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의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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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미리 겁을 먹으면 꼭 내가 무슨 짓이라도 해야 할 것 같잖아.” 강태윤은 서우의 첫사랑이었다. 서우의 하프 선생님이자 최고의 하피스트, 그리고 태윤의 다정한 어머니였던 주하영이 서우를 데리러 오던 길 사고를 당해 죽기 전까지는. 하피스트를 꿈꾸게 했던 선생님을 잃고, 그에게는 어머니를 잃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에 서우는 다시는 하프를 켜지 못할 정도로 다친 손을 스스로 원죄로 생각하고 도망쳐 살아간다. 그러나 어느 날 그가 찾아왔다. “말했잖아. 결혼 전제로 만나 보자고.” 그러려면 서로의 욕망과 원하는 것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하지 않겠냐고 그가 다정한 낯으로 말했다. 뒤늦게야 서우는 이상하고 어딘가 미친 강태윤의 결혼 전제를 운운했던 그 말이 자신을 놀리려는 게 아니라 진심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너... 미쳤구나.” 사는 세상이 다르고 서로가 딛고 있는 발판이 다르다. 그의 말은 서우의 세상이 아닌, 강태윤의 세상이 뒤집힐 말이었다. “이제 알았다니 유감이네.” 태윤의 눈가가 나붓하게 접혔다. *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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