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에는 수유플, 노골적 언어 표현 등 호불호 강한 소재가 등장합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본 작품에 등장하는 설정과 배경은 모두 허구이며 작품 내 등장하는 지역, 인물, 단체는 사실과 관련이 없습니다. 혈육의 배신으로 팔려간 올림은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로 4년 만에 다시 만난 무서운 남자에게 실수를 저지르고. “잘못했으면 죗값을 치러야지. 네가 따라 준 술 먹고 이 꼴 난 거 안 보여? 쪽팔리게 여기서 딸 칠까?” 몸부터 맞춘 후 그의 집으로 가게 되는데. 뭔가 이상하다? * * * “일어나.” “흐… 못 해….” “떡 치자는 거 아니니까 일어나라고. 밥 먹고 자.” 건오는 잠을 못 자게 고문하는 간수처럼 눈을 치뜨며 올림의 손바닥을 다 덮은 커다란 샤워가운 소매를 둘둘 걷어 주고 손에 숟가락을 쥐여 줬다. “먹어. 그거 비우고 나면 재워 줄 테니까.” 졸리고 배고프고 목마르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머리만 어지러웠다. 그런데 건오와 함께 있는 지금은 살아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 * * “계건오 씨, 나 좋아해요?” 씨발, 그게 뭔데. 흔들리던 건오의 눈동자가 차갑게 굳었다. 무딘 단면은 바늘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철옹성이었다. 값싼 사랑을 속삭이는 인간은 건오의 주위에도 있었다. 싸구려들의 천박한 사랑은 상황에 따라 쉽게 변하며 지울 수 없는 흉을 배설했다. 하물며 건오는 그런 것조차 해 본 적 없었다. 저렇게 고운 입술로 말하는 좆같이 거룩하고 엿같이 숭고한 감정을 이해할 리 없었다. 칠흑같이 어둡고 뱀의 송곳니처럼 집요한 이딴 건 욕망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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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림은 두 남자와 만나고 있다. 연우가 우아하고 싱그러운 명화라면 주혁은 푸른 피가 흐르는 누아르였다. 함께 상대하면 벽력같은 불꽃이 튀며 서로를 지독히도 태웠다. 누구 하나 죽일 것 같은 강렬함이, 잘나고 아름다운 두 남자의 추악한 발악이, 죽도록 외로웠던 세림을 촉촉이 녹였다. 연우는 저도 모르게 서늘한 목소리를 내며 세림을 추궁했다. 세림은 아무런 변명도 못 하고 울먹였다. 연우의 구원이자 은인은. 이 사랑스러운 여자는 탕녀다. 어쩌면 본인의 정신마저 망가트리고 학대할 정도로. 조금은, ‘통제’하고 ‘관리’할 수밖에 없잖아. “왜 날 쓰레기로 만들어요….” 연우는 부드러운 몸을 품에 껴안으며 본인에게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애달프게 속살거렸다. 세기의 미남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한 얼굴은 섬뜩하도록 온화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 * * 한편, 세림의 첫사랑이 주혁이라는 사실은 연우와 주혁 모두 미치게 하는데…. “지금부터라도 내 전용으로 산다고 하면 당장 떼 주겠습니다.” 말없이 차가운 눈길로 그 꼴을 보고 있던 주혁이 혀를 차며 세림에게 제안했다. “다시는 차주혁이랑 안 한다고 맹세하면 다정히 해 줄게요.” 연우도 감미롭게 속삭였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할 수 없다. 세림이 제안을 거부할 거라는 건 두 사람 모두 알고 있었다. 업보였다. 탐욕의 대가였다. 세림은 감히 저항할 생각도 못 하고 맥없이 눈물만 흘려 댔다. 그는 먹잇감을 사냥하듯 우악스러웠다. * 본 작품은 강압적 관계 및 노골적인 표현 등 자극적인 소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이용 시 참고 부탁드립니다.
※본 작품은 BDSM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스팽킹, 배뇨플, 본디지, 브레스컨트롤, 딥쓰롯 등의 플레이가 포함되어 있으니 이용에 참고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평소엔 까칠하고 도도하나 제 주인님한테만큼은 순종적인 여자. BDSM에 눈을 뜨면서 스스로가 서브미시브 성향자임을 깨닫게 된 김재희. 자신을 지배해줄 돔을 갈구하던 그녀는 어느 밤길, 어두운 가로등 조명 아래에서 그토록 찾아 헤매던 주인님을 발견하게 된다. “상처 좀 볼 수 있을까요?” “밴드 떼면 징그러워서 보여 주기 싫어요…….” “저는 의삽니다. 괜찮은지 보고 싶어요.” 진윤겸. 한국대학병원 의사. 외모, 성품, 능력 뭐 하나 빠지는 부분 없이 번듯해서, 탐이 나 꺾고 싶은 꽃 같은 남자. 윤겸을 보고 첫눈에 반한 재희는 그의 성향이 어떻든 개조시켜 자신만의 주인님으로 만들어버리겠다는 계략을 계획하게 되는데……. 어라? “만약 내가, 더 이상 다치지 말라고 ‘명령’한다면…… 어떻습니까.” 화살처럼 쏘아지는 단단한 목소리. 이런 사람이었나? 재희는 윤겸에 대해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교만함을 꾸짖어야 했다. “더는 그 몸에 상처 내지 마요.” 이럴수가. 내 주인님이 처음부터 환상적이다? * * * 그는 휘청거리는 허리를 단단히 끌어당기고 부드럽게 혀를 섞었다. 뺨을 쥔 손은 체격이 느껴질 만큼 커다랬고 예민한 점막을 살랑이듯 건드려 보는 혀는 간지러웠다. 천천히 불을 지피는 애무는 따뜻하고 온화했다. 애틋하게 여기는 마음이 느껴졌다. 이래서 연애 감정이 섞인 플레이를 꺼리는 성향자도 많았다. 플레이는 주인과 노예를 정한 일종의 역할극인데 사랑이라는 감정이 섞이면 수직 관계가 흐트러지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윤겸은 자기 여자가 아니면 좆을 꺼내지 않는 남자였다. 그의 성(性)이 지극히 탐나는 재희로서는 감정을 섞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처음부터 돔 역할을 잘할 거라곤 기대하지 않았다. “주인님. 노예를 모욕해 주세요. 침을 뱉어 주세요.” 교만한 노예가 첨언했다.
*본 작품에는 수유플, 노골적 언어 표현 등 호불호 강한 소재가 등장합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본 작품에 등장하는 설정과 배경은 모두 허구이며 작품 내 등장하는 지역, 인물, 단체는 사실과 관련이 없습니다. 혈육의 배신으로 팔려간 올림은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로 4년 만에 다시 만난 무서운 남자에게 실수를 저지르고. “잘못했으면 죗값을 치러야지. 네가 따라 준 술 먹고 이 꼴 난 거 안 보여?” 하룻밤을 같이 보낸 후 그의 집으로 가게 되는데. 뭔가 이상하다? * * * “일어나.” “흐… 못 해….” “그런 거 아니니까 일어나라고. 밥 먹고 자.” 건오는 잠을 못 자게 고문하는 간수처럼 눈을 치뜨며 올림의 손바닥을 다 덮은 커다란 샤워가운 소매를 둘둘 걷어 주고 손에 숟가락을 쥐여 줬다. “먹어. 그거 비우고 나면 재워 줄 테니까.” 졸리고 배고프고 목마르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머리만 어지러웠다. 그런데 건오와 함께 있는 지금은 살아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 * * “계건오 씨, 나 좋아해요?” 그게 뭔데. 흔들리던 건오의 눈동자가 차갑게 굳었다. 무딘 단면은 바늘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철옹성이었다. 값싼 사랑을 속삭이는 인간은 건오의 주위에도 있었다. 싸구려들의 천박한 사랑은 상황에 따라 쉽게 변하며 지울 수 없는 흉을 배설했다. 하물며 건오는 그런 것조차 해 본 적 없었다. 저렇게 고운 입술로 말하는, 거지 같이 거룩하고 엿같이 숭고한 감정을 이해할 리 없었다. 칠흑같이 어둡고 뱀의 송곳니처럼 집요한 이딴 건 욕망일 뿐이었다.
