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은, 언제나 변함없이 ……그렇게 있어 줘. 오래된 ‘빚’이라는 족쇄에서 벗어난 여은. 비로소 행복이라는 걸 붙잡으려던 그녀 앞에 8년 전, 첫 제자 동하가 나타난다. “우여은은 여전히 예쁘네.” 겨울이라는 계절이라는 걸 잊게 할 만큼 싱그러운 봄의 미소를 가진 남자. “박동하.” 그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입술이 가까워졌다. 선 고운 입술이 눈앞에서 느리게 호를 그렸다. 금방이라도 닿을 듯 아슬아슬한 거리. 8년 전 그날처럼, 또다시 그가 고백했다. “좋아해.” 그 한 마디에 더는 마음을 짓누를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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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촌이자 소꿉친구인 시원과 이솔은 같은 날 태어나 조리원부터 시작된 인연을 21년째 유지 중이다. “걔랑 난 그냥 친구야.” 무슨 일이 있어도 평생 친구로 남을 줄 알았는데. 그럴 수가 없게 되었다. “그동안 네가 못 넘은 선, 내가 넘으려고.” 지키고 싶었던 친구 관계를 깨트리는 게 무서워 고백하지 못한 오래된 짝사랑이 그의 한 마디에 끝이 났다. “그러니까 밀어내지 마, 권이솔.” *** 국가대표로 선발되기까지 엄청난 양의 훈련을 거쳐 온 이솔은 어지간한 통증은 참아낼 줄 알았다. 그러나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감각은 참아낼 방법이 없었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참으려고 이를 악물자 온몸에 힘이 들어갔다. 그러자 시원이 가녀린 몸을 껴안았다. “권이솔, 이솔아. 조금만.” “그, 그걸 어떻게…….” 몸 쓰는 걸 제일 잘하는 운동선수가 몸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소리를 내뱉게 될 줄이야. 그러나 이솔은 정말 힘을 풀라는 소리에도 어쩔 줄 몰라 할 뿐이었다. “걱정하지 마. 나 믿어, 내가 진짜 잘할게.”
※ 본 작품은 리디 웹소설에서 동일한 작품명으로 15세 이용가와 19세 이용가로 동시 서비스됩니다. 연령가에 따른 일부 장면 및 스토리 전개가 상이할 수 있으니, 연령가를 선택 후 이용해주시길 바랍니다.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지명, 인물과 단체 및 조직, 사건은 전부 허구이며 사실과 차이가 있습니다.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이 등장하오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해수는 악착같이 벗어나려고 했던 삶에 제 발로 뛰어들었다. 그로부터 평온하고 순조로웠던 일상은 산산이 부서졌다. “우리, 구면이죠?” “그러게. 얄궂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과거를 아는 남자. 그는 낯설고도 특별했고, 이롭고도 해로웠다. “이러고 나타날 줄 알았으면 그때 데려올 걸 그랬어.” “……그랬으면 뭐가 달라졌는데요?” “애를 낳아도 족히 셋은 낳았겠지. 다른 새끼 말고 내 옆에서.” 새빨갛게 칠한 입술에 닿은 탐욕적인 시선. 데일 것 같은 눈빛에 관조적인 태도로 일관했지만 감정은 미세하게 술렁이기 시작했다. “……셋까지 낳을 생각은 없는데.” 그러면서도 한없이 가볍게 그를 유혹하는 것. 해수에게 주어진 임무였다. “어디서 이런 게 나타나서는.” “…….” “해롭네.” 이롭지 못한 건 그쪽이었다.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지명, 인물과 단체 및 조직, 사건은 전부 창작에 의한 허구이며 사실과 차이가 있습니다. 캐릭터 및 일부 묘사가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으니 감상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 본 작품은 리디 웹소설에서 동일한 작품명으로 15세 이용가와 19세 이용가로 동시 서비스됩니다. 연령가에 따른 일부 장면 및 스토리 전개가 상이할 수 있으니, 연령가를 선택 후 이용해주시길 바랍니다. ‘이것은 그의 영광을 나타내는 일일지니 너희는 이를 기쁘게 행함이로다!’ 열두 살 나이에 눈앞에서 언니의 죽음을 목격했다. 본래의 이름을 버리고 한수영으로 살아온 지 15년째. 죄를 짓고도 처벌받지 않은 그들을 마침내 제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넌, 이 사건에서 손 떼.” 특별수사팀의 총책임자, 팀장 백시언은 그녀를 받아 주지 않는데. 창과 방패처럼 팽팽한 대립 끝에. “네 가치를 증명해 봐. 날 설득할 수 있다면 기꺼이 받아들여 줄 테니까.” “제가 말하면, 팀장님은 절대 저 거부 못 해요.” 수영은 수사에 참여해야만 하는 명분을 드러냈다. “이보다 확실한 증명은 없다는 거…… 팀장님도 잘 알잖아요.” 그것은 헛된 믿음을 상징하는 증표였다.
