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연에 비를 내려 주던 흑룡이 잠든 지 100년. 기우사 아경은 메말라 버린 땅을 구하기 위해 흑룡의 저택에 들이닥친다. 나는 흑룡의 신부이니 책임을 갖고 이 땅에 비를 내려 달라고. 그러나 한없이 자애로운 흑룡은 비를 내려 달라는, 내리지 않는다면 이유라도 알려 달라는 아경의 애원만큼은 철저히 외면했다. 초조해하던 아경은 얼마 남지 않은 목숨을 걸고 최후의 수를 두는데... - 구사해가 자신을 화나게 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넌 기어이 그걸 해내는구나. 그래도 덕분에 내가 나왔네. 그 답답한 호구 대신에. 그렇게 끄집어낸 또 다른 ‘흑룡’은 아경이 알던 구사해가 아니었다. - 네 의사같은 건 상관없어. 널 괴롭히는 것들을 전부 없애버리면, 너는 만족스러워질 거야. 나처럼. - 아경아, 내가 떠난 후에도 내 저택에 있을래? 여기 계속 있으면, 네 찢긴 영혼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서른보다 훨씬 더 오래 살 수 있을 거야. 영혼을 찢는 고통을 견뎌 비를 내려 왔건만, 너무나 거대한 것이 아경의 의지를 꺾으려 들었다. - 약속해요, 선배. 나는 흑룡을 찾을 거야. 꼭 보여줄게요. 이 땅에 호수와 강과 바다가 생길 정도로 비가 내리는 것을. 굳은 다짐을 꺾으려는 수많은 유혹들. 기우사 심아경은 다시 용연에 비를 내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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