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단독 선공개] 대학 때 사랑했던 여자를 다시 만났다. 그것도 부하직원으로. 그 때는 놓쳤지만 이제 다시는 놓치고 싶지 않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부사장님. 오늘은 문 대리님이 자재공급팀의 이승훈 대리님과 두 번째 만남을 가졌습니다. 퇴근 후에 코엑스에서 퓨전 음식을 드시고 카페에서 카푸치노를 마시면서 한 시간 정도 이야기하고 헤어졌습니다. 보고를 받으며 잠시 생각하던 그는 눈썹을 구기다 잠시 눈을 감았다. 작게 한숨을 내뱉은 그가 단정하고 묵직한 목소리를 냈다. “음. 두바이 자재 조달에 문제가 있다고 들었던 거 같은데 그쪽으로 발령 내세요. 다시 문 대리 앞에 나타나지 않도록.” *** “도대체 이게 몇 번째니? 어떻게 사귀는 남자마다 두 번 만 만나면 엉뚱한 데로 발령이 나는 거야? 응? 이래서 모처럼 마음먹고 연애한다던 계획이 이뤄지기는 하겠느냐고.” 마음먹고 연애 좀 할까 하니 만나는 남자마다 해외 발령에 지방 발령. 아무도 모르는 원격 조정이 그녀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다!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 로맨스 소설 중 상위 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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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 작가의 사극 로맨스 3부작! 고려 개경 최고의 한량 진형원과 그의 벗 중환이 첫눈에 반한 아름다운 여인. 그런데…… 모두 그녀의 정체를 아무도 모른다?! 정체를 숨긴 수상한 여인! 수상해서 더 끌리는 이 마음! 고려시대 어여쁜 현아를 둘러싼 형원과 중환의 삼각 러브스토리. 사랑의 아픔을 잊고자 떠난 중원에서 운명처럼 만난 여인, 백운영. “뭐? 고려에 갈 때까지 계약혼례를 하자고? 당돌한 계집이군.” “돈으로 살게요. 단, 내 몸에 손대지 않는 조건이요!” 중원에서 고려로 넘어가는 여행길에서 펼쳐지는 파란만장 무협 로맨스! 고려 말. 원의 세력의 득실대는 조정. 질 좋은 청자와 도공들을 잡아가는 원의 황실. 이런 어지러운 시기 현하공주의 어린 동생인 정현대군이 어느덧 고려의 왕으로 명을 받고 원에서 돌아오는 길, 목숨을 위협받게 되는데…. “누가 시킨 것이냐? 대체 고려의 왕을 죽이려는 자가 누구냔 말이다!” 정현대군을 지키는 무사 권희령, 어릴적 기억을 잃은 채원의 세대를 뛰어넘는 로맨스가 지금! 찾아온다. ** 1부~3부의 주인공들은 각각 다르나, 이야기는 서사적으로 이어져 각 부 별로 감상하셔도 내용 이해에 어려움이 없습니다.
저녁 8시에서 아침 8시까지. 감정 수당 지급. “대리운전?” 2월 말, 겨울의 끝자락에 다인은 남자를 다시 만났다. 자신의 첫사랑이자 오랜 연인이었던 남자, 강서준을. “박다인 오랜만이네.” 굳게 다물고 있을 때면 말 붙이기도 어렵게 싸늘한 얼굴. 심사가 불편할 때면 올라가는 오른쪽 눈썹까지. 하나도 변하지 않았지만 조금 더 남자다워지기는 했다. 나를 보는 네 눈. 너를 보며 두근거렸던 나. 그러나 그런 착각도 잠시였다. “대리운전 하러 왔으면 운전을 해야지. 여기 차 키.” 대리운전 기사와 손님의 만남. 우연은 그대로 끝인 줄 알았다. “결혼할래?” 불쑥 나타나 결혼 제안을 하는 강서준만 아니었다면. “뭐? 뭘 해?” “석 달 열흘짜리 계약이야. 결혼하자. 100일 지나면 이혼하고.” 무슨 신제품 계약이라도 하자고 하는 것처럼 무미건조한 비즈니스 태도였다. “넌 돈 필요하고 난 석 달 열흘 아내 노릇 할 여자가 필요한데. 생판 남보다는 낫잖아. 우리 궁합도 잘 맞았고.” 돈. 우리 사이에 오가기에는 너무도 메마른 단어. 그런데도 그 돈에 반응하게 되는 상황이 지독하게 무겁다. 돈, 그리고 강서준. 결국 돈과 미련. 못 할 게 뭐 있어? 자존심은 좀 상하지만. 아니지, 내가 왜 자존심이 상해? 찬 건 내가 찼는데. “이거야, 내 요구 조건. 이행 시간은 저녁 8시부터 아침 8시까지. 주말에는 초과 수당 지급. 그리고 상처받으면 돈으로 보상한다.” 저녁 8시에서 아침 8시까지. 감정 수당 지급.
남궁현은 지금 이것저것 가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결벽증으로 12년을 살아오면서 다른 사람과 공존하지 못하고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 혼자 살아왔다. 그런 그에게 만져도 괜찮은 유일한 사람이 나타났다. 그녀는 그에게 유일하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었다. 그녀를 가까이 하면서 온몸의 세포가 춤추듯 살아나는 것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저 신기하고 좋아서 미처 그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타인을 배려하고 부대끼며 살아보지 못해서 놓쳐버린 그녀. 그에게는 함께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2년 뒤 그녀를 다시 만났다. 안 좋은 기억을 이력으로 달고 있는 그를 보는 그녀의 눈길이 싸늘했다. “내가 당신 치료제라고 했나요? 나 없으면 안 된다고 했나요? 그래서 내가 이렇게 힘든데도 당신 품에 끼고 그렇게 약처럼 사용할 건가요? 그럴 거예요?”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쇼 윈도우조차 되지 못했던 전 남편과의 하룻밤! 그날로 모든 관계가 뒤바뀌었다. 전남편이어서 더 안전할 거라고 생각한 하룻밤이었다. “두려워하지 말아요. 원나잇을 한다고 해도 우리처럼 안전한 상대는 없을 거니까.”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의 말이 맞았다. 서로에 대해서 이렇게 안전한 관계는 없을 거다. 그런데 그것과 상관없이 함께 하는 순간 가슴이 무섭게 뛰었다. 만일 3년 전 결혼 기간 중 어느 날에 이렇게 함께 있자고 했으면 그는 과연 함께했을까? 물론 그럴 여지조차 없이 결혼 내내 눈앞에 보이지도 않았던 그였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어떠한 이의제기도 하지 않고 7개월을 조용히 있다가 이혼에 합의한 것도 자신이었다. 지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 채 그대로 서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마음조차 누르고 있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나 지금 괜히 허세를 부리고 있나? 분명 허세를 부리고 있었다. 무섭게 뛰는 가슴을 아닌 척 아무렇지도 않은 척 덤덤한 얼굴로 그를 보고 있었지만 속은 몹시도 시끄러웠다. “크게 의미 둘 거 없어요. 그러니 그렇게 부담 가질 것도 없다고 봐요.” 어차피 하룻밤일 뿐이니까. 그는 말하지 않았지만 지희는 그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상대가 한 번도 같이 밤을 보내지 않은 전남편이라는 게 우습지만.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너무 놀라서 말도 나오지 않았다. 청조는 잠에서 깨자마자 제 옆에 있는 이 덩치 큰 남자가 누구인지, 뭐 하는 사람인지, 어쩌다 제 침대 옆에서 이렇게 자고 있는 건지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생각에 입도 벌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그를 깨우고 싶지 않아서 입을 꾹 다문 채 일어나려 했으나 그의 팔이 제 몸에 붙어있다. 그것도 길쭉한 팔이 그녀의 몸을 가로지르고 그 끝에 달린 손은 그녀의 속옷 속에 들어가 있다. 낑낑거리며 간신히 팔을 꺼내놓고 소리 나지 않게 입을 틀어막고는 간신히 방을 빠져나와 건넛방으로 갔다. 혹시 처녀막이라도 터진 거 아니야?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다면 처음이니 피가 났을 거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팬티를 내리고 살펴보고 있을 때였다. “뭐 하고 있는데? 도움이 필요해? 도와줄까?” “으악!”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은 남자가 웃음기도 없이 다가오며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밤마다 미친 건 나 혼자였니? [퇴근 후에 집으로 와.] [네.] 처음부터 둘은 그런 관계였다. 그냥 몸만 섞으며 서로의 생활에 대해 묻지도, 알려고도 하지 않기로 한 그런 관계. 오죽하면 서로 전화번호조차 교환하지 않고 2년을 보냈을까? 서로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은 2년이나 지난 후였다. 도연이 미래 아웃렛의 계약 직원으로 근무를 시작한 첫날 매장을 도는 한승후 이사와 마주했다. 그 후로 2년간 밤에만 보던 남자가 이제 낮에도 보자고 한다. *** “나, 결혼해.” 미래 유통의 후계자가 걸맞은 여자랑 결혼하는 건 불 보듯 훤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 걸맞은 여자에 저는 들어갈 수 없다는 것도 안다. “안 궁금해요. 굳이 무슨 말을 듣고 싶다면… 축하해요.” 도연은 눈썹 하나 흔들리지 않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살아오면서 저를 지키기 위해 먼저 배운 건 체념이었다. “도연아, 너 아무렇지도 않아?” “….” “어떻게 한 톨도 사랑하지 않으면서 2년이나 같이 밤을 보냈다는 거야? 그럼 너도 결혼할 거야? 밤마다 미친 건 나 혼자였니?”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당신 뭐...” 당황해 어쩔 줄 모르는 스토커의 소리가 공기 중에 채 울려 퍼지기도 전에 무지막지한 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스토커가 바닥으로 나가떨어졌다. “이 쓰레기...” 억눌린 최상의 목소리가 이빨 사이로 낮게 울려 퍼졌다. 강한 이가 맹수의 그것처럼 당장 그 남자를 뼈째 아작아작 씹어 먹을 듯이 으르렁거리는 소리였다. 듣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는 살기가 담긴 소리였다. 그는 성큼성큼 걸어가 쓰러져 있는 남자의 멱살을 잡고 질질 끌어서 안면이 있는 형사에게 넘겨주었다. “스토커. 납치, 강간 미수. 살인 미수까지 넣어주십시오. CS 엔터테인먼트 소속 여배우를 해하려고 했습니다. 크게 소문나지 않게 조사해 주시고 처넣어주세요. 자세한 증거는 변호사를 통해 바로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딜란, 나머지 알아서 처리해.” “알겠습니다.” 수석 비서인 딜란과 짧게 눈을 맞추고 그가 룸 문을 닫았다. ‘이 몸을 누구 마음대로 그런 새끼에게 보여줘? 누구 허락을 받고 여길 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속을 꾹 눌러 삼키고 그에게서 나온 목소리는 낮고도 침착했다. “민윤아 씨.” 건조한 목소리였다. “괜찮습니까?” 지독하게 정중한 말투여서 더 수치스럽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평소와 다름없는 그의 말투였지만 귓구멍으로 파고드는 파장이 심장까지 꾹꾹 짓누르는 거 같았다. “괜찮은 거 맞습니까?” “네!” ‘괜찮기는 뭐가 괜찮아? 남자 따라 룸에 들어오면서 이런 일이 생길지는 생각지 못했겠지. 세상이 다 너 같은 줄 알아? 남자가 다 개새끼라는 걸 대체 어떻게 해야 알아듣겠느냐고?’ 겉모습과는 다른 그 남자의 사랑!
