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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해요. 이런 건 사랑하는 사람하고 하는 거 아니에요? 날 싫어하면서, 왜 자꾸 해요? *** "좋아하는 거 있어?” 그런 생각으로 설렌달까, 떨린달까, 쭈뼛거리고 있는 그때, 남자가 대뜸 입을 열었다. “......” 어... 이상하다... 뭔가 상당히... 기분 나쁜 어투로...? 그는 메뉴판을 보고 있었다. “네?” 아름이 얼떨떨해하며 그를 보았다. “식사.” 메뉴판에 시선을 내렸던 그가 눈만 들어 아름을 향해 짧게 말했다. “그냥 스테이크 할래? 소? 양?” “......” 뭐... 뭐지? 뭔가 이건 아니라는 경고등이 아름의 머리에 깜빡깜빡 켜졌다. 서울 사람, 깍쟁이... 그들을 상대해 본 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나.... “양고기 먹어 봤어?” 탁, 접은 메뉴판을 앞 쪽으로 툭 던지며 남자가 말을 이었다. “처음 먹는 사람은 거부감 좀 있을 수 있어. 그래도 여기 잘하니까 한번 도전해 보든지.” “......” 아름이 나름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두 눈을 연신 깜빡거렸지만, 남자는 관심도 없다는 듯이 다음 말을 이어 나갔다. “그 동네 살면서 양고기 먹을 기회 없었을 거 아니야.” “......” 무례해... “말 할 줄 몰라?” “......” 남자가 분명, 무례하게 물었다. 상상 속에서 가졌던 어떤 느낌과는 완전히 다르게. “아닌 거 아는데.” 무례한 거야... 이건 무례한 거... 맞지? 맞는 거지? “저기...” 도무지 예의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말투에 도무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아 망설였지만 꿀 먹은 벙어리처럼 침묵 할 수 만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이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 “그래.” “초면인데... 말을 놓으시네요.” 이런 말을 해도 되는 건지, 안 되는 건지. 혹여 아버지 얼굴에 먹칠을 하는 거라든지, 뭔가 심각한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아름은 남자의 말투를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었다. 어쩌면 자신이 지금 몹시 불쾌해 하고 있음을 넌지시 드러내고자 건넨 말이기도 했다. 남자는 별달리 당황하는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신상 확인 안 하고 왔어? 10살 어린 거. 모르는 척, 물어줘?”

완결 여부완결
에피소드1 권
연령 등급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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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맨스 소설 중 상위 3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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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랫폼 별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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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nail

개의 덫

고등학교 합창 대회 날, 김혜경에게 한눈에... 불쾌감을 느낀 강교준. 이듬해 계곡에서 김혜경의 인공호흡에 다른 감정에 눈을 뜬 교준이 긴 시간을 돌아 다시 혜경에게 집착하려는데.... 강교준의 치기어린 첫사랑, 까칠했던 김혜경 가질 수 없으니 그냥 포기해 버리고자 했지만... 시간이 흘러도 잊을 수 없으니 이제는 그냥 마음대로 가지려고 해. #달랄 때 줘 #값 떨어지고서 애원하지 말고 #내가 껄떡대니까…. #많이 우스워? #넌 성질이 더러운 구석이 있어. #사람이 가진 게 좆도 없으면 #좀 고분고분한 맛이 있어야지 #가질 수 없다면 #치사한 방법을 써서라도 혜경의 작은 손 하나가 교준의 크고 단단한 어깨를 꽉 쥐었다. 다리 하나로 서서 버티기가 위태로워서였다. 교준의 다른 쪽 어깨 위로 올린 다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고개를 쳐들고 혜경의 분홍색 속살, 음부를 깊이 빨아주는 교준의 혀 때문에 몸 전체가 떨렸다. 제대로 설 수가 없었다. 입술을 처박고 고개를 흔들어 주는, 비단 야한 키스 때문만이 아니었다. 그가 혜경의 엉덩이를 쥐는 척, 하면서 엄지를 박아 넣어서였다. 그걸 계속 까딱거리며 혀로 음핵을 핥아대자 자극이 너무 강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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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핫!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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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바이(Stand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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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 시절 정서는 중딩 남자애를 메치기로 엎어뜨렸다. 예쁘장하게 생겼지만 입이 거칠었던 녀석이 어느새 훌쩍 자라 세계적인 모델이 되었다. 너무 잘 자라버린 그 앞에서 정서는 한 없이 작아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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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하고 나, 이제 이런 대화 나눌 사이 아니거든.” “나에겐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 “4년 전에 끝난 사이야.” “누가?” 상혁이 정말 모르겠다는 얼굴로 되물었다. 서늘한 시선을 유지한 혜경이 입술을 꾹, 물었다가 재차 입을 열었다. “네가 아직 어려서 철이 덜 든 모양인데….” 혜경이 말하는 순간 그가 픽, 웃었다. ‘네가 아직 어려서….’ 상혁은 그 말을 싫어했다. “씨발, 수준이라는 게 있지. 나 같으면 역겨워서.” “닥쳐.” 결국 혜경이 참지 못했다. 그녀가 눈썹에 힘을 주며 말하자 상혁이 그녀를 묵묵히 응시했다. 예측할 수 없는 언어가 서로의 공백을 오고 가는 느낌이었다. 눈을 뗄 수도 박차고 일어날 수도 없는, 머뭇거리는 찰나가 길게 늘어졌다. 그의 입술 끝이 미세하게 휘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가 물었다. “몇 번이나 해 봤어요?” 마지막 추락하는 꽃잎처럼. 상혁이 느리고도 아름다운 속도로 무참한 질문을 이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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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사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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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어린 시절 이혼해 버린 아버지의 가족과 어머니의 가족.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던 정인에게 이젠 피할 수도 없는 원치 않은 결혼이 놓여 지는데... 취한 밤, 정인은 태형에게 말도 안 되는 제안을 했다. “결혼 해 달라고? 미치려면 곱게 미쳐.” 당연하게 뱉어진 태형의 거절. 하지만 모욕적인 말도 상관없었다. 벗어날 수만 있다면 차라리 나쁜 남자를 이용하고 싶었다. 숨이라도 쉴 수 있게 거머리처럼 들러붙어, 그렇게 기생하더라도. #어쩌다가 이런 거한테 걸려서 #너하고 결혼을 해 달라고? #그럼 나는 무슨 죄야. #응? 왜 내가 똥을 밟아야 하는 건데? #어이, 유정인 #미치려면 곱게 미쳐 #아니면 미친 짓도 좀 상대 봐가면서 하든가 [미리보기] 남의 집을 쳐들어와 제 유방과 음부를 들이밀고 그를 살살 꼬드겨 낸 게 누군데, 이제 와서 사람을 쥐락펴락하려는 건지. 그러나 사람을 덜떨어진 머저리로 봤다면 오산이었다. 그도 여기서 관두면 그만이었다. 사실 아쉬울 게 없었다. 태형은 원래 하룻밤 여자에 연연하거나 매달리는 타입이 아니었다. 그는 늘 여유가 있었고 풍족했고 또한 넌더리가 날 만큼 즐기고 경험하기도 했다. 이따위 수작에 넘어갈 정도로 우둔한 인간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아쉬움이 진했지만 그는 손에 쥐고 있던 스타킹을 놓아주었다. 싫다는 여자를 강제로 취할 만큼 통제력이 없는 게 아니어서 차라리 이 거지 같은 상황을 매듭짓고 싶었다. 태형이 스윽, 일어서려 하자. 탁. 아니나 다를까. “저기….” 정인이 더 아쉬운 눈으로 태형의 손목을 붙잡았다. 잠시 정인을 응시하던 태형은 그녀에게 잡힌 손목으로 시선을 내렸다. 키와 몸이 작은 여자는 힘을 주어 쥐는 손도 꽤나 작았다. 그의 팔목조차 감지 못할 정도의 작고 하얀 손이 여리하게 떨리고 있었다. 유정인의 하얀 손을 보는 순간, 그는 진심으로 화가 났다. “뭐하자는 건데, 진짜.” “…….” 차마 할 말이 없는지 까만 동공이 흔들릴 뿐,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게 진짜 사람을 개 좆같은 호구 새끼로 보나.” “…!” 태형의 미간이 진심의 감정을 담아 무섭게 구겨졌다. “줄 거면, 씨발, 얌전히 다리 벌리고 대 주든가.” 그가 팔을 뻗어 정인을 침대 깊이 묻듯이 밀었다. 그 위로 올라타는 태형은 그녀의 작은 그림자보다 훨씬 크고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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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이

