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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빚 갚았어, 이미.” 아버지의 빚을 갚느라 정신없이 살아온 서은호는 자신의 채권자가 된 동창 태신우와 12년 만에 재회한다. “그냥 없애준 거 아니야. 단지 네가 돈 갚아야 할 대상이 나로 바뀐 거지. 나랑 하자. 그럼 자유롭게 해줄게.” “…미친 새끼가.” 차라리 다른 이의 제안이었다면…. 태신우가 가장 친했던 친구이자, 제 첫사랑만 아니었다면. 12년 전에도 태신우와 서은호는 비슷한 계약을 했었다. “알바비 내가 줄게. 대신 그 시간 나한테 써. 놀자, 나랑.” “내가 왜 그래야 할까? 너는 왜 그래야 하고?” 그저 재미있다는 이유로 시간을 사겠다는 태신우의 장난감 노릇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던 서은호. 하지만 점점 마음은 원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갔고, 결국 남은 건 상처뿐이었다. 12년 전과 똑같이 반복되는 상황. 이번에는 상처 없이 벗어날 수 있을까? “기한은 내가 질릴 때까지.”

완결 여부완결
에피소드150 화
연령 등급성인

세부 정보

장르

BL

연재 시작일

2022년 02월 27일

연재 기간

8개월

출판사

텐시안

팬덤 지표

🌟 BL 소설 중 상위 3.40%

👥

평균 이용자 수 6,347

📝

전체 플랫폼 평점

9.6

📊 플랫폼 별 순위

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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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살랑

전도유망한 수영 선수였으나 불의의 교통사고로 그만두게 된 지운. 어린 나이에 홀로 견디기에는 퍽퍽한 인생이 유달리 막막해져 서러움이 북받치던 비오는 어느 날에, 그린 듯한 미소를 지은 남자를 만난다. “…왜 울어요?” “…다리가, 흐, 아파서요.” 제 이야기를 누구라도 들어 주기를 바란 듯, 초면인 남자를 대나무숲 삼아 하소연하며 울어 댔는데……. “지, 진짜예요? 정말로 채연준 대표님이세요?!” “사칭 같아?” “아니, 아니 그게 아니고….” 그가 선수 시절 자신을 후원해 줬던 해원 재단의 대표 채연준이라고 한다. “나 이제 마음 편하게 동정해도 돼?” 은인이나 다름없는 연준이 다시 한번 내밀어 준 손. 지운은 그 손을 잡으며 연준에게 충성하겠다고 다짐한다. “뭐야, 너 섰어?” “흑….” 충성을……. “너… 하아…. 그만하라고, 내가….” “네에, 죄송해요….” 이런 방식으로 하게 될 줄은 전혀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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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현대물, #오메가버스, #알파공, #베타수-오메가수, #미남공X미남수, #학원/캠퍼스물, #첫사랑, #재회물, #대형견공, #강공, #냉혈공, #능욕공, #까칠공, #집착공, #개아가공, #연하공, #재벌공, #후회공, #순정공, #상처공, #절륜공, #존댓말공, #다정수, #적극수, #까칠수, #단정수, #연상수, #상처수, #굴림수, #대학생, #오해,착각, #감금, #이물질있음, #삽질물, #피폐물, #3인칭시점 세계 인구의 단 2%만 존재하는 알파와 손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 적은 수의 오메가가 존재하는 세상. 그곳에서 더없이 평범한 대학생으로 살고 있던 베타 공진우의 앞에 알파 주이원이 신입생으로 나타난다. “내가 선배한테 곁을 내준 건 맞아요.” “그치?” “근데 친구하고 싶어서 내준 건 아니야.” “……무슨 소리야, 이게.” “선배하고 키스하고 싶어요.” 상상해 본 적도 없는 남자 그것도 알파와의 연애. 고민 끝에 진우는 용기 내어 이원의 손을 잡는다. 순탄한 듯 보였던 그들의 연애는 어느 순간부터 흔들리기 시작하고. 모종의 사건을 계기로 두 사람은 결국 서로를 등지게 된다. 그리고 그날로부터 7년 후. “……주이원.” “아아.” 다시는 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주이원이 공진우를 찾아왔다. “찾았다.” 7년 전과는 다른, 끔찍하게 느껴지는 웃음을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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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원더!(O, Wonder!)

단편적인 미래를 꿈으로 볼 수 있는 치현은 덕분에 평범한 사람들보다 조금 더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치현은 물에 빠져 가라앉는 자신을 보게 되고, 그게 곧 일어날 미래임을 직감한다. 죽음을 의미하는 건지, 단순한 사고인지 확신하지 못한 치현은 친구들의 등쌀에 밀려 과 내에서 유독 친하지 않던 서원에게 수영을 배우게 되고, 덕분에 그와 친해지는 계기가 된다. 그러나 의도치 않은 사고로 둘의 사이는 또다시 멀어지게 되고. 미묘한 감정을 품은 채로 방학을 맞이한 치현은 정말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자신이 봤던 미래를 마주하게 된다. 안내드립니다. 현재 이 방송은 녹음 방송이며, 변동 사항이 생길 시 방송 내용을 교체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국민 여러분께서는 부디, 방송을 계속해서 들으시며 추가되는 소식을 주의 깊게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람을 뜯어 먹는 괴물들이 서울 시내까지 퍼져 있습니다. 이 괴물들은 현재 바이러스 감염자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 감염자들에게 물리면 그 상처 안으로 바이러스가 침투하며, 침투한 바이러스는 그대로 뇌까지 스며드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바이러스가 뇌를 잠식하게 되는 시간은 최단 10초, 최장 10분 정도로 예상됩니다. 바이러스가 완벽하게 뇌를 잠식하면, 감염자는 죽습니다. 우리가 보는 감염자들은 이미 죽은 사람입니다. 쉽게 ‘좀비’라고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감염자들은 이미 죽었으며, 뇌 안으로 침투한 바이러스가 또 다른 감염자를 만들기 위해 시체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감염자를 막을 방법은 그 감염자를 완벽하게 죽이는 것뿐입니다. *공: 김서원, 22세 고등학교 시절까지 수영 선수였다. 현재는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며 분주하게 사는 중. 현실적이고 냉정하지만 치현에 대해서는 유독 감정적이다. 좀비가 나타난 후 치현을 지키는 데만 온전히 집중한다. 치현이 강해지지 못하고 자신에게 기대기를 바라지만, 제 의사와 관계없이 앞으로 나아가려 애쓰는 모습이 씁쓸하다. *수: 이치현, 26세 가끔 미래에 일어날 일을 꿈으로 볼 수 있다. 어린 시절, 학대와 굶주림 등으로 쭉 고생하다가 스무 살이 되던 해에 복권에 당첨되어 인생이 바뀐다. 남들처럼 살아 보고 싶어서 늦은 나이에 대학에 입학하기도 했다. 서원과 친해지고 싶다고 아주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다. 수영을 매개로 친해졌다가 제 실수로 또 멀어진 게 안타깝고 속상하다. 좀비가 나타난 후, 함께하게 된 서원에게 힘은커녕 짐만 되고 있다는 생각에 초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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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급 가이드 생존 수칙

