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이혼
작가이윤정(탠저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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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조건으로 내건 안전 이혼. 그게 상대를 위한 배려라고 생각했다. “난 아내 역할을 원했지, 아내가 되라고 한 적 없습니다.” 의도적 무관심에도 넘치게 노력하는 여자가 되레 그답지 않은 충동을 불러일으켰다. “저 놀릴 때만 잘 웃는 거 알아요?” “왜 모르겠습니까? 유일하게 웃는 순간인데.” 어느새 냉정한 의무가 다정한 온기로 바뀌던 순간, 둘은 지독한 운명 앞에 놓이고 마는데…. “이제 헷갈리지 않아요?” “그래요. 헷갈리지 않습니다.” “…….” “선명해서 미칠 뿐이지.” 끝을 말하고 시작해, 다시 끝에서 되돌리는 우리의 불완전한 사랑 이야기. 본문 중 “아직도 유효합니까?” “뭘요?” “결혼.” 거슬리는 감정들은 아예 싹을 잘라 버리는 게 명쾌했다. 무시하지 못한다면 그의 영역 안에 넣고 직접 다루는 것도 해결 방법이었다. 사실 여자와의 장난스러운 관계가 싫지 않았다. 이 여자와 있으면 편했다. 늘 목이 조이는 넥타이를 매고 사는 삶에 이런 기분 전환은 오랜만이었다. 그러니 잠시나마 곁에 두고 싶었다. 뜨겁지 않은 사람. 그래, 그 말이 정확할 것이다. “합시다, 결혼.” 일러스트: 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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