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비참하고 처참하게 처형될 것이다.」 다짜고짜 죽는답니다. 이런 운명 따위, 단호하게 반송하고 싶지만, 내 마음대로 신에게 반송할 수 있다면 그건 운명이 아니겠죠. 심지어 남아 있는 생존 기간이 단 6개월! 덜컥 시한부 선고를 받은 것도 모자라 남자 셋이 운명에 꼬인다네요? 「거부할 수 없는 남자.」 「설득할 수 없는 남자.」 「평생을 약속한 남자.」 남자를 셋이나 만나서 열정적인 로맨스를 불사르기에 인간적으로 6개월은 너무 짧은 거 아닌가요? 존버는 승리한다! 운명 따위, 망치로 부숴버리겠어. *** “그래요, 알겠어요.” 키나는 진지한 얼굴로 머리를 끄덕거렸다. “그러니까 평민에다가, 심지어 마녀인 제가 이제부터 황제의 주치의가 된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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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냥한 그이>의 외전입니다. 그녀는 돈이 필요했다. 정말 간절하게 돈, 돈이 필요했다. 돈만 생긴다면 그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럼 우리 집에서 요리, 해보시겠습니까?” “제가…… 요리를요?” 절망의 끝에서 나타난 남자. 마루한. 병원 앞에서 만난 남자는 자기를 ‘마루한’이라고 소개했다. 마술사처럼 등장한 그가 제시한 건, 너무나도 너그러운 조건! 파격적인 제안! 감동적일만큼 어마어마한 한 달 월급! 하지만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한옥에서 그녀가 입주 요리사로 일하는 순간, 환상 같은 별천지가 4차원의 안드로메다가 됐다. 저기요, 이거 혹시, ‘어른이 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궁상버전’인가요? 단아한 이중인격의 냉혈 건조 미남, 마루한. 관능적인 에로 포스의 못된 남자, 악신. 살살 녹는 치유 미소의, 선신. 신장 190cm의 발광하는 육체파 건장남, 진도. 예술가적 기질의 수줍은 미남, 사리. 그야말로 미남 오망성五茫星! 저기요, 제가 이 아름다운 다섯 남자와 한 집에서 동거를 한다고요? 따뜻한 햇살 같은 그녀. 봄, 유일한 가족인 동생의 치료비를 만들기 위해 주걱을 움켜잡았다!
* 본 작품의 외전은 15세와 19세 동일한 외전입니다. 나긋나긋한 움직임으로 들어온 다온이 연회장 중앙에서 멈춰 섰다. 인형만큼이나 무미하고 감정 없는 얼굴이었다. 그럼에도 도도하고 우아해서 얼음 여왕처럼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엑서는 다리를 꼬며 낮게 웃었다. “지배자로서, 오늘 밤 널 안겠다.” 운명적인 첫 만남. 한눈에 반해버린 여자. “내가 행복하게 하고 싶은 유일한 사람이 너야. 내가 맹세할 여자도 너 하나뿐이지.” 엑서가 손을 뻗어 다온의 목덜미를 붙잡았다. 반항할 사이조차 없었다. 그는 그녀의 얼굴을 자기 얼굴 가까이까지 단번에 끌어내렸다. 다온은 그의 어깨를 양손으로 잡고 간신히 버텼다. 그의 호흡은 독한 술향이 섞여 뜨거웠고, 어둡게 번뜩이는 눈은 섬뜩할 정도로 냉혹했다. “모두를 죽여서라도, 난 널 가져야겠어.” 엑서가 쉰 음성으로 단언했다. 그녀는 가슴을 들썩이며 그의 어깨에서 풍겨 나오는 진한 욕망의 끈적임을 피하지 않고 맡았다. 땀 냄새와 피 냄새가 섞인 동물적인 남자의 체취. “그걸 위해서라면 시체의 산을 쌓아도 상관없어. 알아듣겠나?” 그는 눈을 뜬 채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 차가운 키스였다. “기억해. 넌 젊든 늙든, 살아서든 죽어서든, 시체까지도 내 소유야.” 그 한 여자를 위해 세상과 맞서 싸우려는 남자. “그녀를 아내로 맞을 수 없는 세상이라면, 세상을 바꿔버리겠어.”