“당신 뭐...” 당황해 어쩔 줄 모르는 스토커의 소리가 공기 중에 채 울려 퍼지기도 전에 무지막지한 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스토커가 바닥으로 나가떨어졌다. “이 쓰레기...” 억눌린 최상의 목소리가 이빨 사이로 낮게 울려 퍼졌다. 강한 이가 맹수의 그것처럼 당장 그 남자를 뼈째 아작아작 씹어 먹을 듯이 으르렁거리는 소리였다. 듣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는 살기가 담긴 소리였다. 그는 성큼성큼 걸어가 쓰러져 있는 남자의 멱살을 잡고 질질 끌어서 안면이 있는 형사에게 넘겨주었다. “스토커. 납치, 강간 미수. 살인 미수까지 넣어주십시오. CS 엔터테인먼트 소속 여배우를 해하려고 했습니다. 크게 소문나지 않게 조사해 주시고 처넣어주세요. 자세한 증거는 변호사를 통해 바로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딜란, 나머지 알아서 처리해.” “알겠습니다.” 수석 비서인 딜란과 짧게 눈을 맞추고 그가 룸 문을 닫았다. ‘이 몸을 누구 마음대로 그런 새끼에게 보여줘? 누구 허락을 받고 여길 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속을 꾹 눌러 삼키고 그에게서 나온 목소리는 낮고도 침착했다. “민윤아 씨.” 건조한 목소리였다. “괜찮습니까?” 지독하게 정중한 말투여서 더 수치스럽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평소와 다름없는 그의 말투였지만 귓구멍으로 파고드는 파장이 심장까지 꾹꾹 짓누르는 거 같았다. “괜찮은 거 맞습니까?” “네!” ‘괜찮기는 뭐가 괜찮아? 남자 따라 룸에 들어오면서 이런 일이 생길지는 생각지 못했겠지. 세상이 다 너 같은 줄 알아? 남자가 다 개새끼라는 걸 대체 어떻게 해야 알아듣겠느냐고?’ 겉모습과는 다른 그 남자의 사랑!
최연 작가의 에 이은 화제의 작품 ! 자꾸 신경 쓰여! 이해할 수 없지만 신경 쓰인다. 예린은 화려한 카지노 한쪽에 있는 바에서 흘끔흘끔 저도 모르게 자꾸 한 남자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조각 같은 남자가 전설의 갬블러 아델베르트?! 그런데…… 아니, 잠깐! “대체 무슨 게임을 하자는 거죠?” “2만 유로. 꽤 큰돈이지? 네가 이기면 이것의 두 배를 주지. 만일 내가 이기면 일주일간 완벽한 내 파트너가 되어주면 돼.” “……!” 낯선 여행지 네덜란드에서 처음 본 남자와의 위험한 거래. 그렇게 시작된 그들의 위험한 스캔들! 과연 예린은 일주일간 아델의 완벽한 파트너가 될 수 있을까?! * 이 작품은 의 개정증보판입니다. * 일러스트 : 비체성
날 버린 건 그렇다 쳐. 하지만 내 아이를 버린 건 절대 용서할 수 없어. *** 헤어지고 6년 후. “콧대 높은 은하빈이 입주 도우미를 할 수 있겠어?” 눈앞에 있는 남자는 예전에 알던 그 다정한 남자가 아니었다.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마음에서 한 번도 잊은 적 없던 남자가 경멸 어린 시선으로 하빈을 보고 있었다. “네, 스위트홈 팀장으로 책임지고 잘하도록 하겠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났네. 대단하게 높은 집안 딸이어서 나 같은 놈하고는 못 지내겠다고 날 버린 게 어제 같은데 말이야. 하긴 이젠 네가 내 앞에서 무슨 짓을 한다고 해도 전혀 감흥이 없네.” 헤어졌어도 그에 대한 미운 마음은 없었다. 오히려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그와 헤어진 뒤에 임신인 걸 알았지만 연락할 수 없었다. 집안의 반대가 너무 거셌고 그를 더 만나다가는 오히려 권재하의 앞길을 막을 것만 같아서였다. 설상가상 아이는 얼굴도 보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 죽은 아이에 대한 그리움과 재하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집안이 기울고 생활 전선으로 내몰리는 어려움보다 더 힘든 고통이었다. 그런데 그런 권재하에게 아들이 있다니! 그것도 하빈이 출산했던 아이와 비슷한 또래였다. 칼날처럼 예리한 배신감이 하빈의 심장을 갈랐다. 사랑하면서도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그 고통의 시간에 그는 다른 여자하고 아이를 가졌다는 이야기였다. 이미 헤어지고 시간마저 한참 지났는데도 그에 대한 감정은 생생하게 살아서 숨통을 조여왔다. 하지만 전남친의 아이는 이해할 수 없이 사랑스러웠다. “아줌마 누구세요?” “네가 코비니?” 마주한 두 눈에서 장난기가 흘러넘치는 아이였다.
『팔목을 파고드는 여자의 이빨이 주는 통증에 그녀가 제대로 눈에 들어왔다. 깨끗한 목선과 검은 생머리가 엄마 이사벨을 닮았다. 마치 팔목에 각인이라도 된 듯한 느낌! 하지만 그런 여자에게 바로 다음 날 아침에 버림을 받을 줄은 몰랐다. 감히! 내가 버리기 전에 나를 버려?』 왕족출신 까칠살벌 재벌남과 민박집 딸 평범녀(?)의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펼쳐지는 로얄 스캔들! 『니가 하고 싶은 건 다해! 단, 내 옆에서!』 [이 작품은 15세이용가로 재편집한 삭제버전입니다] * 일러스트_비체성 * [로맨티카]에서는 작가님들의 원고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원고투고
“그런데 대표님이 그렇게 성질이 나쁘세요?” 호식이 천재제약 이사라는 걸 차트에서 보고 하율은 은근히 천재혁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졌다.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도 역시 하룻밤이라는 게 그렇게 무시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자꾸 천재혁이 생각나고 궁금했다. “아, 말도 말아요. 아주 성질 드러운 걸로 치면 따라갈 사람 없을 겁니다. 내가 실수를 좀 했다고 나를 벽에 집어 던지고.” “집어던져요? 아니 그렇게 힘이 세단 말이에요?” “힘만 센 줄 알아요? 늑대 혈족이라 그런지 다혈질에다가…. 하지만 그놈도 한 여자한테 각인되면 평생 벗어나지도 못하겠지.” “그게 무슨 소리예요? 각인되다니?” “아잇, 늑대 혈족인 애들이 다 그래요. 바람둥이 같고 힘이 넘쳐나서 어쩔 줄 모르지만, 진짜 한 여자한테 각인되면 평생 그 여자한테 벗어나질 못하거든요.” 그 말을 듣자 하율은 왠지 등골이 오싹했다. 설마 나는 아니겠지… 하는 생각과 함께 며칠 전 격렬했던 정사가 떠올랐다. 하율은 조금 더 알고 싶었다. 그래야 피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그 각인이라는 건 어떻게 되는데요?” “그게 뭐 단순히 섹스 한다고 각인되는 것도 아니고…. 몸과 마음과 영혼까지 그 순간에 완전히 그 여자한테 사로잡혀야 하는 거죠. 상대 여자가 아마 무슨 표시가 남도록 강렬한 어떤 자극을 줄 거예요. 이로 물어뜯는다던가. 손톱으로 살을 후벼 판다던가.” “네?” 점점 더 겁이 났다. 분명히 물어뜯고 손톱을 박았던 거 같다. 에이! 설마….