돌연 게이트가 생겨난 세상에서 에스퍼는 곧 국력이 되었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S급 에스퍼, 차재우. 문제는 그가 각성한 이후로 매칭률이 높은 가이드가 나오지 않은 데 있다. 하여 결국, 전 국민 필수로 가이드 검사가 실행되고. “설마…… 진짜 거기까지는 아니었으면 좋겠어서 하는 말인데…….” “하…….” “……차재우?” 해율은 어차피 해야 하는 거 빨리 해치우자는 생각에 가이드 검사를 받았다가, 차재우와의 이례적인 매칭률 97.8%를 기록한다! “그러면 뭐 해. 나는 D급인데……!” 상대는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가이딩을 받지 못해 폭주 직전에 몰린 S급 에스퍼이고 자신은 허접한 D급 가이드이다. 캐릭터를 생성하자마자 보스 몬스터를 잡으러 가는 게 이보단 낫지 않을까? 해율은 기력이 쪽쪽 빨려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거절하려 했으나……. “이대로 차재우 에스퍼에게 가이드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는 결국 사살될 겁니다.” ‘……미, 미친 거 아니야?’ 자신이 죽을지도 모르는 처지에 대체 누굴 걱정한 건지. 하지만 자신이 차재우의 가이드가 되지 않으면 그가 죽임을 당할 거라는 말에 해율은 눈물을 머금은 채 계약서에 사인하게 된다. “그…… 오늘치는 아까 아침에 한 것 같습니다…….” “고작 그걸로?” “그게 제 최대치인데요…….” 이후 해율은 쥐꼬리만 한 마나를 가지고 차재우와 한집에 살며, 하루에 한 번 그에게 가이딩을 해 주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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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소환자의 사정

“이야기 들었나? 최근에 소환된 겁쟁이 용사. 황궁에서 도망쳤다면서?” 난데없이 소환당해 이세계의 용사가 된 성연은 징그러운 마물과 황궁 사람들의 핍박에 못 이겨 도망친다. 소문의 천재 마법사 ‘이나스’에게 원래 세계로 돌려보내 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 “그 열매 되게 떫었죠? 근데, 제가! 진짜 달고 맛있게 만들 수 있거든요? 정말이에요! 저 요리 잘하거든요!” “…달고 맛있게 만들어? 어떻게?” 천재 마법사를 밥으로 꼬셔 버리겠다! …근데 이 사람 진짜 천재 마법사 맞아? 생활 능력 빵점에 만사가 귀찮은 이 사람이? “성연 거 안 먹었어…. 기다렸어, 나. 진짜야….” “제 거 안 드셨다고요…? 이상하다. 저 두 입밖에 안 먹었는데… 왜 이렇게 남은 양이 적지?” 왜 내가 이 집에서 요리하고 집 치우고 있는 건데?! “내가 성연을 용사로 만들어 줄게.” 대체 왜 내가 용사가 되어야 하는 건데…! 얼빠 겁쟁이 용사와 미남 사차원 천재 마법사의 우당탕탕 한집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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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묵은 가이드

대한민국 최초이자 유일한 S급 에스퍼 서수현. 누구나 정신이 나간다는 각성 순간에조차 이성을 유지한 그는, 비행기의 추락을 막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지원은 그 순간을 직접 목격한 사람이자, 수현에게 첫 가이딩을 해 준 가이드였다. 그의 가이드가 되고 싶다. 아니, 될 것 같다. 지원은 운명처럼 직감했지만…. “동거하겠다고 선언하기 전에 저와 상의할 수는 없었습니까?” “연락도 안 받는 에스퍼님과 무슨 상의를 어떻게 해요? 양심도 없으신가?” 지원을 비웃듯 모두에게 깍듯한 수현이 그에게만 유독 냉랭하다. 어디서부터 꼬였는지도 알 수 없는 관계. 다정했던 수현은 이제 없지만 지원은 그의 전담 가이드가 된다. 서수현의 목숨이 위험하니까. “혹시… 첫 키스였어요?” “…….” 10년. 긴 시간, 손만 잡는 가이딩을 고수한 게 무색하게 저 스스로 손을 뻗어 직접 그은 선을 넘어 버린 지원. 단지 수현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일까? “혹시 좋아하는 사람 없어요? 내가 그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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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엑스트라

태권도 국가 대표로 올림픽 출전이 확정되어 있던 열여덟. 승승장구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던 영원의 미래는 갑작스러운 화재 사고로 어그러진다. 8년 후. 믿었던 사람의 배신으로 얕은 희망마저 잃어버린 영원. 새벽녘 질주하는 트럭에 치이고 만다. 그대로 즉사해 저승에 온 줄 알았는데. “이게 무슨…. 아니, 누구세요? 그보다, 아, 여기가 어디야….” “도련님. 술이 아직도 안 깨신 거예요?” 웬걸. 소설 〈EX급 헌터의 평화로운 일상〉 속 동명의 인물 ‘윤영원’에게 빙의했단다. “이게 무슨 개소리야….” 통칭 ‘익스급’의 윤영원. ‘무늬만 S급’이라는 아무 능력도 없이 등급만 높은 헌터. 주인공 옆에서 깝죽거리다가 프롤로그에서 허망하게 죽는 말 그대로 엑스트라. “사지 멀쩡한 몸이 있는데, 허망하게 죽을 수는 없지.” 꿈인가? 꿈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프롤로그에서 사망하는 엑스트라로 빙의했음을 안 순간부터 영원이 할 일은 하나였다. 건강하고 튼튼한, 자유로운 몸을 누리기 위해 살아남는 것. 강해지자. 그리고 주인공을 피하자. 원래 사건·사고란 주인공 옆에서 일어나는 법이니까. 그러면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말 좀 그만 걸어 줬으면 좋겠는데요.” “아아…. 그 말 내가 꼭 하고 싶었는데. 반대로 들으니까 새롭네요?” 원작 속 한해성은 윤영원에게 전혀 관심 없으므로 수월할 줄 알았는데. “너무 차가워진 거 아니에요? 나에 대한 애정이 식었어요, 형?” “…뭐라는 거야.” 그런데 왜. “오늘따라 형 되게 멋있어 보이네요.” “하….” 도대체 왜. “형이라고 부르라고 그렇게 노래를 불렀잖아요. 막상 부르니까 싫어요?” “예. 싫어요.” “사람이 어떻게 한순간에 변해요….” 한해성이 이딴 개소리를 하며 자신을 따라다니게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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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우주