어릴 적부터의 친구사이. 그러나 집안 문제로 오래전 틀어져 버린. 불친절한 남자, 권우혁. 심드렁한 여자, 신예정.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던 그와 일 때문에 다시 엮였다. ************************ “5분 지났다.” “......” 늦어서 미안해.... 그러나 그런 말은 의미가 없다. 우혁이 화를 푸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안다. 예정은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우혁에게로 다가가 섰다. 최근 부쩍 키가 자란 그 때문에 차이가 상당한 둘이었다. “들어.” 낮은 목소리가 명령처럼 떨어졌고 예정은 고개를 들어 올렸다. 차고 냉랭한 시선이 두려운 심리를 감춘 그녀에게로 떨어졌다. 그를 바라보며 예정은 생각했다. 괜찮아. 몇 초만 참으면.... 짝! 다 끝나.... 뺨으로 뜨거운 마찰음이 그녀를 후려 갈겼다. 작은 몸이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휘청거렸다. 어깨에 걸린 머리카락이 촤르르 출렁인다. 예정은 반동하는 몸을 이내 버티며 섰다. “똑바로 서.” ************************ “손, 치워.” 그러나 그대로 정지. 허벅지로 올려진 우혁의 손은 떨어지지 않았다. “권우혁…….” “나에겐 자격이 없어.” 몇 초간의 공백을 두고 우혁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 예정은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러면 반칙이지.” 그가 스스로를 고백했다. 그 역시도 지금처럼은 안 된다는 걸. “그런데......” 그의 시선이 어둡게 깊어졌다. 하기 힘든 말을, 받아들이기 힘든 말을 꺼내게 될 거라는 걸 예정은 알 수 있었다. “통제가 안 돼.” ************************ 그를 유도하고 싶어 예정이 엉덩이를 비틀었다. 처음 느끼는 생경한 감각에 그녀가 완전히 패배하는 중이었다. 마침내 그의 손이 미끈하게 젖은 그 곳에 도달 했을 때 예정은 벅차오르는 환희에 감탄사를 터트리고 싶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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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쁘고 슬픈

