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의 파각
글비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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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30주년을 맞은 부모님이 세달 간 크루즈여행을 떠나 집을 비우자, 6년 만에 오빠 희재가 본가로 돌아왔다. 바쁘다는 이유로 좀처럼 찾아오지도 않고, 연락도 없던 오빠여서일까. 그만큼 낯설었다. 아니, 오빠는 확실히 어딘가 달라져있었다. “……오빠, 나 오빠가 좀 낯설어.” 조금 무섭기까지 했다. “네가 정말 나를 오빠로 생각하면 보경아.” “…….” “도망쳐. 내게서. 가능한 멀리.” ‘가족’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보경의 세계가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내가 깨줄게, 널 두르고 있는 그 단단한 껍질.” 부모님이 자리를 비운 시간, 보경의 불안한 파각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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