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몇 걸음 떼지도 못하고 둔탁한 무언가와 부딪쳤다. 와장창!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시멘트 바닥에 나동그라진 뒤였다. “아…….” 이게 무슨 일이지? 목덜미가 선득할 정도로 공기 흐름이 달라졌다. 이국의 밤공기에 날이 섰다고 느낄 무렵 불길한 예감을 적중하듯 시야 사이로 수제화 한 켤레가 파고들었다. 기다란 다리를 거슬러 오르며 천천히 고개를 들었을 때 매섭게 표정을 굳힌 사내와 눈이 마주쳤다. “악마라도 본 얼굴이군.” * * * 결혼 한 달 전 갑자기 파혼을 통보받았다. 살기 위해 허니문으로 예약했던 뉴욕에 홀로 향한 유주는 사고로 악마같은 남자를 만나게 된다. 알고 보니 그 남자, 세계적인 명품 로퍼 '스토즈'의 CEO이자 AC팔레르모의 구단주, 악명 높은 이태리 마피아 가문의 하나뿐인 핏줄이라는데……. 믿기 어려울 정도로 어마어마한 남자에게 찍혀버렸다. 유주는 과연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 로맨스 소설 중 상위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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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명이 선택하면 '명작' 칭호가 활성화 됩니다.
'명작'의 태양을 라이징 해보세요.
500여 편의 응모작 중에 고르고 골라 뽑은 15편의 최우수 로맨스소설. 열다섯 가지의 사랑, 열다섯 가지의 색깔, 열다섯 가지의 감동, 열다섯 가지의 재미! [아이작가의 공모는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독특한 색깔과 아이디어, 창의력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이 때문인지 이번 응모작들 역시 개성과 색깔이 강했고 소재 또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했다. 응모작들의 이런 경향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 심사위원들도 예심과 본심에서 독특한 소재와 재미, 색깔, 분위기를 가진 작품에 좋은 점수를 줬다.] (심사평 중에서)
“그래서, 어떻습니까? 나는?” 류태한입니다, 하고 반듯하게 인사하던 해신그룹 차남이자 오너의 일가, 그리고 사주의 아들. 언감생심 꿈꿔 볼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 남자가 물었다. 불의의 사고로 상처를 극복하느라 흩날렸던 20대의 끝자락에서, 서은은 흔들렸다. “제가 많이 계산적이에요. 손해가 날 것 같으면 빠르게 손절하죠.” 적당한 계산 속에 내두른 방패를 가르고 그가 말했다. “그럼 한번 재 봐요.” “네?” “계산적이라면서. 그럼 실컷 재고, 어떤 결론이 나는지 알려 줘요.” 그러니까 시작하지 말자는 말을 하고 있는데, 실컷 재고 결론을 알려 달라니. “나도 목적 달성에 한해서는 어디서 지지 않으니까. 계산적인 주서은 씨하고 대책 없는 나하고, 어느 쪽이 더 승산 있는지. 궁금하잖아요.” “굳이 그럴 이유가….” “마음에 들어서.” 그가 납득이 가지 않는 얼굴로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서은에게 말했다. “이렇게는 물러설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네가 그렇게 콧대가 높다면서.” 국회의원의 사생아라는 딱지를 달고도 절대 꺾이지 않는 여자, 윤이서. 그녀에게 든 감정의 시작은 내기였다. “그래서 내가.” “…….” “너 꺾어 보려고.” 모든 걸 가졌기에 세상이 무료한 남자, 류태조. “우리 세 번째 만나는 날, 잘 거야.” 쥐어뜯을 것 같은 시선과는 다르게 커피나 한잔하자 묻는 정도의 가벼움이었다. 그의 관심은 단순한 흥미에 지나지 않았다. 알면서도 충동적으로 시작된 일탈. 이것이 사랑은 아니길 바랐다. 나락으로 떨어져 산산이 부서지더라도, 사랑은 아니길 바랐다. 일러스트: 감람
야반도주하듯 파리로 떠났던 강이도가 2년 만에 돌아왔다. “팬티 아니야.” 몸 선이 다 비치는 얄팍한 연회색 스포츠 티셔츠 아래로 사뿐사뿐 걸을 때마다 현혹하는 검은색 쇼츠가 문제였을까. 아니면 불룩한 자신감 때문이었을까. “이제 슬슬 관심이 생기나 보지?” “뭔 소리야.” “아니면 눈 좀 떼. 설 것 같잖아.” “뭐가 서? 미쳤어?” 아웅다웅. 티격태격.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질긴 인연. 관계 정리가 필요한 때가 되었다. “하여간 밝혀.” “밝히긴. 하…. 너 진짜… 외국물 먹더니 발랑 까졌어. 알아?” 다리를 벌리고 앉은 그가 티셔츠 아래로 손을 넣어 복근으로 선명한 살갗을 느릿하게 쓸어내렸다. “좆도 까졌는지 확인해 봐, 그럼.” 서로에게 연결된 줄을 적당히 밀고 당기며 지켜 온 우정의 축이 기울어진다. 이번에는 절대로 헷갈릴 수 없는 눈빛이었다.
