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몸 파는 남자 아니에요.” 기가 막힌 타이밍에 던져진 폭탄. 꽤 나이스한 발언이었다. 나를 배신한 전남친과 나란히 듣기에. “네 몸값 아니야.” 나는 싱긋 웃었다. “서로가 좋았는데 왜 화대를 주겠어. 나도 남자 사는 취미 같은 거 없어.” 남자의 뺨에 키스하며 속살거렸다. “…여러모로 고마워.” 손까지 살랑살랑 흔들며 태연자약하게 떠나왔다. 다시는 볼 일 없다고 여겼던 남자. 잠시 복수와 위로가 되어주었던 남자. 그 불장난의 상대는 이튿날 나의 회사에 나타났다. “안녕하세요.” 그것도 말끔한 얼굴로. 내 속에서 적색 경고등이 켜졌다. “쉬-. 흥분하지 말아요. 우리 사이 들키겠어.” 눈앞이 표백되고, 심장이 맥박친다. 으름장을 놓자, 그가 이번엔 내게 폭탄을 던졌다. “책임져요.” 권지후가 웃는다. “내 처음을 가진 거.” 일견 뻔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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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가졌다고.” 지완이 던지듯 싸늘한 음성으로 물어왔다. 일순 심장이 철렁했지만, 혜련은 독해져야 한다고 되뇌며 입을 열었다. “넌 그냥 지금처럼 살아. 나 같은 건 상종하지 말고.” 지완의 발목을 붙잡고 싶지 않았다. 아이 또한 탄생과 동시에 짐짝이 되게 할 순 없었다. 그건 그녀로 족했다. 끔찍한 대물림은 사양하고만 싶었다. “뱉는다고 다 말인 줄 아나.” 지완이 혜련을 쳐다보며 사납게 일갈했다. “책임질게. 대신,” “…….” “쥐 죽은 듯이 살아. 평생 내 옆에서—” 그의 새카만 눈동자 안으로 증오의 불꽃이 탁, 하고 피어올랐다. “불행하게.”
“하으…! 주, 준아, 남자는 한 번 하면 끝이라고 했잖아….” “그건 다른 새끼들 얘기지. 왜? 경험하고 싶어?” 그렇게 되물으며 서준이 더 세게 손가락을 박아댔다. 그의 성기를 잡은 하나의 손에 힘이 꽉 들어갔다. 두 사람은 동시에 짙은 신음을 내뱉었다. 하지만 노련함으론 하나가 서준을 절대 당해낼 수 없었다. 박혀 있는 손가락을 둥글게 돌리듯 처박자 서준의 성기를 잡은 하나의 손에서 점점 힘이 풀려갔다. 반대로 입술에서 흩어져 나오는 신음은 높아만 간다. “하앗, 읏, 으, 아, 아.” “내 품에 안겨서 이런 야한 소리를 뱉고 있으면서, 응?” “하앙, 아, 아, 으응.”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지만 잘못했다고 말하고 싶어졌다. 신음에 가로막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지만 말이다. ---------------------------------------- 스킨십을 못 한다는 이유로, 하나의 27년 연애사는 그야말로 참담했다. 이제는 여자로 거듭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들었을 때, 여자의 씨가 마르지 않는 소꿉친구 서준이 눈에 들어왔다. “남자를 알고 싶어. 여자가…, 되고 싶다고 해야 하나.” 더듬더듬, 그러나 제가 원하는 바를 끝끝내 요구한다. 네가 가르쳐주면 안 돼? . . 입 좀 더 벌려 봐. 시작은 키스부터, 이토록 잘 흘리는데 불감증이라고. 오랫동안 앓았던 고민도 단번에 해결해주는 듯하더니, 숙제를 하나 내주었다. 자위해 봐. 그런데 숙제 현장을 들켜버렸고, 도와줄까. 거대한 성기를 꺼내 외설적인 장면을 보여주며 생에 첫 자위를 부추겼다. 이게 남자의 자지야. 처음 봤지? 온몸이 뜨거워지고, “흔들어도 돼. 비벼도 되고. 맛이 궁금하면 빨아도 돼.” 막을 수 없는 신음이 새어 나왔다. “뜨겁다, 너. 색도 예뻐.” 결국 하나의 입에서, 여태 해 본 적 없는 낯선 애원이 툭 하고 튀어나왔다. “제발, 나 좀…, 흐으응, 어떻게 해줘!” . . 불량한 소꿉친구의 섹스 수업, 우리 이대로 괜찮은 걸까…?