아이 아빠가 누군지 나도 모른다. 가능성 있는 사람은 둘! 하나는 다시 마주하고 싶지 않은 남자이고 다른 하나는 모르는 남자다. 어차피 잘됐다. 나만의 아이다. 다시 남자에게 인생을 기대는 일 따위 하지 않을 거다. 그런데… ‘나 어디서 본 거 같지 않나요?’ 새로운 대표가 자꾸 들이댄다. *** “애 아빠가 누군지 모른다는 이야기는 내가 아빠일 수도 있다는 말이기도 하겠네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당신은 알았잖아. 나일 수도 있다는 거.” 정곡을 찌르는 말이었다. 그래서 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저 역시 확신하지 못했던 일이었기에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둘 중 하나가 아이의 아빠라면 적어도 이 남자는 아닐 거라고 믿고 지내 왔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이진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가 바로 마음을 정했다. “그건 아니에요.” “왜? 왜 아니죠? 설마 그까짓 피임이 100%일 거라고 믿는 건 아닐 거고…. 아! 또 다른 남자? 대체 몇 명이었던 걸까? 이 성격에 말이에요.” 그의 입꼬리가 슬쩍 늘어났다. 비웃음인지 알 수 없는 웃음이었는데 그 눈은 더할 수 없이 예리했다. 마치 영혼까지 투시할 것처럼. “그날 우리는 피임 같은 거 신경 쓰지 못할 만큼 엉망이었는데 나만 기억하나 봐요. 몇 번을 내게 매달렸는지, 얼마나 예쁘게 흐트러졌는지 기억 못 하죠?” 놀리듯 유혹하듯, 그의 눈꼬리가 올라갔다. 그 눈을 마주하는 순간 오히려 간절히 바랐다. 정말 이 남자의 아이이길….
“사람 살려! 누구든 제발 살려 줘요! 살려만 주면 뭐든 다 할게요!” ‘악마의 심장’이라 불리는 다이아몬드에 관한 기사를 쓴 뒤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된 미모의 아트 레이디 편집장, 사하라. 그녀는 기지를 발휘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나지만 남태평양 한복판에서 표류하게 된다. 살려 달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던 그때. “정말?” “네! 그런데 대, 대체 당신은 어디서 온 거예요?” “나? 물속에서.” 갑자기 나타나 사하라를 구해 준 엉뚱한 매력의 핸섬 ‘참치 카우보이’, 최강율. 예사롭지 않은 첫 만남 이후, 하라와 강율에겐 무시무시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70캐럿짜리 블루 다이아몬드에 얽힌 비밀과 음모! 둘은 ‘악마의 심장’의 저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남태평양 #무인도 #악마의 심장 #70캐럿 #다이아몬드 #엉뚱한 참치 카우보이 #미모의 유능한 편집장 #모험 로맨스 #생명의 은인 이 도서는 2018년 연재된 ‘사하라는 완벽해’의 무삭제 개정판 버전입니다
남궁현은 지금 이것저것 가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결벽증으로 12년을 살아오면서 다른 사람과 공존하지 못하고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 혼자 살아왔다. 그런 그에게 만져도 괜찮은 유일한 사람이 나타났다. 그녀는 그에게 유일하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었다. 그녀를 가까이 하면서 온몸의 세포가 춤추듯 살아나는 것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저 신기하고 좋아서 미처 그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타인을 배려하고 부대끼며 살아보지 못해서 놓쳐버린 그녀. 그에게는 함께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2년 뒤 그녀를 다시 만났다. 안 좋은 기억을 이력으로 달고 있는 그를 보는 그녀의 눈길이 싸늘했다. “내가 당신 치료제라고 했나요? 나 없으면 안 된다고 했나요? 그래서 내가 이렇게 힘든데도 당신 품에 끼고 그렇게 약처럼 사용할 건가요? 그럴 거예요?”
저녁 8시에서 아침 8시까지. 감정 수당 지급. “대리운전?” 2월 말, 겨울의 끝자락에 다인은 남자를 다시 만났다. 자신의 첫사랑이자 오랜 연인이었던 남자, 강서준을. “박다인 오랜만이네.” 굳게 다물고 있을 때면 말 붙이기도 어렵게 싸늘한 얼굴. 심사가 불편할 때면 올라가는 오른쪽 눈썹까지. 하나도 변하지 않았지만 조금 더 남자다워지기는 했다. 나를 보는 네 눈. 너를 보며 두근거렸던 나. 그러나 그런 착각도 잠시였다. “대리운전 하러 왔으면 운전을 해야지. 여기 차 키.” 대리운전 기사와 손님의 만남. 우연은 그대로 끝인 줄 알았다. “결혼할래?” 불쑥 나타나 결혼 제안을 하는 강서준만 아니었다면. “뭐? 뭘 해?” “석 달 열흘짜리 계약이야. 결혼하자. 100일 지나면 이혼하고.” 무슨 신제품 계약이라도 하자고 하는 것처럼 무미건조한 비즈니스 태도였다. “넌 돈 필요하고 난 석 달 열흘 아내 노릇 할 여자가 필요한데. 생판 남보다는 낫잖아. 우리 궁합도 잘 맞았고.” 돈. 우리 사이에 오가기에는 너무도 메마른 단어. 그런데도 그 돈에 반응하게 되는 상황이 지독하게 무겁다. 돈, 그리고 강서준. 결국 돈과 미련. 못 할 게 뭐 있어? 자존심은 좀 상하지만. 아니지, 내가 왜 자존심이 상해? 찬 건 내가 찼는데. “이거야, 내 요구 조건. 이행 시간은 저녁 8시부터 아침 8시까지. 주말에는 초과 수당 지급. 그리고 상처받으면 돈으로 보상한다.” 저녁 8시에서 아침 8시까지. 감정 수당 지급.
만나게 될 사람은 이렇게 만나게 되는 건가? 단 한 번의 만남으로 사람을 완전히 흔들어 놓고 사라진 여자가 제 발로 백화점에 입점했다. “이 건 대체 뭐예요? 날 어떻게 생각했기에 이런 걸 남기고 사라진 건가? 내가 이정도 남자로밖에 안 보여요?” 남자의 말에 다혜는 긴장했다. “그러니까... 그게 내 나름대로는 생각한다고 생각한 건데요. 혹시 너무 적었나요?” 입점하는 백화점 사장을 그렇고 그런 남자 취급했다고? 하지만 그거야 사적인 일이었고 사업은 또 다른 거 아니겠어? “업무와 관계된 일 아니면 따로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 문제는 철벽 치는 그녀가 너무 예뻐 보인다는 거다. 그런데 그녀는 이미 일생에 유일한 남자가 있다고 들었다. 이름은 동화라고. 그런데 그놈이 가버렸다면서? 그래서 그 날 나와 그런 돌발적인 밤이 생긴 거라며! 그럼 문제없는 거잖아? 동화라는 놈은 대체 어떻게 이 여자의 마음을 가진 걸까? 한번의 만남으로 여자에게 반한 남자가 질투에 눈멀었다. 그런데 가버렸다는 그 동화라는 놈이 다섯 살이야? 돌아올 거라는 건 어린이집 체험학습이고? 다행인 거 같기는 한데 또 일이 복잡하기도 하다. 이해할 수 없는 엄마와 아들이 점점 사람을 홀린다. 그런데 이 아이, 닮기는 또 왜 이렇게 나하고 붕어빵처럼 닮은 거야?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정략결혼한 남편을 짝사랑한다! 중소기업에 입양된 딸 민나린은 정략 결혼을 한다. 하지만 남편은 아직 입양 사실을 모른다. 그걸 모른다. 그 사실을 빌미로 결혼 후에도 친정은 협박과 폭언을 서슴지 않는다. 일은 똑 부러지지만 인간관계는 서툰 나린은 남편의 마음을 얻겠다고 목표를 세우지만 다가가기도 전에 상처받는다. “그래요. 나 남편 짝사랑 했어요. 그런데 이제 그거 끝낼 때 된 거잖아요. 그러니까 내 남편도 아니고 남의 애인도 아닌 애매한 남편한테서 이제 떠날 거예요.” 대기업 후계자로 자란 강주환. 부모 없이 할아버지 밑에서 후계자로 키워졌다. 일에는 철두철미한 그는 인간관계는 가능한 적게. 사람보다는 데이터와 계약서를 더 신뢰하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아내에게 버림 받게 생겼다. “누가 애매한 남편인데. 난 완벽한 남편이야. 제대로 보여줄 기회는 줘야 할 거 아니야!”
밤마다 미친 건 나 혼자였니? [퇴근 후에 집으로 와.] [네.] 처음부터 둘은 그런 관계였다. 그냥 몸만 섞으며 서로의 생활에 대해 묻지도, 알려고도 하지 않기로 한 그런 관계. 오죽하면 서로 전화번호조차 교환하지 않고 2년을 보냈을까? 서로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은 2년이나 지난 후였다. 도연이 미래 아웃렛의 계약 직원으로 근무를 시작한 첫날 매장을 도는 한승후 이사와 마주했다. 그 후로 2년간 밤에만 보던 남자가 이제 낮에도 보자고 한다. *** “나, 결혼해.” 미래 유통의 후계자가 걸맞은 여자랑 결혼하는 건 불 보듯 훤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 걸맞은 여자에 저는 들어갈 수 없다는 것도 안다. “안 궁금해요. 굳이 무슨 말을 듣고 싶다면… 축하해요.” 도연은 눈썹 하나 흔들리지 않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살아오면서 저를 지키기 위해 먼저 배운 건 체념이었다. “도연아, 너 아무렇지도 않아?” “….” “어떻게 한 톨도 사랑하지 않으면서 2년이나 같이 밤을 보냈다는 거야? 그럼 너도 결혼할 거야? 밤마다 미친 건 나 혼자였니?”