“날 바꾸고 싶어요.” 배이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차갑고 도도한 모습으로, 그녀는 간절히 변신하고 싶었다. *** “널 바꿔줄게.” 온조 우연히 만나게 된 한 남자의 파격적인 제안. 거래 조건은, 성격 개조 상담 한 번에 신체 접촉 한 번씩. 그는 그녀에게 관계를 제의했다. “이제부터 넌 나랑 변신을 시작할 거야.”
*폭력, 공포, 혐오스러운 장면 묘사가 있습니다. *소설 속의 집단과 명칭은 모두 가상으로, 존재하지 않는 집단과 단체입니다. 5월에 죽음이 예정된 여자, 이시안. 그녀는 일가족이 몰살됐던 5월에 반드시 죽어야만 하는 저주에 걸려 있었다. * * * * * * * “그러니 내게 요구해요.” 고온이 탁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도와달라고.” “…….” “살고 싶다고.” 어쩌면 운명처럼. 혹은 악연처럼. 그녀를 살려주겠다는 위험한 남자. 그의 소유욕이 끓어오르는 어두운 동공으로 그녀만을 직시하고 있었다. “대신 시안 씨는 딱 하나만 내게 약속하면 됩니다. 앞으로 이시안은 삶과 죽음을 태고온과 함께 하겠다는.” 두근……. 두근……. 점점 커지는 심장 소리가 들렸다. 시안은 가슴을 들썩이며 얕고 빠르게 숨을 들이켰다가 냉랭히 내뱉었다. “결국 내 목숨값으로 날 태고온에게 넘기라는 거네요?”
「‘폭군’ 천제의 간택전. 하늘님께서 아내를 뽑는 축제, 혹은 전쟁. 천후 간택전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온 나라 안의 모든 선녀님들이 다 모여서 최후의 1인이 남을 때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는데…….」 ……는 남의 일이고요. 간택전에서 잘만 해내면 공무원 특채가 가능하다니. 인간계나 하늘나라나 공무원이 최고 아니겠어요? 그러니 이번 간택전의 미션은 공무원! 천궁 직속 7급 공무원이다! 아니, 나는 그저 공무원을 목표로 했을 뿐인데, 왜 자꾸 천제님과 엮이는 거냐고요!
뇌우가 짐승처럼 으르렁거리던 밤, 그녀는 이미 표적이 되어 있었다. 실종된 동생을 찾기 위해서 6개월을 헤매던 이선은 우연히 한 남자를 발견하고 추적을 시작했는데... 저 남자는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사람이 아니라면 뭘까? 그는 대체 뭐지? 남자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재색 눈동자였다. 인간성이 다 타버리고, 남은 게 육신의 재뿐인 것 같은 완벽한 회색 눈동자. 위험해. 위험해. 본능이 경고했으나, 시야가 어지러워지면서 정신이 멍해지고 몸의 감각까지 혼미하게 일그러졌다. 이선은 바짝 긴장한 채 입을 열었다. “당신은, 이름이?” “블루트.” 남자가 대답했다. 억양이 독특해서인지 묘하게 고대어처럼 들렸다. 남자가 풀 네임을 다시 말했다. “야락 블루트.” #흡혈귀 #독점욕 강한 뱀파이어 #잔인성 #이 남자에게서 도망칠 수 없어 #피와 섹스의 계약 #네 인생을 부숴버리겠어 [미리보기] 짐승이 육식하는 소리가 들렸다. 야락이 탐식하는 신음을 흘리며 이선의 피를 빨아대고 있었다. 견디기 버겁다는 듯 그녀의 코트를 험하게 움켜쥐고서. 그녀를 찢어발기고 싶은 욕망을 억눌러 제어하는 듯 상체를 거듭 들썩거리며 목 전체를 물고 빨았다. 그런데도 물린 부위에서부터 지글거리는 욕망이 샘솟았다. 이 남자에 대한 야릇한 애착, 이대로 이 남자에게 모든 걸 다 맡기고 마냥 매달리고 싶은 충동, 무기력이 심장을 평온하게 했다. “몰랐겠지만, 넌 이미 딴 놈에게 찍혀 있어.” 피의 향기를 음미하는 듯 나른히 턱을 움직인 야락이 스산한 음성으로 속삭였다. 정신이 핑 하고 끊어지기 직전에 그녀가 마지막으로 들은 건, 집념이 서린 야락의 웃음이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내 먹이야.”
