죠.” 볼 안쪽 살을 세게 깨물었다. 당연히 위로는 없을 줄 알았다. 몸은 괜찮냐는 말 따위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왜……. 왜? 목울대가 뜨거워지는 거지? 그의 시선을 피해 머리카락을 귀에 꽂는데 그가 다가왔다. 순식간에 달라지는 분위기를 느끼고 그가 다가온 만큼 주춤, 뒤로 물러났다. 그의 눈썹이 치켜 올라간다. “먼저 주무세요.” 자리를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몸을 돌리는데 손목이 잡혔다. “어디 가?” “아…. 물 좀…….” 생각을 꿰뚫을 듯 진득한 시선이 얼굴 위에 달라붙었다. 예진이 눈을 내려 손목을 잡고 있는 그의 손을 쳐다보았다. “누워.” “피곤하실…….” 그의 손바닥은 뜨거운데, 목소리는 시리도록 차가워서. 그의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괜찮으니까 옷 벗고 누우라고.” “......” “하게 누우라고.” 물러날 생각이 없는 그를 느끼고 마른침을 삼켰다.
3년 만이었다. 공기 중에 눈이 얽혔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눈썹 하나를 치켜뜬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최대한 떨지 않으려고 했으나 모르겠다. 지금 자신이 떨고 있는지 아닌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이 아득해져서 혀끝을 깨물어 버텼다. “왜 이렇게 늦게 열어?” 짐 보따리 맡겨놓은 사람처럼 당당하게 구는 그를 천천히 눈에 담았다. 3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그는 변한 게 없어 보였다. 아니. 더 날카로워졌다. 칼날을 품은 듯 시린 눈빛을 보니 저절로 주눅이 들었다. 그러나 아이들을 생각해야 한다.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뜬 보미가 조금 전보다 올곧은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밖에서 얘기해요.” 일단 그를 집에 들이면 안 된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래서 죽일 듯 노려 보고 있는 그를 모르는 척했다. 그의 한쪽 입꼬리가 느긋하게 올라갔다. 그것만으로 숨이 덜컥 막힌다. “내가 왜?” 역시 제멋대로인 성격은 변하지 않았다. 그의 얼굴이 삐뚤게 기울어진다 싶더니. 일부러 조금만 열었던 현관문이 말릴 새도 없이 활짝 열렸다. “밖에서…….” “싫은데?” 밖에서 얘기하자는 자신의 말을 무시한 채로 그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런 그 앞을 막아섰다. 아이들을 지키고자 저도 모르게 몸이 멋대로 움직였다. “.....” 두려움에 잠식되어 고개가 아래로 힘없이 추락한다. 죄지은 게 있으니 그의 눈을 차마 보지 못하고 바닥으로 향했다. “흡!” “눈 피하지 마.” 우악스러운 손길로 턱을 들어 올린 그가 눈을 빤히 응시한다. “감히. 나를 만날 때 다른 새끼를 만났어?” 마치 목을 조를 것처럼 목을 움켜쥐고는, 화를 숨기지 못하고 잇새로 내뱉는 그 때문에 숨을 들이켰다. 그게 무슨……. “나로는 만족이 안 됐어? 그 새끼는 얼마나 만족스러웠길래 애를 둘이나 낳았을까?” 보미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아이. 못 지켜서 미안해요.” 젖은 머리카락 끝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을 눈에 담았다. 떨어지는 물이 마치 눈물 같다. 그의 입에서 긴 한숨이 흘렀다. “애야 다시 가지면 되는 거고.” “....그, 그렇죠.” 볼 안쪽 살을 세게 깨물었다. 당연히 위로는 없을 줄 알았다. 몸은 괜찮냐는 말 따위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왜……. 왜? 목울대가 뜨거워지는 거지? 그의 시선을 피해 머리카락을 귀에 꽂는데 그가 다가왔다. 순식간에 달라지는 분위기를 느끼고 그가 다가온 만큼 주춤, 뒤로 물러났다. 그의 눈썹이 치켜 올라간다. “먼저 주무세요.” 자리를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몸을 돌리는데 손목이 잡혔다. “어디 가?” “아…. 물 좀…….” 생각을 꿰뚫을 듯 진득한 시선이 얼굴 위에 달라붙었다. 예진이 눈을 내려 손목을 잡고 있는 그의 손을 쳐다보았다. “누워.” “피곤하실…….” 그의 손바닥은 뜨거운데, 목소리는 시리도록 차가워서. 그의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괜찮으니까 옷 벗고 누우라고.” “......” “하게 누우라고.” 물러날 생각이 없는 그를 느끼고 마른침을 삼켰다.
