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가 죽었어?” 구세주가 내뱉기에는 퍽 잔악한 물음이었다. 분기로 인한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한 파멜라의 푸른 눈을 본 그가 나직이 웃으며 덧붙였다. “나도 그런데.” 기형 짐승의 습격으로 하루아침에 혼자가 된 파멜라. 남자는 죽어가던 어린 그녀를 주우며 말했다. “내가 널 주워줄게. 대신 앞으로 날 위해 뭐든 하는 거야, 어때?” 원치 않게도 그날 이후 파멜라의 삶은 그의 것이 되었다. ‘…그 삶에 마음도 포함될 줄 몰랐지만.’ 단테를 향한 열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사그라들기는커녕 거세지기만 했다. 그렇기에 파멜라는 그를 위해 무엇이든지 할 생각이었다. “당신이 말한 진실이 그런 거였어요?” 그 말에 호아킨이 메마른 웃음을 흘렸다. “일부일 뿐이지.” “…….” “내가 말했잖아. 단테 님이 널 주운 것부터가 기만이라고.” …그가 제게 보여준 모습이 적어도 거짓이 아니었다면. [본문 발췌] “파멜라, 난 널 못 밀어내. 그러려고 여러 번 시도해 봤는데, 항상 실패했어. 사실 방법조차 모른다는 게 맞고…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네가 날 밀어내야 해.” “…….” “저 문을 열 권한이 네게만 있다는 얘기야.” …악마의 속삭임 같다. 그는 계속해서 파멜라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고 있었다. 그런데 도리어 그런 점이 그녀에게 더 유혹처럼 느껴졌다. 마치, 이번 기회를 놓치면 영영 이런 일은 없을 거라는 말처럼 들려와서. 그를 더 뿌리칠 수 없었다. 아니 애초에 뿌리칠 수 있을 리가. 그럴 수 있었다면 벌써 그의 정강이를 걷어차고 세르지오에게 갔을 것이다. ‘사랑을 하면 모두 나처럼 멍청해지나?’ 파멜라는 그런 의문을 느끼며 마침내 발걸음을 옮겼다. 줄곧 쓰고 있던 가면을 벗어 눈물에 젖은 맨얼굴을 드러낸 채 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흐트러진 차림새를 한 남자의 어깨를 꾹 밀어 그를 침대 위에 보기 좋게 눕혔다. 단테는 순식간에 제 위에 올라탄 파멜라를 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그 웃음을 무시했다. 그저 그의 풀어헤쳐진 셔츠 한쪽을 멱살 잡듯 잡고, 인상을 구긴 채로 고개를 내렸다. 입술이 맞닿음과 동시에 옷을 쥐지 않은 파멜라의 다른 손이 단테의 가면 끈을 풀어 내렸다.
🌟 로판 소설 중 상위 46.48%
평균 이용자 수 289 명
* 100명이 선택하면 '명작' 칭호가 활성화 됩니다.
'명작'의 태양을 라이징 해보세요.
아카데미의 졸업과 함께 끝날 줄 알았던 악연이 수년 후 다시 이어질 줄은 몰랐다. 제멋대로 굴기 일쑤였던 오만한 귀족 도련님은 웃는 얼굴로 부당한 괴롭힘을 일삼는 악질 상관이 되어 헤더의 앞에 나타났다. “헤더 양, 오슬론 양에게 발송할 답장은 처리됐습니까?” 대필 편지. [4번가. 더 블랑제리. 얼그레이 티라미수. 홀 케이크.] 빵 심부름. “기사라는 게 그렇잖아요. 가진 힘 자랑하는 족속들이 대부분이고…. 그래서 생각이라는 걸 해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더할 나위 없는 인재예요. 그렇죠, 헤더 양?” 그녀가 곤란해 할 상황을 만드는 것까지. 그의 괴롭힘의 인과를 알 수 없는 헤더는 제 상관, 미하엘 루터가 점점 더 싫어지는데…. 어째서인지 그는 헤더의 생각만큼 그녀를 싫어하지 않는 것 같다. 설상가상으로 그에게 배달된 최음독을 모르고 나눠 마시는 사고가 일어나고. “너한테 안 좋은 일은 안 해. 맹세해.” ‘그런 것치고는 매번 그러고 있는데….’ 헤더는 미하엘이 보여주는 의외의 모습들에 당황하기도 잠시, 어느새 그의 웃는 얼굴에 시선을 빼앗기는 자신을 눈치챈다. 그건 결코 좋은 신호가 아니었다. 서서히 기억나는 그와의 과거 또한 헤더의 혼란을 부추겼다. 그녀는 결국 남자를 밀어내기로 결심한다. “헤더. 그렇게까지 내 감정을 부정하고 싶어?” …망할. 근데 이 남자, 왜 이렇게 안 밀리는 걸까? [본문 발췌] 평소 그가 손을 미끄러트리기만 해도 목을 움츠리는 곳이었다. 이윽고 혀가 닿는 것에 참지 못한 소리가 새어나왔다. “흣…!” 곧장 깨문 입술 위로 가벼운 입맞춤이 떨어졌다. 그 후 저보다 한참 작은 여자에게 몸을 구겨 안긴 남자가 미간을 찡그리며 웃었다. “아, 진짜 안 되겠다.” 네 이런 목소리도 나만 듣고 싶어. 일견 산뜻한 어조로 내뱉는 말 안에는 뚜렷한 욕심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 말을 끝으로 몸이 가볍게 들렸다. 헤더는 순식간에 높아진 시야에 반사적으로 그의 목을 감싸 안았다. 그는 코앞에 놓인 가슴에 장난스럽게 이를 세우며 말했다. 이대로 빨아주고 싶은데…. “난 저런 바보 같은 남자가 아니거든.” 연인과의 밤을 남들에게 전시하는 건,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잖아. 나만 보기에도 모자라 죽겠는데 말이야. 코를 찡긋거리며 웃는 꼴에 한숨이 흘러나왔다.