아내, 사직합니다. 하늘처럼 높은 남자 최현서. 미우 그룹의 후계자인 그가 홍보팀 말단 대리인 태연을 불렀다. “미우 F&C 그만두고 다른 데로 이직하면 어떻습니까?” “지금 저 권고사직 당하는 건가요?” 권고사직은 팀장도 할 수 있는 거였다. 이렇게 높은 사람이 일개 대리의 사직을 권고하기 위해 불렀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순식간에 실직 수당을 신청하는 제 모습이 떠올랐다. 당황해서 아랫입술을 깨무는 태연을 보고 현서가 고개를 갸웃했다. “글쎄 그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군. 그런 거 아닙니다. 스카우트 제의라고 생각하면 더 정확할 거 같은데.” “스카우트요?” 엄마의 병원비로 회사가 끝나면 아르바이트까지 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삶의 무게는 만만치 않았고 병원비를 충당할 수만 있다면, 조건만 좋다면 이직이든 뭐든 해야 했다. 태연은 최현서 이사를 응시하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직 조건은 어떻게 되나요?” “좋은 질문이에요. 협상은 그렇게 하는 거지. 상대가 어떤 패를 들고 있는지 알아야 하니까요. 생활비는 별도로 하고 연봉은 3배. 그리고 추가로 요구하는 것들은 얼마든지 청구하면 들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그런데 생활비가 별도라니? “숙식해야 하는 건가요?” “맞습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하는 건지….” 그가 그녀의 눈을 빤히 보며 아주 태연하게 말했다. “곧 태어날 내 아이의 엄마, 내 아내직을 수행하는 일입니다.” 미우 그룹의 일원으로 혜택을 누리면서 최현서의 아내가 되는 직업이었다. 다른 여자의 아이를 키우면서. 태연은 그 엄청난 제안 앞에서 할 말을 잃었다.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몇 년간 짝사랑했던 남자만 아니었어도 덜 놀랐을지 모른다.
“입주 가정교사요?” 갑작스러운 형 부부의 이혼으로 5살 난 조카 민호와 함께 살게 된 강우의 집안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이게 무슨… 월 천만 원이요?” 그런 강우의 눈에 포착된 어린양이 있었으니, 조카 민호의 유치원 담임 교사이자 선택적 함묵증에 걸린 민호가 유일하게 입을 여는 상대인 한나은. “더 달라고 하면 더 드릴 수도 있습니다. 저희 집에 들어오셔서 민호의 가정교사가 돼 주십시오” * * * 분명, 탈출구에 불과한 고용 제안일 뿐이었다. “오믈렛 했는데 드시고 가세요. 치즈 오믈렛이라 부드럽고 맛이 좋아요.” 그런데 이 요망한 여자가 어느 순간부터 눈에 거슬리기 시작하더니, “39.1도, 바보입니까? 자기 열나는 걸 왜 몰라요?” “해열제 하나 먹으면 돼요.” 가랑비 젖듯 마음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어 강우의 세계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말았다. “다음에는 내 방에서 차 마실래요?” “네?” “내 방에서 마시게 되면 차만 마실 것 같지는 않지만요.” 강우는 난생처음 무언가에 욕심이 생겨 버렸다. 자신과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이 작은 토끼 같은 여자가 갖고 싶어졌다. “그런데, 애인도 있습니까?” 한 지붕 아래, 육아부터 시작하는 순서 역전 연애!
“내가 지금도 10년 전 그 애송이로 보여?” 느긋하게 웃는 남자는 10년 전 그 아이가 아니었다. 그때도 평범한 피지컬은 아니었지만, 더 넓어진 어깨, 그리고 사회생활을 할 만큼 했다는 여유 있는 태도를 하고 시선을 못처럼 박아 넣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남자 잡아. 집안이 살아날 유일한 길이라고.’ 작은아버지의 말소리가 부담스럽게 귓가에 맴돌았다. 맞는 말이었다. 서율에게는 거절할 수 있는 힘도, 명분도 없었다. 10년 동안 서율과 가족을 보살펴 준 한강 그룹에 대한 약속이기도 했다. “어쩌면 이 맞선, 결혼 빼고 뭐든지 다 가능한 건지도 모르겠네. 맞아?” 결혼 빼고 뭐든 다 가능한 맞선. 서율은 이 환경에 압도당한 듯 테이블 끝에 서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숨을 들이켰다. 이 상황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순간적으로 고민에 빠졌으나 어차피 이 자리를 이끌고 나가는 사람은 제가 아니었다. “맞아. 네가 원하면 뭐든 가능해.” 앞길을 가늠할 수 없는 제자와의 맞선이었다.
“그쪽 전직이 내 아내였다는 건 내가 아는 이야기고.” 하준은 날카로운 눈으로 쏘아보았다. “이 상황에 관해서 달리 할 말이 있는지 설명해 봐요. 어디서부터 계획된 건지.” 지혜는 의심 가득한 눈으로 저를 보는 하준에게 바로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망설이고 주저하는 찰나의 시간을 참지 못하고 하준이 낮은 음성으로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조용히 나가요.” 하준의 말에 지혜는 숨을 들이켜고는 배에 힘을 주고 말했다. “저를 채용하신 분은 대표님이 아니세요. 회장님께서 허락하셨으니 당분간 근무하겠습니다.” 하준이 웃었다. “하. 생각보다 당돌한 데가 있었네. 좋아요. 그럼 같잖은 심부름 같은 거 하지 말고 밤에 와요. 어차피 그걸 노리고 집에 들어왔을 테니까. 그날 밤, 좋았잖아”
쇼 윈도우조차 되지 못했던 전 남편과의 하룻밤! 그날로 모든 관계가 뒤바뀌었다. 전남편이어서 더 안전할 거라고 생각한 하룻밤이었다. “두려워하지 말아요. 원나잇을 한다고 해도 우리처럼 안전한 상대는 없을 거니까.”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의 말이 맞았다. 서로에 대해서 이렇게 안전한 관계는 없을 거다. 그런데 그것과 상관없이 함께 하는 순간 가슴이 무섭게 뛰었다. 만일 3년 전 결혼 기간 중 어느 날에 이렇게 함께 있자고 했으면 그는 과연 함께했을까? 물론 그럴 여지조차 없이 결혼 내내 눈앞에 보이지도 않았던 그였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어떠한 이의제기도 하지 않고 7개월을 조용히 있다가 이혼에 합의한 것도 자신이었다. 지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 채 그대로 서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마음조차 누르고 있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나 지금 괜히 허세를 부리고 있나? 분명 허세를 부리고 있었다. 무섭게 뛰는 가슴을 아닌 척 아무렇지도 않은 척 덤덤한 얼굴로 그를 보고 있었지만 속은 몹시도 시끄러웠다. “크게 의미 둘 거 없어요. 그러니 그렇게 부담 가질 것도 없다고 봐요.” 어차피 하룻밤일 뿐이니까. 그는 말하지 않았지만 지희는 그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상대가 한 번도 같이 밤을 보내지 않은 전남편이라는 게 우습지만.
“다른 놈의 아이를 낳았다는 거야?” 교통사고 후에 눈을 뜬 혜린은 자신의 기억에 2년 가까운 공백이 있다는 걸 알고 놀란다. 몸이 이전과 달랐다. 아기에게 수유하는 엄마라도 된 것처럼 상의 앞부분이 젖어 있었다. 왜 이런 걸까? 아무런 기억도 없는데! 출산을 했었다는 말이었다. 집으로 가자는 엄마의 손을 잡고 혜린은 왠지 모를 미련을 남긴 채 호주로 떠난다. *** 3년 후 “미안해요. 난 이 결혼 할 수 없어요. 아이가 있어요. 그동안 말 못 한 건, 나도 이제 알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정말 미안해요.” 혜린은 온몸이 와들와들 떨리는 것을 겨우 참으며 말했다. 서후는 혜린의 말을 가만히 듣다가 눈썹을 찌푸렸다. “다른 놈의 아이를 낳았다고 말하는 거야? 그러니까 내가 아닌 다른 놈의 아이라는 거지? 확실해?” “친자 확인까지 했어요. 내가 낳은 아이가 맞아요.” 괴롭지만 사실이었다. “그 말을 나더러 믿으라고?” 울지 않겠다고 그렇게 다짐했는데 어느 틈에 볼이 다 젖어 있었다. 서후가 천천히 혜린의 젖은 볼을 쓰다듬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니까, 날 버리고 네가 낳은 아이를 택하겠다는 거지. 내가 밀리는 거네. 그런 거야?” ---- ※ 이 작품은 <만들어진 우연>과 같은 세계관과 등장인물이 나옵니다. 이용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동일한 등장인물 : <만들어진 우연>의 차규헌, 정은효
“꼭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나는 왕비 자리를 사양하겠습니다.” 쥬드의 말에 대신들은 모두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길게 난 창을 통해 늦은 오후의 석양이 비쳐들고 있었다. 쥬드는 꼿꼿하게 선 채 왕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가 매섭게 쥬드를 향하고 있었다. 당장 그 눈빛이 쥬드의 목을 친다고 해도 하나도 이상할 것이라고는 없을 것 같아 보였다. 참으로 잘 벼른 검처럼 예리한 눈빛이었다. “왕비 자리를 거절한다고?” 마법사로서의 최고의 지위. 그리고 최고의 연봉! 이 좋은 자리를 버리고 골치 아픈 왕비를 택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왕비란 자리는 오래 살아남기에는 정말 피곤하고 골치 아픈 자리다. 설마 왕비 자리를 사양했다고 해서 이대로 목을 치지는 않겠지? 이번에는 무조건 오래 살다가 늙어 죽을 거야! 다섯 번을 회귀한 여섯 번째 삶인데 이번까지 비명횡사하고 싶지는 않다! 그동안 살았던 숱한 경험치를 살려 이번 생은 제대로 살아남을 거다. 그것도 높은 연봉을 받으며 호의호식해야지. 그런데 이번 생도 만만치가 않을 것 같다. 이전 생에 없던 인연들이 줄줄이 생겨서 공작에 왕에 귀족들의 치정까지 휘감긴다. 어린 나이에 능력이 너무 많아지니 기다리고 있는 로맨스도 줄을 섰다. “아, 나를 좀 내버려 둬요. 과한 관심은 사양합니다!” #환생/회귀 #서양풍 #여주성장물 #쾌활발랄여주 #능력여주 #츤데레남주 #까칠남주 #흑표범남주 #대마법사 #치정마법 #이번생은끝까지살아남기 #내앞길은내가개척
“다시 태어나도, 어느 시간, 어느 공간에 있어도 그대는 나의 연인, 나의 사랑!” 간절한 염원을 담은 서환의 절규가 우주공간을 뒤흔든다! 잘나가는 정혜연 기자, 서울에서 멀쩡히 잘살던 그녀가 우주로 날아가 버린 이유. 결국 그를 만나야 했던 운명이었다... 서기 2487년 미래에서 펼쳐지는 혜연과 서환의 운명적인 사랑의 대서사시.