반짝이는 눈동자의 빈민촌 소녀. 폐위되어 왕궁에서 쫓겨난 소년 왕. 어린 소년과 소녀의 운명과도 같은 만남. “난 왕이야. 이 나라의 왕.” 아니. 소년은 왕이 아니었다. 소년의 왕국에서 소년은 혼자였다. 소년의 고집스러운 얼굴은 추위와 어둠, 배고픔과 뒤섞여서 미묘하게 서글펐다. “내가 네 백성이 되어줄게.” 소녀는 고개를 들고 방긋 웃었다. 소녀의 미소에, 소년은 다시 왕이 되었다. 백성이 딱 하나뿐인 왕. 이 작은 왕국에서, 소년과 소녀는 오직 그들 둘뿐이었다. *** 하데스는 바닷바람에 날리는 페르세포네의 긴 머리칼을 귀 뒤로 넘겨주었다. 그의 손길이 기분 좋은지 페르세포네가 눈을 빛내며 미소 지었다. 그녀의 그런 친밀한 웃음, 기쁜 미소는 늘 감정의 심지에 행복한 온기를 주었다. “말했었나?” 하데스는 속삭이듯 고백했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네가 내 유일한 사랑이라는 걸.”
나는 인형이다. 9년 전, ‘악마’에게 납치돼 이 끔찍한 밀실에 감금된 이후부터 난 미쳤고, 죽었으며, 인형이 되었다. * * * * * * * 12월 14일 일요일. 보름 뒤면 새해가 시작된다. 납치당하고 10년째가 되는 해로, 감금의 역사가 두 자리 수로 넘어가게 되는 것. 참을 길 없는 절망이 솟구쳐서 어깨를 떨었다. 희망은 오래전에 꺾였으며, 이제 남은 건 온전한 독기뿐. 악마가 음침한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 ―넌 내 천사고, 공주며, 아기여야 해. 그래서 세상과 분리시켰지. 아직 남자의 손이 닿지 않았던 열일곱의 순결한 나이에. 온몸에서 소름이 오싹거렸다. “그만!” 머리를 감싸 쥐고 주저앉자 악마가 킬킬거리며 빈정거렸다. ―사랑이 광기라면, 미치는 것도 괜찮지. 불현듯 찾아온 구원. 필연이 만든, 우연한 운명. 딩―동―댕―동―. 지금 들리는 일정한 톤의 울림이 벨소리라는 걸 인지하기까지는 한참이 걸렸다. 허둥지둥 현관으로 달려갔다. 늘 굳게 닫혀 있던 현관문을 열고 보자, 강화유리 뒤에 배달원 하나가 서 있었다. 의외의 일을 겪게 되자 이성적인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난 급박하게 구원을 갈구했다. “사, 살려주세요! 저 납치됐어요! 살려줘요! 저, 절 좀 살려줘요!” 유일한 구원자. 배달원이 부드럽게 웃었다. 그는 웃는 얼굴이 놀라울 정도로 맑았다. 훈훈하면서도 상쾌한 게 꼭 때 묻지 않은 소년 느낌이랄까? 서늘하게 긴 눈매가 날카롭지만 눈동자는 다정했고, 신기할 정도로 동공이 검은 남자였다. 배달원의 눈은 빛이 없는 밤의 어둠처럼 완벽하게 검었다. 배달원이 크고 강한 목소리로 약속했다. “내가 여기서 당신을 구해줄게요!”
5월에 죽음이 예정된 여자, 이시안. 그녀는 일가족이 몰살됐던 5월에 반드시 죽어야만 하는 저주에 걸려 있었다. * * * * * * * “그러니 내게 요구해요.” 고온이 탁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도와달라고.” “…….” “살고 싶다고.” 어쩌면 운명처럼. 혹은 악연처럼. 그녀를 살려주겠다는 위험한 남자. 그의 소유욕이 끓어오르는 어두운 동공으로 그녀만을 직시하고 있었다. “대신 시안 씨는 딱 하나만 내게 약속하면 됩니다. 앞으로 이시안은 삶과 죽음을 태고온과 함께 하겠다는.” 두근……. 두근……. 점점 커지는 심장 소리가 들렸다. 시안은 가슴을 들썩이며 얕고 빠르게 숨을 들이켰다가 냉랭히 내뱉었다. “결국 내 목숨값으로 날 태고온에게 넘기라는 거네요?” *폭력, 공포, 혐오스러운 장면 묘사가 있습니다. *소설 속의 집단과 명칭은 모두 가상으로, 존재하지 않는 집단과 단체입니다.