내가 몰린 걸까. 당신이 몰린 걸까. 우리 둘 중 덫은 누구며 사냥감은 누구일까. 그는 너무 일찍 그녀를 발견했다. 갓 성에 눈을 떴을 때부터 그녀밖에 보이지 않았다. 윤유겸에게 차도아 외의 이성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 외에는 누구도 그의 여자가 될 수 없었다. 도아 하나밖에 없는데 그녀는 그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다. 윤유겸은 차도아 때문에 평범할 수 없었다. 보통의 사랑도 할 수 없었다. 조금 다가갈라 치면 캬르릉 성부터 내는 도도한 차도아를 어린 윤유겸은 이해하지 못했다. 화가 났고 분이 터졌다. 그녀를 사랑한 만큼 증오했다. 다 끝난 인연, 아니다. 도아에게 유겸은 인연조차도 안 될 무가치한 존재였다. 집에 아무렇게나 놓아둔 가구와 다름없는 게 그의 위치가 아니던가. 심사가 뒤틀렸다. 도아의 무표정한 얼굴에는 이골이 났다. “대체 왜 이러는 겁니까.” 그러나 유겸은 더 이상 17살의 소년이 아니었다. 27살이 된 남자는 포커페이스를 갖출 줄 알았다. 자기보다 한 살 어린 아가씨에게 흔들리는 꼴사나운 모습을 단단한 페르소나 아래로 감추었다. “네가 따라오라며.” 유겸의 집 앞을 먼저 어슬렁거린 건 도아였다. 설마 도아가 모르고 왔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그랬다면 순순히 따라오지도 않았을 테니까. “왜 따라오라고 했어? 이러려던 거 아니야?” 유겸은 사실에 불과한 그 단순한 것도 꼬집을 수 없었다. 모든 화살이 제게 돌려진다고 해도. “당신이야말로 말을 분명히 해요. 나랑 섹스라도 하자는 겁니까?” 희멀건 얼굴은 백지처럼 새하얬다. 그 속에 뭐가 담겼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너도 좀 놀라보라고 한 말이었다. 겁 좀 먹으라고 부린 심술이었다. “응.” “그 나이 먹고 섹스가 뭔지도 모르는 건 아닐 테고.” 유겸은 해괴한 얼굴이 되었다.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찝찝함을 담고 있었다. “궁금하면 직접 알아봐.” 도아는 순진한 눈빛을 하고서 도발적으로 속삭였다. 10년이나 떨어져 있었다. 그녀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는 몰랐다. 도아와 떨어진 십년. 그는 의도적으로 그녀를 떠올리지 않았다. 그래서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하나도 잊지 않았다. 지난 세월의 앙갚음이라고 해도 좋았다. 못되게 굴고 싶었다. “궁금하게 하려면.” 그는 귀하게 자란 아가씨를 능욕하고 싶었다. “벌려 봐요. 당신이 먼저.”
죽은 줄로만 알았던 내 앞에 나타난 분홍빛의 여신. 나는 그녀의 권유로 아름다운 삼 형제가 다스리는 신비한 나라, 에르기온의 신녀가 되었다. 신녀의 임무는 세 왕의 아픔을 치유하고 그들의 알을 낳는 것. 소인족이 되어 거인족 삼 형제와 합방을 하게 된 것도 미치겠는데, 이 형제들..... 체격도, '그것'도 너무 크다. 「부디 도와주렴. 미치지 못한 내 가엾은 아이들을.」 여신의 속삭임이 아스라이 울렸다. *** “복종은 기본입니다. 내가 엎드리라 하면 엎드리세요.” 허무의 왕, 나아센. “이브는 거친 걸 좋아하는군요. 참고하겠습니다.” 고독의 왕, 라우. “드디어 왔군, 내 노예가.” 분노의 왕, 레녹. 나는 돌아가며 삼 형제를 상대해야 했다.
*이 작품은 4P(포썸)을 다루고 있습니다. 구매하시기 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편집 실수로 특정 문장이 삭제되지 않은 것을 발견하여 삭제 처리하였습니다. 다소 번거로우시더라도 재 다운로드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스물여섯 유세아.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입사 시험에 합격했고 어느새 3년차가 됐다. 허둥지둥 시키는 일을 해결하기에 급급했던 시간이 지나 아주 약간의 여유를 얻었다. 그때부터 시시한 일상의 반복이 지긋지긋해서 자극적인 쾌락을 탐미하게 되었다. 일탈은 지극히 소소했다. 바를 찾아 혼자 술을 마시거나 클럽에 가 춤이나 추는 정도였다. 분명 그랬었는데……. “자리선정 좋은데요?” “네?” “여기서 섹스하고 있으면 삼촌이 볼 수밖에 없잖아요. 들어오다가 깜짝 놀랄 얼굴이 궁금하네. 인간이라면 안 놀랄 수는 없겠죠?” “그야 당연히…….” 집에 들어왔는데 조카 둘이 여자 하나와 섹스를 하고 있다. 그걸 정면으로 보게 된 삼촌은……. 얼굴이 하얘진 세아가 생각을 휙휙 털어냈다. 아니지. 조카 둘이 4P를 제안할 정도면 정상적인 삼촌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둘이 말하는 것만 들어서는 어떤 사람인지 당최 짐작이 안 갔다. 꽤 권위적인 사람 같으면서도 유대와 친밀이 존재했다. 오늘만 볼 건데 뭐. 아무 상관도 없는 문제……. “아! 삼촌이 기혼은 아니죠?” “뭐요?” “결혼했냐고요!” 불륜은 아니겠지. 아니라고 해줘. 간절히 매달리는 쪽이 처음으로 바뀌었다. 그 사실에 흥미를 느낀 듯 한겸의 얼굴에 장난기가 번졌다. “어떨 것 같…… 악!” 퍽! 커다란 손이 가차 없이 형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미혼입니다. 31살이에요.” 한결이 오렌지주스가 담긴 컵을 건네주며 단정했다. 결혼했는데 ‘집’에 여자를 데려왔을 리는 없었다. 당장 뛰쳐나가야 하나 고민하던 세아는 긴장했던 어깨를 풀었다. “삼촌이라면서 나이 차이가 얼마 안 나네요. 젊다고 하기는 했지만…….” “막내 삼촌입니다.” “아하.” 쪼르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주스가 차고 달았다. 펜트하우스에서 나오는 주스는 뭐가 다른지 꽤 맛있어서 홀짝홀짝 마셨다. 그러나 한 컵 가득 담겨있던 주스를 반 이상 마셨을 때쯤에도 강렬한 시선은 계속 부딪혀왔고 차게 식은 목은 칼칼해졌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한가하게 주스나 마실 상황은 아니었다. 대체 뭘 믿고 이렇게 대범하게 굴었을까. 그깟 섹스판타지가 뭐라고. 어이가 없어 웃었는데 기분이 좋다고 착각이라도 했는지 한겸이 몸을 바짝 붙여왔다. “다 마셨어요?” 컵을 내려놓던 손끝이 테이블로 미끄러졌다. “정말 여기서 하려고?” “침대 필요해요?” “그건 아니지만…….” 우연히 본 영화에서 두 명의 남자를 상대하는 여자를 본 이후로 몇 번 상상했다. 아니, 꽤 자주 상상했다. 그럴 때마다 안쪽이 시큰하게 달아올라서 손가락이 희게 질리도록 움켜쥐고 참아야 했다. 이건 참아야했던 일이다. 아무리 하고 싶었다고 한들 상상으로 끝날 줄 알았던 일이다. 그러나 현실이 되었고 이제야 그 현실감이 닥쳐왔다. 긴장과 일그러진 배덕감으로 가슴이 타오르는 것 같다. 아. 해보고 싶다. 입가에 마른 침이 반드르르 고였다.
*본 작품에는 수유플, 노골적 언어 표현 등 호불호 강한 소재가 등장합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본 작품에 등장하는 설정과 배경은 모두 허구이며 작품 내 등장하는 지역, 인물, 단체는 사실과 관련이 없습니다. 혈육의 배신으로 팔려간 올림은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로 4년 만에 다시 만난 무서운 남자에게 실수를 저지르고. “잘못했으면 죗값을 치러야지. 네가 따라 준 술 먹고 이 꼴 난 거 안 보여? 쪽팔리게 여기서 딸 칠까?” 몸부터 맞춘 후 그의 집으로 가게 되는데. 뭔가 이상하다? * * * “일어나.” “흐… 못 해….” “떡 치자는 거 아니니까 일어나라고. 밥 먹고 자.” 건오는 잠을 못 자게 고문하는 간수처럼 눈을 치뜨며 올림의 손바닥을 다 덮은 커다란 샤워가운 소매를 둘둘 걷어 주고 손에 숟가락을 쥐여 줬다. “먹어. 그거 비우고 나면 재워 줄 테니까.” 졸리고 배고프고 목마르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머리만 어지러웠다. 그런데 건오와 함께 있는 지금은 살아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 * * “계건오 씨, 나 좋아해요?” 씨발, 그게 뭔데. 흔들리던 건오의 눈동자가 차갑게 굳었다. 무딘 단면은 바늘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철옹성이었다. 값싼 사랑을 속삭이는 인간은 건오의 주위에도 있었다. 싸구려들의 천박한 사랑은 상황에 따라 쉽게 변하며 지울 수 없는 흉을 배설했다. 하물며 건오는 그런 것조차 해 본 적 없었다. 저렇게 고운 입술로 말하는 좆같이 거룩하고 엿같이 숭고한 감정을 이해할 리 없었다. 칠흑같이 어둡고 뱀의 송곳니처럼 집요한 이딴 건 욕망일 뿐이었다.
*본 작품에는 일부 잔인한 장면 묘사와 수유 플레이, 노골적 언어 표현 등 호불호 강한 소재가 등장합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본 작품에 등장하는 설정과 배경은 모두 허구이며 작품 내 등장하는 지역, 인물, 단체는 사실과 관련이 없습니다. 정신적 충격으로 몸에 귀문(鬼門)이 열렸다. 목덜미에는 꽃잎 반점이 돋아나고 가슴에는 젖이 차올랐다. “생각해 봐. 기이하고 괴이쩍은 일에 시달려 단명할 미인박명(美人薄命)의 팔자가 어찌 아직 살아 있겠어?” 귀문을 봉인할 수 있는 문지기는 우림의 오랜 짝사랑 상대인 태오라고 하는데……. “호랑이에게 잡아먹히는 살, 흉흉한 일로 피를 보게 될 백호대살(白虎大殺)의 팔자를 타고났으나 직접 살(殺)을 끊어 낸 생부적이 바로 옆에 있잖아. 산군(山君)을 역으로 잡아먹은 셈이니 이보다 더 강력한 문지기가 어디 있겠어! 살고자 하니 병이 든 거지!” 태오를 보면 혀가 바짝 마르고 몸이 이상했다. 탐스럽고 두툼한 몸에 기대어 보면 어떨까? 한입에 집어삼키면 혼을 낼까? 우림은 병이 든 게 확실했다. “선 넘지 말라고 몇 번을 말했는데 한 번을 들어 처먹지 않네.” “이사님……. 나 가슴 아파요, 이사님…….” 태오는 정말 몰랐을까? 선을 넘어서는 그 순간부터 다시는 전처럼 돌아갈 수 없다는걸.