술기운이라고 하기에는 마음에 찔리는 게 있었다. 연하의 남자에게서 느껴지는 생생한 유혹. 그것을 느끼지 못했다고 우기기에는 양심이 너무 새파랗게 살아있었다. “첫 키스는 아니지?” “꼭 대답해야 돼요?” “응. 나 책임지기 싫어.” 지연은 냉정하게 말했다. 키스 하나로 달라붙거나 그러지는 않겠지만 우연히 옆집 살게 된 멋진 남자에게 키스로 발목 잡히기도 싫었다. 그래서 마음보다 더 못되게 말했다. 그러자 앞에 앉은 태경이 피식 웃었다. “누나 너무 웃겨요. 요즘 세상에 키스에 무슨 책임씩이나 져요? 그것도 성인들끼리.” “그렇지?” 빙긋 웃으며 소주잔을 입에 대고 다시 잔을 내려놓는데 태경이 말했다. “난 더하고 싶은데.” “어?”
너무 놀라서 말도 나오지 않았다. 잠에서 깨자마자 제 옆에 있는 이 덩치 큰 남자가 누구인지, 뭐하는 사람인지, 어쩌다 제 침대 옆에서 이렇게 자고 있는 건지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생각에 입도 벌리지 못하겠다. 이 이상한 상황에서 알지도 못하는 남자를 깨우고 싶지 않아서 입을 꾹 다문 채 일어나려 했으나 그의 팔이 제 몸에 붙어있다. 그것도 길쭉한 팔이 그녀의 몸을 지나 그 끝에 달린 손은 그녀의 옷 속에 들어가 있다. 낑낑거리며 간신히 팔을 꺼내놓고 소리 나지 않게 입을 틀어막고는 간신히 방을 빠져나와 건넛방으로 갔다. 혹시 간밤에 나도 모르게 이 남자랑 같이 잔 거 아닐까?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다면 처음이니 표시가 났을 거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몸을 살펴보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방문이 벌컥 열리며 남자가 안으로 고개를 들이밀었다. “혼자 뭐하는 거야? 도움이 필요해? 도와줄까?”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은 남자가 웃음기도 없이 다가오며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날 버린 건 그렇다 쳐. 하지만 내 아이를 버린 건 절대 용서할 수 없어. *** 헤어지고 6년 후. “콧대 높은 은하빈이 입주 도우미를 할 수 있겠어?” 눈앞에 있는 남자는 예전에 알던 그 다정한 남자가 아니었다.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마음에서 한 번도 잊은 적 없던 남자가 경멸 어린 시선으로 하빈을 보고 있었다. “네, 스위트홈 팀장으로 책임지고 잘하도록 하겠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났네. 대단하게 높은 집안 딸이어서 나 같은 놈하고는 못 지내겠다고 날 버린 게 어제 같은데 말이야. 하긴 이젠 네가 내 앞에서 무슨 짓을 한다고 해도 전혀 감흥이 없네.” 헤어졌어도 그에 대한 미운 마음은 없었다. 오히려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그와 헤어진 뒤에 임신인 걸 알았지만 연락할 수 없었다. 집안의 반대가 너무 거셌고 그를 더 만나다가는 오히려 권재하의 앞길을 막을 것만 같아서였다. 설상가상 아이는 얼굴도 보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 죽은 아이에 대한 그리움과 재하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집안이 기울고 생활 전선으로 내몰리는 어려움보다 더 힘든 고통이었다. 그런데 그런 권재하에게 아들이 있다니! 그것도 하빈이 출산했던 아이와 비슷한 또래였다. 칼날처럼 예리한 배신감이 하빈의 심장을 갈랐다. 사랑하면서도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그 고통의 시간에 그는 다른 여자하고 아이를 가졌다는 이야기였다. 이미 헤어지고 시간마저 한참 지났는데도 그에 대한 감정은 생생하게 살아서 숨통을 조여왔다. 하지만 전남친의 아이는 이해할 수 없이 사랑스러웠다. “아줌마 누구세요?” “네가 코비니?” 마주한 두 눈에서 장난기가 흘러넘치는 아이였다.
“그런데 대표님이 그렇게 성질이 나쁘세요?” 호식이 천재제약 이사라는 걸 차트에서 보고 하율은 은근히 천재혁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졌다.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도 역시 하룻밤이라는 게 그렇게 무시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자꾸 천재혁이 생각나고 궁금했다. “아, 말도 말아요. 아주 성질 드러운 걸로 치면 따라갈 사람 없을 겁니다. 내가 실수를 좀 했다고 나를 벽에 집어 던지고.” “집어던져요? 아니 그렇게 힘이 세단 말이에요?” “힘만 센 줄 알아요? 늑대 혈족이라 그런지 다혈질에다가…. 하지만 그놈도 한 여자한테 각인되면 평생 벗어나지도 못하겠지.” “그게 무슨 소리예요? 각인되다니?” “아잇, 늑대 혈족인 애들이 다 그래요. 바람둥이 같고 힘이 넘쳐나서 어쩔 줄 모르지만, 진짜 한 여자한테 각인되면 평생 그 여자한테 벗어나질 못하거든요.” 그 말을 듣자 하율은 왠지 등골이 오싹했다. 설마 나는 아니겠지… 하는 생각과 함께 며칠 전 격렬했던 정사가 떠올랐다. 하율은 조금 더 알고 싶었다. 그래야 피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그 각인이라는 건 어떻게 되는데요?” “그게 뭐 단순히 섹스 한다고 각인되는 것도 아니고…. 몸과 마음과 영혼까지 그 순간에 완전히 그 여자한테 사로잡혀야 하는 거죠. 상대 여자가 아마 무슨 표시가 남도록 강렬한 어떤 자극을 줄 거예요. 이로 물어뜯는다던가. 손톱으로 살을 후벼 판다던가.” “네?” 점점 더 겁이 났다. 분명히 물어뜯고 손톱을 박았던 거 같다. 에이! 설마….
남궁현은 지금 이것저것 가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결벽증으로 12년을 살아오면서 다른 사람과 공존하지 못하고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 혼자 살아왔다. 그런 그에게 만져도 괜찮은 유일한 사람이 나타났다. 그녀는 그에게 유일하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었다. 그녀를 가까이 하면서 온몸의 세포가 춤추듯 살아나는 것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저 신기하고 좋아서 미처 그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타인을 배려하고 부대끼며 살아보지 못해서 놓쳐버린 그녀. 그에게는 함께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2년 뒤 그녀를 다시 만났다. 안 좋은 기억을 이력으로 달고 있는 그를 보는 그녀의 눈길이 싸늘했다. “내가 당신 치료제라고 했나요? 나 없으면 안 된다고 했나요? 그래서 내가 이렇게 힘든데도 당신 품에 끼고 그렇게 약처럼 사용할 건가요? 그럴 거예요?”
이미 다른 남자에게 원하는 대로 뭐든 하겠다는 계약서를 쓴 후에 그 남자를 만났다! / 홍콩의 유명 클럽들이 있는 란콰이펑의 최고급 클럽에서 가인은 화려한 불빛에 취해 춤을 추었다. 어차피 서울로 돌아가면 회사도 없어지고 저는 사채업자의 인형이 되어버리고 말 테니까 말이다. 차라리 그보다는 자기 마음에 드는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 더 들었다. 모든 것의 끝에서 마지막을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싶은 그런 마음. 조서빈은 홍콩 유학파로 진영그룹의 대주주. 일찌감치 인터넷 할인 판매 사이트인 34번가를 창설하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인터넷 유통사로 키워놨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기 위해 홍콩으로 와서 여유 있게 클럽에서 놀던 중 가인을 만나게 된다. 가인과 서빈 둘은 그렇게 하룻밤을 보내고 헤어진다. 그 후... [본 작품은 15세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열기가 가득 피어오른 실내는 뜨거운 입김으로 지금도 계속 온도가 상승하고 있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도록 뜨겁게 몸을 겹쳤던 신우가 승하를 안아 일으켰다. 얼굴을 마주하고 앉자 다정한 그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평소 진한 눈썹 아래 날렵하게 올라가 있던 눈이 그녀를 향해 부드럽게 휘어져 있는 게 보인다. 그래서 더 믿어지지 않는다. 이게 이별 여행이라 게.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순간 승하는 가슴을 예리한 칼날로 베기라도 한 듯이 섬뜩하게 아팠다. “오빠... 우리 그냥 이렇게 같이 있으면 안 될까? 꼭 헤어져야 돼?” 승하가 거친 숨을 뱉어내며 신우를 불렀으나 지금 신우는 승하의 그런 소리가 아득하게 들리고 있었다. 사귀는 내내 이런 이별을 할 줄은 몰랐다. 더군다나 신우 자신이 헤어지자는 말을 하게 될 줄 몰랐다. 저보다 11살이나 어린 이 예쁜 연인을 함께할 자신이 없어서 이별하게 될 거라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울지 말아야지. 마지막에 우는 거 보면 오래 마음 아플 거 같은데.” 그 말에 승하가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안 울어요, 나.” . . 1년 후, 헝가리 부다페스트. "뭐? 새아빠가 될 사람?“ 승하는 남친 정운에게 물었다. "응. 우리 엄마가 아주 푹 빠져있는 남자야. 나하고는 11살밖에 차이 안나지만 사람도 괜찮고 난 찬성이야.“ 그런데 눈앞에 나타난 그 남자는 아직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헤어진 연인 류신우였다. 그것도 한 아파트에서 전남친과 현남친과 함께 동거를 해야 하는 상황!