“결혼이 급해?” 8년 만에 재회한 남자의 질문에서부터 엇갈린 관계가 다시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게 왜 궁금한데요?” “난 급해서.” 성원 그룹의 후계자, 도건우. 그는 부회장 자리에 앉기 위해 결혼이 필요했고, 윤영은 그 조건에 부합하는 썩 괜찮은 상대였다. “명색이 결혼인데 부부로서 의무는 하고 살아야 하잖아.” “…….” “최윤영 넌, 내가 그 의무를 할 수 있게 할 상대야.” 그의 제안을 거절하려고 했지만, 엄습하는 불안에 윤영은 도망치기로 결심했다. “나도, 결혼이 필요해졌어요.” 도피처는 그의 품이었다. #현대물, #재회물, #츤데레남, #재벌남녀, #상처녀, #계약관계, #구원물
“……사장님.” “왜 그런 눈, 그런 목소리로 날 보고 부릅니까.”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순간마다 그가 눈앞에 나타났다. 충동적으로 그의 품에 안겼던 날도 그랬고,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인사이동을 택했을 때도 그랬다. 그러나. “선…… 넘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든, 저 만큼은 이 관계가 절대로 변하지 않길 바란다고 전해야 했다.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는 업무에 한해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연수 씨가 말한 선, 우린 이미 한참 전에 넘었을 텐데.” 관계의 이면에 숨겨두었던 감정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순식간에 차올랐다.
“넌, 나를 위한 사람이잖아.” 명확한 갑과 을의 관계. 그건 태어난 순간부터 정해진 운명과도 같았다. “잘 알고 있습니다, 부회장님.” 부정하고 거부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수진은 그와의 관계를,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감정의 경계가 아슬아슬해져 도피하려던 찰나. “내가 해줄게. 연애.” “…….” “그러니까 다른 새끼하고 연애질할 생각 하지 말고 나한테 집중해.” 희권은 모든 걸 차지한 사람처럼 굴었다. 꼭, 저를 사랑이라도 하는 듯이. “부회장님은, 저한테 사치스러워요.” 이토록 당돌하게 밀어내려 했건만. “내가, 너한테 날 가져다 바치겠다잖아.” 그의 형형한 눈빛이 경고했다. 인생에 다시는 없을 사치스러운 애정이 되겠다고.
“결혼이 급해?” 8년 만에 재회한 남자의 질문에서부터 엇갈린 관계가 다시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게 왜 궁금한데요?” “난 급해서.” 성원 그룹의 후계자, 도건우. 그는 부회장 자리에 앉기 위해 결혼이 필요했고, 윤영은 그 조건에 부합하는 썩 괜찮은 상대였다. “명색이 결혼인데 부부로서 의무는 하고 살아야 하잖아.” “…….” “최윤영 넌, 내가 그 의무를 할 수 있게 할 상대야.” 그의 제안을 거절하려고 했지만, 엄습하는 불안에 윤영은 도망치기로 결심했다. “나도, 결혼이 필요해졌어요.” 도피처는 그의 품이었다. #현대물, #재회물, #츤데레남, #재벌남녀, #상처녀, #계약관계, #구원물
*본 작품에는 강압적 관계 등 호불호가 갈리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괜찮은 척하면서 살면, 진짜 괜찮은 사람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불행은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왜 이렇게 되는 일이 하나도 없지?” 언제부턴가 누군가의 스토킹에 위협을 느꼈고, 억울한 이유로 당장 구할 수 없는 3,000만 원이 필요했다. 솟아날 구멍이라도 생기진 않을까. 한결은 말도 안 되는 막연한 희망을 품었다. 그리고. ‘내가 해결해줄게요.’ 원한다면 뭐든 다 해주겠다는 남자가 나타났다. 하늘이 측은히 여겨 희망을 보내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잡고 싶었다. 그는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될 구원이자 기회였다. “내가 뭐든 도와준다고 말했잖아요.” 그런데 왜. 도사리고 있는 위험에서 구해준 그가 왜 더 위험하게 느껴지는 걸까. “한결 씨가 이제부터 감당해야 할 대가는 그 도움을 받으면서 계속 내 옆에 있는 거예요.” “저, 저한테 왜…이러시는 이유가…….” 만약 우연이 아닌 잘 짜인 술수에 놀아난 거라면. 이 모든 게 그가 오래도록 준비해 온 상황이라면. 공포가 안도감으로 뒤바뀌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이한 감정이 폭발했다. “눈에 자꾸 들어와서, 계속 거슬렸거든.”
*본 작품에 등장하는 지명, 인물과 단체 및 조직은 모두 허구이며 사실과 차이가 있습니다. 비윤리적인 요소가 일부 포함되어 있으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행정 특구, 비사. 법도, 공권력도 미치지 않는 그곳에서 길러진 구는 온갖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며 악착같이 살아남았다. 그러던 어느 날. 구는 홍콩에서 온 새로운 수장과 마주했다. “낮에는 커피 타고, 밤에는 약을 타는 건가?” 비사의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한, 김준원. 절대 넘볼 수 없는 자리에 앉은 그는 구에게만은 친절하고 다정했다. “다쳤던 곳은 괜찮아?” “……네, 이제 괜찮아요.” “흉터 안 남았고?” 그래서 처음으로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 “나 그렇게 좋은 사람 아니야.” 제 것으로 만들고 싶어서 밑바닥까지 다 드러내고 말았다. “너를 덮치는 상상을 해. 네가 싫다고 울어도 계속 끌어안는다고.” “그게…… 나쁜 거예요?” 동그랗게 뜬 눈으로 올려다보며 구가 물었다. “저도…… 수장님을 보면 저를, 안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럼, 벗겨 볼래?” “네?” “나 벗겨 보라고.”