#현대물, #동거/배우자, #나이차이, #미남공, #무심까칠공, #수한정다정공, #강공, #츤데레공, #집착공, #재벌공, #사랑꾼공, #절륜공, #건축가공, #가난수, #가스라이팅당했수, #미인수, #순진수, #순둥수, #소심수, #허당수, #순정수, #자낮수, #짝사랑수, #상처수, #굴림수, #오해/착각, #할리킹, #성장물, #잔잔물, #힐링물 지속적인 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집을 나온 준영은 또 다른 폭력과 가스라이팅에 지쳐 간다. 정처 없이 발걸음을 옮기던 준영이 닿은 곳은 아무도 살지 않는다던 아름다운 집. 하지만 그곳에는 집과 비교할 수 없이 아름답고 까칠한 남자가 있었다. “야. 이리 와. 갈 데 있어?” 머리를 비울 겸 별장을 찾은 세현은 휴식을 방해하는 침입자에 신경이 곤두선다. 막상 마주한 침입자의 몸은 성한 곳 하나 없고. 쫒아내려던 생각과 다르게, 세현은 그를 집에 들여 씻기고 치료해 준다. 자신이 왜 이러는지 모르는 채, 그는 준영에게 잘해 주고. 준영은 세현에게 부탁을 하는데. “가면 못, 올 거예요. 그러니까……. 제발 살려 주세요.” * * * “걱정. 그래, 걱정…….” 이세현이 중얼거리며 제 머리카락을 흩트렸다. 곧 그가 유준영의 어깨를 잡아 돌리고, 똑바로 눈을 마주했다. 마주친 눈에 잔뜩 일었던 분노는 어느새 사라졌다. 이세현은 점차 차분해지고 있었다. “그래. 신경 쓰여서 열받는 것도 걱정이라면 그런 거겠지.” 유준영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제 입으로 걱정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해 놓고, 막상 그가 자신을 걱정한 게 맞는다고 인정하니, 생경한 기분이었다. “그럼 어쩔 수 없네. 네 의사가 어떻든 간에…….” 이세현이 잠시 말을 멈추었다. 유준영은 멀거니 서서 이세현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 이세현이 단호히 말했다. “너 내가 데려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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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디드 (NEEDED)

#처절하게반성하공 #수빼곤다쉬웠공 #후회하며완전변하공 #이기적이공 #스토커수 #자낮수 #각성했수 다정한 그 한마디에, 옆집 남자를 스토킹하기 시작했다. 형을 편애하고 자신에게 무관심한 부모님과 함께 살기 싫어 혼자 오피스텔에서 살고 있는 은오는 최근 한 남자를 스토킹하고 있다. 상대는 바로 자신의 옆집에 사는 남자, 서선우. 선우가 은오에게 건넨 다정한 말 한마디를 계기로 은오는 그를 짝사랑하게 된다. 그에게 다가갈 용기가 없는 은오는 자신의 집 안에서 하루 종일 선우의 발소리를 듣고, 샤워 소리를 듣는 등 '선우에게 피해 주지 않는 스토킹'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선우를 향한 마음이 커지면서 은오는 그런 행위만으로 만족할 수 없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몰래 선우를 기다리던 은오에게 다가온 선우가 의미심장한 말을 건네는데...? #현대물 #첫사랑 #나이차이 #다정공 #헌신공 #강공 #냉혈공 #무심공 #집착공 #개아가공 #복흑/계략공 #재벌공 #후회공 #사랑꾼공 #존댓말공 #미인수 #다정수 #적극수 #소심수 #허당수 #헌신수 #단정수 #짝사랑수 #상처수 #도망수 #질투 #오해/착각 #단행본 #삽질물 #일상물 #성장물 #3인칭시점 [미리보기] 죄를 지어 쫓기는 사람처럼 은오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그러나 다행히 은오가 도망칠 필요는 없었다. 고요하던 복도에서 다시금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이쪽에 가까워졌다면 경계했을 테지만, 걸음은 멀어지고 있었다. 걸음이 왔던 길을 되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곧, 엘리베이터의 문이 다시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1층을 눌렀다는 안내 음성이 금방 이어졌다. 은오는 몸을 웅크린 채 여러 의문을 생각하느라 바빴다. 집에 가려다 말고 어딜 가는 거지? 뭘 사러 가는 걸까? 들어오려다가 생각이 난 건가. 아예 외출을 하는 거면 보통 차를 끌고 나가니 지하로 갔을 테다. 근데 뭘 사러 가는 거지? 아니면 담배를 피우고 들어오려고? 빨리 돌아올까? 늦을까? 물론 아무리 생각해 본다고 해도 자신은 선우가 아니니 알 수 없다. 은오가 지금 확신할 수 있는 건, 그저 뒷모습만 조금 가까이서 보려고 했던 이 사소한 계획마저 실패했다는 것이다. 엘리베이터가 내려가고 사람이 남지 않은 복도가 금방 고요해졌다. 곧 한껏 시무룩해진 은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잠시 꺼져 있던 센서등이 켜지자, 은오가 얼굴을 왈칵 일그러트린다. 선우가 올 때까지 좀 더 기다릴 수도 있겠지만, 어쩐지 맥이 빠졌다. 그 마음은 그냥 집으로 돌아가는 게 낫겠다는 판단으로 금방 이어졌다. “…….” 은오는 곧 비상구 밖으로 나와 터덜터덜 걷기 시작했다. 정말 되는 일이 하나도 없구나. 딱 그쯤, 그러니까 제 등 뒤로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가 함께 들려오던 그 순간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은오는 일순 걸음을 멈췄다. 제 발걸음과 겹쳐 누군가의 걸음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없어야 하는데. 발걸음 소리가 들릴 리가 없는데. 당혹스러움에 시선이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럼에도 은오는 막상 뒤돌아보지는 못했다. 제게 들리는 발걸음 소리가 무척이나 익숙하다는 생각이 든 탓이었다. “여은오.” “헉.” 그렇게 잠시간 일었던 침묵은 결국 은오가 아닌 다른 이가 깼다. 역시나 발걸음 소리는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지금 은오의 뒤에 사람이, 그러니까 서선우가 있었다. 하지만 그를 깨달았으면서도 은오는 움직이지 않았다. 정확하게는 움직이지 못했다는 게 맞겠다. 심장이 미친 듯이 달음박질쳤다. 오랜만에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기대감보다는 여기에 숨어 있었다는 걸 들켰다는 당혹감이 더 컸다. 무어라고 변명을 해야 하는데.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하는데. 머릿속은 백지장처럼 하얗기만 하다. 그사이, 몇 걸음은 떨어져 있던 선우가 은오에게 가까이 다가서기 시작했다. 저벅저벅 가까워지는 소리에도 은오는 제자리에 박힌 사람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이내, 선우가 은오의 앞에 섰다. 은오가 좋아하는 부드러이 웃는 낯이었다. “어디 가요?” “……아, 지, 집에…….” 은오가 겨우 한 대답에 선우가 웃으며 고개를 까딱였다. 그러나 금방 미간이 구겨지고 만다. “나 기다려놓고 얼굴도 안 보고요?” “…네?” “너, 나 기다렸잖아.” [니디드 (NEEDED) (외전 2)]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평온한 날을 보내는 은오와 선우. 그러던 어느 날, 은오는 우연히 선우의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선우에게 어떤 선물을 할지 고민하기 시작하는데… 과연 은오가 전해 줄 선물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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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급 가이드 생존 수칙 외전