*본 작품에는 일부 잔인한 장면 묘사와 노골적 언어 표현 등 호불호 강한 소재가 등장합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본 작품에 등장하는 설정과 배경은 모두 허구이며 작품 내 등장하는 지역, 인물, 단체는 사실과 관련이 없습니다. 바뀐 세상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려 17번 구역 밖을 나와 국외로 향한 두 사람은 수상한 집단을 발견하게 되는데. “생각보다 세상이 복잡해요.” “해결법은 간단해.” “뭔데요?” “다 팬다.” * * * 열대 우림은 습하고 어두웠다. 한 발짝 걸을 때마다 질척한 진흙이 엉키며 발자국이 깊이 남았다. 찌르르 우는 새와 벌레의 울음소리. 우림을 뚫고 간간이 쏟아지는 햇볕.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고깃덩이가 부패하며 내뿜는 고약한 악취. “준비됐어요. 말해 줘요.” “네 안에 괴이한 녀석이 있어.” “……?” 내 안에 괴이한 녀석이 있다? 도통 해석할 수 없는 말에 보연의 눈동자 초점이 흔들렸다. “나 암 걸렸어요?” “아니.” “기생충이 자라고 있나요?” “비슷해.” “…나 좀비 돼요?” “그건, 아니야.” “그럼 뭔데요?” “인간도 아닌 게 네 배 속에서 자라고 있다고.” “내, 배…?” 보연은 고개를 숙이고 납작한 배를 바라봤다. 배에서 자란다? 인간도 아닌 게? 이 남자, 설마…. “나… 임신했어요?” “심장 소리가 들려. 무언가가 네 아기집을 차지했다.” “…무슨 소릴 하는 거예요! 우리 아기잖아요!”
*본 작품에는 일부 잔인한 장면 묘사와 노골적 언어 표현 등 호불호 강한 소재가 등장합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본 작품에 등장하는 설정과 배경은 모두 허구이며 작품 내 등장하는 지역, 인물, 단체는 사실과 관련이 없습니다. 세계 전역에 좀비가 발생한 지 3개월. 강력한 변종 좀비들이 나타나며 사회 인프라가 빠르게 무너지고 무법지대가 된 망가진 세상의 생존자들은 자기 생존만을 위해 극단적으로 변했다. 재난 직후 안전한 벙커에서 지내던 보연은 도경에게 발견되어 협박당하는데. ‘이런 게 아직 멀쩡히 살아 있다니….’ 묘하게 섬뜩한 눈동자에 보연의 모습이 찬찬히 담겼다. 마치 물건을 감정하는 듯한 눈길이었다. 효용과 쓸모를 재서 죽일지 이용할지를 판단하고 있었다. “살려 주세요….” “네가 여자가 아니라면…. 난 필요 없는데.” 보연은 차갑고 비밀스러운 도경의 ‘여자’로 지내며 그의 보호 아래에서 살아가게 되는데. * * * “난 네가 마음에 들어. 순종적인 성격을 포함해서.” 사람 두개골도 박살 낼 것 같은 커다란 손이 보연의 동그란 머리통을 감쌌다. 개를 대하듯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에서 섬뜩한 위압감이 느껴졌다.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 “난 뭘 할 수 있을까.” “…….” “도망칠 생각 같은 건 하지 마. 그러다 걸리면, 살살 다뤄 줘도 넌 하루도 못 버텨.” “…….” 그저 사실을 읊듯 건조한 목소리였다. “넌 별것도 아닌 걸로 숨도 못 쉬어. 그 짓이나 하라고 있는 네 축축한 보지 구멍에 좆 박는 것도 힘들다고 울어 대. 겨우 몇 마디 말도 무섭다고 가엾게 떨지.” 그는 솜털이 하얗게 선 보드라운 뺨을 매만지며 짐짓 다정한 어조로 속살거렸다. 뇌에 박아넣는 듯한 세뇌였다. “귀엽게 봐줄 때 애교나 떨고 예쁨받는 게 편하지 않을까.” 툭. 툭. 그는 잘 생각해 보라며 보연의 관자놀이를 가볍게 두드렸다. “보연아. 대답해. 착하게.” 보연은 대답해야 했다. 주인의 손길을 달게 받는 작고 예쁜 카나리아처럼 순종적으로.
*이 작품은 4P(포썸)을 다루고 있습니다. 구매하시기 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편집 실수로 특정 문장이 삭제되지 않은 것을 발견하여 삭제 처리하였습니다. 다소 번거로우시더라도 재 다운로드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스물여섯 유세아.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입사 시험에 합격했고 어느새 3년차가 됐다. 허둥지둥 시키는 일을 해결하기에 급급했던 시간이 지나 아주 약간의 여유를 얻었다. 그때부터 시시한 일상의 반복이 지긋지긋해서 자극적인 쾌락을 탐미하게 되었다. 일탈은 지극히 소소했다. 바를 찾아 혼자 술을 마시거나 클럽에 가 춤이나 추는 정도였다. 분명 그랬었는데……. “자리선정 좋은데요?” “네?” “여기서 섹스하고 있으면 삼촌이 볼 수밖에 없잖아요. 들어오다가 깜짝 놀랄 얼굴이 궁금하네. 인간이라면 안 놀랄 수는 없겠죠?” “그야 당연히…….” 집에 들어왔는데 조카 둘이 여자 하나와 섹스를 하고 있다. 그걸 정면으로 보게 된 삼촌은……. 얼굴이 하얘진 세아가 생각을 휙휙 털어냈다. 아니지. 조카 둘이 4P를 제안할 정도면 정상적인 삼촌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둘이 말하는 것만 들어서는 어떤 사람인지 당최 짐작이 안 갔다. 꽤 권위적인 사람 같으면서도 유대와 친밀이 존재했다. 오늘만 볼 건데 뭐. 아무 상관도 없는 문제……. “아! 삼촌이 기혼은 아니죠?” “뭐요?” “결혼했냐고요!” 불륜은 아니겠지. 아니라고 해줘. 간절히 매달리는 쪽이 처음으로 바뀌었다. 그 사실에 흥미를 느낀 듯 한겸의 얼굴에 장난기가 번졌다. “어떨 것 같…… 악!” 퍽! 커다란 손이 가차 없이 형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미혼입니다. 31살이에요.” 한결이 오렌지주스가 담긴 컵을 건네주며 단정했다. 결혼했는데 ‘집’에 여자를 데려왔을 리는 없었다. 당장 뛰쳐나가야 하나 고민하던 세아는 긴장했던 어깨를 풀었다. “삼촌이라면서 나이 차이가 얼마 안 나네요. 젊다고 하기는 했지만…….” “막내 삼촌입니다.” “아하.” 쪼르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주스가 차고 달았다. 펜트하우스에서 나오는 주스는 뭐가 다른지 꽤 맛있어서 홀짝홀짝 마셨다. 그러나 한 컵 가득 담겨있던 주스를 반 이상 마셨을 때쯤에도 강렬한 시선은 계속 부딪혀왔고 차게 식은 목은 칼칼해졌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한가하게 주스나 마실 상황은 아니었다. 대체 뭘 믿고 이렇게 대범하게 굴었을까. 그깟 섹스판타지가 뭐라고. 어이가 없어 웃었는데 기분이 좋다고 착각이라도 했는지 한겸이 몸을 바짝 붙여왔다. “다 마셨어요?” 컵을 내려놓던 손끝이 테이블로 미끄러졌다. “정말 여기서 하려고?” “침대 필요해요?” “그건 아니지만…….” 우연히 본 영화에서 두 명의 남자를 상대하는 여자를 본 이후로 몇 번 상상했다. 아니, 꽤 자주 상상했다. 그럴 때마다 안쪽이 시큰하게 달아올라서 손가락이 희게 질리도록 움켜쥐고 참아야 했다. 이건 참아야했던 일이다. 아무리 하고 싶었다고 한들 상상으로 끝날 줄 알았던 일이다. 그러나 현실이 되었고 이제야 그 현실감이 닥쳐왔다. 긴장과 일그러진 배덕감으로 가슴이 타오르는 것 같다. 아. 해보고 싶다. 입가에 마른 침이 반드르르 고였다.
*본 작품에는 도그플, 가학적인 관계 묘사, 노골적 언어 표현 등 호불호 강한 소재가 등장합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평범한 도시인이 망망대해에 떨어져 살아남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비행기 추락 사고로 무인도에 떨어진 게 서아 혼자였다면 그 희박한 가능성에 속하지 못했을 것이다. “속옷 빼고 다 벗어요. 체온이 더 떨어지면 위험합니다.” 이곳이 문명과 멀리 떨어진 외딴섬임을 깨달은 순간, 인간이라곤 단 둘뿐인 세계의 낯선 남자는 행운인지 불행인지 모를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그는 무척 침착했고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 확실히 알고 있었다. 서아의 무의식은 그가 자신의 행운이 되어주기를 바랐는지도 모른다. “가까이 오면 도와주겠습니다.” “도와, 주세요….” 서아는 살아남고 싶었다. 살아남고자 무작정 그에게 미치기를 택했다.
