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트 오버
작가서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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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고 싶은 게 있어.” “응.” “어떤 연애를 원하는 건데?” “남들 다 하는 그런 연애. 보고 싶다고 전화도 하고, 같이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여행도 가고, 어두컴컴한 골목에서 키스도 하고…. 더 듣고 싶어?” 찻잔을 잡은 수연의 손가락 끝이 움찔했다. “아냐. 그만하면 알아들었어.” 어쩌면 제게 유일한 연애 경험이 될지도 모를 일들. 처음엔 당연히 거절하리라 마음먹었던 이 연애가 어쩐지 자꾸만 하고 싶어진다.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일지도 모르니까. 평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를 연애니까. “대신… 조건이 있어.” “조건?” “한쪽 마음이 변하면 그뿐이야. 절대 왜냐고 묻지 말기.” “…좋아. 나도 원하던 바야.” 그래. 그거면 되었다. 네가 날 동정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날이 오면 나는 안녕을 고할 테고 그때가 되면 끝이겠지. 우리가 헤어졌을 땐 넌 한 번의 연애를 더 했을 뿐일 테고 난 유일한 연애를 한 후겠지. 내 머리와 가슴엔 평생 간직할 수 있는 연애의 기억이 생긴 후겠지. 수연은 용기를 내어 찻잔을 쥐고 있던 손을 가만히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고는 신우에게 인사했다. “윤신우, 앞으로 잘 부탁해.” 신우의 커다란 손이 수연의 손을 감쌌다. “잘해 보자.” 서른. 그렇게 첫 연애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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