아내, 사직합니다. 하늘처럼 높은 남자 최현서. 미우 그룹의 후계자인 그가 홍보팀 말단 대리인 태연을 불렀다. “미우 F&C 그만두고 다른 데로 이직하면 어떻습니까?” “지금 저 권고사직 당하는 건가요?” 권고사직은 팀장도 할 수 있는 거였다. 이렇게 높은 사람이 일개 대리의 사직을 권고하기 위해 불렀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순식간에 실직 수당을 신청하는 제 모습이 떠올랐다. 당황해서 아랫입술을 깨무는 태연을 보고 현서가 고개를 갸웃했다. “글쎄 그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군. 그런 거 아닙니다. 스카우트 제의라고 생각하면 더 정확할 거 같은데.” “스카우트요?” 엄마의 병원비로 회사가 끝나면 아르바이트까지 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삶의 무게는 만만치 않았고 병원비를 충당할 수만 있다면, 조건만 좋다면 이직이든 뭐든 해야 했다. 태연은 최현서 이사를 응시하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직 조건은 어떻게 되나요?” “좋은 질문이에요. 협상은 그렇게 하는 거지. 상대가 어떤 패를 들고 있는지 알아야 하니까요. 생활비는 별도로 하고 연봉은 3배. 그리고 추가로 요구하는 것들은 얼마든지 청구하면 들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그런데 생활비가 별도라니? “숙식해야 하는 건가요?” “맞습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하는 건지….” 그가 그녀의 눈을 빤히 보며 아주 태연하게 말했다. “곧 태어날 내 아이의 엄마, 내 아내직을 수행하는 일입니다.” 미우 그룹의 일원으로 혜택을 누리면서 최현서의 아내가 되는 직업이었다. 다른 여자의 아이를 키우면서. 태연은 그 엄청난 제안 앞에서 할 말을 잃었다.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몇 년간 짝사랑했던 남자만 아니었어도 덜 놀랐을지 모른다.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한 번만 더 하면 벗겨서 내쫓는다.” 그가 헛웃음을 치고는 눈썹을 모았다. “내가 우스워 보여? 왜 매번 나를 보면 뭘 해달라는 거야? 7년 전에는 하룻밤이라더니 이젠 평생이야? 결혼해 달라고? 그것도 전남친에게 분풀이하고 싶어서? 대답해 봐요. 지윤채 대리.” 장난기라고는 하나 없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화를 내는 것도 아니었다. 느긋한 말투는 놀리는 것 같은데 특유의 날카로운 눈빛은 여전했다. “나 다 괜찮아요. 선배한테 7살 난 애가 있다고 해도 받아줄 수 있어요.” 나름 용기를 낸 말이었는데. 그는 기가 막히다는 듯 웃었다. “내가 안 괜찮아. 내가.” “팀장님, 아니 선배..” “그 입 다물어. 더 말할수록 엉망이고 수습 불가야! 한 번만 더 술 먹고 결혼하자고 하면 벗겨서 내쫓는다.” 그랬던 그가.... *** 우리 결혼 남들 볼 때만 그럴싸해 보이라고 하는 결혼 아닌가요? “아닌데.” “그러면요?” “내가 소문과 달리 뭐든 제대로 하는 사람이라서. 이왕 하는 결혼 잘 살아야지. 밤이고 낮이고 최선을 다해 잘.” 불량한 선배가 상사가 되어 돌아왔다. 이 선택 잘하는 걸까?
그렇게 원했던 이혼 조건이 결혼 전 사랑하다 헤어진 남자를 만나서 회사를 넘어가지 않도록 뭐든 하라는 거였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렇게 아프게 배신했던 남자를 어떻게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시은은 두 가지 이유 때문에 호텔 문 앞에서 서성였다. 하나는 이혼을 위해서 그리고 두 번째는 그렇게 아프게 버렸지만 그를 다시 보고 싶어서 였다. 저를 미워하다 못해 증오할 테지만, 그래도 만나야 했다. 그는 아이의 존재를 모르고 있으니까. 죽을 때까지 숨기려고 했으나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다시 만난 최건우는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당연히 결혼할 여자는 따로 있지. 뭘 바란 거야? 버릴 때는 언제고 이제 나한테 관심이라도 생긴 거 같네. 미안하지만 늦었어.”
아이 아빠가 누군지 나도 모른다. 가능성 있는 사람은 둘! 하나는 다시 마주하고 싶지 않은 남자이고 다른 하나는 모르는 남자다. 어차피 잘됐다. 나만의 아이다. 다시 남자에게 인생을 기대는 일 따위 하지 않을 거다. 그런데… ‘나 어디서 본 거 같지 않나요?’ 새로운 대표가 자꾸 들이댄다. *** “애 아빠가 누군지 모른다는 이야기는 내가 아빠일 수도 있다는 말이기도 하겠네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당신은 알았잖아. 나일 수도 있다는 거.” 정곡을 찌르는 말이었다. 그래서 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저 역시 확신하지 못했던 일이었기에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둘 중 하나가 아이의 아빠라면 적어도 이 남자는 아닐 거라고 믿고 지내 왔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이진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가 바로 마음을 정했다. “그건 아니에요.” “왜? 왜 아니죠? 설마 그까짓 피임이 100%일 거라고 믿는 건 아닐 거고…. 아! 또 다른 남자? 대체 몇 명이었던 걸까? 이 성격에 말이에요.” 그의 입꼬리가 슬쩍 늘어났다. 비웃음인지 알 수 없는 웃음이었는데 그 눈은 더할 수 없이 예리했다. 마치 영혼까지 투시할 것처럼. “그날 우리는 피임 같은 거 신경 쓰지 못할 만큼 엉망이었는데 나만 기억하나 봐요. 몇 번을 내게 매달렸는지, 얼마나 예쁘게 흐트러졌는지 기억 못 하죠?” 놀리듯 유혹하듯, 그의 눈꼬리가 올라갔다. 그 눈을 마주하는 순간 오히려 간절히 바랐다. 정말 이 남자의 아이이길….
도둑질하는 현장에서 만났는데.... 이 남자! 청혼을 한다. 계약 결혼 만기를 한 달 앞두고 질투에 눈멀어서 꼬이게 되는 새로운 관계의 시작.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한 작품입니다.]
대단한 열애 끝에 결혼한 부부 라울과 디아나는 스페인의 집시 할머니로부터 ‘모든 것을 갖춘 그대들에게 사랑을 시험하는 여행이 기다리고 있다’는 이상한 예언을 듣는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라울의 경비행기가 가스틸로 성의 새로만든 활주로에 착륙한 후에 라울과 디아나는 세베로와 함께 과거의 세비야로 떨어져 버리게 된다. 눈앞에 보이던 집이 사라지고 엉뚱한 곳에 떨어진 일행. 그러나 놀라기도 전에 라울이 괴한들에게 납치된다. 함께 있던 디아나와 세베로는 라울을 뒤쫓다 이곳이 14세기 세비야인 것을 알게 된다. 당시 세비야는 이슬람 세력이 다스리던 시대. 왕국에 도착해 라울을 찾았는데 3일만에 찾은 라울은 그곳의 왕! 게다가 디아나를 알아보지도 못한다. “라울! 어떻게 나를 잊을 수 있어?” 냉랭한 보랏빛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고 지나친 라울을 찾아 디아나는 그곳의 왕궁으로 잠입해 들어가게 된다. 게다가 기막힌 것은 이미 그곳의 왕인 라울에게는 후궁 3명 있다는 것? 게다가 곧 왕비로 맞이할 여자도 따로 있단다. 어떻게든 라울의 기억을 살려서 다시 스페인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디아나와 디아나를 옆에서 도와주는 집사 세배로. 그러나 라울은 왕이 좋단다. “나는 원래 왕이었던 게 맞는 거 같아. 왕족이라, 왕이라, 참 친숙한 단어가 아니야?”