“좋아요. 일단, 결혼해요.” 사랑에 배신당해 우발적으로 결혼을 택한 여자, 이혜아. 그런데 결혼하고 보니 남편이 자신을 짝사랑해 온 남자였다? 세상 부러울 것 없이 모든 걸 가진 남자, 채지후. 그저 바라보기만 했던 짝사랑 그녀와 결혼부터 하게 되었다! “우리가 어떤 관계가 되었으면 합니까?” 결혼이라는 울타리에서 함께 지내는 게 전부인 관계에서 그칠지, 아니면 더 나아가 그를 남자로 받아들일지. “다시 확인해야 할 것 같아요.” 작은 손이 그의 두 뺨을 감쌌다. 보드라운 입술이 닿았다. “……!” 커다란 손이 잘록한 허리를 감쌌다. 그와의 거리가 한순간에 좁혀졌다. “확인 아직 안 끝난 것 같은데.” “……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순진한 남자는 어디에도 없었다. “더…… 확인시켜 줄게요.”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 공지사항 * 안녕하세요. 북팔입니다. 19년 4월 22일 원고 전체 수정 후 이펍 파일이 교체되었습니다. 기존에 도서를 다운받으신 분들은 재다운로드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그래서 송희수 씨는 어떻게 하고 싶은데요?” 그가 이름을 부르자 희수의 눈꺼풀이 바르르 떨렸다.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다. 방금 전까지 원나잇을 즐기는 세찬에게 열이 받아 술을 퍼부었던 자신인데, 이상하게도 그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한 번만이라도 그에게 안겨보고 싶었다. 자신을 젖게 만들었던 그의 몸을 직접 보고 싶었다. 어쩌면, 불감증이 해결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잘래요?” 그녀의 야릇한 제안에 진욱의 바지 지퍼가 빳빳하게 일어났다. 거절하면 어떡하지? 쪽팔려서 어떡해? 술김에 저질렀지만 아직까지 정신이 들어 있는 희수의 볼이 발그레해졌다. “이봐요, 송희수 씨.” 미칠 것 같이 불타오르는 감정에 진욱은 미간을 찌푸렸다. 망설이던 입술에서는 어느새 욕망에 마음을 지배당한 색마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지금 한 말, 후회하지 마요.”
* 공지사항 * 안녕하세요. 북팔입니다. 19년 4월 22일 원고 전체 수정 후 이펍 파일이 교체되었습니다. 기존에 도서를 다운받으신 분들은 재다운로드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그래서 송희수 씨는 어떻게 하고 싶은데요?” 그가 이름을 부르자 희수의 눈꺼풀이 바르르 떨렸다.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다. 방금 전까지 원나잇을 즐기는 세찬에게 열이 받아 술을 퍼부었던 자신인데, 이상하게도 그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한 번만이라도 그에게 안겨보고 싶었다. 자신을 젖게 만들었던 그의 몸을 직접 보고 싶었다. 어쩌면, 불감증이 해결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잘래요?” 그녀의 야릇한 제안에 진욱의 바지 지퍼가 빳빳하게 일어났다. 거절하면 어떡하지? 쪽팔려서 어떡해? 술김에 저질렀지만 아직까지 정신이 들어 있는 희수의 볼이 발그레해졌다. “이봐요, 송희수 씨.” 미칠 것 같이 불타오르는 감정에 진욱은 미간을 찌푸렸다. 망설이던 입술에서는 어느새 욕망에 마음을 지배당한 색마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지금 한 말, 후회하지 마요.”