열아홉의 그는 “뭘 안다고 끼어들어.” 까칠했고, 스물의 그는 “주목받는 거 싫어하잖아.” 섬세했으며, 스물 하나의 그는 “난 앞만 보고 달릴 거야.” 그녀를 실컷 울게 했다. 그리고 지금. “너 나 사랑해. 그것도 많이.” “……뭐?” “너한테 내가 어떤 존재인지 몰라도, 적어도 나한테 너는 그리 복잡한 존재가 아니야.” 그러면서 이 관계를 정의하기를. “너는.” 가족이자, 연인이자, 친구이자, 동생이라고. 많은 걸 내포한 유일한 사람이라고. 그래서 그도 그녀를 사랑한다고 했다. 단순히 오빠 친구가 아니라는 말이었다.
제1조 배우자의 외도 허용. 1) 권리인의 외도는 너그러이 용인한다. . . 목적이 분명한 도희에게 '결혼'은 수단이자, 마지막 지푸라기였다. 따라서 불평등이 만연한 계약서에 흔쾌히 도장을 찍었다. 식장에서 처음 보게 될 남편이 사이코패스나 폭군이라도 상관없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그녀 역시 빈손으로 오지 않았다. 하나 백재호는 상상을 뛰어넘는 인물이었다. 남자의 손아귀에서 놀아난 건 바로 저였음을 자각한 무렵. “……이혼이라도 하실 건가요.” "협상은." 감히 간을 보냐는 듯, 남자가 차갑게 되받아쳤다. “가진 패를 다 보여줄 수 있을 때나 하는 겁니다.” 숨통을 조여오는 조언이었다.
“……김 비서는 다 좋은데 쉬운 게 가장 마음에 들어.” 저열한 발언을 빙글 웃으며 하던 남자였다. 그런 이도경을 지원은 애석하게도 사랑했다. “그런 얘기가 있어요. 두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이 편하면 나머지 한 사람이 불편을 감수한 거라고요.” “그걸 네가 했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사랑했으니까요.” “그럼 계속해, 사랑!” 그가 짜증 섞인 음성으로 버럭 했다. 마치 그깟 짝사랑 좀 한 거로 유세떨지 말라는 듯이. 차라리 고마웠다. 마지막 정까지 떨어지게 해 줘서. 티끌의 미련도 남지 않게 해 줘서.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공손하게 끝을 말하는 그녀를 그가 매서운 눈으로 노려보았다. “간다면 누가 붙잡을 줄 알아요?” 이도경은 이도경이었다. 몹쓸 남자. 영원히 변하지 않을 쓰레기. . . 너무 늦어버린 당신의 후회, 「늦은 후회」
등을 떠미는 불행에 졸도할 것 같았던, 그때. 한 남자가 나타났다. “팔 거면 나한테 팔아요. 비싸게 쳐 줄 테니까.” 번듯한 외모만 봤을 땐 사기꾼인지, 깡패인지 도통 분간이 어려운 상대였다. 그저 조용히 돈 놈이라 생각했다. 자연히 경계심이 커졌고, 부단히 거리를 두었다. 반복되는 거절과 거절과 거절. 하지만……. “다른 놈이랑 한 적 있어?” 결국 그와 잠자리를 갖게 되었고, “말해 봐.” 제 턱을 부술 듯 잡는 남자를 노려보며 짓씹듯 뱉었다. “…미친 새끼.” “칭찬 고맙고.” 첫 만남부터 정상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때 눈치챘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황건호의 계획이었음을. * #계략남 #소유욕/독점 #집착남
“이재인 씨랑 하는 게 욕 나올 정도로 좋았습니다.” 그녀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게 납득이 안 돼서. 납득이 되거나, 아니면 질릴 때까지 가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비서에게 보고받던 재인의 일상은 흠잡을 데 없이 평이했다. 바쁘고, 열심이고. 바꿔말하면 지루해 보이는. 그러니 나랑 놀아, 따분하게 사는 거 그만하고. “연애가 필요하다면 그런 것도 해도 좋고.” 채근하듯 말하자, 재인이 아니요, 라고 입술을 뗐다. “그냥 잠만 자요.” 정도가 속으로 웃었다. 그러니까 잠은 자겠다고. “그럽시다.”
“아이를 가졌다고.” 지완이 던지듯 싸늘한 음성으로 물어왔다. 일순 심장이 철렁했지만, 혜련은 독해져야 한다고 되뇌며 입을 열었다. “넌 그냥 지금처럼 살아. 나 같은 건 상종하지 말고.” 지완의 발목을 붙잡고 싶지 않았다. 아이 또한 탄생과 동시에 짐짝이 되게 할 순 없었다. 그건 그녀로 족했다. 끔찍한 대물림은 사양하고만 싶었다. “뱉는다고 다 말인 줄 아나.” 지완이 혜련을 쳐다보며 사납게 일갈했다. “책임질게. 대신,” “…….” “쥐 죽은 듯이 살아. 평생 내 옆에서—” 그의 새카만 눈동자 안으로 증오의 불꽃이 탁, 하고 피어올랐다. “불행하게.”