*본 작품에는 약SM, 노골적 언어 표현 등 호불호 강한 소재가 등장합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본 작품에 등장하는 설정과 배경은 모두 허구이며 작품 내 등장하는 지역, 인물, 단체는 사실과 관련이 없습니다. 태양 폭발의 여파가 사회와 문명을 무너트렸다. 혹한의 겨울, 병에 걸린 나비는 10년 만에 재회한 차현과 섬에 갇히게 됐다. 나비는 아픈 자신을 살뜰히 돌봐 주는 차현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하지만 나비는 어린 시절의 차현이 크게 아팠다는 것 정도만 기억하는 상태였는데. * * * 차현은 자신을 까맣게 잊은 나비를 보며 명백한 모욕감을 느꼈다. 나비는 그의 얼굴에 침을 뱉은 거나 다름없었다. 지금,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그 모욕을 되갚아 줄 수 있었다. 얼굴에 침을 뱉어 줄까? 그럼 윤나비는 어떻게 반응할까. 깨끗한 얼굴에 더럽고 끈적거리는 체액을 끼얹는다면…. 기묘한 안광을 품은 눈동자가 유리알처럼 반질거렸다. “흐으….” 그러나 그의 망상을 실천하기엔 나비는 너무 아팠다. 안색은 창백했고 계속 앓는 소리를 냈다. 불쌍한 꼴이었다. “나비, 불쌍하다.” 건조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의 눈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아름답게 조형된 얼굴이 나비의 얼굴을 뚫을 것처럼 들여다봤다. 놀이 삼아 연약한 나비 날개를 찢는 듯한 어린아이의 잔악함을 품고서. “어떡할래. 이제는 네가 불쌍한데.” 그는 나비의 뺨을 보드랍게 문지르며 귓가에 속살거렸다.
아비의 죽음 후 조용히 살던 온아에게 재상이 보낸 칙서가 도착했다. 얼굴도 본 적 없는, 어릴 적에 미쳐버린 백치 황제와 결혼하라는 명령이었다. 사지로 향하며 온아는 결심했다. 그저, 작은 잇자국 하나라도 남기고 죽겠다고. 그렇게 만난 황제의 방긋 웃는 얼굴은, 소년처럼 보드레했다. 소년왕이라는 별칭이 그 청량한 미소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예쁜 얼굴로, 그는 속삭였다. “부인.” 방긋 웃는 미소를 바라보던 그가 그녀를 점잖게 불러 채근했다. “자지가 아픕니다. 잘못된 게 아닌지 봐주세요.” 그는 바지를 쑥 내려 불뚝 선 남근을 내보였다. 온아의 머릿속은 새빨간 불꽃으로 점령되었다. 그녀의 생각은 이제 오로지 남자뿐이었다. “인간의 교미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부인은 알고 계십니까?” 찔끔 흐른 맑은 선액이 귀두를 적시며 뚝 흘러내렸다. 점액질처럼 끈적끈적한 선액은 긴 선을 그리며 바닥과 이어져 있었다. 그는 아무렇지 않은 손길로 투명한 거미줄처럼 붙은 액을 훑었다. “교미하자, 아기씨.” 그러고는 입술을 쪼옥 맞추며 아양을 부렸다. “그, 그러니까 교미가 아니고…….” “뭐든. 빨리.” 오랜 세월 살아온 뱀은 인간의 교미라고 모르지는 않았다. 이렇게 나오는 것은 온아에게 선택지를 주기 위함이었다. 그녀가 생각하는 교미와 그가 생각하는 교미가 다를 수 있으니까. 가능하면 온아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즐기려 했다. 그는 으르렁거리는 숨소리를 이로 눌러 감추며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온아를 바라보는 눈동자가 형광처럼 형형했다. 흡사 인간을 잡아먹는 요괴의 눈이었다. 온아를 먹이로 인식한. “일단 옷을 벗고…….” 괴로워하면서도 가만히 버티는 그의 표정에 온아는 드디어 움직였다. 그녀가 입술을 벙긋거리자마자 그의 손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찌직! 찍! 그녀의 옷은 긴 단발마도 남기지 못하고 사망했다. 아연실색하여 발가벗은 몸을 가리지도 못하고 굳은 온아에게 그가 성큼 다가왔다. “벗고.” “모, 몸을 끌어안고.” “안고?” 이번에는 그의 마음에 쏙 드는 제안이었다. 뱀은 수줍게 다가서 온아의 몸을 꼭 끌어안았다. 그의 육중한 체격에 눌린 마른 다리가 자연스레 벌어졌다. “그 다음은요?”
*본 작품에는 3p, 노골적 언어 표현 등 호불호 강한 소재가 등장합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본 작품에 등장하는 설정과 배경은 모두 허구이며 작품 내 등장하는 지역, 인물, 단체는 사실과 관련이 없습니다. 세림은 두 남자와 만나고 있다. 연우가 우아하고 싱그러운 명화라면 주혁은 푸른 피가 흐르는 누아르였다. 함께 상대하면 벽력같은 불꽃이 튀며 서로를 지독히도 태웠다. 누구 하나 죽일 것 같은 강렬함이, 잘나고 아름다운 두 남자의 추악한 발악이, 죽도록 외로웠던 세림을 촉촉이 녹였다. “거칠게 쑤시던가요?” 연우는 저도 모르게 서늘한 목소리를 내며 침대에 엎드려 구멍을 내보이고 있는 세림을 추궁했다. 세림은 연우에게 보지 검사나 받으면서도 아무런 변명도 못 하고 울먹였다. 연우의 구원이자 은인은. 이 사랑스러운 여자는. 음란하고 방탕한 탕녀다. 어쩌면 본인의 정신마저 망가트리고 학대할 정도로. 조금은, ‘통제’하고 ‘관리’할 수밖에 없잖아. “왜 날 쓰레기로 만들어요….” 연우는 부드러운 몸을 품에 껴안으며 본인에게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애달프게 속살거렸다. 세기의 미남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한 얼굴은 섬뜩하도록 온화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 * * 한편, 세림의 첫사랑이 주혁이라는 사실은 연우와 주혁 모두 미치게 하는데…. “지금부터라도 내 전용으로 산다고 하면 당장 떼 주겠습니다.” 말없이 차가운 눈길로 그 꼴을 보고 있던 주혁이 혀를 차며 세림에게 제안했다. “다시는 차주혁 좆 안 받겠다고 맹세하면 다정히 해 줄게요.” 연우도 감미롭게 속삭였다. “흑, 하으으….”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할 수 없다. 세림이 제안을 거부할 거라는 건 두 사람 모두 알고 있었다. 업보였다. 탐욕의 대가였다. 세림은 감히 저항할 생각도 못 하고 맥없이 눈물만 흘려 댔다. 퍽! 퍽! 먹잇감을 사냥하듯 우악스러운 좆질에 물이 질질 터져 나왔다.
해아가 재하를 처음 봤을 때, 그는 참 예뻤다. 출장 다녀온 아버지가 사온 도자기 인형보다 훨씬 더 아름다웠다. 그 인형을 동생처럼 다루다가 잃어버린 해아는 얼마 되지 않아 재하를 만났고 그에게 빠져들었다. 혹시 자신의 동생이 되어주지는 않을까 하며 곁을 맴돌았다. 조금 늦게 그가 자신보다 한 살 더 많다는 걸 알았지만 고집스레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해아는 재하에게 속았다. 도자기 인형인 줄 알았는데 까보니 새끼 때만 어여쁜 맹수였다. “기다렸어. 네가 찾아오기를.” 짓궂고 한편으로는 음습하게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진액을 머금은 나무 등걸처럼 거칠고 축축한 손이 아주 느리게 어깨선을 두드렸다. “나는 네가 직접 벌려주기를 원해.” 주르륵 미끄러진 손이 옴폭 팬 쇄골 위를 지그시 문질렀다. 가슴 위를 위태로이 비켜가는 손짓에 초조해졌다. 차라리 그가 먼저 뭔가를 하거나 의사를 확실히 드러낸다면 못 이기는 척 받아줄 수 있을 텐데 그런 게 없었다.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을 받고도 그의 눈동자는 짙은 흑색이었다. 동공과 홍채의 구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기묘한 눈빛이 깜빡임 하나 없이 밀려들었다. 입으로 직접 말하지 않으면 들어주지 않을 작정이었다. 「앞으로도 기분 좋게 싸고 싶으면 날 찾아오는 거야.」 먼저 그렇게 말했으면서. 무심코 그를 원망하던 해아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이제는 무언가 달라져야한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품고 있었다. 그녀는 겁이 많았다. 성정도 여리고 소심했다. 자기주장이 강한 편도 아니었다. 주로 무언가를 하자고 말하는 건 재하 쪽이었다. 그러나 그는 먼저 그렇게 말할 생각이 없다고 했고 정말 하고 싶다면 그녀가 능동적으로 움직일 때였다. “하고 싶으면…… 찾아오라며.” “목적어를 분명히 말해야지.” 뻔히 다 알면서 그렇게 말하면 알아듣겠냐는 듯 눈썹을 치켜들었다. 그 뻔뻔한 표정 연기에 순간 넋이 빠졌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헷갈렸다. 사실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골대 바로 밑을 서성거린다고 해도 확실히 들어가지 않는 한 0점이니까. “기분 좋게 싸는 거.” 말하고 나서 즉각 얼굴이 붉어지기는 했으나 또박또박 단호한 발음이었다. 뒤늦게 울먹거리는 눈동자가 진물이 터질 듯 붉어져 아롱거렸다. “하.” 기다란 손가락이 어깨를 단단히 감아왔다. 두 가슴이 맞닿을 듯 가까워졌다. 그는 숨을 크게 들이키면 닿을 거리에서 웃음 지었다. “나를 비겁한 개자식이라고 불러도 좋아.” “뭐, 뭐라고……?” “그 얼굴 예쁘다, 해아야.” 그 눈은 절정에 이를 때의 나른함을 닮았다.