‘내가 너 언젠가는 죽일 거야. 사유나.’ 유나는 그 날 종혁이 자신에게 한 말을 똑똑히 기억했다. 차 씨 아저씨의 장례식이 끝나고 난 뒤, 홀로 있던 유나에게 눈이 퉁퉁 부은 종혁이 찾아왔다. 얼마나 울었는지 핏줄이 터져 벌게진 눈으로 그는 유나를 무섭게 원망하고 있었다. 유나는 덜덜 떨리는 손을 감추었다. 그녀도… 이 현실이 너무 무서웠다. 무서워서 까무라 칠 것 같았다. 하지만 처절하고 애통한 종혁의 슬픔을 비할 수가 없었다. 유나를 향한 그의 분노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해서 언젠가 종혁이 반드시 그녀를 찾아올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는 종종 불안하고 초조한 인생을 살았다. 가끔은 그와 빨리 마주치길 바랄 때도 있었다. “안 해줄 거야. 용서.” “1년 좆뺑이를 돌려 널 겨우 찾았는데 기껏 하는 말이 용서라니,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아버지를 죽인 네 죄는 누가 사하여 줄 건데?” #안 해줄 거야. 용서. #아버지를 죽인 네 죄는 누가 사하여 줄 건데? #어때? 슬슬 죽겠냐? #연습도 할 겸 끙차끙차 해야지. 혀 기술도 배우고. #응? 아주 조져 줄 거라고. #얼른 벌리라고 했다. 나 바쁘다고. #개새끼인가? #개새끼 같지? #연고 발라야지. #아직 안쪽 덜 발랐어. [미리보기] ‘저 애야. 저 애. 쟤가 차종혁. 저번에 성재가 쟤 때문에 학교 가기 싫다고 했잖아.’ ‘응. 학원 차에 타는데 성재가 밀치고 갔다고 그렇게 뭐라고 했다던 그 애?’ ‘어. 쟤가 걔야.’ ‘히야. 동급생들 기 죽이게 생겼네. 키 큰 것 좀 봐.’ ‘은근히 덩치도 있고. 키가 더 크려나 봐.’ ‘근데 얼굴은 뭐냐. 대박 잘생겼네.’ ‘그래서 그렇게 싸가지가 없는데도 여자애들한테 인기가 좋다잖아.’ ‘세상 말세다. 말세야. 어린 것들이 벌써 얼굴이나 밝히고.’ ‘내 말이. 근데 잘생기긴 했다. 진짜. 뭔 초등생이 코가 저렇게 높아?’ ‘저걸 초등생이라고 할 수 있겠어? 중딩이나 고딩으로도 볼 수 있겠다.’ ‘히야. 눈매 봐라. 아주 매섭게 생겨가지고.’ ‘그러니 남자애들이 다 쟤한테 빌빌거리는 거지. 쟤 무서워서 찍소리 못 한다고.’ ‘욕도 잘하나 보더라고.’ ‘애들 겁먹을 만하네. 에이구. 얼굴이 아깝다. 진짜. 차라리 연예인을 하지.’ 사실 유나의 반에도 욕을 하는 남자애들은 꽤 많았다. 해서 꼭 종혁만 욕을 먹을 상황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그는 위협적이었다. 큰 키 때문인지 그 눈매 때문인지 종혁이 욕을 하면 남보다 더 무서운 분위기가 났다. 그가 인상을 구기면 누구라도 압도당할 수밖에 없었다. 아주머니들의 말이 이어졌다. ‘아빠가 운전기사라며? 어느 여자애들 집에 얹혀산다고.’ ‘에? 남의 집에 얹혀살아요?’ ‘어어. 쌍둥이 여자애들인데 동갑이래. 아니 그런데 저런 애랑 한집에 살아도 되나 몰라. 나 같으면 쫓아낼 텐데.’ ‘사고 치지 않을까, 걱정이네.’ 아주머니들의 부정적인 평가를 떠올리며 유나가 한심하다는 듯 희정을 바라봤다. “어른들이 안 좋게 봐. 힘만 쓰고. 남자애들 휘어잡아서 동네에서 평도 안 좋고. 그런 애를 무슨…” “으응, 괜히들 그래. 자기네 애들도 잘 하는 거 하나 없는데. 그래도 종혁이 멋있잖아. 인기 얼마나 많은데.” 종혁이 인기가 많은 건 유나도 잘 알았다. 하지만 유나는 그런 말을 하려는 게 아니었다. “너. 지금 한 얘기 아빠한테 말 해볼까?” “안 돼! 언니. 별 것도 아닌데 괜히 종혁이만 욕먹으라고?” “그럼 차라리 쫓아내라고 할까? 나도 종혁이 얘기 듣는 거 지긋지긋한데. 쌍둥이네 집에 같이 산다고, 우리까지 힐끗 거리는 사람들도 많고 괜히 주목받고.” 유나의 말에 희정이 지그시 유나를 흘겨보았다. “언니 진짜 못 된 거 알아?” “…….” “언니야 말로 종혁이네가 뒷방에 세 들어 산다고 지금 무시하는 거지? 언니 종혁이 더러 인성 쓰레기라고 했지? 사실은 언니가 더 나빠. 언니가 더 인성 쓰레기 아니야?” “이게 어디 언니한테? 이 말버릇 좀 봐?” 희정의 말에 화가 난 유나가 희정을 밀었다. “아! 왜 때려!” 희정도 지지 않고 유나를 밀었고 자매들은 다툼은 늘 그렇듯 또 종혁으로 인해 시작이 되었다. 유나는 동생을 그렇게 만든, 그냥 싫은 종혁이 더 싫었다.

thumnail

밀실의 늪

이상해요. 이런 건 사랑하는 사람하고 하는 거 아니에요? 날 싫어하면서, 왜 자꾸 해요? *** "좋아하는 거 있어?” 그런 생각으로 설렌달까, 떨린달까, 쭈뼛거리고 있는 그때, 남자가 대뜸 입을 열었다. “......” 어... 이상하다... 뭔가 상당히... 기분 나쁜 어투로...? 그는 메뉴판을 보고 있었다. “네?” 아름이 얼떨떨해하며 그를 보았다. “식사.” 메뉴판에 시선을 내렸던 그가 눈만 들어 아름을 향해 짧게 말했다. “그냥 스테이크 할래? 소? 양?” “......” 뭐... 뭐지? 뭔가 이건 아니라는 경고등이 아름의 머리에 깜빡깜빡 켜졌다. 서울 사람, 깍쟁이... 그들을 상대해 본 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나.... “양고기 먹어 봤어?” 탁, 접은 메뉴판을 앞 쪽으로 툭 던지며 남자가 말을 이었다. “처음 먹는 사람은 거부감 좀 있을 수 있어. 그래도 여기 잘하니까 한번 도전해 보든지.” “......” 아름이 나름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두 눈을 연신 깜빡거렸지만, 남자는 관심도 없다는 듯이 다음 말을 이어 나갔다. “그 동네 살면서 양고기 먹을 기회 없었을 거 아니야.” “......” 무례해... “말 할 줄 몰라?” “......” 남자가 분명, 무례하게 물었다. 상상 속에서 가졌던 어떤 느낌과는 완전히 다르게. “아닌 거 아는데.” 무례한 거야... 이건 무례한 거... 맞지? 맞는 거지? “저기...” 도무지 예의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말투에 도무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아 망설였지만 꿀 먹은 벙어리처럼 침묵 할 수 만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이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 “그래.” “초면인데... 말을 놓으시네요.” 이런 말을 해도 되는 건지, 안 되는 건지. 혹여 아버지 얼굴에 먹칠을 하는 거라든지, 뭔가 심각한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아름은 남자의 말투를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었다. 어쩌면 자신이 지금 몹시 불쾌해 하고 있음을 넌지시 드러내고자 건넨 말이기도 했다. 남자는 별달리 당황하는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신상 확인 안 하고 왔어? 10살 어린 거. 모르는 척, 물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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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사죄