"너 데리러 왔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검은 슈트의 남자 해우는 다짜고짜 말한다. 널 데리러 왔다고. 가는 데는 순서 없다는 그의 말. 그렇다. 그는 저승사자였다. 오예서의 인생은 이제껏 공부, 일. 그 외엔 없었다. 결국 꿈꾸던 간호사가 되어 일에서는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뭔가 허전함을 느끼고 잠시 쉬려던 차에 이게 왠 날벼락?! 다른 무엇보다 모태솔로인 것이 아쉽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남은 날을 화끈하게 불태우리. 그런 그녀의 다짐과 달리 이 저승사자라는 남자, 사사건건 방해다. "이봐, 그럼 네가 해 줄 거야!" ========================================================= “으응?” 미칠 듯이 쿵쾅대는 심장 소리가 그에게까지 들릴 것만 같았다. 이러면 안 될 것 같은데. 아니, 이러면 안 되는 건데 생각하고 있었지만 마음이 머리를 따라오지 못했다. 돌아서서 얼굴을 보인 그에게 저도 모르게 손이 뻗어졌다. 예서는 망설임 없이 해우의 뒷목에 두 손을 겹쳤다. 빠르게 디딘 발에 탁탁 대리석을 내리찍는 구두 소리만이 울렸다. 해우의 검푸른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렸다. “이, 이게 뭐 하는 짓이지?” 그의 갈피 못 잡는 눈동자를 따라 시선을 맞추는 예서는 희미하게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살짝 틀었다. “그럼…… 사람 아닌 너한테 덤벼들어도 돼?” “뭐?” “사람 봐 가면서 덤벼들라고 했잖아. 그럼 사람 아닌 너한테는 막……, 막 들이대도 되는 거야?” -본문 중에서-
※ 본 작품에는 강압적인 관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더 킹 펜트하우스. 이름난 기업 자제들의 음란한 파티가 열리는 그곳에 웨이트리스로 서 있는 이린의 얼굴에는 표정이 없었다. 순수하지만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눈동자에 원이 그녀의 가는 팔목을 잡아 끌어당겼다. 유니폼이 사정없이 벗겨지는 동안에도 미동 없는 여자는 살면서 한 번도 느껴 본 적 없는 타는 목마름과 아찔함을 선사해 주었다. “그 이름으로 계속 더럽고 추잡하게 살래? 아니면 내 옆에서 2억짜리 노예로 살래?” 그 눈동자가 떠올리게 하는 것이 마음속에 품은 누군가인지, 언젠가의 자신인지 구별하지 못한 채 원은 부서질 듯한 이린을 품었다. 지옥 같은 삶에 내려진 지독하고 달콤한 구원. 《나쁜 구원》
으스스하고 짜릿한 하루, 4인 4색의 야한 밤! 망사바가지, 모조, 서우진, 그리고 진새벽 작가가 전하는 달콤하고 야한 핼러윈 앤솔러지 * 1. 망사바가지 늑대와 함께 춤을 #현대물 #대형견남 #동정남 #페로몬 늑대 인간의 피를 가지고 태어난 우석.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보름달이 뜨는 밤, 자신에게 마음이 있는 여자와 밤을 보내야만 한다. 그러나 그의 앞에선 모든 여자가 기겁하며 도망가기 바쁜데. 막막한 우석의 앞에 기적처럼 맹수 사육사 아영이 나타났다. “난 맹수가 좋아. 멋있잖아.” 놓치면 안 돼. 우석의 본능이 아우성쳤다. 아우우우우우! 우석이 작정하고 내뿜는 페로몬에 아영은 질식할 지경이었다. 이대로 아이스크림처럼 녹아서 사라진다 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오빠 지금 뭐 하는.” “미안. 오빠가 많이 굶어서. 다음부턴 조절 잘할게.” 보름달이 뜬 밤은 아니었지만 상관없었다. 솔직히 지금 우석에겐 보름달 같은 건 떠올릴 만한 이성도 남아 있지 않았기에. * 2. 모조 다정한 나의 염라 #현대물 #동정남 #계략남 #첫사랑 차가운 벽과 차서진 사이에 윤아는 꼼짝없이 갇혔다. 윤아를 내려다보던 서진의 눈이 사납게 빛났다. “이윤아, 지금 나랑 숨바꼭질이라도 하자는 거야?” “그런 거 아니야.” “그럼 내 연락을 왜 피했지?” 얼마 전, 윤아는 술김에 옆집 오빠 차서진과 섹스를 했다. 우물대던 윤아가 작게 입을 열었다. “피한 적 없어.” “맛을 봤으면 사야지. 안 그래?” 고개를 내린 서진이 윤아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단정한 얼굴과 달리 그 내용이 무척 불온했다. “나를 따먹고 그냥 버릴 거야?” 졸지에 나쁜 여자가 된 윤아가 인상을 썼다. 사실은 오히려 그 반대가 자연스러웠다. 차서진은 지나치게 완벽해서 모두가 탐내는 남자였고, 그녀는 아직 연애 한 번 못 해 볼 만큼 평범했으니까. “나를 좋아하기라도 하는 거야?” “그럼 내가 좋아하지도 않는 여자랑 입 맞추고 섹스할 것 같아?” 고개를 든 차서진이 지독히도 낮고 허스키한 음성을 냈다. “내가 증명해 볼 테니까, 눈 감아.” * 3. 서우진 우리 사장님이 달라졌어요 #현대물 #원나잇 #인외존재 #존댓말남 #짝사랑녀 밤 깊은 핼러윈. 업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돌아온 사무실에서 사장님과 마주치고 말았다. “사장님?” “하.” 또렷하게 반짝이는 붉은 눈, 살짝 벌어진 입술 새로 보이는 뾰족한 송곳니. 