의욕과 달리 파리만 날리던 출판사 프런티어에 협업을 제안하며 동아줄을 내린 AZ그룹의 후계자, 공주헌. “다시 일하게 된 소감은요?” “조… 습니다.” “뭣 같습니다, 라고 얼굴에 쓰여 있지만 좋다고 하니 믿겠습니다.” AZ그룹 회고록 출간을 위해 그를 마크하기로 한 3개월. 빨간 펜을 든 공주헌만큼 무서운 게 없지만. “마지막은 뭡니까? 공포의, 주둥아리. 헌은?” “허, 헌신하겠습니다.” 시비를 걸듯 시선을 건네고. “생각보다 난 서원영 씨에 대해 많은 걸 알고 있어요.” 간섭 같은 관심을 보이며. “글쎄요. 어쨌거나 잘 보이고 싶어서 그런 건 맞으니까.” 호의를 운운하는 남자의 순정은 기어이 너울을 일으키는데. * “저희 이러면 안 되는 거… 아시잖아요.” 질끈 눈을 감았다 뜨며 욕망을 삼키려는 순간, 원영의 입술을 만지작거리던 손길이 금세 단추가 달린 상의로 내려왔다. “이러는 건 되고?” 톡, 그의 손끝에서 단추 하나가 풀어졌다. 달로 현대 로맨스 장편 소설
본 도서에 등장하는 인물과 배경 설정은 모두 허구이며 특정 인물이나 단체, 상황과는 관계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본 도서에서 “”는 영어, []는 한국어를 표기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네가 내키는 순간, 내게 사인을 주면.” 그의 손가락이 해나의 입술을 건드리고 미끄러지듯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동시에 해나의 다리 사이로 푹, 다시금 묵직한 페니스가 치받쳤다. “나도 시작할게.” 그게 과연 모험으로 끝날지는 미지수지만. 수컷의 욕망을 억누른 고요한 시선이 떨리는 뺨에 닿았다. 끝을 알 수 없는 물음표 같은 순간 분명한 건, 혼란하게 흔들리는 눈앞의 여자를 구슬려 삼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안녕.” 무심코 인사를 뱉어 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우리가 ‘안녕.’ 하고 인사할 사이인가. “…하세요.” M홀딩스 이사이자 해신 그룹의 개라 불리는 남자, 권정헌. 그와 11년 만에 나선 갤러리에서 조우한 갤러리스트, 고우연. “어디까지 할 수 있어요?” 테두리가 선명한 검은 눈이 우연에게 고정되었다. 묘한 질문과 예리하게 파고드는 시선에 마치 발가벗겨진 기분이다. “여기에선 원하는 걸 다 구할 수 있다고 들어서.” 끝이 좋지 않았던 첫사랑은 불시에 나타나 우연의 세계를 뒤흔들었다. 여름이 타는 줄도, 가을이 지는 줄도 모르고 좋아했던 그때와 다르게, 열아홉과 서른하나의 간극을 또렷하게 지닌 채로. 《이븐 모어》
알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손을 떼고 돌아서라는 경고조차 소용없었다. 의리는 더 깊은 것들을 나누는 사이에서나 가능하다던 오빠 친구와 마주한 시선 사이로 서로를 향한 욕망이 겹겹이 쌓였다. “그런 눈으로는 보지 말고요.” 마냥 어리게만 생각했던 친구 동생, 지하연은. 친오빠의 친구이자 두 번 파혼한 과거를 가진 남자, 류진한의 먹이였다. “내가 널 어떻게 보고 있는데.” 눈가를 쓸어내리며 알고도 묻는 표정은 뻔뻔했다. 안기고 싶다. 당기고 싶어. 진득한 시선 속에 점철된 감정을 마주할수록 하연은 견딜 수 없는 충동을 느꼈다. “내가, 욕심나는 눈.” 머뭇거리던 그의 손가락이 코끝을 슬쩍 누르고, 인중을 지나 마침내 입술을 긋고 내려왔다. 다시금 그의 품에 파묻혀 입술을 물고 싶은 욕구를 일깨우듯이. 선이 또렷한 입술 경계를 매만지던 손끝에 하연의 입김이 닿았다. “정답.” 달큼한 숨이 흘러들었다. 결국은 예견된 일.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함께 뒤척이며 생각했다. 여름에 시작되어 여름에 모든 걸 잃은 너에게 이번만큼은 일생에서 가장 찬란한 계절을 만들어 주겠노라고. 《엔드리스 서머(Endless Summer)》