* 본 작품의 외전은 15세와 19세 동일한 외전입니다. 나긋나긋한 움직임으로 들어온 다온이 연회장 중앙에서 멈춰 섰다. 인형만큼이나 무미하고 감정 없는 얼굴이었다. 그럼에도 도도하고 우아해서 얼음 여왕처럼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엑서는 다리를 꼬며 낮게 웃었다. “지배자로서, 오늘 밤 널 안겠다.” 운명적인 첫 만남. 한눈에 반해버린 여자. “내가 행복하게 하고 싶은 유일한 사람이 너야. 내가 맹세할 여자도 너 하나뿐이지.” 엑서가 손을 뻗어 다온의 목덜미를 붙잡았다. 반항할 사이조차 없었다. 그는 그녀의 얼굴을 자기 얼굴 가까이까지 단번에 끌어내렸다. 다온은 그의 어깨를 양손으로 잡고 간신히 버텼다. 그의 호흡은 독한 술향이 섞여 뜨거웠고, 어둡게 번뜩이는 눈은 섬뜩할 정도로 냉혹했다. “모두를 죽여서라도, 난 널 가져야겠어.” 엑서가 쉰 음성으로 단언했다. 그녀는 가슴을 들썩이며 그의 어깨에서 풍겨 나오는 진한 욕망의 끈적임을 피하지 않고 맡았다. 땀 냄새와 피 냄새가 섞인 동물적인 남자의 체취. “그걸 위해서라면 시체의 산을 쌓아도 상관없어. 알아듣겠나?” 그는 눈을 뜬 채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 차가운 키스였다. “기억해. 넌 젊든 늙든, 살아서든 죽어서든, 시체까지도 내 소유야.” 그 한 여자를 위해 세상과 맞서 싸우려는 남자. “그녀를 아내로 맞을 수 없는 세상이라면, 세상을 바꿔버리겠어.”
“아가씨가 지금 가려는 창록 저택, 예전에는 어마무시한 집안이었다더군. 그러다 그 집 젊은 주인이 바람난 마누라를 죽였다나, 마누라가 자살을 했다나……. 어쨌거나 젊은 주인이 얼마 뒤에 마누라 무덤에서 산탄총으로 자살을 했다더라고. 뒤로는 지금까지 내내 빈집인 거지.” 맨손으로 자수성가했다는 젊은 CEO 유건도의 의뢰를 받아 소문도 많고 어딘가 눈을 뗄 수 없는 "창록 저택"에 가게 된 문이사. 어디까지나 그녀가 할 일은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창록 저택"의 옛 기억과 유령이 있는지 없는지 파악하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첫날 그곳에서 예상치 못하게 의뢰인인 건도와 마주치게 되고, 묘하게도 자신을 아는 듯한, 게다가 주제넘은 말까지 듣고 만다. “잊지 마. 한 달간 넌 내 소유야.” 오만하고 제멋대로인 남자, 유건도. 그런 남자인데도 낯선 흥분과 "창록 저택"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사는 "창록 저택"에 남아 있는 기억을 조금씩 읽기 시작하고, 잊혀 가던 과거의 기억들을 서서히 되살린다. 그러면서 끈질기게 이어져 있던 과거의 인연도 점차 되살아나 인연의 끈을 다시 잇기 시작하는데…….
“날 바꾸고 싶어요.” 배이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차갑고 도도한 모습으로, 그녀는 간절히 변신하고 싶었다. *** “널 바꿔줄게.” 온조 우연히 만나게 된 한 남자의 파격적인 제안. 거래 조건은, 성격 개조 상담 한 번에 신체 접촉 한 번씩. 그는 그녀에게 관계를 제의했다. “이제부터 넌 나랑 변신을 시작할 거야.”