“하…… 아…….” 윤수가 내는 거친 숨결 끝에 작은 탄성 같은 신음소리가 녹아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끊어질듯 이어지는 윤수의 신음소리가 강찬의 귀를 어지럽히고 있었다. 그저 소리만으로도 강찬의 두근대는 심장이 더욱 세차게 흔들고 있었다. ---------------------------------------- 병원을 개업해서 폼 나게 사는 것이 꿈인 윤수는 얼떨결에 친구 따라 팔자에도 없는 모로코 봉사여행을 가게 된다. 모로코 영해에 근무하는 공군 장군 강찬을 만나게 되면서 사막을 기고 헬기를 타고 그것도 모자라 구축함에 항공모함까지…. 생각지 못한 사건 사고의 연속 중에 둘의 사랑은 깊어지는데…. 모로코의 자연에서 펼쳐지는 모험과 뜨거운 로맨스! 최연의 로맨스 장편 소설 『모로코에서 (무삭제개정판)』
“당신 뭐...” 당황해 어쩔 줄 모르는 스토커의 말소리가 공기 중에 채 울려 퍼지기도 전에 무지막지한 주먹이 얼굴을 강타했다. 얼굴을 맞은 스토커가 그대로 바닥으로 나가떨어졌다. “이 개새끼...” 억눌린 최상의 목소리가 이빨 사이로 낮게 울려 퍼졌다. 강한 이가 맹수의 그것처럼 당장 그 남자를 뼈째 아작아작 씹어 먹을 듯이 으르렁거리는 소리였다. 듣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는 살기가 담긴 소리였다. 그는 성큼성큼 걸어가 쓰러져 있는 남자의 멱살을 잡고 질질 끌어서 안면이 있는 형사에게 넘겨주었다. “스토커. 납치, 강간 미수. 살인 미수까지 넣어주십시오. CS 엔터테인먼트 소속 여배우를 해하려고 했습니다. 크게 소문나지 않게 조사해 주시고 처넣어주세요. 자세한 증거는 변호사를 통해 바로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딜란, 나머지 알아서 처리해.” “알겠습니다.” 수석 비서인 딜란과 짧게 눈을 맞추고 그가 룸 문을 닫았다. ‘이 몸을 누구 마음대로 그런 새끼에게 보여줘? 누구 허락을 받고 여길 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속을 꾹 눌러 삼키고 그에게서 나온 목소리는 낮고도 침착했다. “민윤아 씨.” 건조한 목소리였다. “괜찮습니까?” 지독하게 정중한 말투여서 더 수치스럽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평소와 다름없는 그의 말투였지만 귓구멍으로 파고드는 파장이 심장까지 꾹꾹 짓누르는 거 같았다. “괜찮은 거 맞습니까?” “네!” ‘괜찮기는 뭐가 괜찮아? 남자 따라 룸에 들어오면서 이런 일이 생길지는 생각지 못했겠지. 세상이 다 너 같은 줄 알아? 남자가 다 개새끼라는 걸 대체 어떻게 해야 알아듣겠느냐고?’ 겉모습과는 다른 그 남자의 사랑!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날 버린 건 그렇다 쳐. 하지만 내 아이를 버린 건 절대 용서할 수 없어. *** 헤어지고 6년 후. “콧대 높은 은하빈이 입주 도우미를 할 수 있겠어?” 눈앞에 있는 남자는 예전에 알던 그 다정한 남자가 아니었다.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마음에서 한 번도 잊은 적 없던 남자가 경멸 어린 시선으로 하빈을 보고 있었다. “네, 스위트홈 팀장으로 책임지고 잘하도록 하겠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났네. 대단하게 높은 집안 딸이어서 나 같은 놈하고는 못 지내겠다고 날 버린 게 어제 같은데 말이야. 하긴 이젠 네가 내 앞에서 무슨 짓을 한다고 해도 전혀 감흥이 없네.” 헤어졌어도 그에 대한 미운 마음은 없었다. 오히려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그와 헤어진 뒤에 임신인 걸 알았지만 연락할 수 없었다. 집안의 반대가 너무 거셌고 그를 더 만나다가는 오히려 권재하의 앞길을 막을 것만 같아서였다. 설상가상 아이는 얼굴도 보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 죽은 아이에 대한 그리움과 재하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집안이 기울고 생활 전선으로 내몰리는 어려움보다 더 힘든 고통이었다. 그런데 그런 권재하에게 아들이 있다니! 그것도 하빈이 출산했던 아이와 비슷한 또래였다. 칼날처럼 예리한 배신감이 하빈의 심장을 갈랐다. 사랑하면서도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그 고통의 시간에 그는 다른 여자하고 아이를 가졌다는 이야기였다. 이미 헤어지고 시간마저 한참 지났는데도 그에 대한 감정은 생생하게 살아서 숨통을 조여왔다. 하지만 전남친의 아이는 이해할 수 없이 사랑스러웠다. “아줌마 누구세요?” “네가 코비니?” 마주한 두 눈에서 장난기가 흘러넘치는 아이였다.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그쪽 전직이 내 아내였다는 건 내가 아는 이야기고.” 하준은 날카로운 눈으로 쏘아보았다. “이 상황에 관해서 달리 할 말이 있는지 설명해 봐요. 어디서부터 계획된 건지.” 지혜는 의심 가득한 눈으로 저를 보는 하준에게 바로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망설이고 주저하는 찰나의 시간을 참지 못하고 하준이 낮은 음성으로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조용히 나가요.” 하준의 말에 지혜는 숨을 들이켜고는 배에 힘을 주고 말했다. “저를 채용하신 분은 대표님이 아니세요. 회장님께서 허락하셨으니 당분간 근무하겠습니다.” 하준이 웃었다. “하. 생각보다 당돌한 데가 있었네. 좋아요. 그럼 같잖은 심부름 같은 거 하지 말고 밤에 와요. 어차피 그걸 노리고 집에 들어왔을 테니까. 그날 밤, 좋았잖아.”
이건 내 맞선이야! 절대 포기 못해! 2년 전 함께 살던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 세희는 아버지라는 사람이 찾아와 그의 집에서 살게 된다. 엄마와 이혼을 한 후로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던 아버지의 존재. 아버지라는 온기가 그리워 찾아간 집. 그러나 그곳은 끝도 없이 그녀를 나락으로 빠져들게 하는 늪이었다. 아버지의 갤러리에서 일을 시작하고 몇 달 지나지 않아 회계 조작과 비자금 조성의 누명을 쓰고 이복동생 대신 유죄 판결을 받고 8개월을 복역하고 나왔다. 숨 쉴 곳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상황. 막다른 그곳에서 그를 만났다. 오직 그녀를 숨 쉴 수 있게 해주는 남자였다. 세희는 무작정 택시를 타고 J 호텔로 갔다. 미친 짓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한 말을 따르고 싶었다. 다른 건 몰라도 이번만은…. 이 맞선 만은 동생에게 양보할 수 없었다. 날 보자고한 거였다. 내 선자리였다. *** 태진은 약속 시각 정각에 스카이라운지로 들어섰다. 하지만 내부에 윤세희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한껏 차려입은 윤은지가 그 자리에 있는 게 보였다. 물어볼 것도 없었다. 윤세희 대신 윤은지가 나온 거다. 계속 저를 쫓아다녔으니 윤세희에게 들어온 맞선을 가로채서 나왔을 게 뻔하다. 말을 섞을 것도 없어 뒤돌아섰는데 윤은지가 뛰어왔다. “어디 가세요, 정태진 씨!” 태진이 돌아보자 은지가 바짝 다가오며 말했다. “저 못 보셨나 봐요.” “봤습니다. 그래서 나가는 건데요?” “아니 왜요? 봤으면 저한테 오셔야죠.” 웃으며 하는 은지를 보는 태준의 시선이 매서웠다. 은지는 그 눈길을 받아내지 못해 더 어색하게 웃었다. “그러니까 세희가, 언니가 오기 싫다고 해서 내가 온 거예요.” “내가 만나자고 한 건 윤세희인데 세희 씨가 오고 싶지 않으면 마는 거지, 윤은지 씨가 왜 나옵니까?” 윤세희! 이상하게 눈길이 가는 여자였다. 우연히 알게 된 그녀의 상황은 더할 수 없이 나빴다. 처음에는 호기심. 그러나 이상하게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정말 태진씨 옆에 있어도 돼요? 내가 뭐라고.. 나 같은 여자는 당신 한 테는 짐만 될 뿐인데...” 물기 많은 커다란 눈동자가 태진을 향했다. 태진은 세희의 볼을 쓰다듬으며 턱을 들어 시선을 마주했다. “얼마든지 이용해. 이용당해 줄 테니까.”
어디까지가 우연이고 어디까지가 만들어진 우연일까? 앞길을 막고 싶어 하는 적이 보낸 게 분명한 너를 어디까지 사랑할 수 있을까? 처음은 우연이었다. 그러나 그 뒤는 조작된 우연이 분명하다. 그런데도 미칠 듯이 빠져들어 가는 남자의 마음. *** “할머니….” 아주 작은 소리였다. 깽깽거리는 강아지처럼 그렇게 작게 흐느끼며 할머니를 불렀다. ‘할머니가 돌아가셨나? 꿈속에서 할머니한테 야단이라도 맞나?’ 작은 여자가 가녀린 어깨를 내놓고 흐느끼는데 가슴이 다 저릿했다. 작고 가느다란 소리가 할머니를 부르는데 왜 제 가슴이 이렇게 뭉클한 건지. 규헌은 은효의 등을 쓸어내리며 토닥거렸다. 그러자 조금 더 품으로 파고들며 몸을 동그랗게 말아 안기는 여자가 말할 수 없이 사랑스러워서 그렇게 그녀를 안고 잠이 들었다. 아무리 안고 만져도 절대로 질릴 것 같지 않은 여자. 품 안에서 놓고 싶지 않은 여자. 처음 회사에서 재회하고는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그렇게 접어두려고 했건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 다른 놈들이 눈길을 주는데 초연할 수가 없었다. 윤서후가 관심을 두는 건 더더군다나 싫었다. 처음 정은효를 미래전략기획실 비서로 발령한 건 윤서후였다. ‘나와 어떤 썸씽이라도 바라고 집어넣었겠지. 할머니가 질색하는 조건은 다 가지고 있는 게 정은효니까.’ 후계 구도에서 밀어내겠다는 속이 훤히 보이는 수작이었다. 그런데도 정은효를 내치고 싶지 않았다. “정은효. 널 내가 어디까지 좋아하는 걸까?” ---- ※ 이 작품은 와 같은 세계관과 등장인물이 나옵니다. 이용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동일한 등장인물 : 의 윤서후, 고혜린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불량 채권 대신 받은 사람이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게 짧게 깎은 머리며 온몸에 피부병 같은 발진이 돋아서 역한 냄새까지 풍기는 그런 여자였다. 그야말로 어디에도 쓸 데가 없을 것 같은 여자. 식당에 내놓고 홀 서빙조차 시킬 수 없는 몰골이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이 속임수였다니!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렇게 흉한 몰골을 하고 꽁꽁 숨어 있던 여자가 제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어느 틈에 그의 생각 속의 비집고 들어와 자리를 펴고는 나가지 않는다. 내칠 수도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가질 수도 없는 여자. 그런 여자가 점점 그의 앞에서 성장한다. 아름다운 외모와 상냥한 말씨, 빛난는 열정을 가지고 점점 스타로 발돋움 해가는 그녀 룸살롱 주방 보조에서 가정 도우미, 그리고 회사원. 점점 더 큰물로 나가며 자기 모습을 갖추는 여자. 그런 여자와의 관계는 반복되는 오류의 연속이었다. “왜 이렇게 나한테 잘해 줘요?” 마음속에 가득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쓰며 그녀가 물었다. 그는 그런 그녀의 말에 심드렁한 목소리로 답했다. “내가 잘 해준 적 있나? 착각이겠지. 난 그런 적 없는데.” 늘 말로만 무관심한 척, 모르는 척, 가끔은 겁을 주듯이 그렇게 말하는 그 역시 누구에게 제대로 손 내밀 수 없는 상처를 가진 남자였다.