돌연 게이트가 생겨난 세상에서 에스퍼는 곧 국력이 되었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S급 에스퍼, 차재우. 문제는 그가 각성한 이후로 매칭률이 높은 가이드가 나오지 않은 데 있다. 하여 결국, 전 국민 필수로 가이드 검사가 실행되고. “설마…… 진짜 거기까지는 아니었으면 좋겠어서 하는 말인데…….” “하…….” “……차재우?” 해율은 어차피 해야 하는 거 빨리 해치우자는 생각에 가이드 검사를 받았다가, 차재우와의 이례적인 매칭률 97.8%를 기록한다! “그러면 뭐 해. 나는 D급인데……!” 상대는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가이딩을 받지 못해 폭주 직전에 몰린 S급 에스퍼이고 자신은 허접한 D급 가이드이다. 캐릭터를 생성하자마자 보스 몬스터를 잡으러 가는 게 이보단 낫지 않을까? 해율은 기력이 쪽쪽 빨려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거절하려 했으나……. “이대로 차재우 에스퍼에게 가이드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는 결국 사살될 겁니다.” ‘……미, 미친 거 아니야?’ 자신이 죽을지도 모르는 처지에 대체 누굴 걱정한 건지. 하지만 자신이 차재우의 가이드가 되지 않으면 그가 죽임을 당할 거라는 말에 해율은 눈물을 머금은 채 계약서에 사인하게 된다. “그…… 오늘치는 아까 아침에 한 것 같습니다…….” “고작 그걸로?” “그게 제 최대치인데요…….” 이후 해율은 쥐꼬리만 한 마나를 가지고 차재우와 한집에 살며, 하루에 한 번 그에게 가이딩을 해 주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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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엑스트라 1~5권

태권도 국가 대표로 올림픽 출전이 확정되어 있던 열여덟. 승승장구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던 영원의 미래는 갑작스러운 화재 사고로 어그러진다. 8년 후. 믿었던 사람의 배신으로 얕은 희망마저 잃어버린 영원. 새벽녘 질주하는 트럭에 치이고 만다. 그대로 즉사해 저승에 온 줄 알았는데. “이게 무슨…. 아니, 누구세요? 그보다, 아, 여기가 어디야….” “도련님. 술이 아직도 안 깨신 거예요?” 웬걸. 소설 〈EX급 헌터의 평화로운 일상〉 속 동명의 인물 ‘윤영원’에게 빙의했단다. “이게 무슨 개소리야….” 통칭 ‘익스급’의 윤영원. ‘무늬만 S급’이라는 아무 능력도 없이 등급만 높은 헌터. 주인공 옆에서 깝죽거리다가 프롤로그에서 허망하게 죽는 말 그대로 엑스트라. “사지 멀쩡한 몸이 있는데, 허망하게 죽을 수는 없지.” 꿈인가? 꿈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프롤로그에서 사망하는 엑스트라로 빙의했음을 안 순간부터 영원이 할 일은 하나였다. 건강하고 튼튼한, 자유로운 몸을 누리기 위해 살아남는 것. 강해지자. 그리고 주인공을 피하자. 원래 사건·사고란 주인공 옆에서 일어나는 법이니까. 그러면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말 좀 그만 걸어 줬으면 좋겠는데요.” “아아…. 그 말 내가 꼭 하고 싶었는데. 반대로 들으니까 새롭네요?” 원작 속 한해성은 윤영원에게 전혀 관심 없으므로 수월할 줄 알았는데. “너무 차가워진 거 아니에요? 나에 대한 애정이 식었어요, 형?” “…뭐라는 거야.” 그런데 왜. “오늘따라 형 되게 멋있어 보이네요.” “하….” 도대체 왜. “형이라고 부르라고 그렇게 노래를 불렀잖아요. 막상 부르니까 싫어요?” “예. 싫어요.” “사람이 어떻게 한순간에 변해요….” 한해성이 이딴 개소리를 하며 자신을 따라다니게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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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엑스트라 6권

태권도 국가 대표로 올림픽 출전이 확정되어 있던 열여덟. 승승장구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던 영원의 미래는 갑작스러운 화재 사고로 어그러진다. 8년 후. 믿었던 사람의 배신으로 얕은 희망마저 잃어버린 영원. 새벽녘 질주하는 트럭에 치이고 만다. 그대로 즉사해 저승에 온 줄 알았는데. “이게 무슨…. 아니, 누구세요? 그보다, 아, 여기가 어디야….” “도련님. 술이 아직도 안 깨신 거예요?” 웬걸. 소설 〈EX급 헌터의 평화로운 일상〉 속 동명의 인물 ‘윤영원’에게 빙의했단다. “이게 무슨 개소리야….” 통칭 ‘익스급’의 윤영원. ‘무늬만 S급’이라는 아무 능력도 없이 등급만 높은 헌터. 주인공 옆에서 깝죽거리다가 프롤로그에서 허망하게 죽는 말 그대로 엑스트라. “사지 멀쩡한 몸이 있는데, 허망하게 죽을 수는 없지.” 꿈인가? 꿈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프롤로그에서 사망하는 엑스트라로 빙의했음을 안 순간부터 영원이 할 일은 하나였다. 건강하고 튼튼한, 자유로운 몸을 누리기 위해 살아남는 것. 강해지자. 그리고 주인공을 피하자. 원래 사건·사고란 주인공 옆에서 일어나는 법이니까. 그러면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말 좀 그만 걸어 줬으면 좋겠는데요.” “아아…. 그 말 내가 꼭 하고 싶었는데. 반대로 들으니까 새롭네요?” 원작 속 한해성은 윤영원에게 전혀 관심 없으므로 수월할 줄 알았는데. “너무 차가워진 거 아니에요? 나에 대한 애정이 식었어요, 형?” “…뭐라는 거야.” 그런데 왜. “오늘따라 형 되게 멋있어 보이네요.” “하….” 도대체 왜. “형이라고 부르라고 그렇게 노래를 불렀잖아요. 막상 부르니까 싫어요?” “예. 싫어요.” “사람이 어떻게 한순간에 변해요….” 한해성이 이딴 개소리를 하며 자신을 따라다니게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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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 | 템페스트(Tempest)

좀비가 나타나고 백신이 개발된 지 3년. 아직 세상에는 좀비가 남아 있다. 사라진 정부의 자리를 메우던 군에서는 좀비가 이제는 몇 남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살아남은 인간들의 생활을 예전으로 되돌리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좀비를 몰고 나타난 차시윤(수) 덕분에 좀비가 사라진 게 아니라 사실은 숨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군에서는 진화한 좀비가 항체를 보유하지 않은 먹잇감이 나타났을 때만 움직인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항체가 없는 차시윤이 수상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미끼로 쓰고자 하고 한현우(공)에게 교육을 맡긴다.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차시윤은 장난스러우면서도 다정한 한현우를 점점 가깝게 느끼기 시작한다. 하지만 평화는 잠시. 백신을 맞고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인간들이 좀비에게 공격당했으며, 현재 한현우와 차시윤이 있는 부대로 좀비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온다. 그럴 리가 없는데. 그런 일이 일어날 리 없다. 아수라장이 된 세상에서 차시윤 또한 혼란에 빠지고, 한현우는 차시윤이 꼭꼭 숨겨 두었던 비밀을 알아채게 되는데……. (본문 중 발췌) ‘내가 아까부터 이해가 안 되는 게 하나 있는데.’ 한현우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형형한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낮은 목소리가 귓전을 울렸다. 주변을 배회하던 좀비들이 이 집 안으로 들어오려는지 벽을 긁고, 쿵쿵 몸을 부딪치기 시작했다. 이 안에 먹잇감이 있다는 걸 확신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그 소리가 전부 멀게 들렸다. 한현우의 서늘한 얼굴이 정신을 쏙 빼놓고 있었다. ‘왜 좀비들이 너는 공격하지 않는 것 같지.’ 그런 나를 보며 한현우는 차분히 말을 이었다. 당장 말 한마디 잘못 했다가는 목을 찌를 것 같이 칼은 날이 서 있었다. 마른침이 넘어갔다. 그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게 이상하지는 않았다. 그럴 수 있었다. 하지만. ‘……죽이실 겁니까?’ 이해하지 못할 답을 듣는 순간, 언제라도 내 목을 찌를 수 있을 듯한 그의 얼굴을 보자니, 이상하게 서러운 마음이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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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 | 오, 원더!(O, Wonder!)