우연한 일탈. 그리고, 테크노바에서 만난 기묘한 남자. 움찔, 짧은 소름이 팔뚝에서 흘렀다. 스테이지 끝에 나른한 자세로 선 그는 흥청거리는 사람들 틈으로 이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한껏 화려하게 치장한 사람들 속에서도 그는 유독 독보적인 분위기를 풍겨 내고 있었다. 설마…… 날 보는 건가? 두근, 두근. 심장이 거세게 박동했다. 강렬한 비트의 테크노사운드 때문일까? 혈액이 순간적으로 빠르게 돌고, 헤모글로빈이 심장에 과도한 산소를 준다. 마침내, 남자가 나를 향해 유유히 다리를 움직였다. 동시에 내 복부에서 야릇한 스파크가 튀었다. 미칠 듯한 비트의 테크노 음악과 전신을 흔들며 춤추는 사람들 속에서도 그는 홀로 슬로우 모션이었다. 나는 이유도 없이 바싹 긴장했다. 남자의 외모는 걸음걸이만큼이나 묘한 분위기가 있었다. 몽환적이며 퇴폐적인 게, 독한 술처럼 사람을 취하게 하는 남자. 그의 첫인상은 ‘위험한 놈’이었다. 꿀꺽. 마른침을 삼켰다. 젊은 여자들의 시선이 탐욕스럽게 고정된 공간을 가르면서, 그는 하렘의 왕처럼 내게 다가왔다. 현실을 비현실로 만들면서. 그게 우리의 시작이었다.
“아가씨가 지금 가려는 창록 저택, 예전에는 어마무시한 집안이었다더군. 그러다 그 집 젊은 주인이 바람난 마누라를 죽였다나, 마누라가 자살을 했다나……. 어쨌거나 젊은 주인이 얼마 뒤에 마누라 무덤에서 산탄총으로 자살을 했다더라고. 뒤로는 지금까지 내내 빈집인 거지.” 맨손으로 자수성가했다는 젊은 CEO 유건도의 의뢰를 받아 소문도 많고 어딘가 눈을 뗄 수 없는 '창록 저택'에 가게 된 문이사. 어디까지나 그녀가 할 일은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창록 저택'의 옛 기억과 유령이 있는지 없는지 파악하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첫날 그곳에서 예상치 못하게 의뢰인인 건도와 마주치게 되고, 묘하게도 자신을 아는 듯한, 게다가 주제넘은 말까지 듣고 만다. “잊지 마. 한 달간 넌 내 소유야.” 오만하고 제멋대로인 남자, 유건도. 그런 남자인데도 낯선 흥분과 '창록 저택'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사는 '창록 저택'에 남아 있는 기억을 조금씩 읽기 시작하고, 잊혀 가던 과거의 기억들을 서서히 되살린다. 그러면서 끈질기게 이어져 있던 과거의 인연도 점차 되살아나 인연의 끈을 다시 잇기 시작하는데…….
그녀는 돈이 필요했다. 정말 간절하게 돈, 돈이 필요했다. 돈만 생긴다면 그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럼 우리 집에서 요리, 해보시겠습니까?” “제가…… 요리를요?” 절망의 끝에서 나타난 남자, 마루한. 병원 앞에서 만난 남자는 자기를 ‘마루한’이라고 소개했다. 마술사처럼 등장한 그가 제시한 건, 너무나도 너그러운 조건! 파격적인 제안! 감동적일 만큼 어마어마한 한 달 월급! 하지만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한옥에서 그녀가 입주 요리사로 일하는 순간, 환상 같은 별천지가 4차원의 안드로메다가 됐다. 저기요, 이거 혹시, ‘어른이 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궁상버전’인가요? 단아한 이중인격의 냉혈 건조 미남, 마루한. 관능적인 에로 포스의 못된 남자, 악신. 살살 녹는 치유 미소의, 선신. 신장 190cm의 발광하는 육체파 건장남, 진도. 예술가적 기질의 수줍은 미남, 사리. 그야말로 미남 오망성五茫星! 저기요, 제가 이 아름다운 다섯 남자와 한 집에서 동거를 한다고요? 따뜻한 햇살 같은 그녀. 봄, 유일한 가족인 동생의 치료비를 만들기 위해 주걱을 움켜잡았다!