“……야.” “네?” 갑자기 자신을 부르는 그를 쳐다보았다. “내가 사귀어줄게. 됐지?” “……네?” “사귀어준다고. 내가, 김 원이 너를 사귀어주겠다고.” 연홍이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지금 뭐, 뭐라는 거야? “… 안 사귈 건데요?” 차분한 음성으로 단호하게 대답했다. “뭐?” 그가 벌떡 일어났다. 거절은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는 듯 어이가 없는 얼굴이었다. “씨발. 싫어? 싫어어어어? 감히 내가 사귀어준다고 하는데 싫다고?” 거의 눈이 돈 것 같으면서 단단히 충격을 받은 얼굴이랄까. “네. 그냥 섹스만 하기로 하고 만난 거잖아요. 그러니까 질척이지 마세요.” “질척? 내가 질척인다고?” 이번엔 대답을 하지 않기로 했다. 입을 꾹 닫고 있자 그가 거칠게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 마치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럼 결혼하고 싶어서 이래?” 아니… 그냥 파트너가 편하고 좋다고 얘기하는 건데 어째서 결혼으로 방향이 튀지? “아뇨. 전 평생 결혼 안 하고 혼자 살 건데요?” “하.” “그쪽이랑 저는 서로 몸이 좋아서 만나는 건데 왜 결혼을 해요….” “사귀는 것도 싫다, 결혼도 싫다. 그럼 뭐 어쩌라고?” …섹스만 하자는 말인데 왜 못 알아듣는 척을 하지? 어이가 없다는 듯 코웃음을 몇 번 친 그가 자신을 노려보았다. “그래. 집에 가라. 그게 좋겠다.”
※ 본 도서에는 강압적인 관계 및 더티 토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옥을 피해 도망쳤는데 더 큰 지옥에 빠진 나연은 매일이 너무 아프고 슬펐다. 어차피 날 사랑하지도 않는 주제에 죽어도 헤어지지 않을 거라며 버티는 그, 도건우 때문에 하루하루가 힘이 든다. 본문 중-------------------------- 눈을 감고 있던 그가 손을 올리더니 볼을 쓰다듬는다. “행복해?” 행복해 보였나 보다. “네. 건우 씨는요?” “죽을 때까지 나만 사랑해 준다면,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 것 같아.” “그럼 건우 씨 행복한 사람 맞네요.” 행복에 물들 듯 그 또한 행복해 보인다. “……사랑해.” “나도요. 사랑해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입술이 맞닿았다.
머뭇거리는 시은을 달래느라 고생 좀 했지만, 결국엔 부부가 되었다. 지훈이 흐뭇하게 웃으며 창밖으로 시선을 옮겼다. 뉴욕 야경을 좋아하진 않지만, 외국에 가 본 적 없는 시은을 위해 첫 번째로 온 신혼여행지였다. 장모님이 여기 계시기도 하고. -결혼식에 부모도 초대를 안 해? 네가 부모가 없어? 오늘 뉴욕에 있는 작은 성당에서 단둘이 결혼식을 올렸다. 어떻게 왕 회장 귀에 들어갔나 보다. “우리 결혼인데 왜 이래요? 아쉬운 대로 사진 하나 보내드릴게요.” 지훈이 테이블 위에 올려 둔 결혼식 사진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졌다. 새하얀 원피스에 작은 티아라 왕관을 하고 행복하게 웃고 있는 시은을 눈에 담았다. “아, 내 사진만. 시은인 너무 예뻐서 나만 봐야 해요.” -쯧! 한번 데리고 와라. 왕 회장이 참고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지훈은 왕 회장에게 장단을 맞출 마음이 없었다. “싫어요.” -야! 이 자식아! “시끄러워요. 시은이 자고 있어요.” 지쳐 잠들어 조금 시끄럽게 한들 일어나진 않을 거지만, 그래도 빨리 시은의 옆에 눕고 싶었다. “아, 저 1년 정도 돌아다닐 거예요. 1년 뒤부터 일할 테니까 그렇게 아세요.” 여행 한 번 못간 시은을 위해서 1년 동안 신혼여행을 다닐 계획이었다. -너, 너 한국에 들어오지 마! 대체 왜 전화를 해서. 혈압 오를 게 뻔한데, 참 답답한 양반이다. “끊을게요.” 전화를 끊고 결혼식 사진을 찍으려다가 말았다. 생각해 보니 굳이 보낼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전화를 꺼 버리고 시은이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조심히 옆으로 가 눕자 품을 파고든다. 칭얼거리는 시은을 꽉 안아 주면서 어깨에 입술을 눌렀다. “시은아, 내일은 장모님 댁에 가자.” 하도 울어서 짓무른 눈가에 입을 맞추며 속삭였다.