여객선조차 드나들지 않는 오지 중의 오지, 사쇄도. 13가구만 겨우 사는 섬마을은 경찰의 치안력마저 약하고 철저히 고립되어 있었다. 섬 주민의 존경을 한데 받는 이장을 계부로 둔 희사는 주민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홀로 겉돌며 외롭게 지내고 있었는데. “아까 말했잖아요. 그쪽이 오해한 거라고.” “너 안전불감증 맞아. 시야 확보도 안 되는 바다에 맨몸으로 뛰어드는 걸 보면 확실해.” 무슨 이유에서인지 계부가 꺼리는 남자이자 여름 손님인 세원과 계속 부딪히게 된다. “아냐. 어차피 곧 떠날 사람인데…….” 하지만 그는 한여름 잠시 머물다 가는 이방인이었고, 희사는 그런 세원을 멀리하고자 한다. 그러나, “나 되게 수작 부린다. 그치?” 자꾸만 희사의 선 안으로 불쑥 들어오는 세원. 스산한 위험과 비밀이 도사리고 있는 섬에서 두 사람은 모종의 일들을 겪으며 서서히 가까워진다. * * * 정말 질 나쁜 남자였다. “좋다고 해.” 간지럽도록 기다란 속눈썹 아래로 새까만 눈동자가 보였다. 한국인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특별할 리 없는 홍채는 그늘이 짙게 깔려 검푸른 심해처럼 깊었다. 인력을 가진 듯 빨아 당기며 희사가 할 수 있는 대답은 그것뿐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약탈이다. 하염없이 빼앗기는 기분이었다. 희사는 고개를 저으며 저항했다. “싫어…….” “무작정 싫다고 하지 마.” 희사의 눈동자가 울 것처럼 촉촉했다. “넌 내가 너 싫다고 해도 돼?” 달콤한 입맞춤을 남겼던 입술이 인내심을 잃을 듯 으르렁거렸다. 더 이상의 상냥함 없이 쉬고 갈라진 허스키한 뇌까림. 거칠고 야만적인 그것이 기세원의 본연인지도 몰랐다. “아니…….” 희사는 혼란스러워하며 고개를 저었다. “허락해. 할 수 있잖아.” 희사를 불길처럼 휩쓰는 손이 자그만 턱을 애무하듯 어루만졌다. 젖살이 다 빠지지 않은 보드라운 뺨을 엄지로 쓸며 눈을 내리깔고 지켜봤다. “벌려.” 희사는 파르르 떨어대며 눈을 감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 속에서 뺨을 그러쥔 손의 체온만 선연했다. 그의 손에 기대어 턱을 살짝 벌렸다. 얌전히 눈을 감고 입술을 여는 풋풋한 얼굴. 발갛고 촉촉한 혀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잘게 할딱였다. 겁을 무릅쓰고 양순하게 피어나는 꽃봉오리 같았다. 세원의 눈동자가 그것을 감상하며 섬뜩하게 반질거렸다.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손아귀를 움켜쥐었다. 막 피어오른 꽃을 쥐어뜯는 것처럼 억세고 잔인했다.
혼돈의 시대, 게이트 발발과 함께 현생 인류의 아종인 에테르가 탄생했다. 인간은 에테르를 기형종 취급하며 혐오하고 학대하였고, 그 결과 세계 곳곳에서는 ‘에테르 혁명’이라고 불리는 군부대 반란이 일어났다. 에테르가 인간을 지배하는 새 시대. 에테르는 인간보다 우월하다는 사상교육을 받으며 자란 아희는 에테르인 태주의 페어 가이드가 되는데……. * * * 아희는 열두 살부터 꼬박 8년을 태주의 새장 안에서 자라났다. 사용인과 선생님은 계절마다 바뀌었고, 어쩌다 아희에게 먼저 말을 거는 사람이 있다면 벌을 받고 쫓겨났다. 태주는 아름다운 저택에 어린 아희를 가두어 놓았다. 자신을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정을 붙이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아희를 종종 무시하고 외면하며 투명 인간 취급을 했다. 태주는 달콤한 말 한마디 건네지 않지만 아희는 열띤 눈으로 그를 애타게 바라보곤 했다. 성인이 된 아희는 드디어 태주를 가이딩해 줄 수 있을 거라 들떴으나, “그따위로 쳐다보지 말랬지. 구멍 다 찢기고 싶어?” 태주는 그저 거친 말로 아희를 밀어낼 뿐이었다. 아희는 감히 반항할 생각이 없음에도 그는 순종적인 아희를 찍어누르지 못해 안달이었다. 마치 제 안의 무언가를 애써 부정하려는 것처럼. “난 널 씹어 삼키는 상상을 해. 조각조각 찢어 배 속에 욱여넣고, 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소화한 뒤 배가 터져 죽을 거야.” 그런 태주의 눈빛은 기꺼이 죽고 싶을 만큼 달콤하고, 당장 달아나고 싶을 만큼 사나웠다.
*본 작품에는 일부 잔인한 장면 묘사와 수유 플레이, 노골적 언어 표현 등 호불호 강한 소재가 등장합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본 작품에 등장하는 설정과 배경은 모두 허구이며 작품 내 등장하는 지역, 인물, 단체는 사실과 관련이 없습니다. 정신적 충격으로 몸에 귀문(鬼門)이 열렸다. 목덜미에는 꽃잎 반점이 돋아나고 가슴에는 젖이 차올랐다. “생각해 봐. 기이하고 괴이쩍은 일에 시달려 단명할 미인박명(美人薄命)의 팔자가 어찌 아직 살아 있겠어?” 귀문을 봉인할 수 있는 문지기는 우림의 오랜 짝사랑 상대인 태오라고 하는데……. “호랑이에게 잡아먹히는 살, 흉흉한 일로 피를 보게 될 백호대살(白虎大殺)의 팔자를 타고났으나 직접 살(殺)을 끊어 낸 생부적이 바로 옆에 있잖아. 산군(山君)을 역으로 잡아먹은 셈이니 이보다 더 강력한 문지기가 어디 있겠어! 살고자 하니 음란병이 든 거지!” 태오를 보면 혀가 바짝 마르고 젖이 무겁게 뭉쳤다. 탐스럽고 두툼한 가슴에 몸을 기대어 보면 어떨까? 한 입에 집어삼키면 혼을 낼까? 우림은 음란병이 든 게 확실했다. “선 넘지 말라고 몇 번을 말했는데 한번을 들어 처먹지 않네.” “이사님……. 나 가슴 아파요, 이사님…….” “그래, 씨발. 대갈빡 터져 뒈지는 것보다야 젖 한번 짜 주는 게 낫지.” 태오는 정말 몰랐을까? 선을 넘어서는 그 순간부터 다시는 전처럼 돌아갈 수 없다는 걸. “내가 그동안…… 응? 얼마나…… 네가 그걸 알기나 해? 어?” 살을 쳐 대는 소리가 추접했다. 부드럽게 안아 주고 싶은데 환장하게 구니 매번 이 난리였다. 그가 되먹지 못한 놈인 건 사실이지만 우림에게 말도 안 되는 비난을 하는 건 아니었다. “하아…… 가만 두면 구멍 찢어지는 줄도 모르고 가랑이를 벌릴 거야, 넌.” 태오는 사납게 으르며 젖내가 남은 혀를 우림의 입 속에 쑤셔 박았다. 땡볕에 눌어붙어 다 물크러진 복숭아처럼 축축한 혓바닥이 좆에 처박히듯 음탕하게 문질러졌다.
평범한 도시인이 망망대해에 떨어져 살아남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비행기 추락 사고로 무인도에 떨어진 게 서아 혼자였다면 그 희박한 가능성에 속하지 못했을 것이다. “속옷 빼고 다 벗어요. 체온이 더 떨어지면 위험합니다.” 이곳이 문명과 멀리 떨어진 외딴섬임을 깨달은 순간, 인간이라곤 단 둘뿐인 세계의 낯선 남자는 행운인지 불행인지 모를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그는 무척 침착했고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 확실히 알고 있었다. 서아의 무의식은 그가 자신의 행운이 되어주기를 바랐는지도 모른다. “가까이 오면 도와주겠습니다.” “도와, 주세요….” 서아는 살아남고 싶었다. 살아남고자 무작정 그에게 미치기를 택했다.
생존능력은 뛰어나지만 인간성은 그리 좋다 말할 수 없는 세한. 연인인 유주와 여행을 가던 중 남을 위하고 희생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디스토피아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아니, 이런 상황이니까 성욕이 더 들끓는다! 온갖 괴물이 출몰하여 함께 세계로 빠져든 사람들이 한 명 두 명 죽어가는 와중에 연인을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버티며 사랑을 확인하는 두 사람. 죽음이 가까워져 오는 공포 속에서도 서로의 육체를 탐하며 쾌락의 끝을 맛보게 되는데. 생사를 넘나드는 와중에 유일한 보금자리인 캠핑카에서 보내는 질척하고 끈적한 밤. 과연 두 사람은 최후의 순간까지 사랑을 지킬 수 있을까?