공작가의 하녀로 일하던 메이는 어느 날 찾아온 변호사로부터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유언을 통해 막대한 재산과 함께 그림 같이 아름다운 저택을 상속받게 된다. 아름다운 생김과 달리 ‘유령의 저택’이라는 소문을 가진 그곳에서 그녀는 낡은 나침반을 발견하게 되고, 이후 ‘상태 이상’에 놓이게 되는데…. 이걸 풀기 위해선 남자와 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가끔은 산책도 시켜줘야 주인 좋은 줄 알겠지.” 내내 구박만 해놓고 쫓아와 껌딱지가 되어 버린 전 주인 에이든과 “뭐, 원한다면 사제랑 한다는 배덕감을 가져도 좋아요.” 매번 적극적으로 들이대는 수상하지만 다정한 사이비 사제 요한, “고민 중이었습니다. 미숙한 의뢰인에게 어느 정도까지 도움을 줘야 하나 싶어서요.” 무뚝뚝하지만 메이에게 적극적인 ‘도움’을 주는 변호사 도미닉까지…… 상태 이상을 없애고 싶은 거였지 남자를 세 명이나 얻고 싶은 건 아니었는데…!
* 이 작품의 외전에는 수면간 등 호불호가 갈릴 만한 소재가 있습니다. 구매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귀족과 황족의 암투가 주된 스토리인 로맨스 판타지 소설 속에 빙의한 샤샤. 그 소설이 자신의 현실이 되는 순간, 장르가 변해버렸다. “이제 정말, 참기 힘들어요.” 그 말을 끝으로 술 내음이 가득한 뜨거운 입술이 정신을 못 차리고 멍하게 벌어진 입술을 제멋대로 삼켰다. ‘어, 이건 조금…….’ ……이 아니라 많이 잘못된 전개였다. 분명 전체 이용가에, 주인공들의 키스도 한 100화 언저리 쯤에야 겨우 나왔던 소설이었는데? ……여기만 장르가 너무 다른데요?
* 본 도서의 본편에는 생식기를 지칭하는 비속어 표현이 포함되어 있으며, 외전에는 수면간 및 모유플 등 호불호가 갈릴 만한 소재가 있습니다. 구매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귀족과 황족의 암투가 주된 스토리인 로맨스 판타지 소설 속에 빙의한 샤샤. 그 소설이 자신의 현실이 되는 순간, 장르가 변해버렸다. “이제 정말, 참기 힘들어요.” 그 말을 끝으로 술 내음이 가득한 뜨거운 입술이 정신을 못 차리고 멍하게 벌어진 입술을 제멋대로 삼켰다. ‘어, 이건 조금…….’ ……이 아니라 많이 잘못된 전개였다. 분명 전체 이용가에, 주인공들의 키스도 한 100화 언저리 쯤에야 겨우 나왔던 소설이었는데? ……여기만 장르가 너무 다른데요?
노아 레인. 침몰 직전의 호화 여객선을 통째로 띄우며 등장한 새로운 히어로. 데뷔만큼이나 화려한 외모로 뭇사람들의 마음을 빼앗은 남자는 돌연 특이한 행보를 걷는다. “이 자리를 빌어 시원하게 말해보시죠. ‘그녀’의 사이드킥이 된 이유가 뭡니까?” 가령, 빌런보다 더 욕을 먹는 히어로의 사이드킥을 자처하는 것으로. “그 사람이 절 구했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없었다면 전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겁니다. 그게 진짜 이유예요.” 남자의 인터뷰를 본 다니엘라는 그것이 거짓이라고 생각했다. 두 사람이 파트너가 된 것은 계약, 즉 ‘가짜’였으니까. 그런데…. “당신을 이겨본 적 한 번도 없어요. 이기고 싶었던 적도 없어.” 제멋대로라고 생각했던 사이드킥에게 그녀가 모르는 사연이 있는 모양이다. 발췌 “당신이 누군가의 과녁을 자처하든 내 알 바 아닌데, 그딴 그로테스크한 희생정신을 나한테도 적용하려 들지 말아요. 무능해진 것 같아서 기분만 더러울 뿐이니까.” 말을 마친 그는 쓰고 있던 보안경을 툭툭 두드리며 성격 나쁜 얼굴로 웃었다. “모두가 이런 행동에 동의하진 않거든.” 적어도 자신에게만큼은 이딴 사소한 것 하나까지 양보하려 들지 말라는 경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