우연한 일탈. 그리고, 테크노바에서 만난 기묘한 남자. 움찔, 짧은 소름이 팔뚝에서 흘렀다. 스테이지 끝에 나른한 자세로 선 그는 흥청거리는 사람들 틈으로 이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한껏 화려하게 치장한 사람들 속에서도 그는 유독 독보적인 분위기를 풍겨 내고 있었다. 설마…… 날 보는 건가? 두근, 두근. 심장이 거세게 박동했다. 강렬한 비트의 테크노사운드 때문일까? 혈액이 순간적으로 빠르게 돌고, 헤모글로빈이 심장에 과도한 산소를 준다. 마침내, 남자가 나를 향해 유유히 다리를 움직였다. 동시에 내 복부에서 야릇한 스파크가 튀었다. 미칠 듯한 비트의 테크노 음악과 전신을 흔들며 춤추는 사람들 속에서도 그는 홀로 슬로우 모션이었다. 나는 이유도 없이 바싹 긴장했다. 남자의 외모는 걸음걸이만큼이나 묘한 분위기가 있었다. 몽환적이며 퇴폐적인 게, 독한 술처럼 사람을 취하게 하는 남자. 그의 첫인상은 ‘위험한 놈’이었다. 꿀꺽. 마른침을 삼켰다. 젊은 여자들의 시선이 탐욕스럽게 고정된 공간을 가르면서, 그는 하렘의 왕처럼 내게 다가왔다. 현실을 비현실로 만들면서. 그게 우리의 시작이었다.
“하늘 위에서는 신님들이 사시고, 우리들은 여기, 인간계에서 살아요.” 하지만 조심해. 늘 조심, 또 조심해야만 해. 신들은 욕망이 강한 존재니까. 거기다 또 잔인하기까지 하거든. 그러니 절대 신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꼭꼭 숨어서 지내야만 해. *** “난 신계로 가야겠어.” 성큼성큼 집 안으로 들어온 레드는 곧바로 짐을 챙겼다. 놀란 삼촌이 잰걸음으로 다가와 앞을 막았다. “포기해! 이미 늦었어! 신계는 네 생각보다 훨씬 더 위험해.” “알아!” 레드는 삼촌을 뿌리쳐서 밀쳐버린 뒤, 확고부동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알아. 신들이 포악하고 잔인하다는 걸. 그러니 그 신과 싸워서라도 납치된 나다를 되찾아 오겠어.” 정말 꼭 가야겠다면, 신계에 도착하자마자 신 하나의 도움을 받아 봐. 그 신의 이름은……. 그녀는 붉은기가 도는 검은색 머리칼을 사내아이처럼 짧게 잘랐는데, 움직일 때마다 찰랑찰랑해서 부드러워 보였다. 그를 빤히 바라보는 눈동자도 까만색. 동그랗고 커다란 눈이 꽤 귀여웠고,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드러나는 희고 가는 목이 예뻐서 시선을 끌었다. 그녀가 경계하는 표정으로 통성명을 했다. “난 소리야. 소리. 넌 이름이…… 레드, 맞지? 레드 오브.” 두 볼이 약간 발그레해진 소리는 흘끗흘끗 그의 몸을 훔쳐보았다. 신장 193cm에, 미끈한 근육질의 조각 같은 아름다운 몸. 꽉 잡힌 복부와 탄탄한 옆구리. 그에게서는 야성적인 섹시함이 넘쳐흘렀다. 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고 삐딱하게 선 레드는 미간을 꽉 좁히고서 눈앞의 여자를 내려다보았다. 뭐야. 욕망이 가득하고 잔악무도한 존재라더니……. 신이라는 거, 굉장히 쬐끄만데?