아버지의 사업이 망한 후 돈 때문에 고통을 겪기 시작한 정혜경. 연인에게 이별까지 선고받은 그녀가 슬픔에 젖어 홀로 술을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6년 전의 제자와 마주하게 된다. 불량 학생이었던 그에게 범죄자 같은 느낌을 받으며 긴장했지만 그는 뜻밖에 알 수 없는 느낌으로 다가와 혜경에게 함께 술을 하자고 말한다.

thumnail

기어코

그의 작은 머리가 그녀의 벌어진 가랑이 사이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그 순간……! “승, 건아……!” 그녀가 신음처럼 다급하게 숨을 삼켰다. 그때 희연의 가랑이 사이에서 승건이 눈을 치켜떴다. 검은 체모 사이로 승건을 마주보자 희연은 부끄러움에 얼굴이 화끈해졌다. 음부 전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다리를 벌려두고 이러고 있을 수 없었다. “그건……!” 그녀가 다급히 다리를 오므렸다. 그러나 닫히지 않았다. 승건이 두 손으로 그녀의 허벅지를 눌러 벌리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는 그 순간 알았다. “그, 그만해…….” 언제 이렇게 되었는지 그녀는 자신조차 깨닫지 못했다. 애무가 그녀의 의식을 완전히 휩쓸어 버렸다. “아직 시작도 안 했어.” 승건이 말했다. 희연이 미간을 잔뜩 구겼다. 이런 자세로 대화를 한다는 게 너무 창피했다. “저, 적당히 해.” 희연이 겨우 입을 열었다. “지금 당신이 이래라 저래라 할 입장이 아닌데.” 승건의 대꾸에 희연이 분명하게 말했다. “앞으로도 우리…… 얼굴 보고 일할 사이야. 이렇게까지 하는 건…….” 너무 창피했다. 아무리 섹스를 한다고 해도 이런 기억을 안고 얼굴을 맞댄 채 일을 할 수는 없었다. 얼마나 껄끄러워질지 상상하는 것만으로 낯이 뜨거워질 정도였다. “일만 할까?” 그의 되물음에 희연이 놀란 듯 눈을 떴다. [미리보기] “중요한 건 돈이 아니야.” 승건이 웃으며 대꾸했다. 승건을 다시 만난 건 며칠이 지난 뒤였다. “그럴 수 있지만 돈이 아예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어.” 희연의 말에 어느 정도는 수긍한다는 듯 승건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 승건은 희연을 마주보고 있었다. “그래. 물론.” 소파 위에 앉은 승건의 위에서 그를 마주 보고 앉은 희연은 무릎을 꿇은 자세였다. 희연은 꽃무늬의 플레어스커트를 입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입지 않은 스커트 안쪽은 흥건하게 젖어 엉망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더 중요한 게 있어서.” 승건이 말했다. 스커트 아래로 손을 넣어 희연의 엉덩이를 쥐고 위 아래로 흔들며 그녀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면서였다. 그러고는 양손에 힘을 주어 꽉 누르자 희연이 하아, 하고 숨을 내쉬었다.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희연이 대답해 줄 수는 없는 말이었다. 그와 약속한 1년의 시간이 지나면 서로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거였다. 그런 생각으로 혼란한 때 승건이 푹, 그녀를 눌렀다. “아…….” 그가 너무 깊어서 희연이 그의 어깨를 잡고 엉덩이를 움찔거리며 들썩거렸다. 그의 어깨라도 지탱해 엉덩이를 위로 올리지 않으면 승건이 너무 꽉 눌러 박아서 아플 정도로 깊은 삽입이었다. “살살, 승건아…….” 희연이 엉덩이를 쥔 승건의 손을 가볍게 제지했다. 그가 하고 싶어 하는 대로 마구 해대면 그녀는 상처가 날 것 같았다. 매번 강하게 폭주하고 마는 그를, 희연이라도 정신을 차려 멈추게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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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독