단편적인 미래를 꿈으로 볼 수 있는 치현은 덕분에 평범한 사람들보다 조금 더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치현은 물에 빠져 가라앉는 자신을 보게 되고, 그게 곧 일어날 미래임을 직감한다. 죽음을 의미하는 건지, 단순한 사고인지 확신하지 못한 치현은 친구들의 등쌀에 밀려 과 내에서 유독 친하지 않던 서원에게 수영을 배우게 되고, 덕분에 그와 친해지는 계기가 된다. 그러나 의도치 않은 사고로 둘의 사이는 또다시 멀어지게 되고. 미묘한 감정을 품은 채로 방학을 맞이한 치현은 정말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자신이 봤던 미래를 마주하게 된다. 안내드립니다. 현재 이 방송은 녹음 방송이며, 변동 사항이 생길 시 방송 내용을 교체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국민 여러분께서는 부디, 방송을 계속해서 들으시며 추가되는 소식을 주의 깊게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람을 뜯어 먹는 괴물들이 서울 시내까지 퍼져 있습니다. 이 괴물들은 현재 바이러스 감염자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 감염자들에게 물리면 그 상처 안으로 바이러스가 침투하며, 침투한 바이러스는 그대로 뇌까지 스며드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바이러스가 뇌를 잠식하게 되는 시간은 최단 10초, 최장 10분 정도로 예상됩니다. 바이러스가 완벽하게 뇌를 잠식하면, 감염자는 죽습니다. 우리가 보는 감염자들은 이미 죽은 사람입니다. 쉽게 ‘좀비’라고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감염자들은 이미 죽었으며, 뇌 안으로 침투한 바이러스가 또 다른 감염자를 만들기 위해 시체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감염자를 막을 방법은 그 감염자를 완벽하게 죽이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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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 | 오, 원더!(O, Wonder!)

단편적인 미래를 꿈으로 볼 수 있는 치현은 덕분에 평범한 사람들보다 조금 더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치현은 물에 빠져 가라앉는 자신을 보게 되고, 그게 곧 일어날 미래임을 직감한다. 죽음을 의미하는 건지, 단순한 사고인지 확신하지 못한 치현은 친구들의 등쌀에 밀려 과 내에서 유독 친하지 않던 서원에게 수영을 배우게 되고, 덕분에 그와 친해지는 계기가 된다. 그러나 의도치 않은 사고로 둘의 사이는 또다시 멀어지게 되고. 미묘한 감정을 품은 채로 방학을 맞이한 치현은 정말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자신이 봤던 미래를 마주하게 된다. 안내드립니다. 현재 이 방송은 녹음 방송이며, 변동 사항이 생길 시 방송 내용을 교체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국민 여러분께서는 부디, 방송을 계속해서 들으시며 추가되는 소식을 주의 깊게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람을 뜯어 먹는 괴물들이 서울 시내까지 퍼져 있습니다. 이 괴물들은 현재 바이러스 감염자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 감염자들에게 물리면 그 상처 안으로 바이러스가 침투하며, 침투한 바이러스는 그대로 뇌까지 스며드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바이러스가 뇌를 잠식하게 되는 시간은 최단 10초, 최장 10분 정도로 예상됩니다. 바이러스가 완벽하게 뇌를 잠식하면, 감염자는 죽습니다. 우리가 보는 감염자들은 이미 죽은 사람입니다. 쉽게 ‘좀비’라고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감염자들은 이미 죽었으며, 뇌 안으로 침투한 바이러스가 또 다른 감염자를 만들기 위해 시체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감염자를 막을 방법은 그 감염자를 완벽하게 죽이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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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페스트(Tempest)

좀비가 나타나고 백신이 개발된 지 3년. 아직 세상에는 좀비가 남아 있다. 사라진 정부의 자리를 메우던 군에서는 좀비가 이제는 몇 남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살아남은 인간들의 생활을 예전으로 되돌리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좀비를 몰고 나타난 차시윤(수) 덕분에 좀비가 사라진 게 아니라 사실은 숨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군에서는 진화한 좀비가 항체를 보유하지 않은 먹잇감이 나타났을 때만 움직인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항체가 없는 차시윤이 수상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미끼로 쓰고자 하고 한현우(공)에게 교육을 맡긴다.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차시윤은 장난스러우면서도 다정한 한현우를 점점 가깝게 느끼기 시작한다. 하지만 평화는 잠시. 백신을 맞고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인간들이 좀비에게 공격당했으며, 현재 한현우와 차시윤이 있는 부대로 좀비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온다. 그럴 리가 없는데. 그런 일이 일어날 리 없다. 아수라장이 된 세상에서 차시윤 또한 혼란에 빠지고, 한현우는 차시윤이 꼭꼭 숨겨 두었던 비밀을 알아채게 되는데……. *공: 한현우, 26세 스무 살에 군에 입대했다. 3년 전, 좀비 바이러스 백신을 발견하는 데 공을 세워 어린 나이에 중위 계급을 달았다. 매사 진지하지 못하고 장난기가 넘치지만, 정작 속내는 잘 보여 주지 않는 타입이다. 백신을 맞지 않고 좀비에 쫓기는 시윤이 수상해서 가까이 두고 지켜보기로 한다. 시윤에게 유난히 마음이 쓰이는 건 어린 나이에 힘든 일을 많이 겪은 게 안쓰러워서라고 믿는다. *수: 차시윤, 20세 3년 전 나타난 좀비가 부모님을 죽였다. 한 살 터울의 형은 시윤을 지키기 위해 2년간 최선을 다했으나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하고 만다. 믿을 수 없는 현실에, 형을 등에 업고 대피소의 담을 넘은 걸 쭉 후회하고 있다. 그로부터 3년 후, 모종의 이유로 갇혀 있던 외딴집에서 탈출한 시윤은, 자신 때문에 편히 죽지 못했을 형을 찾기 위해 나섰다가 현우와 마주친다. 좀비를 불러들이는 미끼 역할을 제안받고 군에 입대한 시윤. 아닌 척하면서 다정하게 구는 현우에게 자꾸만 끌린다. **글 중에서** “너 내가 걱정돼 미치겠지.” “네?” “빨리 부대로 돌아가야 안전할 텐데 안 가고 버티니까, 초조해 죽겠지. 내가 행여 따라올까 봐 그냥 도망도 못 치고 등신처럼 이러고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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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엑스트라 외전