왜 항상 쟤인 걸까. 좀처럼 타인과의 연애에 관심이 없던 하얀의 눈이 단 한 사람을 향하고 있었다. 이성의 통제를 벗어난 꺼림칙한 끌림.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어느 순간 그에게, 한참 어리다고 생각했던 동생 친구에게. “왜 나한테 키스했어요? 이런 건 서로 좋아해야 하는 거잖아요….” 퍽 순진한 말이 하얀의 머리를 꽝 울렸다. “저는… 좋아서 했어요. 좋아해서…. 뭐라고 해야 계속 만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나는, 그걸로 충분하니까…. 몸뿐인 그런 거라도 상관없으니까….” 괜찮은데, 진짜 괜찮은데, 뜨거운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몸뿐인 관계 하자고 말한 적 없는데.” 키스 한 번에 나도 울고 쟤도 울고. 하얀은 지금이 퍽 우스운 꼴일 거라고 생각했다. “요즘 계속 네 생각이 나. 내가 미숙해서 좋아한다 그런 건 아직 잘 모르겠어. 내 말은, 더 만나면서 알아가 보자는 거야.” 멋없는 말이 그에겐 달랐는지 눈물로 축축하던 눈동자로 빛이 넘실거렸다. * * * “우, 울어?” “아니요. 미안해서요.” 눈시울이 발갛게 물든 우현이 고개를 저었다. “아파하는데… 나는 너무, 느껴서….” 입술을 잘근 깨문 얼굴이 일그러졌다. 새붉게 익은 앵두알처럼 도톰한 입술이 과즙을 쏟아낼 듯했다. 도홧빛으로 젖은 두 뺨과 죄책감에 찡그려진 눈매가 여간 색스러운 게 아니었다. 얼굴에 젖는다는 게 이런 걸까. 하얀은 혼이 쏙 빠져 고통을 인지하는 감각이 마비되었다. 갈증이 확 일었다. 완전히 집어삼키고 싶었다. “더, 흐으… 더….” “아… 좋아요, 흣! 나만, 흣, 좋은데…. 살살, 하고 싶어요.” 하얀은 고개를 젓는 우현을 끌어당겨 계속 입을 맞추었다. 무어라 웅얼거리며 저항하려던 그가 속절없이 끌려왔다. “이런, 후우… 이런 거 좋아해요? 아래가 엄청 뜨거워요. 녹을 것 같아….” “응, 흐으… 아응!” “못해서 안 했던 거 아니에요. 나도 이런 거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어리고 유순하던 그가, 한없이 약하게 굴던 그가 거대한 짐승이 되어 하얀을 물어뜯었다. 그 간극이 하얀을 미치게 했다. 《조신한 동생친구를 XX해서》
※본 작품은 다인플, 도구플 등 호불호가 갈리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마리고로리 셰바 제흐노바라, 매혹술 전공의 ‘애기마녀’. 어엿한 성인 마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마녀능력검정시험을 훌륭한 성적으로 통과해야 한다. 1차 과제를 위한 대상을 고르던 중, 마리는 아담의 미모를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된다. “쟤는 꼭 내 노예로 삼아야지. 마계로 끌고 와 성노예로 쓸 거야.” 마리의 1차 과제는 아담을 노예로 만드는 것! 과제 대상 변경은 불가하고 시험에 실패할 시 마녀의 힘을 잃고 인간으로 강등되기에 꼭 성공해야 하는 시험이었다. 그렇기에, 마리는 아담에게 매혹술을 걸었다. “사랑해요.” 저주는 성공했다. 분명 그랬는데 뭔가 이상하다……? “그런데 나만 당신을 사랑하는 건 불공평하잖아요.” 그는 막 사랑을 시작한 소년처럼 달게 웃으며 마리의 눈동자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마리의 심미안을 완벽히 충족시키는 아름다운 눈동자가 퍼렇게 빛났다. “너도 날 사랑해야지. 안 그래?” 그는 마리를 저주했다. 마녀의 저주만큼이나 교활하게. * * * “매, 매혹, 흐아! 제발, 매혹술……!” 몸이 펑 터질 것 같아서 대놓고 매혹술을 거는데 아담은 더 사나워지기만 할뿐 조금도 얌전해지지 않았다. “보지로, 우윽, 봉사, 잘…… 자지, 흐아! 주셔서, 응! 감사…… 하읏, 으!” 아담은 중요한 일도 전부 미루고 몇 날 며칠을 헌신했다. 마리는 섹스하면서 밥을 먹었고 정액을 씻어내다가 또 정액을 받았다. 잘 때도 자지를 품고 있어야 했다. 뭘 먹어도 정액을 먹는 기분이었고 구멍이 닫히지 않아 아담이 엉덩이를 때려줘야 닫을 수 있었다. 물로 아무리 씻어내도 비릿한 정액 냄새가 가시지 않았다. “아, 흐아! 좋아, 아담……! 보지, 앙! 봉사…… 기분 조앗, 흐…… 흐힉!” “애기야. 봉사하고 있는 건, 하아, 나예요…….” “으, 흐응, 헤읏?” “아니야. 몰라도 돼. 괜찮아. 내가 다 알아서 할게요.” 마리가 인간으로 강등되어도 아담은 마리를 사랑할 것이다. 분명 사랑이었다. 사랑이 아니면 이렇게 희생적일 수가 없었다. 《교활한 저주》
왜 항상 쟤인 걸까. 좀처럼 타인과의 연애에 관심이 없던 하얀의 눈이 단 한 사람을 향하고 있었다. 이성의 통제를 벗어난 꺼림칙한 끌림.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어느 순간 그에게, 한참 어리다고 생각했던 동생 친구에게. “왜 나한테 키스했어요? 이런 건 서로 좋아해야 하는 거잖아요….” 퍽 순진한 말이 하얀의 머리를 꽝 울렸다. “저는… 좋아서 했어요. 좋아해서…. 뭐라고 해야 계속 만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나는, 그걸로 충분하니까…. 몸뿐인 그런 거라도 상관없으니까….” 괜찮은데, 진짜 괜찮은데, 뜨거운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몸뿐인 관계 하자고 말한 적 없는데.” 키스 한 번에 나도 울고 쟤도 울고. 하얀은 지금이 퍽 우스운 꼴일 거라고 생각했다. “요즘 계속 네 생각이 나. 내가 미숙해서 좋아한다 그런 건 아직 잘 모르겠어. 내 말은, 더 만나면서 알아가 보자는 거야.” 멋없는 말이 그에겐 달랐는지 눈물로 축축하던 눈동자로 빛이 넘실거렸다.
#내가 널 얼마나 귀하게 키웠는데, #매일 밤 꿈에서 널 범하고 있어, #난 좀 묶여야 해, #널 해치고 싶지 않아, #최근 고민: 내가 무서워? #채재경 얼굴이 나라다, #명기가 될래, #채재경이 맛있고 야설이 친절해요, #해피섹스라이프, #최근 고민: 남친 왕가슴이 나보다 큰 것 같아요 인간관계에 지독한 권태를 느끼는 재경이 유일하게 집착하는 대상인 예나는 그를 구하고 죽은 친구의 동생이다. 재경을 오래도록 짝사랑해 온 예나는 기존의 관계를 깨고자 발칙한 유혹을 시작하려는데. [(보건복지부) 서울 각지 열병 환자 발생. 스트레스, 38도 이상의 고열, 메스꺼움, 복통 등 이상증상 위험. 외출자제,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위생관리 철저로 건강관리에 유의 바랍니다.] 세계 전역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알 수 없는 열병. 열병을 일으키는 신종 바이러스는 재경과 예나도 예외 없이 휩쓸어 내면 깊숙이 숨겨 놓은 성적 욕망을 파괴적으로 자극한다. “왜 이렇게 됐을까.” “…….” “무서워?” “…….” “내가 무서워?” “…….” “끔찍해? 소름 끼쳐?” 예나의 눈꺼풀이 잘게 떨렸다. 악의로 번들대며 괴물처럼 추악하게 일그러진 얼굴이 보였다. 눈동자에 깃든 어둠은 불길하고, 추잡하며, 악랄했고, 아름답고, 매혹적이며, 나약했다. 무엇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오묘한 빛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그는 채재경이었다. “좋아해, 채재경…….” 예나는 재경의 뺨을 쥐고 입을 맞추었다. 재경의 머릿속을 헤집던 목소리가 멀어졌다. 쓸데없이 살아 숨 쉬며 악취를 풍기는 모든 것을 다 없애버리고 싶다는 폭력적인 충동이 잦아들었다. 예나의 냄새가 났다. 예나의 심장소리가 들렸다. 달콤하고 향긋하며 부드럽고 뜨거웠다. “나는, 너에게만큼은 절대…….” 괴물이 되지 않을 거야. ----------- 퇴폐적인 콘셉트의 명품 화보를 찢고 나온 듯한 미인이 턱을 들어 뒤척거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당장이라도 예나를 말릴 듯 움찔거렸지만 손가락이 뒤틀릴 때까지 힘을 줘도 족쇄는 풀리지 않았다. “아닌 척했으면서 이런 거 엄청나게 좋아하네? 야해, 채재경.” “미안해. 내가 잘못했으니까, 그만……, 그러다 다쳐, 살살, 살살해, 응?” 뭐래. 살살은 무슨. 더 세게 해야지. 이런 표현을 써서 정말 미안했지만 채재경은 존나 맛있었다. 책에서 왜 섹스할 때 ‘맛있다’는 표현을 쓰는지 그의 얼굴을 보면 알 수가 있었다. 그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아름다운 재경의 얼굴과 맞지 않는 독창적인 생김새의 자지가 무척이나 맛깔스럽게 느껴졌다. “넣지 마, 읏!” 재경은 말 근육처럼 튼실한 허벅지를 부풀리며 허리를 들썩였다. 삽입에 대한 기대로 복근을 잘게 떨면서 그만 넣으라고 해 봤자 설득력이 전혀 없었다. “거짓말. 하아, 너 나한테 넣는 거 좋아하잖아.”