그리고 화장을 한 저보다도 더 창백하게 질린 피부. 새하얀 셔츠와 슈트 바지가 꼭 중세 시대 백작처럼 보이는 착각이 일었다. 하지만 착각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 “한유이 씨가 나랑 같은 부류라면, 이런 짓을 해도 상관없겠지.” 금방이라도 입술이 닿을 듯한 거리에서 나른한 숨결이 흩어졌다. “……사장님이 하고 싶은 대로 하셔도 돼요.” 위험을 감지했음에도 유이는 그를 거부하지 않았다. 아니, 짝사랑하던 사장님이 저를 덮치려 한다니. 오히려 좋았다. “얼른 빨아 주세요.”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노골적이고도 당돌한 부탁을 할 만큼. * 4. 진새벽 저주 토끼 #현대물 #갑을관계 #재회물 #까칠남 #엉뚱녀 “대, 대표님……, 콜록! 갑자기 왜 이러시는……!” “아직도 모르겠어?” “네?” 한비의 푹 꺼진 눈두덩이 아래의 눈동자가 겁이라도 집어먹은 듯 하릴없이 흔들렸다. 바로 앞에 마주한 까만 동공 속에 저급한 욕망이 들끓고 있다는 사실을 납득할 수 없어서였다. 팔랑팔랑. 권지혁의 손에 들려 있던 종잇장 하나가 공중제비라도 하듯 빙글빙글 돌다 새하얀 시트 위에 툭, 떨어졌다. 저주 토끼 사용 설명서 “설명서, 끝까지 안 읽었나 보네.” 콜록! 한비는 대답 대신 침을 꼴깍 삼키려다 기침을 토해 냈다. 마치 면도날로 속을 긁는 것처럼 아프고 괴로웠다. 그런 한비의 얼굴을 커다란 손이 감싸듯 쥐어 왔다. “네가 내게 건 저주를 풀기 위해선…….” 묵직한 음성이 뜨거운 숨결과 함께 귓속을 파고들었다. “내 체액을, 네가 받아야만 해.”
그가 기억을 잃었다. 나를 사랑하던 마음도, 자신의 흔적과도 같은 아이도. 그래서 나는, 우리의 시간을 도려낸 그를 놓아주었다. 먼저 찾지 않는다면 다시 만날 일은 영영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우서연 씨를 좋아했습니까?” 여전히 나를 기억하지 못하면서. 그가 내게 왔다. “……전 사장님과 얽히고 싶은 생각, 전혀 없어요.” 모르는 척, 사랑하지 않은 척. 그를 밀어내야만 했다. 그러나 밀어낼수록 그는 더 가까이 다가왔다. “나, 우서연 씨랑 연애하고 싶은데.” “…….” “대답해 봐요, 그럴까?” 결국. 잃어버린 시간이 야속하게도, 우리는 서로가 필요해졌다.
“단 하루도 잊은 적 없어.” 열아홉. 열병처럼 앓았던 첫사랑의 끝은 비극이었다. “왜, 아직도 내가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워?” “미움도 감정이 남아 있어야 가능하지. 넌 나한테 아무것도 아니야.” 14년 만에 해후한 그는 영화그룹 후계자 서이건이 되었지만, 재희에게는 여전히 조폭의 아들 강홍주일 뿐이었다. “거짓말.” 확신하는 말투. 직시하는 눈빛. 그는 숨기고 싶어도 감정의 밑바닥까지 드러나게 하는 재주가 있었다. “넌 아직도 나를 미워해.” “속단하지 마.” “속단일까?” 들키고 만 해묵은 감정에 재희는 부정조차 하지 못하고 입술을 깨물었다. 단 하루도 잊지 않고 언제나 늘 그를 미워해 왔기에 ……분명, 거짓이었다.
연대보증인, 정해주. 하루아침에 소속사 대표가 남긴 사채를 떠안게 되었다. 그런데, 빚을 해결할 수 있는 난감한 기회가 찾아온다. “제, 제가…… 겨, 결혼이요?” 결혼은 아빠가 남기고 간 마지막 유언이었다.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 한진건과. 그런데 그는 첫 만남부터 이혼을 말한다. “이 결혼으로 넌 돈을 얻고, 난 자유를 얻는 거야.” “……네?” “목적을 이루고 나면, 이혼하는 거지.” 결혼도 모자라 이혼이라니.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해주는 아빠의 유언에 따라 빚을 해결하기 위해 결혼을 이용하기로 결심한다. “저, 이 결혼 할게요.”
“도망친 주제에 뻔뻔하지.” 수영 국가대표 은퇴 후 수중재활치료사가 된 세희는 6년 전, 하룻밤을 보낸 남자의 전담 치료를 맡게 되는데. 그는 현역 축구선수 중 가장 섹시하다는 프리미어리거, 권지오다. “책임져야지.” “대체 누가 누굴…….” “네가, 나를.” 그는 아무리 밀어내려 해도 벗어날 수 없고, 외면하려 해도 계속 신경 쓰이는 자극 그 자체였다. “결론은 하나야.” “…….” “너랑 난, 지긋지긋하게 엮일 거야. 네가 싫든 좋든. 앞으로도 쭉.” 그건 서로의 처음을 탐한 대가였다.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단 하루도 잊은 적 없어.” 열아홉. 열병처럼 앓았던 첫사랑의 끝은 비극이었다. “왜, 아직도 내가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워?” “미움도 감정이 남아 있어야 가능하지. 넌 나한테 아무것도 아니야.” 14년 만에 해후한 그는 영화그룹 후계자 서이건이 되었지만, 재희에게는 여전히 조폭의 아들 강홍주일 뿐이었다. “거짓말.” 확신하는 말투. 직시하는 눈빛. 그는 숨기고 싶어도 감정의 밑바닥까지 드러나게 하는 재주가 있었다. “넌 아직도 나를 미워해.” “속단하지 마.” “속단일까?” 들키고 만 해묵은 감정에 재희는 부정조차 하지 못하고 입술을 깨물었다. 단 하루도 잊지 않고 언제나 늘 그를 미워해 왔기에 ……분명, 거짓이었다.