* 본 도서의 2권은 일부 내용이 수정된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 “네가 그렇게 콧대가 높다면서.” 국회의원의 사생아라는 딱지를 달고도 절대 꺾이지 않는 여자, 윤이서. 그녀에게 든 감정의 시작은 내기였다. “그래서 내가.” “…….” “너 꺾어 보려고.” 모든 걸 가졌기에 세상이 무료한 남자, 류태조. “우리 세 번째 만나는 날, 잘 거야.” 쥐어뜯을 것 같은 시선과는 다르게 커피나 한잔하자 묻는 정도의 가벼움이었다. 그의 관심은 단순한 흥미에 지나지 않았다. 알면서도 충동적으로 시작된 일탈. 이것이 사랑은 아니길 바랐다. 나락으로 떨어져 산산이 부서지더라도, 사랑은 아니길 바랐다. 일러스트: 감람
잠식하듯 먹어 들어가던 온기가 입안에 완전히 배자 윤재는 물고 있던 입술을 슬쩍 놓았다. 광물처럼 짙어진 눈동자 사이로 아지랑이가 핀 것 같았다. 식지 않은 열기가 그대로 전해졌다. “나한테 올래, 말래?” 이런 순간 느른히도 뱉는 윤재는 지독히도 계획적이다. 번들거리는 입술을 내려다보는 시선이 노골적이었다. “결정해.” * * * 친구라는 이름 아래 14년간 우정을 지속해온 주은과 윤재. 스물아홉이 되어 다시 만나다.
쿵! 몇 걸음 떼지도 못하고 둔탁한 무언가와 부딪쳤다. 와장창!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시멘트 바닥에 나동그라진 뒤였다. “아…….” 이게 무슨 일이지? 목덜미가 선득할 정도로 공기 흐름이 달라졌다. 이국의 밤공기에 날이 섰다고 느낄 무렵 불길한 예감을 적중하듯 시야 사이로 수제화 한 켤레가 파고들었다. 기다란 다리를 거슬러 오르며 천천히 고개를 들었을 때 매섭게 표정을 굳힌 사내와 눈이 마주쳤다. “악마라도 본 얼굴이군.” * * * 결혼 한 달 전 갑자기 파혼을 통보받았다. 살기 위해 허니문으로 예약했던 뉴욕에 홀로 향한 유주는 사고로 악마같은 남자를 만나게 된다. 알고 보니 그 남자, 세계적인 명품 로퍼 '스토즈'의 CEO이자 AC팔레르모의 구단주, 악명 높은 이태리 마피아 가문의 하나뿐인 핏줄이라는데……. 믿기 어려울 정도로 어마어마한 남자에게 찍혀버렸다. 유주는 과연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초면에 외람되지만, 결혼합시다." 스물아홉 번째 생일에 처음 본 남자는 대뜸 청혼부터 했다. "우리, 오래전부터 정략결혼이 약속된 사이에요." 할아버지가 쓴 각서까지 들고 온 태강물산 패션 부문 이사 도강현. “결혼 뒤엔 이웃에 살게 될 겁니다. 제가 사는 바로 옆집에." 집안끼리 약속한 정략혼, 당사자들끼리 거래한 매매혼. 살아남기 위해 1년 간 부부 계약을 체결한 그 날 이후, 우린 이웃사촌이 되었다. 발칙한 결혼생활을 들키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법적 남편의 침대에서 눈을 뜨기 전까지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작품입니다. 쿵! 몇 걸음 떼지도 못하고 둔탁한 무언가와 부딪쳤다. 와장창!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시멘트 바닥에 나동그라진 뒤였다. “아…….” 