첫눈에 반했다. 그렇게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그날 한 번 만져 본 그의 중심에게! 신은 공평하다고, 그에게 저렇게 예쁜 좆을 준 대신 좆같은 성격을 준 걸 알았어야 했는데. “신우 씨, 신우… 신우 님. 진짜… 레깅스 안 입어요?” “서나온 씨가 안달 내니까 더 들어주기 싫습니다.” 그래. 좀 거만하면 어때. 저렇게 예쁜데 황제처럼 굴 수도 있지. 저렇게 우람한데 사람 좀 무릎 꿇릴 수도 있지. “신우 씨 취향이 뭔지 말해 주면 저도 거기에 맞출게요. 똑같이 레깅스를 입을까요?” “그건 당신만 좋은 일 아닙니까?” “레깅스를 거부하다니! 그럼 섹시한 란제리? 티 팬티? 갈라 팬티?” “갈라… 뭐?” “아하. 그쪽 취향도 만만치 않잖아요. 점잔 빼는 쪽이 더 나빠. 그렇게 안 봤는데 음흉하시기는. 갈라 팬티가 취향이면 이 스타킹 찢어도 되는데….” 그러면서 다리를 활짝 벌렸다. “신우 씨가… 여기, 찢어 줄래요?”
*본 작품은 소꿉친구 교화론의 연작으로, 두 주인공의 전생을 상정하여 집필된 작품입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짐이 네 웃어른이니 차후의 일을 보아주겠다.” 조부의 죽음 후 해아를 찾아온 황제가 그리 말했다. 이어진 말은 공을 올린 젊은 대장군과 결혼하라는 명령이었다. 해아는 황제의 명을 받들며 그의 경고를 제대로 이해했다. 그녀는 황제가 대장군에게 하사한, 상품이었다. 노예 출신 대장군. 배운 것 없는 그의 손에 해아가 떨어졌으니, 사람들은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 혼인 뒤 대장군이 해아를 죽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직접 만나 본 대장군은 참으로 고운 사내였다. 그는, 해아가 짐작도 하지 못할 비밀을 숨기고 있었다. “취하셨습니까?” “아닌데…….” 정신이 알딸딸했다. 뜨거운 물에 몸을 오래 담근 게 화근이었는지 뒤늦게 술기운이 몸을 잠식했다. 뇌를 술에 담근 듯 정신이 일렁거렸다. 그리고 더웠다. 가슴이 찌르르 화끈했다. 아프지 않은 바늘로 콕콕 찌르는 것처럼 가렵고 지글거렸다. “하아…….” 해아는 자기 탓이 아니라며 칭얼거렸다. 어느새 그녀는 그의 가슴께에 머리를 자연스레 기대어 안겨 있었다. 첫날밤의 신부를 품에 안은 신랑의 가슴은 세차게 뛰고 있었다. 쿵! 쿵! 위로 힘있게 날아올랐다가 거세게 추락하는 심음에 가슴이 술렁거렸다. 술기운 때문인지 자꾸만 덥고 간지러웠다. “지금도 계속 남아있어요. 더워요.” 해아는 좀 보라며 재하의 옷자락을 당겼다. 상황을 회피하며 멀거니 벽을 노려보던 재하가 시선을 내렸다. 입을 벙긋 벌린 해아가 입 안쪽을 가리켰다. 붉은 혓바닥이 점막을 톡톡 건드리며 하느작거렸다. 뭐라도 물려주면 오물오물 순하게 빨 것 같은 얼굴이었다. 자각하기 무섭게 재하의 등골이 쭈뼛 당기며 성기가 빳빳해졌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내 앞에 나타난 분홍빛의 여신. 나는 그녀의 권유로 아름다운 삼 형제가 다스리는 신비한 나라, 에르기온의 신녀가 되었다. 신녀의 임무는 세 왕의 아픔을 치유하고 그들의 알을 낳는 것. 소인족이 되어 거인족 삼 형제와 합방을 하게 된 것도 미치겠는데, 이 형제들..... 체격도, '그것'도 너무 크다. 「부디 도와주렴. 미치지 못한 내 가엾은 아이들을.」 여신의 속삭임이 아스라이 울렸다. *** 나는 매일 격렬한 섹스를 해야 했다. “복종은 기본입니다. 내가 엎드리라 하면 엎드리고 두 구멍 사이를 벌리라 하면 벌리세요.” 허무의 왕, 나아센. “이브는 거칠게 쑤셔 주는 걸 좋아하는군요. 참고하겠습니다.” 고독의 왕, 라우. “드디어 왔군, 내 노예가.” 분노의 왕, 레녹. 나는 돌아가며 삼 형제를 상대해야 했다. “쉬이.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셋 모두 공평하게 씨물을 넣어드릴 테니까.” 아우들을 끔찍이 여기는 자비로운 왕이 그를 품은 내 다리를 벌려 보여줬다. 처음 겪는 상황에 버둥거리는 내 허벅지에 엄한 매질이 내리쳐졌다. “아앗!” “버릇없게. 아우들 앞에서 이 몸의 체면을 깎을 심산입니까.” 그렇다면 더 엄하게 다스릴 수밖에 없겠다며 그는 눈을 차갑게 빛냈다. 다가온 그의 아우들이 내 몸을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우리 셋의 정액으로 가득 찬 곳에서 어떤 아이가 태어날지, 우리 모두 기대하고 있어.” “약속하지. 누구의 것도 부족하지 않게 하겠다. 매일 밤, 그리고 낮에도.” 내 몸에 성기를 담근 삼 형제가 동시에 안을 쳐올렸다. 입 안의 점막과 벌겋게 짓무른 내벽을 그들이 난타했다. 끈적끈적한 쾌감이 온몸을 늪처럼 덮쳐 눌렀다.
*본 작품에는 다음과 같은 호불호 강한 소재가 등장합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배뇨플, 도구플, 노골적인 언어 표현 등) *본 작품에 등장하는 설정과 배경은 모두 허구이며 작품 내 등장하는 지역, 인물, 단체는 사실과 관련이 없습니다. 어릴 적, 10살이었던 유나는 아빠의 손을 잡고 신 회장의 저택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물에 빠진 7살짜리 어린아이를 구해 준 인연으로, 알고 보니 신 회장의 손자였던 우진의 친구가 되어 저택에 자주 드나들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우진이 제게 야멸차게 대하는 것 같아 속상했지만 알고 보니 표현이 서툴렀을 뿐 제게 정을 주기 시작하는 우진에게 유나도 마음을 열고, 둘은 친한 소꿉친구로 지내 왔다. 그러나……. ‘다 너 때문이야! 그때 너만 구하지 않았어도……!’ 엄마 아빠의 사이가 악화되다 못해 헤어지고 집안 분위기가 나빠지면서 사춘기에 접어든 유나는 심리적으로 한계에 몰리고, 어디로 해소해야 할지 모를 화풀이를 우진에게 쏟아 내다가 실언을 내뱉고 만다. 그렇게 멀어지게 된 두 사람. 이후 10년이 지난 어느 날, 마지막 학기를 맞은 대학생 유나는 신입생으로 입학한 신우진과 운명적으로 재회한다. 그러나 적지 않은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난 우진은 더 성숙해졌으면서도 어딘가 변한 모습이었다. ‘신경 쓰지 마요. 지금까지 나 잊고 잘 살았잖아요.’ 제게 차갑게 굴면서도 위기의 순간 그녀를 돕는 우진. 줄곧 죄책감을 갖고 있던 그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낡은 반지하 자취방으로 우진을 데려온 유나였지만, 술기운에 취해 뜻밖의 상황으로 그와 얽히게 되는데…….
“세은아!” 어찌나 세게 밀었는지 둔탁한 소리가 났다. 세은은 공중으로 붕 떠오르며 저를 바라보고 있는 신유와 눈이 마주쳤다. 빠르게 체온을 잃어가는 피투성이 몸, 하신유의 죽음.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낯선 것이 새하얗게 변한 머릿속으로 침투했다. [100일 동안의 튜토리얼을 진행합니다.] [튜토리얼의 성공 조건은 ‘생존’입니다.] [플레이어 하신유의 정보를 업데이트합니다.] [상태이상(발정)] “하, 신유……?” “발정. 나 발정 났다잖아, 세은아.” “너 괜찮은 거야? 아니 그보다 미, 미, 미, 미쳤어?” “왜 그렇게 귀엽게 말을 더듬어? 여기가 싫어서 그래? 창고로 가면 만져줄래?” 사고 후 어딘가 이상해진 소꿉친구와 눈앞의 이상 현상들. 두 사람은 과연 이 야만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 “매끈매끈해……. 세은아, 털이 하나도 없네?” 신유는 맨들맨들한 음부를 만족스럽게 만지며 속삭였다. 세은은 수치심에 살짝 울먹이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 그런 말 하지 마.” “너무 귀엽다…….” 신유는 손에 살짝 힘을 빼 클리토리스가 튕겨 오르게 했다가 꾹 눌러 압박했다. 혀가 살랑대며 입천장을 긁었을 때보다 더 강렬한 자극이었다. 뜨거운 물을 맞아 부드럽게 풀렸던 근육이 바짝 긴장했다. 아래가 촉촉이 젖어 들었다. 신유의 동공이 몽롱하게 풀렸다. “세은아, 너무 좋은 냄새가 나…….” “흣, 하…… 너무, 만지느은……!” “못 참겠어. 보지 빨게 해줘, 세은아.” 엄지로 클리토리스를 살살 문질러가며 중지를 얕게 넣었다. 찔걱. 찔걱. 물방울이 그의 손등에 부딪혀 탁탁 튀었다. “흐, 힛! 흐응…….” “응? 왜 아가처럼 울기만 해. 어딘지 몰라?” 그는 살짝 나온 세은의 혀에 혓바닥을 문대며 속삭였다.