끼이익 소리를 내며 성당 문을 열었다. 마루는 숨어버린 남은을 찾으며 안으로 들어섰다.불을 켜지 않아 어둑한 실내는 낮과 밤을 알 수 없는 공간이었다. 한쪽 구석에 상한 감정을 꽁꽁 싸매고 앉아 있는 남은이 보였다. 제 속도 모르고 혼자 오해하고 토라져 있는 그녀는 독이 잔뜩 오른 초식동물 같았다. 아무리 독이 올라도 누구도 해칠 수 없는 여린 생명체. 오늘 개기일식이 있을 거라고 하더니 갑자기 하늘이 컴컴해졌다. “하늘이 왜 이래?” 일식이 있는 날은 밤과 낮이, 빛과 어둠이, 하늘과 땅과 지하의 세계가 모두 하나로 열린다고 했다. 그때는 사람들의 소원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저주가 풀리기도 한다고 했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한데 뒤얽혀서 일어날 수 있는 날이라고. 그런 얘기를 어렴풋이 들었던 거 같다. 그런 얘기를 했던 사람이 누구였더라? “너 지금 질투하는 거냐?” “누가 질투하는데? 내가 그랬잖아. 너희 둘이 키스를 하든 말든 난 상관없다고! 흡” 쏘아붙이는 남은을 보는 마루의 눈썹이 모여들었다. 서 있는 마루가 앉아 있는 남은의 어깨를 잡고 그녀의 입술에 정확하게 입술을 겹쳤다, 입술이 비벼지고 혀가 엉켰다. 뜨거운 전율이 온몸을 감쌌다. 둘이 키스하는 그 순간! 하늘이 완벽히 어두워졌다. 개기일식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이상한 전율이 둘을 휩쓸고 지나갔다. 키스라는 것이 이렇게 번개를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걸까? 눈앞이 흐릿해지고 뇌까지 전율하는 뜨거운 키스였다. 숨이 가빠질 정도로 집요하게 혀를 물고 빨아당기며 뜨거운 키스를 이어가던 마루가 입을 열었다. “내가 키스하고 싶은 건 너라고. 그리고 미선이하고는 키스하지 않았어. 그 말을 하고 있는 거잖아.” 마루는 오해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그런데 그 말을 하는 목소리가 마루의 목소리가 아닌 그 말을 듣고 있는 남은의 목소리였다. 말을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둘 다 너무 놀라서 서로를 바라보았다. ‘왜 내 얼굴을 내가 바라보고 있는 거지?’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그렇게 원했던 이혼 조건이 결혼 전 사랑하다 헤어진 남자를 만나서 회사를 넘어가지 않도록 뭐든 하라는 거였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렇게 아프게 배신했던 남자를 어떻게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시은은 두 가지 이유 때문에 호텔 문 앞에서 서성였다. 하나는 이혼을 위해서 그리고 두 번째는 그렇게 아프게 버렸지만 그를 다시 보고 싶어서 였다. 저를 미워하다 못해 증오할 테지만, 그래도 만나야 했다. 그는 아이의 존재를 모르고 있으니까. 죽을 때까지 숨기려고 했으나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다시 만난 최건우는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당연히 결혼할 여자는 따로 있지. 뭘 바란 거야? 버릴 때는 언제고 이제 나한테 관심이라도 생긴 거 같네. 미안하지만 늦었어.”
*겨울의 남자 (15세 개정판) 집안 사정 때문에 졸업하고 3년이 지나서도 대학에 가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정은에게 친구가 대리 수능을 제안했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엄청난 액수를 대가로 불렀으나 5억이나 되는 돈을 선뜻 주겠다는 말에 친구의 집으로 들어가 대리 수능을 준비하게 된다. 친구의 집에서 만난 친구 오빠, 하태건. 그와는 그렇게 만났다. 매일 그를 마주하면서 무거운 돌덩이가 날아든 것처럼 가슴속 심연이 흔들렸다. 그래도 사랑할 수 있을까? 겨울처럼 차고 깨끗한 그 남자가 자꾸 그녀의 가슴에 꽃을 피운다.
“왜 꼭 메모를 남겨야 돼요? 그냥 하룻밤으로 끝날 수 있는 인연이었는데.” 본명도 알려주지 않고 딱 그 밤을 그렇게 보내고 잊으려고 작정했는데... 미친다. 정말. 어쩌자고 딱 내 담당 환자로 온 거야? “원나잇이라. 그런데 그게 아니잖아. 봐. 우리가 인연이 아니라면 이렇게라도 우연히 만날 수가 있나? 건장한 내가 한국에 와서 외삼촌 권유로 단 이틀 입원해서 건강검진 받자고 왔는데 여기서 딱 여희주 씨를 만났으니 말이야. 그러니까 당신 생각은 잘못된 거지. 우리는 그렇게 하룻밤 인연이 아니었던 거야.” “그럼 뭐요? 그럼 뭔데요? 사귀기나 하자고요? 아니면 하룻밤은 안 되니까 이틀 밤, 삼일 밤 뭐 그런 식으로 보내자고요?” “물론이지.” 그렇게 다가와 놓고는, 피하고 싫다는 사람을 그렇게 흔들며 다가와 놓고는 그것도 모자라 그런 선물까지. “부담스러워서 못 받아요.” “왜 못 받는데? 선물로 집을 사주면 안 된다는 법이 어디 있어!” 강남에 30억이나 하는 집을 떡하니 계약해놓고 명의를 주겠다는 그. 그런 그에게 어떻게 결혼을 기대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데... "내가 사랑한다고 했잖아. 결혼이 그렇게 중요한 거니?" [본 작품은 15세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살려주세요. 살려만 준다면 은혜는 꼭 갚겠어요. 착하게 살 테니까 제발 살려주세요!” 남태평양 한복판에서 살려 달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사하라. 그때 갑자기 바다에서 한 남자가 그녀가 타고 있는 보트 위로 올라오는데……! “그 말, 진심이야? 꼭 약속 지켜야 하는데?” “네! 원하는 건 뭐든지 다 할게요! 살려만 주세요. 그런데 대, 대체 당신은 어디서 온 거예요?” “나? 물속에서.” 악마의 다이아몬드 ‘데빌하트’에 관한 기사를 쓰고 이 상황을 맞이한 사하라 앞에 나타난 정체 모를 의문의 남자 최강율. 그에 의해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사하라는 한국으로 돌아가 또다시 데빌하트에 관한 기사를 쓰면서 위험에 빠지게 되는데, 때마침 다시 나타난 그 남자 최강율! 다이아몬드에 얽힌 비밀은 무엇인지, 둘은 과연 악마의 다이아몬드 저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뭐든지 완벽한 사하라와 엉뚱한 그 남자 최강율의 짜릿한 모험로맨스!
이건 내 맞선이야! 절대 포기 못해! 2년 전 함께 살던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 세희는 아버지라는 사람이 찾아와 그의 집에서 살게 된다. 엄마와 이혼을 한 후로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던 아버지의 존재. 아버지라는 온기가 그리워 찾아간 집. 그러나 그곳은 끝도 없이 그녀를 나락으로 빠져들게 하는 늪이었다. 아버지의 갤러리에서 일을 시작하고 몇 달 지나지 않아 회계 조작과 비자금 조성의 누명을 쓰고 이복동생 대신 유죄 판결을 받고 8개월을 복역하고 나왔다. 숨 쉴 곳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상황. 막다른 그곳에서 그를 만났다. 오직 그녀를 숨 쉴 수 있게 해주는 남자였다. 세희는 무작정 택시를 타고 J 호텔로 갔다. 미친 짓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한 말을 따르고 싶었다. 다른 건 몰라도 이번만은…. 이 맞선 만은 동생에게 양보할 수 없었다. 날 보자고한 거였다. 내 선자리였다. *** 태진은 약속 시각 정각에 스카이라운지로 들어섰다. 하지만 내부에 윤세희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한껏 차려입은 윤은지가 그 자리에 있는 게 보였다. 물어볼 것도 없었다. 윤세희 대신 윤은지가 나온 거다. 계속 저를 쫓아다녔으니 윤세희에게 들어온 맞선을 가로채서 나왔을 게 뻔하다. 말을 섞을 것도 없어 뒤돌아섰는데 윤은지가 뛰어왔다. “어디 가세요, 정태진 씨!” 태진이 돌아보자 은지가 바짝 다가오며 말했다. “저 못 보셨나 봐요.” “봤습니다. 그래서 나가는 건데요?” “아니 왜요? 봤으면 저한테 오셔야죠.” 웃으며 하는 은지를 보는 태준의 시선이 매서웠다. 은지는 그 눈길을 받아내지 못해 더 어색하게 웃었다. “그러니까 세희가, 언니가 오기 싫다고 해서 내가 온 거예요.” “내가 만나자고 한 건 윤세희인데 세희 씨가 오고 싶지 않으면 마는 거지, 윤은지 씨가 왜 나옵니까?” 윤세희! 이상하게 눈길이 가는 여자였다. 우연히 알게 된 그녀의 상황은 더할 수 없이 나빴다. 처음에는 호기심. 그러나 이상하게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정말 태진씨 옆에 있어도 돼요? 내가 뭐라고.. 나 같은 여자는 당신 한 테는 짐만 될 뿐인데...” 물기 많은 커다란 눈동자가 태진을 향했다. 태진은 세희의 볼을 쓰다듬으며 턱을 들어 시선을 마주했다. “얼마든지 이용해. 이용당해 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