이웃사촌이자 소꿉친구인 시원과 이솔은 같은 날 태어나 조리원부터 시작된 인연을 21년째 유지 중이다. “걔랑 난 그냥 친구야.” 무슨 일이 있어도 평생 친구로 남을 줄 알았는데. 그럴 수가 없게 되었다. “그동안 네가 못 넘은 선, 내가 넘으려고.” 지키고 싶었던 친구 관계를 깨트리는 게 무서워 고백하지 못한 오래된 짝사랑이 그의 한 마디에 끝이 났다. “그러니까 밀어내지 마, 권이솔.” *** “아, 아파…… 아파, 시원아…… 아흣!” “하, 씨, 하아…….” 매트리스를 누르던 시원의 팔이 굽어지고 바짝 몸을 붙여오자 통증은 더 극심해졌다. “흐, 기, 김시원, 나, 너, 무…… 아파.” 국가대표로 선발되기까지 엄청난 양의 훈련을 거쳐 온 이솔은 어지간한 통증은 참아낼 줄 알았다. 그러나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감각은 참아낼 방법이 없었다. “흐, 으…….”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참으려고 이를 악물자 온몸에 힘이 들어갔다. 그러자 시원이 가녀린 몸을 껴안았다. “권이솔, 하, 이솔아, 조금만, 힘 좀 풀어.” “흐, 그, 그걸 어떻게…….” 몸 쓰는 걸 제일 잘하는 운동선수가 몸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소리를 내뱉게 될 줄이야. 그러나 이솔은 정말 힘을 풀라는 소리에도 어쩔 줄 몰라 할 뿐이었다. “하, 아직 끝에만 물고 있잖아.” “흐으…….” 이솔이 두 눈을 질끈 감자 눈꼬리를 타고 눈물방울이 흘렀다. 울먹거리는 목소리를 내지르며 그녀가 근육이 도드라진 어깨를 붙들었다. 시원이 매달린 몸을 끌어안아 주었다. “시, 시원아. 나, 무서워.” 어리광을 부리는 건 아니었다. 어릴 적엔 몰라도 커선 그의 앞에선 이런 말을 해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처음이라서, 모든 게 무섭고 두려웠다. 시원은 그 말에 더 꽉 끌어안아 주며 귓가에 속삭였다. “걱정하지 마. 나 믿어, 내가 진짜 잘할게.”
“넌, 나를 위한 사람이잖아.” 명확한 갑과 을의 관계. 그건 태어난 순간부터 정해진 운명과도 같았다. “잘 알고 있습니다, 부회장님.” 부정하고 거부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수진은 그와의 관계를,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감정의 경계가 아슬아슬해져 도피하려던 찰나. “내가 해줄게. 연애.” “…….” “그러니까 다른 새끼하고 연애질할 생각하지 말고 나한테 집중해.” 희권은 모든 걸 차지한 사람처럼 굴었다. 꼭, 저를 사랑이라도 하는 듯이. “부회장님은, 저한테 사치스러워요.” 이토록 당돌하게 밀어내려 했건만. “그래서, 나를 거절하겠다?” 그의 형형한 눈빛이 경고했다. 인생에 다시는 없을 사치스러운 애정이 되겠다고.
반쪽짜리 양반으로 태어난 얼녀, 영화는 쉰이 넘은 유력가에게 첩으로 팔려 갈 운명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둘째 오라버니가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한양으로 떠나기 전 도망칠 묘안을 떠올리는데. “내 너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호랑이 사냥꾼이라 불리는 산척을 찾아 해서는 안 될 부탁을 건넨다. “도와주기만 한다면야 뭐든 다 너에게 주겠다!” “뭐든 다 주시겠다고요?” “그래. 목숨값인데 내 약조하마!” 그때, 영화는 알지 못했다. 그에게 자신이 무엇을 주게 될지. “아씨가 그러셨지요. 뭐든 다 주겠다고요.” “그, 그건…….” “아씨를 주실 수 있습니까?” 사내 무서운 줄 모르고 내뱉은 말의 대가는 순결이었다.
