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과 헤어지는 모습을 회사 동료에게 들켰다. 심지어 회장의 손자라며 입사한 신입 사원에게! 이런 개망신도 없다며 어떻게든 피하려 하지만, 무슨 꿍꿍이인지 자꾸만 다가오는 도 권. 내 인생에서 연애는 물론이고, 회사 사람과는 절대로 엮이지 않겠다며 마음을 굳건히 먹어 보지만……. “도 권 말고 권. ‘권’이라고 저장하면 될 것 같다고요.” “언제요? 저는 이번 주가 좋아요. 아니면 오늘도 괜찮고요.” “말만 잘하나? 다른 것도 잘하는데.” …이거 미친놈인가? 사내 연애만큼은 피하고 싶은 나연과 브레이크 따위 없는 권의 밀고 당기는 오피스 로맨스! * * * “과장님이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도 권은 편지를 톡 건드리며 말을 이었다. “이런 거에 신경 쓰지 않고,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제가 도움이 된다면 뭐든 하고 싶어요. 걱정되니까.” 단단한 그의 저음이, 묵직한 그의 진심이, 나연의 공간을 가득 메운다. “좋아한다는 말이에요.”
🌟 로맨스 소설 중 상위 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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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안 납니까? 우리 구면인데.” 10년 전, 더진 그룹 뺑소니 사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서원. 그리고 그 사고의 유일한 목격자, 지은수. 서원은 그런 은수를 찾아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며 자신을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제 안전, 진짜 보장할 수 있어요?” “못 지킬 약속은 안 합니다.” 고민 끝에 은수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런데……. “정말 여기서 같이 지낸다고요? 다른 형식의 안전을 고려한다든지, 뭐 그런 거 없어요?” “네, 없습니다. 여기가 제일 안전하니까.” 은수가 안전을 보장받은 장소는 다름 아닌. “어차피 길어야 3개월이에요.” 한서원의 집이었다. * “본인은 알고 있나. 이런 쪽으론 거짓말에 영 소질이 없다는 거.” 은수가 얼어 버렸다는 걸 눈치챘음에도, 서원은 고개를 틀어 더 안으로 파고들었다. “솔직하게 좋으면 좋다, 말하라 할 땐 언제고. 정작 본인은 얼굴과 다른 말을 내뱉고 있네.” 그가 입을 열 때마다 말랑한 촉감이 피부를 간질이는 동시에 뜨거운 숨결이 내려앉았다. “말해 두겠는데, 난 같은 실수는 두 번 하지 않아요.” 그렇게 말한 서원이 뭔가를 참아 내듯 턱을 세게 맞물었다 풀고는 입매를 부드럽게 말아 올렸다. “그러니까 그만둘 거면, 이번에도 은수 씨가 해야 해요.”
“한서 그룹 지분만 정리되면, 그땐 시간 낭비하지 않을 겁니다.” 백시훈의 사랑이 진심인 줄 알았다. 한서 그룹의 허울뿐인 딸, 현은아는 그렇게 남편의 마음을 믿고 있었다. 바보같이. 그러나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후에도, 뼛속까지 들어찬 감정은 한순간에 끊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결심했다. 이 비참한 현실로부터 도망치기로. 하지만 그 결심 끝에 마주한 건. “아악-!” 현관에 덕지덕지 묻은 핏자국, 그리고 남편의 실종이었다. * * * “남편분은 해리성 기억 상실증으로, 최근 기억의 일부가 없는 상태입니다.” 실종되었던 백시훈이 돌아왔다. 아내를 사랑하는 ‘척’하던 과거의 기억만을 가진 채로. 당황한 것도 잠시, 은아는 달라진 그의 태도를 이용하기로 했다. 그가 자신을 이용했던 것처럼. “사실 우리, 이혼하기로 했어요. 당신이 먼저 제안했고요.” “그걸 은아 너도 동의했다고?” “네, 어차피 우린 쇼윈도 부부였거든요. 그러니까…….” “어쩌지, 은아야.” 입술이 닿을 듯 말 듯 한 거리에서, 그의 잔잔한 음성이 위험할 만큼 낮게 파고들었다. “나는 그렇게 쉽게 못 헤어지겠는데.” #무자각미친놈 #애증 #약혐관