태권도 국가 대표로 올림픽 출전이 확정되어 있던 열여덟. 승승장구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던 영원의 미래는 갑작스러운 화재 사고로 어그러진다. 8년 후. 믿었던 사람의 배신으로 얕은 희망마저 잃어버린 영원. 새벽녘 질주하는 트럭에 치이고 만다. 그대로 즉사해 저승에 온 줄 알았는데. “이게 무슨…. 아니, 누구세요? 그보다, 아, 여기가 어디야….” “도련님. 술이 아직도 안 깨신 거예요?” 웬걸. 소설 〈EX급 헌터의 평화로운 일상〉 속 동명의 인물 ‘윤영원’에게 빙의했단다. “이게 무슨 개소리야….” 통칭 ‘익스급’의 윤영원. ‘무늬만 S급’이라는 아무 능력도 없이 등급만 높은 헌터. 주인공 옆에서 깝죽거리다가 프롤로그에서 허망하게 죽는 말 그대로 엑스트라. “사지 멀쩡한 몸이 있는데, 허망하게 죽을 수는 없지.” 꿈인가? 꿈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프롤로그에서 사망하는 엑스트라로 빙의했음을 안 순간부터 영원이 할 일은 하나였다. 건강하고 튼튼한, 자유로운 몸을 누리기 위해 살아남는 것. 강해지자. 그리고 주인공을 피하자. 원래 사건·사고란 주인공 옆에서 일어나는 법이니까. 그러면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말 좀 그만 걸어 줬으면 좋겠는데요.” “아아…. 그 말 내가 꼭 하고 싶었는데. 반대로 들으니까 새롭네요?” 원작 속 한해성은 윤영원에게 전혀 관심 없으므로 수월할 줄 알았는데. “너무 차가워진 거 아니에요? 나에 대한 애정이 식었어요, 형?” “…뭐라는 거야.” 그런데 왜. “오늘따라 형 되게 멋있어 보이네요.” “하….” 도대체 왜. “형이라고 부르라고 그렇게 노래를 불렀잖아요. 막상 부르니까 싫어요?” “예. 싫어요.” “사람이 어떻게 한순간에 변해요….” 한해성이 이딴 개소리를 하며 자신을 따라다니게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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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급 가이드 생존 수칙

돌연 게이트가 생겨난 세상에서 에스퍼는 곧 국력이 되었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S급 에스퍼, 차재우. 문제는 그가 각성한 이후로 매칭률이 높은 가이드가 나오지 않은 데 있다. 하여 결국, 전 국민 필수로 가이드 검사가 실행되고. “설마…… 진짜 거기까지는 아니었으면 좋겠어서 하는 말인데…….” “하…….” “……차재우?” 해율은 어차피 해야 하는 거 빨리 해치우자는 생각에 가이드 검사를 받았다가, 차재우와의 이례적인 매칭률 97.8%를 기록한다! “그러면 뭐 해. 나는 D급인데……!” 상대는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가이딩을 받지 못해 폭주 직전에 몰린 S급 에스퍼이고 자신은 허접한 D급 가이드이다. 캐릭터를 생성하자마자 보스 몬스터를 잡으러 가는 게 이보단 낫지 않을까? 해율은 기력이 쪽쪽 빨려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거절하려 했으나……. “이대로 차재우 에스퍼에게 가이드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는 결국 사살될 겁니다.” ‘……미, 미친 거 아니야?’ 자신이 죽을지도 모르는 처지에 대체 누굴 걱정한 건지. 하지만 자신이 차재우의 가이드가 되지 않으면 그가 죽임을 당할 거라는 말에 해율은 눈물을 머금은 채 계약서에 사인하게 된다. “그…… 오늘치는 아까 아침에 한 것 같습니다…….” “고작 그걸로?” “그게 제 최대치인데요…….” 이후 해율은 쥐꼬리만 한 마나를 가지고 차재우와 한집에 살며, 하루에 한 번 그에게 가이딩을 해 주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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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디드 (NEEDED)

#처절하게반성하공 #수빼곤다쉬웠공 #후회하며완전변하공 #이기적이공 #스토커수 #자낮수 #각성했수 다정한 그 한마디에, 옆집 남자를 스토킹하기 시작했다. 형을 편애하고 자신에게 무관심한 부모님과 함께 살기 싫어 혼자 오피스텔에서 살고 있는 은오는 최근 한 남자를 스토킹하고 있다. 상대는 바로 자신의 옆집에 사는 남자, 서선우. 선우가 은오에게 건넨 다정한 말 한마디를 계기로 은오는 그를 짝사랑하게 된다. 그에게 다가갈 용기가 없는 은오는 자신의 집 안에서 하루 종일 선우의 발소리를 듣고, 샤워 소리를 듣는 등 '선우에게 피해 주지 않는 스토킹'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선우를 향한 마음이 커지면서 은오는 그런 행위만으로 만족할 수 없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몰래 선우를 기다리던 은오에게 다가온 선우가 의미심장한 말을 건네는데...? #현대물 #첫사랑 #나이차이 #다정공 #헌신공 #강공 #냉혈공 #무심공 #집착공 #개아가공 #복흑/계략공 #재벌공 #후회공 #사랑꾼공 #존댓말공 #미인수 #다정수 #적극수 #소심수 #허당수 #헌신수 #단정수 #짝사랑수 #상처수 #도망수 #질투 #오해/착각 #단행본 #삽질물 #일상물 #성장물 #3인칭시점 [미리보기] 죄를 지어 쫓기는 사람처럼 은오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그러나 다행히 은오가 도망칠 필요는 없었다. 고요하던 복도에서 다시금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이쪽에 가까워졌다면 경계했을 테지만, 걸음은 멀어지고 있었다. 걸음이 왔던 길을 되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곧, 엘리베이터의 문이 다시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1층을 눌렀다는 안내 음성이 금방 이어졌다. 은오는 몸을 웅크린 채 여러 의문을 생각하느라 바빴다. 집에 가려다 말고 어딜 가는 거지? 뭘 사러 가는 걸까? 들어오려다가 생각이 난 건가. 아예 외출을 하는 거면 보통 차를 끌고 나가니 지하로 갔을 테다. 근데 뭘 사러 가는 거지? 아니면 담배를 피우고 들어오려고? 빨리 돌아올까? 늦을까? 물론 아무리 생각해 본다고 해도 자신은 선우가 아니니 알 수 없다. 은오가 지금 확신할 수 있는 건, 그저 뒷모습만 조금 가까이서 보려고 했던 이 사소한 계획마저 실패했다는 것이다. 엘리베이터가 내려가고 사람이 남지 않은 복도가 금방 고요해졌다. 곧 한껏 시무룩해진 은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잠시 꺼져 있던 센서등이 켜지자, 은오가 얼굴을 왈칵 일그러트린다. 선우가 올 때까지 좀 더 기다릴 수도 있겠지만, 어쩐지 맥이 빠졌다. 그 마음은 그냥 집으로 돌아가는 게 낫겠다는 판단으로 금방 이어졌다. “…….” 은오는 곧 비상구 밖으로 나와 터덜터덜 걷기 시작했다. 정말 되는 일이 하나도 없구나. 딱 그쯤, 그러니까 제 등 뒤로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가 함께 들려오던 그 순간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은오는 일순 걸음을 멈췄다. 제 발걸음과 겹쳐 누군가의 걸음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없어야 하는데. 발걸음 소리가 들릴 리가 없는데. 당혹스러움에 시선이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럼에도 은오는 막상 뒤돌아보지는 못했다. 제게 들리는 발걸음 소리가 무척이나 익숙하다는 생각이 든 탓이었다. “여은오.” “헉.” 그렇게 잠시간 일었던 침묵은 결국 은오가 아닌 다른 이가 깼다. 역시나 발걸음 소리는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지금 은오의 뒤에 사람이, 그러니까 서선우가 있었다. 하지만 그를 깨달았으면서도 은오는 움직이지 않았다. 정확하게는 움직이지 못했다는 게 맞겠다. 심장이 미친 듯이 달음박질쳤다. 오랜만에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기대감보다는 여기에 숨어 있었다는 걸 들켰다는 당혹감이 더 컸다. 무어라고 변명을 해야 하는데.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하는데. 머릿속은 백지장처럼 하얗기만 하다. 그사이, 몇 걸음은 떨어져 있던 선우가 은오에게 가까이 다가서기 시작했다. 저벅저벅 가까워지는 소리에도 은오는 제자리에 박힌 사람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이내, 선우가 은오의 앞에 섰다. 은오가 좋아하는 부드러이 웃는 낯이었다. “어디 가요?” “……아, 지, 집에…….” 은오가 겨우 한 대답에 선우가 웃으며 고개를 까딱였다. 그러나 금방 미간이 구겨지고 만다. “나 기다려놓고 얼굴도 안 보고요?” “…네?” “너, 나 기다렸잖아.” [니디드 (NEEDED) (외전 2)]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평온한 날을 보내는 은오와 선우. 그러던 어느 날, 은오는 우연히 선우의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선우에게 어떤 선물을 할지 고민하기 시작하는데… 과연 은오가 전해 줄 선물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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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 이탈

