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은 무덤까지 간다
작가서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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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규원입니다. 번호 바뀌었습니다. 내 번호 이필우한테는 알려 주지 마. 우리 싸움.] 이필우와 헤어졌다. 서규원은 이제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벌써 일곱 번째 이별이었다. -대체 왜 헤어진 건데? “……사랑해서.” -하……. 또 지랄 시작……. 반복되는 이별과 재회의 모든 이유는 모순되게도 ‘사랑’. 언젠가부터 헤어져도 헤어진 게 아닌 상태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규원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번에야말로 진짜, 이필우와 끝일 거라고. [너 뭐야?? 왜 여기 앉아 있어???] [뭐 내가 못 올 데라도 왔냐?] …이필우를 강의실에서 마주치기 전까진 정말 그럴 줄 알았다. * “나.” 손으로 제 얼굴을 크게 쓸어내린 이필우가 뭔가를 결심한 듯 말을 꺼냈다. “나 너랑 헤어지고 다른 사람 만난 적 없어. 다른 사람 만날 생각도 없고. 왜냐면 난….” 이필우의 얼굴은 엄청난 고백을 꺼내 놓은 사람치고 덤덤했다. “난 아직도 네가 좋고, 너 아니면 안 돼.” 말에는 막힘이 없었다. 마치 이 말을 오래전부터 할 생각이었다는 듯. “넌 나한테 매번 헤어지자고 했고, 그때마다 내가 붙잡았지.” “…….” “그런데 이번에는 내가 먼저 안 잡을 거야.” 서규원은 떨리는 손끝을 말아 주먹을 쥐었다. 다시 붙잡지 않겠다는 말에 바보처럼 심장이 철렁했다. 이필우의 눈은 시시각각 변하는 서규원의 얼굴을 조용히 좇았다. “서규원, 너도 내가 좋고, 나 아니면 안 될 것 같을 때. 그때 네가 나한테 넘어와.” “…….” “대신 이번에 나한테 오면, 두 번 다시는 너 못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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