이게 무슨 일이지? 목덜미가 선득할 정도로 공기 흐름이 달라졌다. 이국의 밤공기에 날이 섰다고 느낄 무렵 불길한 예감을 적중하듯 시야 사이로 수제화 한 켤레가 파고들었다. 기다란 다리를 거슬러 오르며 천천히 고개를 들었을 때 매섭게 표정을 굳힌 사내와 눈이 마주쳤다. “악마라도 본 얼굴이군.” * * * 결혼 한 달 전 갑자기 파혼을 통보받았다. 살기 위해 허니문으로 예약했던 뉴욕에 홀로 향한 유주는 사고로 악마같은 남자를 만나게 된다. 알고 보니 그 남자, 세계적인 명품 로퍼 '스토즈'의 CEO이자 AC팔레르모의 구단주, 악명 높은 이태리 마피아 가문의 하나뿐인 핏줄이라는데……. 믿기 어려울 정도로 어마어마한 남자에게 찍혀버렸다. 유주는 과연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폭설이 내리는 날, 절친의 결혼식에 참석한 서하는 그곳에서 3년 전 헤어진 강현을 만나고. 이제는 아무 상관도 없다 여겼던 강현과의 재회에 다시 마음이 흔들리는데…. “잘 지냈지?” 일부러 입술을 당겨 웃으며 서하가 먼저 강현에게 손을 내밀었다. 허공을 가른 손을 가만히 내려다보는 그의 시선이 차다. 그 순간 강현이 서하의 손을 움켜잡았다. “어.”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맞잡은 손바닥이 놀라울 정도로 뜨거웠다. “손이 왜 이렇게 차.” 애매하게 얽힌 손가락 끝을 어루만지며 묻는 강현의 시선이 태연한 와중에 다정했다. 서하는 서둘러 강현에게서 손을 빼내며 싱겁게 웃었다. “날이 춥잖아.”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강현의 시선은 서하가 손을 거둔 뒤로도 한참이나 더 이어졌다.
* 본 도서는 2018년에 출간되었던 <밤에 만나요, 선배>의 외전 증보 개정판입니다. 미공개 외전 추가 및 전면 개정되었으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가끔 만나서 밥 먹고 차나 마셔요.” “너랑?” “기분 전환도 할 겸.” 고등학교 후배이자 동생의 친구인 승조와 9년 만에 재회한 서진. 어리게만 봤던 그와 눈이 마주친 순간, 낯선 기분에 사로잡힌다. 날카롭게 툭 벌어진 눈매 안에 조각칼로 잘 깎아 넣은 듯한 검은 눈동자. 새카만 기승조의 눈은 무감한 듯하다가도 한순간 감정이 실린다. 바로 지금처럼. “그러다 가끔은 입술을 빨아도 좋고.” 그대로 정지한 서진을 응시하는 눈빛은 사람을 뒤흔들고도 명료하기만 했다. 탐색이 깊어질수록 서진의 가슴이 요란하게 들썩거렸다. “더한 걸 해도 괜찮으니까.” 어느새 열기 스민 시선을 고정한 채 그가 다시 입술을 열었다 닫았다. 머릿속을 헤집는 눈빛처럼 느긋한 음성이 달래듯 전해졌다. “밤에 만나요, 선배.” 지나치게 붉은 입술이 눈앞에서 선명하게 기울어졌다. 《밤에 만나요, 선배》
“안녕.” 무심코 인사를 뱉어 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우리가 ‘안녕.’ 하고 인사할 사이인가. “…하세요.” M홀딩스 이사이자 해신 그룹의 개라 불리는 남자, 권정헌. 그와 11년 만에 나선 갤러리에서 조우한 갤러리스트, 고우연. “어디까지 할 수 있어요?” 테두리가 선명한 검은 눈이 우연에게 고정되었다. 묘한 질문과 예리하게 파고드는 시선에 마치 발가벗겨진 기분이다. “여기에선 원하는 걸 다 구할 수 있다고 들어서.” 끝이 좋지 않았던 첫사랑은 불시에 나타나 우연의 세계를 뒤흔들었다. 여름이 타는 줄도, 가을이 지는 줄도 모르고 좋아했던 그때와 다르게, 열아홉과 서른하나의 간극을 또렷하게 지닌 채로. 《이븐 모어》