“하늘 위에서는 신님들이 사시고, 우리들은 여기, 인간계에서 살아요.” 하지만 조심해. 늘 조심, 또 조심해야만 해. 신들은 욕망이 강한 존재니까. 거기다 또 잔인하기까지 하거든. 그러니 절대 신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꼭꼭 숨어서 지내야만 해. *** “난 신계로 가야겠어.” 성큼성큼 집 안으로 들어온 레드는 곧바로 짐을 챙겼다. 놀란 삼촌이 잰걸음으로 다가와 앞을 막았다. “포기해! 이미 늦었어! 신계는 네 생각보다 훨씬 더 위험해.” “알아!” 레드는 삼촌을 뿌리쳐서 밀쳐버린 뒤, 확고부동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알아. 신들이 포악하고 잔인하다는 걸. 그러니 그 신과 싸워서라도 납치된 나다를 되찾아 오겠어.” 정말 꼭 가야겠다면, 신계에 도착하자마자 신 하나의 도움을 받아 봐. 그 신의 이름은……. 그녀는 붉은기가 도는 검은색 머리칼을 사내아이처럼 짧게 잘랐는데, 움직일 때마다 찰랑찰랑해서 부드러워 보였다. 그를 빤히 바라보는 눈동자도 까만색. 동그랗고 커다란 눈이 꽤 귀여웠고,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드러나는 희고 가는 목이 예뻐서 시선을 끌었다. 그녀가 경계하는 표정으로 통성명을 했다. “난 소리야. 소리. 넌 이름이…… 레드, 맞지? 레드 오브.” 두 볼이 약간 발그레해진 소리는 흘끗흘끗 그의 몸을 훔쳐보았다. 신장 193cm에, 미끈한 근육질의 조각 같은 아름다운 몸. 꽉 잡힌 복부와 탄탄한 옆구리. 그에게서는 야성적인 섹시함이 넘쳐흘렀다. 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고 삐딱하게 선 레드는 미간을 꽉 좁히고서 눈앞의 여자를 내려다보았다. 뭐야. 욕망이 가득하고 잔악무도한 존재라더니……. 신이라는 거, 굉장히 쬐끄만데?
*폭력, 공포, 혐오스러운 장면 묘사가 있습니다. *소설 속의 집단과 명칭은 모두 가상으로, 존재하지 않는 집단과 단체입니다. 5월에 죽음이 예정된 여자, 이시안. 그녀는 일가족이 몰살됐던 5월에 반드시 죽어야만 하는 저주에 걸려 있었다. * * * * * * * “그러니 내게 요구해요.” 고온이 탁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도와달라고.” “…….” “살고 싶다고.” 어쩌면 운명처럼. 혹은 악연처럼. 그녀를 살려주겠다는 위험한 남자. 그의 소유욕이 끓어오르는 어두운 동공으로 그녀만을 직시하고 있었다. “대신 시안 씨는 딱 하나만 내게 약속하면 됩니다. 앞으로 이시안은 삶과 죽음을 태고온과 함께 하겠다는.” 두근……. 두근……. 점점 커지는 심장 소리가 들렸다. 시안은 가슴을 들썩이며 얕고 빠르게 숨을 들이켰다가 냉랭히 내뱉었다. “결국 내 목숨값으로 날 태고온에게 넘기라는 거네요?”
*카리나 노스. 슬슬 결혼을 하기는 해야 할 나이지만, 딱히 내키질 않는데……. 맞선에 나온 이 남자, 조금 끌리는걸? *에쉬라드 반 볼바이크. 카리나 노스와 반드시 결혼하고 싶은데, 관심을 끌 방법이 없을까? * * * * * * * “우리, 이렇게 하죠.” 에쉬라드가 제의했다. “24일간 매일 만나보고 서로 결정하면 어떻습니까? 난 카리나 양에게 청혼할지 말지, 카리나 양은 날 허락할지 말지.” 괜찮은 생각이었다. 귀족의 결혼은 무조건 정략. 조건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상대의 성격이나 습관을 더 알아서 나쁠 건 없으니까. 카리나는 도도하게 턱을 들며 수락했다. “좋아요. 이 비밀스러운 애드번트 캘린더의 마지막 ‘30’번째 상자를 열어본 직후에, 그 다음에 우리가 결혼할지 말지 서로 결정해요.” * * * * * * * “잠깐!” 카리나는 양손으로 애드번트 캘린더 상자 뚜껑을 내려 닫았다. 이 애드번트 캘린더, 크리스마스 선물 상자가 아니었어? 왜 돌아가신 할머니의 숨겨진 불륜이 튀어나오는 건데?
그 여자의 차가운 욕망. 그리고, 그 남자의 타오르는 욕망. *** 노주가 파란 나무문 앞에서 도우에게로 다가왔다. 긴 랩스커트를 느리게 무릎으로 밀면서. 성적 긴장감이 둘 사이에서 전류처럼 파직거렸다. 살갗 아래에서 지직거리는 그 야한 전류. 둘은 미동도 없이 눈으로만 상대를 훑었고, 이성과 성욕이 끼익 끼익 미묘하게 시소를 탔다. 도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유혹해도 됩니까?” 당연히 거절할 테니. 하지만 대답은 생각과 전혀 달랐다. “그래요.” 노주가 작게 웃더니 이내 도톰한 입술을 열었다. “해요, 섹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