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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큐버스의 악몽
작가포와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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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학교를 졸업하고 꿈을 향해 나아가려던 찰나 에셀은 저주에 걸린다. 그것은 남자라도 서큐버스가 되게 만드는 강력한 고대의 저주. 저주 탓에 모든 것을 포기한 채로 26살이 된 에셀 앞에 대마법사 율리시스가 나타난다. 대마법사 율리시스는 저주를 푸는 방법을 알려주는 조건으로 데이먼 더스크와 하룻밤을 보내라고 말한다. “저 꽤 잘합니다.” 전설적인 전쟁영웅 데이먼 더스크라도 꿈속에서는 한낱 인간! 기세 좋게 덤볐는데 이 남자, 서큐버스인 에셀보다 더 강하다! 그를 유혹해야 하는데 번번이 데이먼에게 홀려 버리는 에셀. 과연 그는 저주를 풀 수 있을까? [본문 중] 이 남자는 위험하다. 에셀의 머릿속에 경고등이 켜졌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순식간에 그의 페이스에 휘말리고 말 거다. 에셀은 초조하게 입술을 핥았다. 데이먼은 가만히 에셀을 내려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연인, 연인끼리는 어떻게 하더라?’ 에셀은 데이먼의 목에 느슨하게 팔을 걸었다. 눈을 지그시 맞추고 눈웃음을 치며 데이먼에게 입을 맞추었다. 정말 연인처럼 다정하게, 상대가 사랑스러워서 못 견디겠다는 듯이. 정답이었는지 데이먼은 에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손길은 다정했지만 키스는 조금도 다정하지 않았다. 입술이 닿기가 무섭게 혀부터 얽히는 거친 키스가 이어졌다. “흐으음….” 에셀은 가느다란 신음 소리를 흘렸다.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해 눈물이 고였다. 입술이 닿고 떨어질 때마다 춥춥, 하는 소리가 났다. 질척한 소리에 귀가 뜨거워졌지만, 동시에 더 흥분하고 만다. 둘은 얼굴의 각도를 바꿔 가면서 여러 번 키스를 나누었다. “일은, 많이 지루해요?” 에셀이 데이먼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 주며 다정하게 물었다. “글쎄. 늘 지루하지.” 데이먼은 웃었다. “내가 도와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에셀은 말꼬리를 끌면서 두 다리로 데이먼의 허리를 감쌌다. 데이먼은 귀엽다는 듯이 에셀을 바라보았다. ‘으와아….’ 어째서 저런 다정다감한 표정이 더 무서운 걸까. 에셀은 가볍게 소름이 돋았다. 큰일이다. 데이먼이 진짜 연인처럼 행동하는 바람에 자신까지 말려드는 기분이었다. ‘매혹, 마법은! 나한테도 적용된단 말이야…!’ 데이먼에게 걸리는 암시는 에셀에게도 걸린다. 에셀이 흥분하면 흥분할수록, 스스로 만든 이 상황 설정에 진심으로 빠져들어 버린다. 에셀은 머리를 냉정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데이먼, 이 노련한 남자는 에셀에게 그럴 틈을 주지 않았다. “어떻게, 재밌는 걸 해 줄 생각이야?” 데이먼의 낮은 목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그가 에셀의 귓불을 살짝 깨물고 귀를 핥았다. 축축한 감촉과 질척이는 소리, 낮은 목소리에 에셀은 울고 싶어졌다. / “…그러니까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더스크 후작님에게도 그렇게 나쁜 제안은 아닐 겁니다. 어차피 여기서 무슨 짓을 하든 현실에는 전혀 영향이 안 갑니다, 또… 저도 여기서 겪은 일을 어디다 말하고 다니지 않으니까요.” “확실히 손해 볼 게 없는 제안이기는 하지만 이득 볼 것도 없지. 무엇보다 난 남에게 휘둘리는 게 아주 싫거든.” 그의 시큰둥한 반응에 에셀은 초조해졌다. 에셀은 이 관계에서 철저하게 을이다. 갈급한 쪽은어디까지나 에셀이고 데이먼은 전혀 아쉬울 게 없다. 그가 상대가 없어서 오른손 신세나 져야 하는 사춘기 소년도 아니고, 눈짓 한 번에 일단 옷부터 벗고 볼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굳이 귀찮게 협조를 하려고 들겠는가. 에셀은 뭔가 자신에 대해 어필할 것이 없는지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저, 꽤 잘합니다.” “푸흡.” 비장한 에셀의 고백은 데이먼의 웃음 아래 묻혔다. “아하하하, 그게 그렇게 비장하게 할 말인가? 비 맞은 강아지처럼 낑낑거릴 때는 언제고.” “제가 언제 낑낑… 아니, 하여튼. 심각한 거 맞습니다. 저한테는 인생이 걸린 문제니까요. 그, 후작님도, 그거, 안 되신다고… 그러니까 좋은 기회 아닙니까.” “흐음, 율리시스가 내 하반신 사정을 떠들어 댔나 보군.” 식은땀이 난다. 에셀은 주먹을 꾹 쥐었다. “뭐, 좋아. 그대는 재밌어 보이니까 협조하는 걸로 하지.” “넵! 분발하겠습니다! 많이 공부하겠습니다!” “…풉, 그게 공부한다고 되는 건가? 그건 그렇고….” 데이먼이 에셀의 멱살을 잡아당겼다. 에셀은 얼떨결에 그의 무릎 아래로 끌려갔다. “그 잘한다는 솜씨부터 좀 볼까?” 오싹하다. 육식동물 앞에 손발이 묶인 채로 붙들린 기분이다. 에셀은 좀 더 제대로 그의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이름이 뭐지?” 데이먼이 물었다. 현실에서 데이먼을 또 만날 일은 없겠지만, 본명을 말하기는 꺼려졌다. 에셀은 얼떨결에 다른 이름을 댔다. “…에쉬…입니다.” “그래, 에쉬. 잘 부탁하지.” 데이먼이 머리에 손을 올리자 에셀은 다시 고개를 내렸다. 기분이 극도로 가라앉았다. ‘왜 하필 그 이름을….’ 에쉬는 가족들에게만 불리던 애칭이었다. 10년 전, 가족들이 모두 죽은 이후로는 누구도 에쉬라고 그를 부르지 않았다. 사춘기에 접어든 에셀이 부끄럽다고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해도 가족들은 꼬박꼬박 애칭으로 그를 불렀다. 막내이기 때문에 영원히 애칭으로 불릴 운명이라는 되도 않는 변명도 덧붙여 가면서. ‘에쉬.’ 열여섯 살까지도 가족들은 그를 저런 귀여운 이름으로 불러 댔다. 에셀은 지금의 자신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완결 여부미완결
에피소드1
연령 등급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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