소윤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차도하였다. 친구의 오빠인 차도하가 너무너무 좋아서 미칠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그의 앞에서는 제대로 말도 못 하는 그런 바보였다. 다른 여자와 집 앞에 있는 걸 본 소윤이 도하에게 달려들어 입술을 물어뜯었다. 처음, 차도하가 화를 낸 날이기도 했고, 첫 뽀뽀 하던 날이기도 했다. 그 이후 소윤이 그를 작정하고 피했다. 소윤의 집이 망해 도망치던 날, 멀리서 여자와 함께 웃는 그를 보았다.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지만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그가 행복해 보이니까. 삶이 팍팍해 더는 그를 생각하지 않고 살기로 했다. 그런 줄 알았는데……. 6년 후, 소윤이 성인이 되어 그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다 컸네? 이소윤.” 자신이 떨어뜨린 물건을 주워주며 다 컸다고 이야기하는 남자, 차도하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불린 순간 소윤은 어지러웠다. 빌어먹게도 여전히 잘 생긴 남자 때문에 혼란스러웠다. 단념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그를 다시 만난 뒤 소윤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이 남자가 자신 때문에 흔들렸으면 좋겠다. 무너져버렸으면 좋겠다. 망가져 버렸으면 좋겠다. 내 것이 될 수 없다면 아무도 갖지 못하게 만들어 버리고 싶었다. 6년 전과는 다르게 집요하고, 잘 해주는 그가 의아해 밀어내보기도 하지만 그는 분명 달라져 있었다. “파트너 계약, 하자고.”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저 손이 악마의 손 일지라도 붙잡고 싶었다. 올곧은 그가, 파트너를 제의했다. “네가 가장 안전한 것 같아서.” 결국엔 1년 뒤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거라는 걸 알지만 소윤은 행복했다. 살 좀 찌라고 매일 같이 먹는 밥도, 전화를 받지 않으면 안달이 나 집까지 찾아오는 차도하 때문에 행복했다.