“네 몸값이 얼마였을 거 같아?” 몸값이라니…? 순간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재능?” 그녀가 잠시 착각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값이라는 단어에… 이상하고 다른 것을 상상했다. “그 정도면 과분했지.” “대표님.” “이제 쇼를 끝낼 시간이야.” 그렇게 말하는 혁주의 언어가 너무 공포스러웠다. 뼛속까지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그때 그가 재희의 귓가로 고개를 숙였다. 숨이 막힐 것 같은 긴장감에 꼼짝하지 못하고 있을 때 흐음, 혁주가 그녀의 향기를 음미하는 것 같았다. 대체 무슨…. 하고 생각했을 때. “비켜.” 그가 차갑고 나직한 음성으로 속삭였다. #이래서 내가 너와 하는 걸 좋아해. #날 완전히 탈진시키거든. #인정해야 할 것 같았다. #미끼를 던졌을 뿐이라는 말로 자신을 치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처음부터 저 몸을 취하고 싶었다고. #울며 쓰러지도록, 격렬하게. #진이 빠지도록, 아찔하게. #자신의 것으로. [미리보기] 그에게서 갈급한 흥분이 느껴졌다. 열기에 감싸인 동공이 난폭하게 흔들렸다. 재희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미쳤어… 당신.” 그를 노려보며 이를 악다물자 혁주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슬슬 짜증이 나려고 하네.” 그는 이제 조금 더 허리를 튕기기 시작했다. 아래로 손을 내려 그녀의 엉덩이를 움켜쥐면서였다. “먼저 다리 벌리고 유혹한 게 누군데 뒤늦게 딴소리야. 눈앞에서 맹랑하게 보지 문질러대면서 줄줄 흘린 게 누군데?” 혁주가 피곤하다는 표정으로 뇌까리자 재희가 입술을 깨물었다. “한, 번 했잖아.” 그의 모든 계략을 알았을 때, 그래서 이젠 그와 완전히 끝을 내야 했기에, 그 무시무시한 진실에…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이 들었다. 화나 나서, 어처구니가 없고 기가 막혀서. 지난밤 다리를 벌린 채 그를 유혹했다. 엄청난 사실을 숨기고 지금까지 자신을 기만한 그에게 소름이 끼쳐서, 억하심정에 마지막으로 그를 유혹한 건 일종의 자기 파괴이기도 했다. 잠시라도 모든 것 잊고 싶었다, 모든 걸 잊을 만큼 자신을 몰아붙여줬으면, 나쁜 새끼, 어디 한번 해봐라, 너도 어쩔 수 없이 나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몸을 떨어대는 발정 난 개새끼일 뿐이면서, 자신의 육체에 짐승처럼 달려드는 그를 비웃어줄 생각이었다. 그래서 굶주린 짐승에게 물어뜯기는 것처럼, 그래서 피를 질질 흘리며 명을 다한 피식자처럼 그의 아래에서 구멍을 벌리고 늘어져 꼼짝없이 그를 받아들였다. 한차례 미칠 것처럼 섹스했고 그와 함께 얼얼할 정도의 오르가슴을 느끼며 그녀는 지쳐버렸다. 끝을 낼 거라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헛구역질을 유발할 만큼 원초적이고 몸서리쳐지는 쾌감을 안겼다. 견딜 수 없는 전율에 재희는 생이 끝나가는 새처럼 퍼덕거리며 몸을 떨었다. 그런 채로 한참이나 움직이지 못했다. 낮은 호흡만이 존재할 뿐, 침실은 아슬아슬한 고요에 물들었다. 최상의 정점에 올랐다가 나른히 내려앉은기괴한 휴식이었다. 그런데도 섹스를 탐하는 서로의 관계가 너무 환상적이어서 숨소리마저 서로를 자극했다. 녹진녹진한 호흡이 공기마저 붉게 물들여 재희는 이제 정말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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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핫! 핫!

깡패출신 문제아 불량학생 강이현 얼결에 한달 동안 고3 담임을 맡게된 정지수 그들의 우연이 악연에서 인연으로 그 험난한 과정이 시작된다 - 본문 중에서- “졸라 무겁네.” 순간 녀석의 미간이 짜증스럽게 구겨졌다. 마음을 넓게 써서 사과의 말로 상황을 대층 무마시키려 했더니, 어처구니없게도 이현이 냉랭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내가 조, 졸라 무겁…… 더라도 욕설까지는 심하잖……! 지수가 두 눈을 빠르게 깜빡거리며 뭐라 말하기 위해 입술을 뻐끔 열려는데, 지수를 1초쯤 노려본 이현이 똥 밟았다는 표정으로 획, 몸을 돌렸다. * * * “감사합니다.” 그때였다. 일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는 아이들 사이로 여전히 턱을 괸 채 지수를 바라보는 이현의 눈매가 매섭게 가늘어지는 듯 느껴졌다. 인사 같은 걸 할 리가 없잖아. 그렇게 말하는 것 같은 표정으로. 당해 볼래? 하는 날카로운 경계. 흡! 아무런 말이 오가지 않았지만 지수는 흠칫 몸을 떨었다. 무슨……!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 * * 지수가 그제야 흠칫 눈을 뜨자 그녀를 바라보는 이현의 눈빛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한심해…….’ 라는 메시지를 담은 듯. ‘선생이라는 게 하는 짓거리 하곤.’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 * * 중심을 핥아주는 혀 놀림에 그녀는 수번이나 정신을 잃었다. 입술을 모아 빨아 당기고 깊숙이 혀를 넣어 흔들어주자 숨이 넘어갈 듯 위태로운 신음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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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 보디가드