“그래서, 서이주 씨는 어떻습니까?” “……네, 네?” “저와 결혼해도 괜찮겠습니까?” 동생 대신 나간 맞선 자리였다. RU 그룹의 사생아에겐 어울리지 않는. “저라도 괜찮으시다면, 네, 결혼해도…… 좋아요.” 서이주는 그곳에서 재승 건설 전무 기태욱을 만났고, 예상치도 못하게 결혼을 제안받는다. 결정은 쉬웠다. 그와 결혼하면 괴롭기만 한 집에서, 가족에게서 벗어날 수 있으니까. 설령 아주 잠시일 뿐이더라도. 기태욱이 열성 오메가인 자신에게 질리기 전까지더라도. “내가 누구로 보입니까?” “태욱 씨요……?” “여긴 어디고?” “어…… 호텔이요.” “서이주 씨 등 뒤에는 뭐가 있습니까?” “……침대?” “제대로 다 알고 있네.” 쥐 죽은 듯이 지내고, 상대방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것. 제 분수를 지키는 건 서이주가 가장 잘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무엇보다…… 태욱 씨 입장은, 생각도 안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그래서 실망하실까 봐요.” “…….” “그런데 태욱 씨가, 진짜 제가 그런 거 신경 안 써도 된다고,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면은…… 그래서 솔직하게 말하면요. 사실은, 저, 태욱 씨가…….” “…….” “……저와 같이 있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이 사람은 왜 이리도 제게 다정한 걸까. 태어나 단 한 번도 받아 본 적 없는 따듯함에 잠시 머물러야만 하는 그의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아졌다. 그러면 안 되는데, 제 주제도 모르고서. * [본문 중] “서이주.” 내려다보는 시선이 고압적이었다. 냉랭한 표정에 겁을 먹은 이주가 입술을 파르르 떨며 뻐끔거렸다. “네, 네에. 죄송, 끅, 죄송해요…….” “뭘?” “저 대답, 잘할게요…….” 서러운지 울먹거린 이주가 뻗은 손을 애처롭게 흔들었다. 열성 오메가라는 게 무색하게도 페로몬이 무자비하게 뿜어져 나왔다. 태욱도 마찬가지일 테니, 둘 다 반쯤 정신을 놓은 건 당연한 결과였다. “진짜, 흐, 진짜로, 잘, 잘할게요.”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꼴을 보고 있자니 머리가 둔해지고 목덜미는 뻣뻣해졌다. 더 울리고 싶다. 아주 서럽게 울면서 제게 매달리는 꼴이 보고 싶었다. 아파서든 서러워서든 수치스러워서든…… 저로 인한 거라면 어떤 이유든 상관없었다. “잘할 거야?” “네에, 네. 잘해요, 잘할 거예요.” “뭐든지?” “뭐든, 네, 뭐든지요. 그러니까…….” 다시 안아 달라고 보채느라 여념이 없는 이주의 손을 가볍게 맞잡았다가 떼어 낸 태욱이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그럼, 전부 벗어 봐.” 더할 나위 없는 만족감이 밀려오고 있었다. “원하는 만큼 예뻐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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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디드 (NEEDED)

#처절하게반성하공 #수빼곤다쉬웠공 #후회하며완전변하공 #이기적이공 #스토커수 #자낮수 #각성했수 다정한 그 한마디에, 옆집 남자를 스토킹하기 시작했다. 형을 편애하고 자신에게 무관심한 부모님과 함께 살기 싫어 혼자 오피스텔에서 살고 있는 은오는 최근 한 남자를 스토킹하고 있다. 상대는 바로 자신의 옆집에 사는 남자, 서선우. 선우가 은오에게 건넨 다정한 말 한마디를 계기로 은오는 그를 짝사랑하게 된다. 그에게 다가갈 용기가 없는 은오는 자신의 집 안에서 하루 종일 선우의 발소리를 듣고, 샤워 소리를 듣는 등 '선우에게 피해 주지 않는 스토킹'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선우를 향한 마음이 커지면서 은오는 그런 행위만으로 만족할 수 없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몰래 선우를 기다리던 은오에게 다가온 선우가 의미심장한 말을 건네는데...? [미리보기] 죄를 지어 쫓기는 사람처럼 은오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그러나 다행히 은오가 도망칠 필요는 없었다. 고요하던 복도에서 다시금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이쪽에 가까워졌다면 경계했을 테지만, 걸음은 멀어지고 있었다. 걸음이 왔던 길을 되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곧, 엘리베이터의 문이 다시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1층을 눌렀다는 안내 음성이 금방 이어졌다. 은오는 몸을 웅크린 채 여러 의문을 생각하느라 바빴다. 집에 가려다 말고 어딜 가는 거지? 뭘 사러 가는 걸까? 들어오려다가 생각이 난 건가. 아예 외출을 하는 거면 보통 차를 끌고 나가니 지하로 갔을 테다. 근데 뭘 사러 가는 거지? 아니면 담배를 피우고 들어오려고? 빨리 돌아올까? 늦을까? 물론 아무리 생각해 본다고 해도 자신은 선우가 아니니 알 수 없다. 은오가 지금 확신할 수 있는 건, 그저 뒷모습만 조금 가까이서 보려고 했던 이 사소한 계획마저 실패했다는 것이다. 엘리베이터가 내려가고 사람이 남지 않은 복도가 금방 고요해졌다. 곧 한껏 시무룩해진 은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잠시 꺼져 있던 센서등이 켜지자, 은오가 얼굴을 왈칵 일그러트린다. 선우가 올 때까지 좀 더 기다릴 수도 있겠지만, 어쩐지 맥이 빠졌다. 그 마음은 그냥 집으로 돌아가는 게 낫겠다는 판단으로 금방 이어졌다. “…….” 은오는 곧 비상구 밖으로 나와 터덜터덜 걷기 시작했다. 정말 되는 일이 하나도 없구나. 딱 그쯤, 그러니까 제 등 뒤로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가 함께 들려오던 그 순간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은오는 일순 걸음을 멈췄다. 제 발걸음과 겹쳐 누군가의 걸음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없어야 하는데. 발걸음 소리가 들릴 리가 없는데. 당혹스러움에 시선이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럼에도 은오는 막상 뒤돌아보지는 못했다. 제게 들리는 발걸음 소리가 무척이나 익숙하다는 생각이 든 탓이었다. “여은오.” “헉.” 그렇게 잠시간 일었던 침묵은 결국 은오가 아닌 다른 이가 깼다. 역시나 발걸음 소리는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지금 은오의 뒤에 사람이, 그러니까 서선우가 있었다. 하지만 그를 깨달았으면서도 은오는 움직이지 않았다. 정확하게는 움직이지 못했다는 게 맞겠다. 심장이 미친 듯이 달음박질쳤다. 오랜만에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기대감보다는 여기에 숨어 있었다는 걸 들켰다는 당혹감이 더 컸다. 무어라고 변명을 해야 하는데.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하는데. 머릿속은 백지장처럼 하얗기만 하다. 그사이, 몇 걸음은 떨어져 있던 선우가 은오에게 가까이 다가서기 시작했다. 저벅저벅 가까워지는 소리에도 은오는 제자리에 박힌 사람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이내, 선우가 은오의 앞에 섰다. 은오가 좋아하는 부드러이 웃는 낯이었다. “어디 가요?” “……아, 지, 집에…….” 은오가 겨우 한 대답에 선우가 웃으며 고개를 까딱였다. 그러나 금방 미간이 구겨지고 만다. “나 기다려놓고 얼굴도 안 보고요?” “…네?” “너, 나 기다렸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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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세임(The Same)