연희의 삶은 엄마가 떠난 이후 지옥이었다. 엄마가 외도 후 집을 나갔다며 화를 내던 아버지는 그 일이 있고 이틀 만에 낯선 여자를 집에 들였다. 연희는 새어머니가 미웠다. 엄마의 자리를 꿰찬 것도 모자라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그림을 온전히 사랑하지 못하게 만들었기에. 자유를 억압받으며 그들의 장사에 이용당하고 있을 때쯤, 연희는 한 파티장에서 그 남자를 만났다. 그날 처음 만난 남자는 소문대로 야만적이었다. 말투는 무례했고, 행동은 거칠었다. ……그러나 누구보다 자유로워 보였다. *** “으……흥. 으흣.” 그녀가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가 내릴 때마다 좆을 타고 애액이 흘렀다. 눈앞에서 출렁이는 가슴을 입에 담아 거칠게 빨았다. 젖꼭지를 잘근잘근 씹었다. 아프다는 말은 가볍게 무시했다. 한 번도 원하는 걸 못 가진 적이 없었다. 도망? 어이가 없어서. 도망을 갔다면, 망가뜨려서라도 가졌을 거다. 발목을 자르고 혀를 뽑아서 자신만 의지하게 만들면 되는 쉬운 방법이 있었다. 점점 느려지는 움직임에 목이 말라 왔다. 분신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꽉꽉 쥐어짜고 있는 내벽이 우스웠다. 이런 몸으로 감히 어딜 가겠다고. 벌을 주듯 유두를 물어뜯으며 허리를 쳐올렸다. “하앙! 하응!” 이렇게 좆질 한 번만에 자지러지면서. 고통과 쾌감 사이에서 울부짖는 그녀를 틈 없이 안고는 미친 듯이 허리를 흔들었다. 구멍 안으로 척척 박히는 성기가 그녀의 간지러운 부분을 긁으며 빠져나왔다. 숨이 넘어가는 그녀의 목덜미에 이를 박았다. 좆을 부러뜨릴 듯이 쑤셔 박으며 안을 휘저었다. “키스해.” 태양의 명령에 연희가 숨도 제대로 못 쉬면서 입술부터 찾았다. 하는 짓이 이렇게 귀여운데 놓아줄 리가. 태양이 어깨까지 떨며 한참을 웃었다.
“……야.” “네?” 갑자기 자신을 부르는 그를 쳐다보았다. “내가 사귀어줄게. 됐지?” “……네?” “사귀어준다고. 내가, 김 원이 너를 사귀어주겠다고.” 연홍이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지금 뭐, 뭐라는 거야? “… 안 사귈 건데요?” 차분한 음성으로 단호하게 대답했다. “뭐?” 그가 벌떡 일어났다. 거절은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는 듯 어이가 없는 얼굴이었다. “싫어? 싫어어어어? 감히 내가 사귀어준다고 하는데 싫다고?” 거의 눈이 돈 것 같으면서 단단히 충격을 받은 얼굴이랄까. “네. 질척이지 마세요.” “질척? 내가 질척인다고?” 이번엔 대답을 하지 않기로 했다. 입을 꾹 닫고 있자 그가 거칠게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 마치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럼 결혼하고 싶어서 이래?” 아니… 그냥 지금이 편하고 좋다고 얘기하는 건데 어째서 결혼으로 방향이 튀지? “아뇨. 전 평생 결혼 안 하고 혼자 살 건데요?” “하.” “그쪽이랑 저는 서로 몸이 좋아서 만나는 건데 왜 결혼을 해요….” “사귀는 것도 싫다, 결혼도 싫다. 그럼 뭐 어쩌라고?” …왜 못 알아듣는 척을 하지? 어이가 없다는 듯 코웃음을 몇 번 친 그가 자신을 노려보았다. “그래. 집에 가라. 그게 좋겠다.”
입양된 나라는 가족여행에 짐꾼으로 함께 가게 되고 우연히 만난 태후와 원나잇을 한 뒤 도망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 태후를 따라 일본 생활을 하던 중 임신을 하게 된 나라는 그의 어머니가 시킨 대로 헤어짐을 선택한다. 5년 뒤 다시 만난 그는 더 차가워지고 냉정해져 있다. 아이에게 냉정하기만 한 그 때문에 나라는 마음이 찢어질 듯 아프다. 뒤늦게 모든 사실을 알게 된 태후는 도망친 나라를 찾아가지만 이미 닫힌 문을 열기란 너무나 어렵다. 나라의 마음뿐만 아니라 아이의 마음까지 되돌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결국엔 행복한 가족으로 뭉치는 세 사람!