갑자기 나타나 자신을 보디가드라 소개하는 납치범? 알고 보니 계모의 계략이 있었다. 혜주는 한 달 동안 외진 곳에서 그 보디가드와 살아야 하는데... “나 결혼한다던데 알고 있었어요?” 이런 질문이 의미가 있을까. 우리가 얼마나 모래알처럼 가벼운 관계인지, 그 결말이 소설처럼 뻔한 상황에서…? 정준이 어깨를 으쓱였다. 사실을 시인하는 몸짓이 악마처럼 서서히 드러났다. “그래.”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는 듯 정준의 몸짓엔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 어느 시간… 잠시 그녀를 갖고 놀다 버릴 줄은 알았지만 그녀가 결혼하게 될 걸 알면서도 모르는 척, 그렇게까지 밑바닥일 줄은 정말이지 조금도 짐작하지 못했다. “그래서 가둬놓은 거야? 영훈 오빠 억지로 떨어뜨리고… 결국 다른 남자한테 시집가라고?” 무감한 그의 눈을 바라보며 혜주는 이성을 찾으려 노력했다. “그래 놓고 잘도 날 가지고 놀았네?” “같이 놀았잖아. 결혼 앞두고 가책이라도 느껴져?” 침묵을 가르며 정준이 차가운 말을 뱉어냈다. “요즘 세상에 그런 건 상관없어.” 그러고는 심드렁하게 티브이를 껐다. 같이 놀았다니… 그런 건 상관이 없다니. 한동안 그와 깊은 관계를 맺으며 매일같이 함께 잠이 들었는데… 그래서 조금은 착각하고 씨앗 같은 꿈을 꾸었는데 그는 무참하게도 차가웠다. 결혼을 하더라도 그런 건 문제가 될 게 없다고. “이 정도로 개새끼인 줄 몰랐어.” #나쁜 새끼인 거 알면 #사람을 끌어들이지 말았어야지 #설마, 빼라는 말이야? #진심 아니지? #우리가… #떡을 치면 얼마나 도는지 #한두 번 해본 것도 아닌데 #굳이 사양할 필요까지야 [미리보기] 혜주는 늦은 시간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했다. 주말 내내 정준과 함께 있었더니 마음이 혼란했다. 꼭 그와 연애를 하는 것 같았다. 어느 순간엔 그가 달리 보이기도 했고… 그래서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꾸 공부에 집중이 되지 않아 혜주는 머리를 털어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커피를 한 잔 마실 생각이었는데 그러는 사이 상처가 난 무릎이 아팠다. 아… 무릎을 바라보자 어젯밤, 그가 다시 붙여준 반창고가 눈에 들어왔다. 혜주의 시선 아래에 앉아 반창고를 다시 붙여준 그가 그녀의 다리에 입을 맞췄다. 같은 행위가 반복되었다. 그는 능숙하게 혀를 움직여 그녀의 음부를 잔뜩 빨아주었다. 욱신. 생각만으로 종일 이런 반응이었다. 그의 손길에 혀에… 얼굴이 붉어지고 몸이 홧홧해졌다. 뜨거운 피가 몸을 돌았다. 그녀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생각들이었다. 혜주는 머리를 휘저었다. 이러는 자신에게 죄책감이 들었다. 어떻게 이렇게 금방…. ‘섹스가 뭐 별거야.’ 불쑥불쑥 은빈의 말이 떠올랐다. 혜주가 깊이 고민하는 것에 비하면 은빈은 전부터 당당했다. 혜주는 그 말을 믿어 보기로 했다. 자신의 삶에 큰 변화가 생길지, 아니면 이 또한 지나가리, 하듯 괜찮아질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맞닥뜨린 것처럼 그녀에겐 혼란한 문제였다. 커피를 마시고 다시 공부에 집중하고 있는데 휴대폰으로 진동이 울렸다. 고정준의 메시지였다. - 10시야. 이제 그만하고 나오라는 뜻이었다. - 준비할게요. 한숨을 내쉰 그녀는 무감한 얼굴로 답장을 보냈다. 일부러 그런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렇지 않으면 저도 모르게… 웃게 될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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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OK

아버지와 함께 10년 동안 분식집에서 일해 온 혜나. 꿈도 희망도 없이 살아가는 그녀 앞에 어느 날, 동생의 친구인 하준이 나타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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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돼

고딩 시절 정서는 중딩 남자애를 메치기로 엎어뜨렸다. 예쁘장하게 생겼지만 입이 거칠었던 녀석이 어느새 훌쩍 자라 세계적인 모델이 되었다. 너무 잘 자라버린 그 앞에서 정서는 한 없이 작아지는데... [미리보기] 미친 건지 준우는 멍청한 개처럼 핥을 뿐이었다. 어떻게 표현해도 알지 못했다. 그는 밥그릇에 머리를 처박은 개 같았다. 오래 굶주린 듯 눈에 뵈는 게 없는 개였다. *** 어린 시절의 노준우. 저렇게 예쁘장한 놈이 동생을 때렸다고? 정서는 좀 이상한 기분을 느끼며 그를 가만히 응시했다. 작은 녀석은 커다란 눈에 오뚝한 코, 고집스럽게 다물린 입술이 상당히 조화로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어딘지 모르게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겼고 곱상한 이목구비를 지녀 꽤나 곱상하다, 싶기까지 했다. 그러자 겨우 이따위 놈에게 맞아 온 것인지, 동생 학준이 의아할 정도였다. 눈앞의 이 작은 녀석보다 큰 동생이건만… 얼굴에 멍이 들고 이까지 흔들린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었다. 정서는 잠시 서서 눈을 깜빡거렸다. “뭐야?” 하지만 작은 주제에… 놈의 길을 막고 선 정서가 거슬렸는지 그가 미간을 구기며 버르장머리 없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 공항관계자는 감탄했다. 검은 가죽 재킷에 선글라스, 비니를 눌러쓰고서 유유히 나타난 모델 준우를 보면서였다. 넓은 어깨에 훤칠한 키만으로도 단숨에 압도되는 뭔가를 지닌 그의 자태는 언제, 어느 장소에서 맞닥뜨려도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낼만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뉴스와 잡지를 통해 그를 접한 적이 있었다. 국내 최고의 유명 남자 모델이라는 기사를 무심히 보면서도 인물 하나는 조각이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공항을 이용하는 연예인을 숱하게 봐왔지만 실물에서 그만큼의 멋이 풍기는 사람은 그중에서도 흔치 않았다. # 짐승 체력을 가진 모델 # 짐승 새끼야? # 미친 건지 준우는 멍청한 개처럼 핥을 뿐이었다. # 밥그릇에 머리를 처박은 개 같았다. # 오래 굶주린 듯 눈에 뵈는 게 없는 개였다. # 어린 시절 자신을 메치기로 엎어뜨린 여자에게 복수 한다더니 # 이러는 거 복수 맞아? # 비밀스러운 밤, 누가 보면 어떻게 해? # 정신 차려, 노준우. 그만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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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주의

“되로 받아도 말로 줘야 직성이 풀리거든.”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두 번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라는 아버지의 말을 유은재는 믿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병원비를 겨우 감당하고 있던 와중에 사채 빚이라니. 악마 같은 남자, 한기현과 눈이 마주친 순간 그녀는 직감했다. 감당할 수 없는 무게가 또 한 번 어깨에 얹히는 기분이었다. 기이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었다. 차분한 움직임에 공간을 압도하는 분위기. 커다란 키에 넓은 어깨, 단단해 보이는 몸이 조율된 기계처럼 유려했다. 시선을 피해야 한다고 느꼈지만, 자석에 이끌리듯 동공이 그를 따라갔다. 한기가 등허리를 타고 내려가는 것 같았다. 안 돼……. 그 생각이 은재의 머릿속을 장악했다. 이건…… 안 돼. 오늘만큼은 제발. 심장이 본능적인 절박함으로 뛰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만든 20개 남짓의 꽃바구니가 그들의 앞에서 위태롭게 보여서. “소, 손님 안 받습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그녀가 입술을 달싹거리며 말했다. 간절함이 담긴 목소리로 그녀는 이 상황이 지나가기만을 바랐다. 그러자 고개를 살짝 기울인 남자가 별안간 피식 웃음을 흘렸다. “손님?” “…….” “업소 같네. 손님은 본인이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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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계약 (무삭제판)