“가현아, 다른 거 하나도 안 바라. 딱 고등학교까지만 졸업해. 할머니 마지막 소원이야. 그거 하나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 우가현의 세상은 할머니가 전부였다. 가진 것은 하나 없었고, 앞으로 가지고 싶은 것도 없었다. 그냥 유일한 가족인 할머니만 있으면 됐다. 그러나 혼자 남았다. 가현은 할머니의 마지막 유언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된다. 그게 제 손을 붙들고 하염없이 같은 말을 반복하던 할머니께 제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고 믿었다. 어렵지 않았다. 어차피 가현은 늘 혼자였다. 사람들은 쉽게 가현에게 다가왔지만, 쉽게 돌아서곤 했으니까. 딱 한 사람, ‘안 그래도 전부터 친해지고 싶었는데.’ ‘우가현, 그만 좀 자라고.’ ‘가현아.’ 송준희만을 제외하고. 가현은 준희가 싫었다. 준희는 정말 가현이 신경 쓰여서 다가온 게 아니다. 그저 선생님이 가현을 챙기기를 원해서, 그러니까 누군가 시켰기에 어쩔 수 없이, 송준희는 웃으며 다가왔다. 그게 소름 끼치도록 거슬렸다. ‘작작 좀 해.’ 그래서 있는 힘껏 밀었다. ‘네가 나한테 말 거는 것도 웃는 것도 치근거리는 것도 다 역겨워.’ ‘그렇게 모두한테 사랑받고 싶어서 아등바등 가식 떠는 네가 훨씬 더 불쌍해.’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송준희는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친구가 되겠다고, 가까워지겠다고, 우습지도 않은 소리를 잘도 해대며 가현의 영역을 침범하려 들었다. 불편하고 귀찮았던 마음이 점점 사라져간다. 눈에 보이던 가증스러움이 사라지고, 가까워지고자 하는 마음이 꼭 진심인 것만 같다. 그래서 무서웠다. 끝만을 기다리던 마음이 자꾸만 요동치는 게, 흔들리는 게 두려웠다. “……나 좀 가만히 둬. 편하게 죽고 싶어.” “…어?” “그러니까 사는 게 괜찮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러니 부탁이다. 자꾸만 흘러가는 시선을 그만 거둘 수 있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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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론적 세계

#캠퍼스물 #계략공 #미인공 #순정공 #연하공 #다정공 #츤데레수 #무심수 #연상수 #후배공 #선배수 #미남수 #재회물 #일상물 우연히 친구를 따라 방문한 무당집에서 정운은 곧 운명의 상대를 만날 거란 말을 듣게 된다. 그 사람과 붙어 있거나, 최소한 그 사람의 물건이라도 갖고 있지 않으면 치명적인 불운이 닥칠 거라는 무당. 불운을 끝낼 방법은 마음이 통한 섹스뿐이라는데, 그 운명의 상대가 남자라니? “서지호, 나 펜 좀 빌려주라.” “……네?” “펜을 안 가져 왔어. 펜 좀 빌려줘.” 처음엔 불운을 피하고 싶을 뿐이었는데, 정운은 점점 지호에게 묘한 기대를 하게 되고, 지호는 알 수 없는 행동으로 정운을 헷갈리게 하는데……. “아무튼 잘해 봐요. 제가 선배를 꽤 마음에 들어 하게 되면…….” “…….” “섹스해 줄지도 모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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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너 (안) 좋아해

#이웃사촌 #유사가족 #삽질물 #수를업어키웠공 #과보호공 #무자각집착공 #손많이가는수 #짝사랑하고있수 #술김에뽀뽀했수 17살, 5월 XX일. 3년 가까이 되었음에도 날짜까지 정확히 기억하는 그날, 도윤의 인생은 완전히 망해 버렸다. 다 권현호 때문이었다. 정도윤은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지겹도록 붙어 다니는 ‘옆집 미친놈’ 권현호를 좋아하게 된 이후로 설렘과 고통이 뒤죽박죽 섞인 하루를 보낸다. 갓 스무 살이 되어 처음으로 술에 잔뜩 취해 돌아온 도윤은 자주 그랬듯 권현호와 키스하는 꿈을 꾸고, 다음 날 아침 마주한 그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듣는데…. “또 누군지도 모를 사람 목 끌어안고 키스하게?” 그게 꿈이 아니었다고? [미리보기] ‘오늘은 왜 일케 얌전해…?’ ‘뭘 가만히 있어?’ ‘아항…. 나보고 하라구…?’ 웃음 섞인 목소리, 헤실헤실 풀어진 얼굴, 자연스레 목을 감싸던 두 팔과… 따뜻하고 말캉한 입술. 결국 핸드폰을 내동댕이친 현호가 제 얼굴을 거칠게 쓸었다. 오늘은 왜 얌전해? 뭘 네가 해? 그거 누구한테 하는 말이야? 나를 누구라고 생각한 건데? 그게 누군데 그렇게…. “아니, 씨발….” 정도윤 네가 당연하다는 듯이 입술을 비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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