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블썸(Troublesome)
작가정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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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나연은 예고없이 낭패스러운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사람 몇 명 보냈으니 군말 없이 따라 나오렴.” 강제로 그녀를 맞선 자리에 데리고 가려는 시커먼 정장 차림의 괴한들, 아니 비서진들이 들이닥치고…. 진퇴양난에 빠진 나연의 머릿속에 떠오른 유일한 돌파구는 윗집에 사는 ‘남자 사람 친구’ 서우겸뿐이었다. 그런데 말이 좋아 ‘남사친’이지, 사실 그는 나연에게 원수나 다름없는 인간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싫어하는 티라도 내지 말걸.’ 당장 급한데 원수고 뭐고, 나연은 무작정 벨부터 눌렀다. “권나연? 네가 무슨 일….” “잠깐 안에 들어가서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잠시만, 일단 안에서….” 후다닥 안으로 들어온 나연이 뒤늦게 불길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말꼬리를 흐렸다. 무언가 바닥으로 툭 떨어지는 소리가 뻘하게 공기를 갈랐다. 어색한 사이의 이웃과 예정에도 없는 환담을 나누기에는 최악의 타이밍이 아니던가. 특히 상대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일 때는 더더욱이. ‘세상에…. 저게 왜 하필 저렇게 서 있어…?’ 우겸은 보기 드물게 놀란 표정이었다. 좀처럼 동요하는 법 없는 싸늘하고 냉랭한 무표정에선 쩌저적 균열이 가는 소리가 들렸다. 일러스트: 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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