〈강추!〉깊게 밀어 넣어 흔들어 대자, 참지 못하고 수연이 한조의 머리를 잡았다. 어쩌지 못하고 머리칼을 움켜쥐었다가 바들바들 떨며 허리를 세웠다. 학학, 거리는 뜨거운 숨을 터트리며 다 풀린 눈으로 그를 내려다봤다. ---------------------------------------- “할 때 말이야.” 그때 한조가 작게 웃으며 수연의 귓가로 고개를 숙였다. “너처럼 작고 되바라진 타입, 좋아하는 사람도 꽤 있긴 해.” “!” “하지만 지금 수법은 자주 써먹지 마. 괜히 변태 같은 새끼들한테 걸려서 그런 쪽으로만 발달 될 수 있거든.” 귓가에 속삭이는 한조의 말에 수연의 동공이 한층 커졌다. 그가 더욱 작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아프게 하는 거, 너를 막 다루는 거……. 그런 거 좋아하는 새끼들 말이야. 너 그렇게 악쓰고 미쳐 날뛰게 만들어줄 새끼들.” 시크의 로맨스 장편 소설 『노예계약 (무삭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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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계약

『윤수철의 동생이고, 그의 도박 빚을 대신 갚겠다고 사인했어. 그러면서 지금까지 도망 다녔고, 바로 오늘 잡혀 왔지.』 한조가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 차분함이 소름끼칠 만큼의 한기를 불러 일으켰다. 피식. 마지막으로 그가 웃었다. 그 웃음은 지옥의 사신이 건네는 환영 인사 같았다. 세련된 남성미와 오묘한 관능미가 동시에 흐르는. 그리고 퇴폐적인 소굴. 수연의 머리로 그런 단어가 부유했다. 범접할 수 없는, 멀리해야 할, 절대로 가까이해서는 안 될……. 결국, 그녀는 벗어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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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어린 시절 이혼해 버린 아버지의 가족과 어머니의 가족.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던 정인에게 이젠 피할 수도 없는 원치 않은 결혼이 놓여 지는데... 취한 밤, 정인은 태형에게 말도 안 되는 제안을 했다. “결혼 해 달라고? 미치려면 곱게 미쳐.” 당연하게 뱉어진 태형의 거절. 하지만 모욕적인 말도 상관없었다. 벗어날 수만 있다면 차라리 나쁜 남자를 이용하고 싶었다. 숨이라도 쉴 수 있게 거머리처럼 들러붙어, 그렇게 기생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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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새끼

“왜 이래요.” “알잖아.” 그가 속삭이듯 말했다. “내게 일어난 변화. 정지연 때문에.” “…?” “네가 날 힘들게 해.” 그가 지연의 입술을 바라보며 말했다. “피, 피 때문이면….” “그게 다가 아니야. 이젠.” 그가 입술을 내렸다. 지연의 입에 가볍게 입술을 맞췄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짜릿한 느낌이 전해져왔다. 왜… 무섭지 않지…. 왜 이렇게 떨리는 거야. 그가 좋은 향을 뿌렸다더니 그 때문인가…? 입을 맞춘 한조가 잠시 떨어졌다. 거리를 두고 바라보자 지연은 움직일 수 없었다. 심장이 쿵쿵 뛰었다. “점점 주기가 짧아져.” 한조가 속삭였다. 지연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나흘 내내 이것만 생각했다는 말이야.” [미리보기] 달칵. 그가 손잡이를 열어 주자 덫에 걸린 쥐처럼 지연이 빠르게 몸을 돌렸다. 탈출의 기회를 엿보고 있던 그녀에게 한 가닥 희망이었지만…! 탁, 그가 다시 문을 닫았다. 문을 보고 있던 지연의 눈이 커졌다. “섹스 하고.” 지연의 뒤에 선 그가 지연의 귓가에 나직한 목소리를 속삭였다. “보내줄게.” 어떤 에누리도 없이 그는 적나라한 어조를 사용했다. 그렇게 말한 한조가 그대로 고개를 숙여 지연의 목덜미에 예민해져 버린 코를 박았다. “이 냄새….” “……!” 그의 부딪침에 목 뒤로 소름이 돋으면서도 비밀스럽게 감춰진 음부가 벌름대며 깨어나고 있었다. “페니스를 발딱 서게 하는 냄새.” 이어지는 저질스러운 말에 지연은 몸이 굳는 것 같았다. “박고 싶어서 미쳐 날뛰게 만드는 냄새.” * 몸이 타버릴 것 같았다. 그가 빨아 준 음부가 무섭게 꿈틀거리며 애액을 줄줄 흘려냈다.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지연은 두려움을 느끼기까지 했다. 울 것 같은 눈으로 그를 보자 한조가 구원자처럼 다가왔다. 지연의 입술에 입을 맞춰 주자, 고통이 한결 나아졌다. 지연의 눈이 커졌다. 그가 생명의 물이라도 건네준 느낌에 놀란 시선이었다. 한조가 잠시 떨어져 그녀를 바라보자 지연이 이를 으득, 물었다. 무엇이 자신을 이렇게 만드는지 비로소 알 것 같았다. 그의 혀가, 타액이 독인 동시에 해독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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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 | 노예계약

