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산에 흩날리는 봄처럼
작가깡담
0(0 명 참여)
하라는 일은 안 하고 제물이나 받아 처먹던 북해 용왕이 형제의 손에 방살당했다. 설상가상, 의뢰를 받고 대신 제물로 끌려간 친구 달기의 소식도 도통 들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결국 비현은 달기를 구하기 위해 도깨비감투를 쓰고 몰래 용궁에 들어간다. “누, 누구십니까? 혹시, 강림도령?” “너야말로 뉜데 이곳을 쥐새끼처럼 빨빨거려.” 한데 이렇게 바로 들킬 줄은 몰랐다. “소리 내어 읽어.” “보물, 조금만 빌려 갑니다. 석 달 뒤에, 돌려드리겠소. 그전까지, 나를 찾지 마시오…….” “소리 내서 끝까지 다 읽어.” “나를 쫓으면, 보물을 다, 팔아 버릴 것이다…….” 달기가 다른 제물들과 함께 북해 용궁의 보물을 싹 다 털어 간 줄도 몰랐고.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만 더 기다려 볼 것을. 정작 필요한 건 보여 주지도 않으면서 왜 애먼 사내와 교접하는 낯 뜨거운 미래를 예지몽으로 보여 주는지 모르겠다며 용궁에 온 것을 후회하는 것도 잠시, “오늘부로 네 놈은 인질이다.” “예? 뭐요?” “인질.” 비현은 흑룡 무원의 인질이 되어 용궁에 감금당한다. 생각보다 안락한 감금 생활을 이어가던 중, 비현은 돈을 많이 주겠다는 무원의 유혹에 넘어가 함께 뭍으로 올라갔다가 두창에 걸려 죽을 고비를 넘긴다. “무원 님, 저한테 여의주 주셨어요? 지금 제 몸에 여의주가 있다던데. 무원 님 여의주 맞아요?” 가늘고 길게 살아야 할 목숨을 구해 준 건 좋은데……. “물에 빠진 놈 건져 놓으니까 봇짐 내놓으라 한다더니. 내 여의주 가지고 홀랑 내빼겠다고?” “그건 예시가 잘못되었습니다! 제가 먹고 싶어서 먹었나요? 그냥 줬다 뺏는 셈 치고 가져가세요.” “그럼 이리 와, 비현.” 불로장생과 여의주를 빌미로 유혹하는 건 곤란했다. 그러다 정말 그 예지몽 속 무산지몽이 눈앞에 펼쳐지면 어찌하려고.
이 작품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많이 보고 있는 작품
전체 리뷰0 개
스포일러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