*이 작품은 3P(스리썸)을 다루고 있습니다. 구매하시기 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노가 눈을 슬쩍 들었다. 보란 듯 내민 혀에서 동그란 피어싱이 반짝였다. 아랫입술을 덮은 혓바닥이 입에 문 붉은 사탕 같았다. 오돌토돌한 혀는 이미 촉촉하게 젖어 반지르르했다. 도화살이 짙게 덮은 눈가 아래로 반짝이는 눈동자가 보였다. 컬러렌즈를 꼈는지 오묘한 보랏빛이었다. 저렇게 생겼으니 잘 나가지 않을 수가 없지. 이와 중에도 납득하게 되는 현란한 외모에 눈꺼풀이 깔깔했다. 꽝꽝 언 몸으로도 황홀해했던 겨울 하늘의 오로라처럼 잔상이 길었다. “맘마 줄 시간이야, 유은아.” 아직도 물방울이 쪼르르 흐르는 음부를 문대던 귀두가 질구를 콱 박아 열며 들어왔다. 유은의 몸을 천천히 열던 이노의 얼굴이 무너져 내린 건 그때였다. 정액에 절은 그녀가 눈꺼풀을 뒤집으며 넘어갈 때였다. 두 사람의 정사로 정액 냄새가 짙게 밴 방에 다른 남자가 들어왔다. “히, 흐으읏!” 집착과 소유욕으로 지독한 수컷 라이칸의 냄새에 이건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이노의 정액을 가득 담고 자지러지는 유은에게로 곧장 다가갔다. “유은.” 그의 손이 그녀의 뺨을 다정하게 쓸었다. 남녀의 섹스가 둘만의 은밀한 행위라는 걸 생각하면 이상하리만큼 담백한 반응이었다. 이건은 친밀한 태도로 유은의 가슴을 만졌다. “쉬이. 내가 왔습니다.” 그는 앙앙거리며 우는 유은의 뺨을 다정히 매만졌다. 그리고 혀에 힘을 하나도 못 주는 그녀를 달래며 키스했다. 그녀의 흥분을 멈추기 위해서는 안에 싸지른 정액을 다 빼주거나 흡수시켜줘야 했다. 평소라면 귀여운 유은을 위해 혀로 정성껏 안을 핥아줬겠지만 이건도 독점욕이 강한 수컷 라이칸인지라 심술이 났다. 그러게 나한테만 각인했어야지. 이건은 음침한 진심을 삼켰다. 이는 몇 달 전 유은이 이건과 이노, 둘 모두에게 각인했기 때문이었다.
오래도록 스토커에게 시달려온 그녀, 정하연에게 소름 끼치도록 아름다운 한 남자가 구원의 손길을 내민다. 「세명 케미컬 대표. 백유청」 그가 내민 명함 한 장에는 그처럼 단정하고 차가운 글씨가 적혀 있었다.구원자가 내건 조건은 단 하나, ‘그의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 “미리 말해둘 게 있는데, 저는 상대를 몹시 험하게 다루는 편입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유청은 눈꼬리를 사르르 접어 웃었다. 그가 말을 할 때면 붉은 혀가 입술 위를 살랑였다. 겨우내 소복이 쌓인 눈을 핥아 녹이듯 그랬다. “뭐가 보이는지 알려줄래요?” “수, 수갑이랑.” “수갑밖에 안 보입니까?” “그게 아니라!” 그의 숨결이 하연의 입술 바로 아래를 뭉그러트리며 흩어졌다. 뺨 바로 아래까지 솜털이 쭈뼛 섰다. “아니에요! 그런 건 절대 아닌…….” “아까부터 입만 열면 거짓말. 눈물이 쏙 빠지도록 혼이 나야 뭘 잘못했는지 알겠지.” 수납장에 가지런히 걸려 있던 수갑이 거친 마찰음을 내며 뽑혔다. 하연은 숨을 멈추고 유려한 손가락에 가닥가닥 걸린 수갑을 멍하니 바라봤다. “정말 내게 혼나고 싶다면.” 그의 속눈썹이 야수의 발톱 같은 깊은 그림자를 남겼다. “내 밑에 발정난 개처럼 엎드려 봐요, 하연 씨.”
※해당 작품은 촉수플, 가학적 언어 표현 등의 장면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그를 봤을 때.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를 본 순간. 불가항력 같은 사랑에 빠졌다. 사람이 저토록 아름다울 수 있을까. 저리도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내 덕에 네가 사랑받는 만큼 너도 날 사랑하는 거야. 공평하지? 과거의 언약 때문이라는 건 몰랐다. 다미는 새까맣게 잊어버렸다. “이건 벌도 아니지. 그래. 네가 나한테 한 짓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다미는 천박하게 허리를 뒤틀며 그의 팔에 매달렸다. 더운 숨을 헉헉대며 조르는 다미를 간단히 저지한 현이 나약한 거부를 짓누르며 목덜미에 또 송곳니를 꽂았다. “왜 나한테만 물어. 날 잊은 네가, 감히.” 버둥거리던 미약한 저항마저 혼탁해진 눈망울이 지독한 쾌감으로 일그러졌다. * * * 오로지 ‘그것’만이 기억하는 소중한 추억의 어느 날. “넌 이름이 뭐야?” 소녀가 이름을 물어봤을 때 그것은 조금 기뻤다. 드디어 내 이름을 말해줄 수 있겠군. 나에게도 이름이 있어. “찌꺼기.” 무덤덤한 눈빛이었으나 기다란 꼬리가 기대를 담고 살랑살랑 흔들렸다. “…….” 소녀는 두렵고 무서운 얼굴을 하고 굳었다. 그것은 울상이 된 다미를 바라보다가 충동적으로 말했다. “그냥 뱀이라고 불러.” 뱀은 그것의 이름이 아니다. 소녀가 그것을 뱀이라고 부른다면 그것은 남의 이름으로 사는 것과 다름없었다. 그러나 인간의 수명은 고작해야 백 년. 억겁을 살아온 그것에게는 너무도 짧은 세월이었다. 소녀가 무섭지 않다면 그것은 잠시 정체성을 내려놓고 뱀이 되어도 좋았다. 그것은 뱀이 되기로 했다. 인간 무리와 함께 살 수 있는 평범한 뱀처럼, 주인이 선물한 이름을 기껍게 여기는 애완뱀처럼, 네 곁이라면… 그렇게 백 년을 보내도 좋으리라.
하룻밤만에 임신이 가능하다는, 전설 속에서만 내려오는 홍안과 백익을 모두 지닌 날개족. 지천명에 가깝도록 후사가 없는 황제는 간신히 찾은 날개족 송연지와 혼례를 치르게 된다. 황제와 송연지의 혼례날. 태제 우이휘는 황제의 관음증을 채워주기 위해 그들의 정사를 지켜보다 산으로 향하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절박하고 어여쁜 목소리. “으응, 하아...... 앗!” 폐가에서 홀로 발정기를 견디던 송설이 쓰러지듯 그의 품을 파고들었다. 달콤한 발정향이 그의 살갗에 치덕치덕 달라붙는다. “아파…… 흐으……!” 태제의 품에 매달린 그녀의 등에서 자그만 날개가 가련하게 흔들렸다. “날개?” 광활히 타오르는 붉은 눈과 어깨뼈 위에 자그맣게 꽃핀 하얀 날개. 황제가 그토록 찾던 것. 태제의 입꼬리가 요요하게 비틀렸다. *** “속곳을 벗고 다리를 벌려 그 사이를 보여주세요.” 그는 마른 입술을 나른하게 할짝거리며 턱을 뒤로 살짝 젖히고 있었다. 열로 붉게 익은 점막이 겹겹이 쌓인 음부 위로 음액이 반들거렸다. 그가 헤집어 갈라 먹을 곳을 찬찬히 마주하던 이휘의 눈동자가 묘하게 접혔다. “여기 이 하얀 것이 뭔지 아십니까.” 그의 손이 음핵을 지그시 누르며 미끄러져 음부 안쪽을 꾹꾹 찔렀다. 빨간 음부 위에 핀 진주 같은, 손톱만 한 자그만 알이 그의 손에 짓이겨져 안쪽 깊숙한 곳까지 쑤욱 밀렸다. “흐아, 흐! 그만, 그, 만!” “알입니다. 사내의 정을 받으면 수태를 하는 알이지요. 설은 제 부인이니 이걸로 저를 도와주셔야 합니다.” "설은…… 도와주려, 이휘 님을 도와주려고…… 으흣! 흐아앗!” 그녀의 다리 사이에서는 꽃냄새가 폴폴 났다. 수컷을 유혹하는 색향에 잘 참던 이휘의 낯이 크게 일그러졌다. “설아.” 이휘가 그녀를 부르며 다가왔다. 뻣뻣하게 솟은 성기가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크게 덜컹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