“네가 그렇게 콧대가 높다면서.” 국회의원의 사생아라는 딱지를 달고도 절대 꺾이지 않는 여자, 윤이서. 그녀에게 든 감정의 시작은 내기였다. “그래서 내가.” “…….” “너 꺾어 보려고.” 모든 걸 가졌기에 세상이 무료한 남자, 류태조. “우리 세 번째 만나는 날, 잘 거야.” 쥐어뜯을 것 같은 시선과는 다르게 커피나 한잔하자 묻는 정도의 가벼움이었다. 그의 관심은 단순한 흥미에 지나지 않았다. 알면서도 충동적으로 시작된 일탈. 이것이 사랑은 아니길 바랐다. 나락으로 떨어져 산산이 부서지더라도, 사랑은 아니길 바랐다. 일러스트: 감람
쿵! 몇 걸음 떼지도 못하고 둔탁한 무언가와 부딪쳤다. 와장창!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시멘트 바닥에 나동그라진 뒤였다. “아…….” 이게 무슨 일이지? 목덜미가 선득할 정도로 공기 흐름이 달라졌다. 이국의 밤공기에 날이 섰다고 느낄 무렵 불길한 예감을 적중하듯 시야 사이로 수제화 한 켤레가 파고들었다. 기다란 다리를 거슬러 오르며 천천히 고개를 들었을 때 매섭게 표정을 굳힌 사내와 눈이 마주쳤다. “악마라도 본 얼굴이군.” * * * 결혼 한 달 전 갑자기 파혼을 통보받았다. 살기 위해 허니문으로 예약했던 뉴욕에 홀로 향한 유주는 사고로 악마같은 남자를 만나게 된다. 알고 보니 그 남자, 세계적인 명품 로퍼 '스토즈'의 CEO이자 AC팔레르모의 구단주, 악명 높은 이태리 마피아 가문의 하나뿐인 핏줄이라는데……. 믿기 어려울 정도로 어마어마한 남자에게 찍혀버렸다. 유주는 과연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3년간 짝사랑했던 남사친에게 결혼할 상대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 어느 날, 회사 앞으로 찾아온 남사친과 그의 연인의 정체에 정연은 충격에 빠지고. 그런 정연의 앞에 이준이 나타나는데…. “오래 기다렸지? 가자.” 이준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정연을 물끄러미 응시하다, 코트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 제 물건을 낚아채듯 정연의 손목을 잡아 제 곁으로 당겼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선배.” 힘이 느껴지는 팔 아래서 몸을 비틀자, 그대로 그가 정연의 허리를 감아 왔다. “선배.” “너한테도 이편이 더 낫지 않겠어?” 귓가로 흘러드는 이준의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 옷감 너머에서 전해지는 체온이 가늠할 수 없이 뜨거웠다.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작품입니다. “순진하게 생겨서 속은 시커먼가 봐?” 네가 정말 속이 시커맸더라면. 나는 제멋대로 너를 집어삼켰을 텐데. “이은오가 매달리게 해주세요. 이 관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내 침대에 누워 나를 올려다보는 말간 눈에 욕망이 실리기를. 네가 나를 욕심내주기를. 그렇게만 된다면, 나는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어. * * * 강해원, 7년 전 사고 이후 잠들 수 없는 남자. 이은오, 돈이 필요해서 남자를 재워주러 온 여자. 대한민국 최고 배우인 그가 '마음 없이' 자신을 재워주는 그녀를 만났다!