어릴 때부터 봐왔던 오빠 친구가 사실은 변태였다니! -----본문 中----- “하아…… 너는 보지 털도 예쁘다.” 그게 무슨. 눈이 불안하게 흔들렸다. 평소의 변태성과 너무나 다른 말투였다. 지금은… 지금의 변태성은… 마치… “……벼, 변태.” 그래. 변태 같았다. 천하의 변태성이 변태였다니. 말도 안 돼! 그동안 봐왔던 모습은 다 거짓말이라는 건가? “…맞아. 변태. 나 변태 맞아.” 그의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졌다. 음모를 한 가닥 한 가닥 셀 것처럼 손가락으로 건드리더니 콧김을 내뿜는다. 뭐야. 왜 저래? 잔뜩 흥분한 들소처럼 검은 음모에 코를 박고는 냄새를 맡는다. “저, 저리 가! 하지 마!” “하아. 내가 상상했던 냄새야. 하아. 정말 끝내준다.” 술에 취하면 변태가 되는 건가? 잠깐. 태성 오빠가 술을 마셨었나? 나랑 석기 오빠만 주구장창 마셨던 것 같은데? 이쯤 되니, 도망가야 하나? 싶다. 지금 태성 오빠 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아니, 오로지 내 거기만 보이는 것 같다. 이성의 끈이라도 끊어진 사람처럼 구니 미칠 노릇이었다. “오빠… 잠깐만. 갑자기 왜 이래? 응?” 미쳤어? 돌았어? 죽을래?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일단 진정시키는 게 먼저인 것 같았다. “……갑자기가 아니야. 매일 상상했어. 하…… 이 냄새, 오혜연 냄새. 그리고 오혜연 맛.” 말하는 게 꼭, 진짜 변태 새끼였다. “하아. 역시 상상했던 맛이야. 달아. 달아서 혀가 아려.”
“부부는 같은 방에서 자는 거라며?”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그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술에 취한 그날, 자신이 했던 행동이 뒤늦게 기억났다. 그렇지만 아는 척을 할 수는 없었다. 스스로 옷과 속옷을 벗고 그의 몸 위에 올라탔다는 사실만으로 혀를 깨물고 싶은 심정인데. 연우가 뻔뻔하게 턱 끝을 치켜들었다. “…제가 그런 말을 했다는 거예요?” 끝까지 모르는 척하기로 했다. “모르는 척 연기하지 마.” 멈칫.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무언가 알고 있는 걸까? “부, 부부가 같이 자는 건 당연한 거죠.” “그래?” “네.” 지지 않으려 주먹을 움켜쥐고 당당히 굴었다. 순식간이었다. 그가 고개를 숙이는 바람에 거리가 확 가까워졌다. 바로 눈앞에 그의 얼굴이 있었다. 표정은 숨길 수 있었으나 눈의 떨림은 숨기지 못했다. 크게 일렁이는 눈동자를 보며 그의 한쪽 입꼬리가 나른하게 올라왔다. 이 와중에도 그는 잘 생겼다. 오만불손해 보이는 얼굴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어 불안이 증폭되었다. 주춤주춤 뒤로 물러나는데 어깨가 잡혔다. 연우가 숨을 멈추었다. “부부가 같이 잔다는 건 잠이야? 아니면 다른 거야?”
“...아이. 못 지켜서 미안해요.” 젖은 머리카락 끝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을 눈에 담았다. 떨어지는 물이 마치 눈물 같다. 그의 입에서 긴 한숨이 흘렀다. “애야 다시 가지면 되는 거고.” “....그, 그렇죠.” 볼 안쪽 살을 세게 깨물었다. 당연히 위로는 없을 줄 알았다. 몸은 괜찮냐는 말 따위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왜……. 왜? 목울대가 뜨거워지는 거지? 그의 시선을 피해 머리카락을 귀에 꽂는데 그가 다가왔다. 순식간에 달라지는 분위기를 느끼고 그가 다가온 만큼 주춤, 뒤로 물러났다. 그의 눈썹이 치켜 올라간다. “먼저 주무세요.” 자리를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몸을 돌리는데 손목이 잡혔다. “어디 가?” “아…. 물 좀…….” 생각을 꿰뚫을 듯 진득한 시선이 얼굴 위에 달라붙었다. 예진이 눈을 내려 손목을 잡고 있는 그의 손을 쳐다보았다. “누워.” “피곤하실…….” 그의 손바닥은 뜨거운데, 목소리는 시리도록 차가워서. 그의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괜찮으니까 옷 벗고 누우라고.” “......” “하게 누우라고.” 물러날 생각이 없는 그를 느끼고 마른침을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