“이재인 씨랑 하는 게 욕 나올 정도로 좋았습니다.” 그녀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게 납득이 안 돼서. 납득이 되거나, 아니면 질릴 때까지 가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비서에게 보고받던 재인의 일상은 흠잡을 데 없이 평이했다. 바쁘고, 열심이고. 바꿔말하면 지루해 보이는. 그러니 나랑 놀아, 따분하게 사는 거 그만하고. “연애가 필요하다면 그런 것도 해도 좋고.” 채근하듯 말하자, 재인이 아니요, 라고 입술을 뗐다. “그냥 잠만 자요.” 정도가 속으로 웃었다. 그러니까 잠은 자겠다고. “그럽시다.” (15세 개정판)
“사랑은 모르겠고, 너랑 하면서 살고 싶어.” 사랑은 모르겠다라. 매정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이 남자에게 왜 내 마음은 이토록 흔들리는 걸까. 하영의 붉어진 눈가를 엄지로 쓰다듬으며, 그가 물었다. “싫어?” 절대로 싫다는 대답을 할 수 없다는 걸 그는 알까. “제가… 아내라서, 그래서 저와 잠자리를 갖겠다는 뜻인가요?” 질문의 저의를 파악하려는 듯, 은일은 하영을 깊게, 그저 깊게만 바라보았다. 그러다 말문을 열었다. “네 몸이 좋다는 뜻이야.” 모든 명분을 상쇄시키는 직설적인 고백이었다.
“눈, 감아요.” 공포로 얼어붙은 다정의 두 눈을 커다란 손이 덮었다. 성후가 말했다. “여기 이 감각에만, 집중합니다.” 그는 단숨에 그녀의 입술을 삼켰다. 신체 중 입술은 가장 작은 부위의 접촉이었다. 그런데 요망하게도 시야가 어둠에 지배당하자, 그의 말처럼 온 감각이 입술에 집중되었다. 갑작스러운 키스는 허락 따위 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야만적인 성격을 띠고 있었다. 그 지랄 맞았던 VVIP 환자 마성후라는 사실조차 망각될 만큼 키스는 단숨에 다정을 굴복시켰다. 그럼에도 신비한 건, 전혀 굴욕적이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결론적으로 그가 옳았다. 시야를 가린 것도. 키스를 한 것도. 그리고 얼마 후. 그가 물었다. “며칠간 내 생각했죠?” “아니요!” 강한 긍정을 드러내듯, 강한 부정을 뱉어버렸다. 뱉고 나서 아차 쉽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성후의 얼굴에 묘한 미소가 번진다. “난, 했는데. 온다정 씨 생각.” 왜 이렇게 훅 들어오는 걸까. “그래서 그쪽도 내 생각했을 것 같더라고. 정확히…” 그가 말할 때마다 눈앞에 보이는 도톰한 목젖이 꿈틀거렸다. 이게 뭐라고, 무진장 야하다! …꿀꺽. “내 입술, 그리고 혀.” [간호사 경력 8년 차. 인생 최대 적수를 만났다! 기 센 남녀의 한판 승부! 과연 그 승자는?!] ※본문에 등장하는 기관, 사건, 바이러스 등은 작가의 순수 창작이며 의학적 지식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10년을 만난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와 뒹구는 장면을 목격한 도영. 충동적으로 다른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데……. “원래 긴장을 안 하는 체질인가 봐?” “남자 다 똑같은데 긴장 할 필요 있겠어?” 분명 가볍게 잡은 손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쪽이랑 자고 싶었어요.” 계속, 이라는 목소리가 낮게 떨어졌다. 도영이 눈을 들어 지후를 바라보았다. 이상하게 낯설지만은 않다. 의문도 잠시. 처음이라던 그를 귀엽게 여겼건만, 그 밤을 끌려다닌 건 오히려 도영이었다. 예상 밖 전개였으나 중요치 않았다. 어차피 다시는 볼 일 없는 남자였으니까. 그러나. 그 불장난의 상대는 이튿날 도영의 회사로 나타났다. “안녕하세요.” 그것도 말끔한 얼굴로. 그녀의 속에서 적색 경고등이 켜졌다. “쉬-. 흥분하지 말아요. 우리 사이 들키겠어.” 눈앞이 표백되고, 심장이 맥박친다. 으름장을 놓자, 그가 이번엔 내게 폭탄을 던졌다. “책임져요.” 권지후가 웃는다. “내 처음을 가진 거.” 일견 뻔뻔하게.
스킨십을 못 한다는 이유로, 하나의 27년 연애사는 그야말로 참담했다. 이제는 여자로 거듭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들었을 때, 여자의 씨가 마르지 않는 소꿉친구 서준이 눈에 들어왔다. “남자를 알고 싶어. 여자가…, 되고 싶다고 해야 하나.” 더듬더듬, 그러나 제가 원하는 바를 끝끝내 요구한다. ""네가 가르쳐주면 안 돼?"" 불량한 소꿉친구의 수업, 우리 이대로 괜찮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