그가 기억을 잃었다. 나를 사랑하던 마음도, 자신의 흔적과도 같은 아이도. 그래서 나는, 우리의 시간을 도려낸 그를 놓아주었다. 먼저 찾지 않는다면 다시 만날 일은 영영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우서연 씨를 좋아했습니까?” 여전히 나를 기억하지 못하면서. 그가 내게 왔다. “……전 사장님과 얽히고 싶은 생각, 전혀 없어요.” 모르는 척, 사랑하지 않은 척. 그를 밀어내야만 했다. 그러나 밀어낼수록 그는 더 가까이 다가왔다. “나, 우서연 씨랑 연애하고 싶은데.” “…….” “대답해 봐요, 그럴까?” 결국. 잃어버린 시간이 야속하게도, 우리는 서로가 필요해졌다. #현대물, #재회물, #재벌남, #츤데레남, #후회남, #소유욕/집착/질투, #도망녀, #상처녀, #신분차이
해수는 악착같이 벗어나려고 했던 삶에 제 발로 뛰어들었다. 그로부터 평온하고 순조로웠던 일상은 산산이 부서졌다. “우리, 구면이죠?” “그러게. 얄궂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과거를 아는 남자. 그는 낯설고도 특별했고, 이롭고도 해로웠다. “이러고 나타날 줄 알았으면 그때 데려올 걸 그랬어.” “……그랬으면 뭐가 달라졌는데요?” “애를 낳아도 족히 셋은 낳았겠지. 다른 놈 말고 내 옆에서.” 새빨갛게 칠한 입술에 닿은 탐욕적인 시선. 데일 것 같은 눈빛에 관조적인 태도로 일관했지만 감정은 미세하게 술렁이기 시작했다. “……셋까지 낳을 생각은 없는데.” 그러면서도 한없이 가볍게 그를 유혹하는 것. 해수에게 주어진 임무였다. “어디서 이런 게 나타나서는.” “…….” “해롭네.” 이롭지 못한 건 그쪽이었다.
연대보증인, 정해주. 하루아침에 소속사 대표가 남긴 사채를 떠안게 되었다. 그런데, 빚을 해결할 수 있는 난감한 기회가 찾아온다. “제, 제가…… 겨, 결혼이요?” 결혼은 아빠가 남기고 간 마지막 유언이었다.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 한진건과. 그런데 그는 첫 만남부터 이혼을 말한다. “이 결혼으로 넌 돈을 얻고, 난 자유를 얻는 거야.” “……네?” “목적을 이루고 나면, 이혼하는 거지.” 결혼도 모자라 이혼이라니.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해주는 아빠의 유언에 따라 빚을 해결하기 위해 결혼을 이용하기로 결심한다. “저, 이 결혼 할게요.”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누구에게나 주목받는 잘난 남자, 한지혁. 누구에게도 주목받고 싶지 않은 여자, 차혜윤. “차 주임이 먼저 유혹했습니다.” “누굴 유, 유혹…… 제가 변호사님을 유혹, 유혹이요?” “처음입니다.” 하룻밤 역사에 그동안 잘 지켜오던 공과 사의 경계가 위태로워졌다.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말해주세요.” “말하면 뭐든 들어줄 것처럼 구네요.” “저 때문에 변호사님이 난처해지셨으니까요.” “이건 차 주임 혼자 해결 못 합니다.” 두 사람은 오해를 빙자해 파트너의 또 다른 경계를 만들어 가는데. “우리가 만든 오해, 두 달만 유지하도록 하죠.” “…….” “나랑 연애합시다.”
“……사장님.” “왜 그런 눈, 그런 목소리로 날 보고 부릅니까.”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순간마다 그가 눈앞에 나타났다. 충동적으로 그의 품에 안겼던 날도 그랬고,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인사이동을 택했을 때도 그랬다. 그러나. “선…… 넘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든, 저 만큼은 이 관계가 절대로 변하지 않길 바란다고 전해야 했다.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는 업무에 한해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연수 씨가 말한 선, 우린 이미 한참 전에 넘었을 텐데.” 관계의 이면에 숨겨두었던 감정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순식간에 차올랐다.
아주 우연히. 부하 직원인 강도경에게 이혼 사실을 들켜 버렸다. 사유가 그 사람의 외도 때문이라는 것까지, 전부. "굳이 힘들게 입 다물고 있지 말고 말하고 싶은 사람 있으면 해요. 아니면 내 약점이랍시고 이용해도 되고." 어차피 언젠가는 모두가 알게 될 일이었다. 그의 눈빛에 어린 동정을 읽은 주영은 모진 말을 내뱉었지만. “……괜찮으세요?” 그는 누구 하나 궁금해하지 않던 그녀의 안부를 물어 왔다. 그저 동정일 뿐이라고 생각한 그 한마디가 사실은 애정이었음을 알게 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좋아해요.” 가슴을 간질이는 알 수 없는 충동에, 자신도 답을 내놓지 못한 물음을 그에게 넘겼다. 이토록 진심인 그에게. “내가, 도경 씨를 마음대로 휘둘러도 괜찮아요?” “파트장님이 그걸 원하시면…… 저는, 상관없어요.” 원하는 게 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저를, 이용하세요.” 그는 겁도 없이 자신을 내놓았다.