“뭐부터 해 볼까, 우리.” 도망가도 된다고 말하는 가민을 향해 아정은 짐짓 여유로운 척 웃어 보였다. 피할 수 없다면 몸이 적응하는 게 나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그런 아정을 내려보는 가민의 눈동자가 서늘했다. 숨을 삼키기 힘들 정도로 두 사람을 감싼 공기가 팽팽해졌다. “그래, 그럼.” 잠깐의 침묵을 깬 가민이 제 멱살을 쥐고 있던 아정의 손을 쭉 당겨 자신의 목덜미를 잡게 했다. 도망가라고 한 건, 나는 멈출 자신이 없으니 네가 이쯤에서 그만두라는 경고와도 같은 말이었다. 권아정은 그걸 무시했고. “눈 감아.” 속삭이는 듯한 저음과 함께 가민이 몸을 기울였다. *** 서로가 원하는 조건을 내걸고 시작한 6개월간의 계약 연애. 16년 지기인 만큼 조금만 지나면 깔끔하게 마무리될 거라 예상했는데. 각자 맡은 역할에 너무 몰입했던 걸까. 아정은 가민의 행동이 점점 헷갈리기 시작했다. 과연 이 계약 관계는 우리에게 해가 될까, 득이 될까.
“뭐부터 해 볼까, 우리.” 도망가도 된다고 말하는 가민을 향해 아정은 짐짓 여유로운 척 웃어 보였다. 피할 수 없다면 몸이 적응하는 게 나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그런 아정을 내려보는 가민의 눈동자가 서늘했다. 숨을 삼키기 힘들 정도로 두 사람을 감싼 공기가 팽팽해졌다. “그래, 그럼.” 잠깐의 침묵을 깬 가민이 제 멱살을 쥐고 있던 아정의 손을 쭉 당겨 자신의 목덜미를 잡게 했다. 도망가라고 한 건, 나는 멈출 자신이 없으니 네가 이쯤에서 그만두라는 경고와도 같은 말이었다. 권아정은 그걸 무시했고. “눈 감아.” 속삭이는 듯한 저음과 함께 가민이 몸을 기울였다. *** 서로가 원하는 조건을 내걸고 시작한 6개월간의 계약 연애. 16년 지기인 만큼 조금만 지나면 깔끔하게 마무리될 거라 예상했는데. 각자 맡은 역할에 너무 몰입했던 걸까. 아정은 가민의 행동이 점점 헷갈리기 시작했다. 과연 이 계약 관계는 우리에게 해가 될까, 득이 될까.
“기억 안 납니까? 우리 구면인데.” 10년 전, 더진 그룹 뺑소니 사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서원. 그리고 그 사고의 유일한 목격자, 지은수. 서원은 그런 은수를 찾아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며 자신을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제 안전, 진짜 보장할 수 있어요?” “못 지킬 약속은 안 합니다.” 고민 끝에 은수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런데……. “정말 여기서 같이 지낸다고요? 다른 형식의 안전을 고려한다든지, 뭐 그런 거 없어요?” “네, 없습니다. 여기가 제일 안전하니까.” 은수가 안전을 보장받은 장소는 다름 아닌. “어차피 길어야 3개월이에요.” 한서원의 집이었다. * “본인은 알고 있나. 이런 쪽으론 거짓말에 영 소질이 없다는 거.” 은수가 얼어 버렸다는 걸 눈치챘음에도, 서원은 고개를 틀어 더 안으로 파고들었다. “솔직하게 좋으면 좋다, 말하라 할 땐 언제고. 정작 본인은 얼굴과 다른 말을 내뱉고 있네.” 그가 입을 열 때마다 말랑한 촉감이 피부를 간질이는 동시에 뜨거운 숨결이 내려앉았다. “말해 두겠는데, 난 같은 실수는 두 번 하지 않아요.” 그렇게 말한 서원이 뭔가를 참아 내듯 턱을 세게 맞물었다 풀고는 입매를 부드럽게 말아 올렸다. “그러니까 그만둘 거면, 이번에도 은수 씨가 해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