잠식하듯 먹어 들어가던 온기가 입안에 완전히 배자 윤재는 물고 있던 입술을 슬쩍 놓았다. 광물처럼 짙어진 눈동자 사이로 아지랑이가 핀 것 같았다. 식지 않은 열기가 그대로 전해졌다. “나한테 올래, 말래?” 이런 순간 느른히도 뱉는 윤재는 지독히도 계획적이다. 번들거리는 입술을 내려다보는 시선이 노골적이었다. “결정해.” * * * 친구라는 이름 아래 14년간 우정을 지속해온 주은과 윤재. 스물아홉이 되어 다시 만나다.
3년간 짝사랑했던 남사친에게 결혼할 상대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 어느 날, 회사 앞으로 찾아온 남사친과 그의 연인의 정체에 정연은 충격에 빠지고. 그런 정연의 앞에 이준이 나타나는데…. “오래 기다렸지? 가자.” 이준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정연을 물끄러미 응시하다, 코트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 제 물건을 낚아채듯 정연의 손목을 잡아 제 곁으로 당겼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선배.” 힘이 느껴지는 팔 아래서 몸을 비틀자, 그대로 그가 정연의 허리를 감아 왔다. “선배.” “너한테도 이편이 더 낫지 않겠어?” 귓가로 흘러드는 이준의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 옷감 너머에서 전해지는 체온이 가늠할 수 없이 뜨거웠다.
“순진하게 생겨서 속은 시커먼가 봐?” 네가 정말 속이 시커맸더라면. 나는 제멋대로 너를 집어삼켰을 텐데. “이은오가 매달리게 해주세요. 이 관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내 침대에 누워 나를 올려다보는 말간 눈에 욕망이 실리기를. 네가 나를 욕심내주기를. 그렇게만 된다면, 나는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어. * * * 강해원, 7년 전 사고 이후 잠들 수 없는 남자. 이은오, 돈이 필요해서 남자를 재워주러 온 여자. 대한민국 최고 배우인 그가 '마음 없이' 자신을 재워주는 그녀를 만났다!
* 본 도서는 2018년에 출간되었던 〈밤에 만나요, 선배〉의 외전 증보 개정판입니다. 미공개 외전 추가 및 전면 개정되었으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가끔 만나서 밥 먹고 차나 마셔요.” “너랑?” “기분 전환도 할 겸.” 고등학교 후배이자 동생의 친구인 승조와 9년 만에 재회한 서진. 어리게만 봤던 그와 눈이 마주친 순간, 낯선 기분에 사로잡힌다. 날카롭게 툭 벌어진 눈매 안에 조각칼로 잘 깎아 넣은 듯한 검은 눈동자. 새카만 기승조의 눈은 무감한 듯하다가도 한순간 감정이 실린다. 바로 지금처럼. “그러다 가끔은 입술을 빨아도 좋고.” 그대로 정지한 서진을 응시하는 눈빛은 사람을 뒤흔들고도 명료하기만 했다. 탐색이 깊어질수록 서진의 가슴이 요란하게 들썩거렸다. “더한 걸 해도 괜찮으니까.” 어느새 열기 스민 시선을 고정한 채 그가 다시 입술을 열었다 닫았다. 머릿속을 헤집는 눈빛처럼 느긋한 음성이 달래듯 전해졌다. “밤에 만나요, 선배.” 지나치게 붉은 입술이 눈앞에서 선명하게 기울어졌다. 《밤에 만나요, 선배》
폭설이 내리는 날, 절친의 결혼식에 참석한 서하는 그곳에서 3년 전 헤어진 강현을 만나고. 이제는 아무 상관도 없다 여겼던 강현과의 재회에 다시 마음이 흔들리는데…. “잘 지냈지?” 일부러 입술을 당겨 웃으며 서하가 먼저 강현에게 손을 내밀었다. 허공을 가른 손을 가만히 내려다보는 그의 시선이 차다. 그 순간 강현이 서하의 손을 움켜잡았다. “어.”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맞잡은 손바닥이 놀라울 정도로 뜨거웠다. “손이 왜 이렇게 차.” 애매하게 얽힌 손가락 끝을 어루만지며 묻는 강현의 시선이 태연한 와중에 다정했다. 서하는 서둘러 강현에게서 손을 빼내며 싱겁게 웃었다. “날이 춥잖아.”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강현의 시선은 서하가 손을 거둔 뒤로도 한참이나 더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