결혼을 약속한 남자의 바람, 그의 어머니에게 고아라고 당했던 무시. 파혼을 이야기한 것은 성하였지만, 상처받은 것도 성하였다. 8년 동안 그와 만난 시간이 무의미해진 성하는 도피라도 하듯이 서울을 떠났다. ‘성하,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아름다운 기억은 없었지만, 혼자가 된 성하는 어릴 적 살던 고향 부정에 돌아왔다. 자신의 이야기를 아는 사람도, 간섭하는 사람도 없는 그곳에서 성하가 무던히 적응해 가고 있을 때. “나, 기억 안 나요?” “……김, 선우?” 한여름에 내린 눈처럼 믿고 싶지 않지만, 거부할 수 없는 남자가 나타났다. “지금, 나한테 흔들리고 있죠?” *** “나랑 자고 싶어?” “놀리지 마요.” “놀리는 거 아닌데.” “…….” “장난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라.” 눈썹을 일그러뜨린 선우의 목울대가 아래위로 크게 요동쳤다. 자잘하게 떨리는 눈동자를 아래로 떨어뜨린 선우는 터지기 일보 직전인 감정을 억누르며 입술을 열었다. “이것까지 누나가 처음이면, 나 진짜…… 누나가 싫다고 해도 절대 안 떨어질지도 몰라요.” 경고이자 구실이었다. 더 자극하지 말라고, 계속 그러면 모든 책임은 당신에게 있는 것이라고. 선우는 살짝 비틀어 물었던 아랫입술을 놓았다. “내 모든 처음이 다 누나가 되는 거잖아요. 그럼 절대로 잊힐 수가…….” 그때였다. 식탁에 닿아 있던 손을 떨어뜨린 성하가 한 걸음 다가왔다. 가까워진 거리에 선우가 눈을 들었다. 위험한 경계에서 눈을 맞춘 그녀의 입가에 설핏 미소가 번졌다. “그건 나중에 생각할래.”
누구에게나 주목받는 잘난 남자, 한지혁. 누구에게도 주목받고 싶지 않은 여자, 차혜윤. “차 주임이 먼저 유혹했습니다.” “누굴 유, 유혹…… 제가 변호사님을 유혹, 유혹이요?” “처음입니다.” 하룻밤 역사에 그동안 잘 지켜오던 공과 사의 경계가 위태로워졌다.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말해주세요.” “말하면 뭐든 들어줄 것처럼 구네요.” “저 때문에 변호사님이 난처해지셨으니까요.” “이건 차 주임 혼자 해결 못 합니다.” 두 사람은 오해를 빙자해 파트너의 또 다른 경계를 만들어 가는데. “우리가 만든 오해, 두 달만 유지하도록 하죠.” “…….” “나랑 연애합시다.”
설탕이 녹는 점 새 드라마 집필을 위해 스위스로 여행 온 다의. 그런 그녀를 쫓아 한국에서 스위스까지 무작정 따라왔다는 천연덕스런 남자, 우열. 남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우열이 캐스팅을 위해 직접 자신을 찾아왔다는 사실에 의아해하던 다의는 쌀쌀맞게 응수한다. 하지만 그녀는 호텔에서 우연찮게 우열과 다시 마주치게 되는데…. 알아주는 원수 사이 입사 초기, 누구보다 가까이 붙어 지냈던 지원과 권. 지금은 회사에서 알아주는 원수 사이가 되어버렸다. 큰 광고 건의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출장을 앞두고 일을 돕던 윤철이 갑자기 아프다고 한다. 아픈 윤철을 대신해 권이 지원을 돕겠다며 동행에 나서는데…. 너에게 가겠다 상복을 입은 초은의 앞에 태경이 나타난다. 왜 왔냐는 초은의 물음에 자신이 구해준 여자의 얼굴이 궁금해서라고 답한 태경은 무릎을 꿇고 초은의 차디찬 손을 잡는다. 그런 태경을 바라보는 초은의 시선에는 미안함과 공허함만이 가득 차 있고, 그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묘한 감정이 깃드는데…. 가랑가랑 외국 고택을 연상시키는 건물의 레스토랑 사장인 청담은 오늘도 시끌시끌한 맞은편 기사식당의 소동에 관심을 가진다. 길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있는 남자아이를 부둥켜안은 초라한 행색의 젊은 여자가 보이고, 그런 그들의 앞을 가로막아 서며 도움을 준 청담에게 영은이 말한다. “책임지세요.” 뻔뻔하게 느껴질 정도로 당당한 영은의 태도에도 청담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고, 두 사람은 의도치 않게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며 서로를 의식하게 되는데…. 환상통 전생에서 한 사람이었던 일준과 이준은 환생을 하며 갈라져 태어난다. 전생은 전생일 뿐이라는 일준과 달리 이준은 후회로 얼룩진 전생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모질게 굴어 상처만 주었던 덕연을 이번 생에서는 행복하게 해 주리라 다짐하며 그녀를 다시 만날 날만을 애타게 기다린다. 그러나 다시 만난 덕연(예은)의 마음은 이미 일준으로 가득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