“섹스 할 때 말이야.” 그때 한조가 작게 웃으며 수연의 귓가로 고개를 숙였다. “너처럼 작고 되바라진 타입, 좋아하는 사람도 꽤 있긴 해.” “……!” “하지만 지금 수법은 자주 써 먹지 마. 괜히 변태 같은 새끼들한테 걸려서 그런 쪽으로만 발달될 수 있거든.” 귓가에 속삭이는 한조의 말에 수연의 동공이 한층 커졌다. 그가 더욱 작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아프게 하는 거, 너를 막 다루는 거……. 그런 거 좋아하는 새끼들 말이야. 너 그렇게 악쓰고 미쳐 날뛰게 만들어줄 새끼들.” -본문 중에서- “넌 팔려왔어.” “…….” 한조가 입 끝을 올려 웃었다. 평온하게 느껴질 만큼 침착한 음성이었다. “물건처럼…….” “…….” 그리고는 또박또박, 음절을 끊어 말했다. “거래 되었어.” “…….” 알겠냐는 듯, 부드러운 한조의 거침없는 발언에 수연은 굳은 얼굴로 침묵했다. 다문 입술을 힘주어 꽉 깨무는 움직임. 속으로는 한조의 말에 반응하는 게 보였다. 침을 꿀꺽 삼키며 한조의 입모양을 뚫어지게 주시하는 눈동자가 이미 조금씩 무너져 가고 있음을, 흔들리고 있음을 드러내었다. “내가 널 샀고.” “…….” 그는 지금 이 상황이 재미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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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양

범가의 절대적인 부와 권력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수인의 세계. 일개 애완견보다도 천하게 취급받는 양족 출신의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어쩌면 ‘희생양’뿐이었다. 누군가의 업보와 액운을 대신 짊어지고 살아가는 것. 세상이 그렇게 정해 놓은 양족의 운명은 지금껏 그 누구도 바꿀 생각조차 하지 않은, 엄격하게 정해진 질서였다. -모르긴 몰라도 이영 씨 가족들만큼은 먹고사는 데 지장 없을 거예요. 양족에겐 흔치 않은 제안이니 현명하게 이득을 따져 봐요. 이영 씨만 희생하면, 평생 가족에 대한 걱정만큼은 덜 수 있지 않겠어요? -가긴 어딜 가니! 너 미쳤어? 네 엄마가 희생양 짓을 하다가…… 그러다 몸을 더럽히고 죽은 걸 몰라서 그래? 돈이 무슨 소용이야. 나가서 뭘 어쩌겠다고! 어미 죽은 거 봐놓고도 그걸 하겠다는 소리가 나와? 할머니는 엄마처럼 자신이 나락에 빠질까 걱정해 부득불 말렸지만 이영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자신이 짊어져야 할 가족의 무게가 너무도 무거웠기에. 엄마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보호막도 없이 세상 밖으로 나가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영은 때마침 찾아온 여우족의 금지옥엽 호을의 ‘희생양’이 되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할머니. 난 엄마처럼 되지 않을 거야. 내 비밀을 지킬 수 있어. 아무도 모르게 할게. 할 수 있어. 작은 얼굴에 큰 키. 늘씬한 몸매에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충분히 어여쁘다는 말이 어울렸을 이영은 그렇게 스스로 자신의 보드랍고 풍만한 여체를 감추고, 머리를 짧게 자르고 세상에 나왔다. -넌 내 부적이니까. 네가 곁에 있으면 괜찮아. 날 구해 줄 거지? 철저히 타인을 위해 살아가는 삶 속에서도,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중요한 존재로 인정 받았다는 기쁨을 느낄 즈음. 호을을 따라 지내게 된 엘리트 메이트 비즈니스 스쿨에서 그녀는 자신의 이성을 갉아먹는 지독한 상대를 만나고 만다. “버릇이 없네. 윗사람을 만났으면 정중하게 인사부터 해야지. 이렇게 토끼시겠다, 이건 누가 가르친 개 매너야?” 범가의 유일한 후계자. 타고나길 지배자로 태어났다는 그는 어째서인지 처음부터 자신에게 가장 가혹하고 잔인했다. 다른 이와 같이 양족을 혐오하는 것 같다가도, 오롯이 자신에게만 세워진 것 같기도 한 분노의 칼날에 이영은 속절없이 지배되기 시작한다. 가장 고통스러운 건, 그 지배의 끝은 늘 생애 처음 겪는 쾌락이라는 것. “너는 남자였어도, 여자였어도, 양족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내 밑에서 굴렀어야 해. 하지만 꽤 나쁘지 않잖아? 네 그 비루한 몸뚱어리를 이렇게나 예뻐해 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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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들린

‘왜…? 갑자기… 이유가 뭐야…?’ 서진의 질문에 이현은 별다른 감정이 없는 듯 심드렁하게 답을 내었다. ‘누나, 좀 질려요.’ 라일락꽃이 만개한 것일까. 코를 스치는 꽃 내음이 머리를 마구 어지럽혔다. 그윽하고 진한 향 때문에 구역질이 날 것 같은 저녁, 서진은 눈물을 쏟을 것 같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누나 착해서 좋았는데 만나보니 좀 심심하고… 그러네요.’ ‘…….’ ‘약속이 있어서.’ ‘…….’ ‘먼저 갈게요.’ 잔혹한 기억을 남기고 떠났던 그가 다시 돌아왔다. 왜. 현이현, 너 왜 이러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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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록

그는 나를 습관적으로 모욕했고, 본능적으로 욕망했다. 데뷔 9년 차, 혼성 아이돌 그룹 FINE4의 멤버, 휘록과 진연. 앙숙이던 둘은 충동적으로 하룻밤을 보낸다. 진연은 그날 일을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며 모른 척하려 했으나, 휘록은 계속 그녀를 찾아온다. “내가 취했거든요.” “……뭐?” “그랬더니 더럽게 뜨거워졌어.” 눈썹을 추켜올린 그가 귓가에 속삭였다. 두 뺨쯤 떨어진 거리에서 상체를 비스듬히 기울인 상태로. “자지가 딴딴해졌다고.” 선수 새끼. * * * “하아…… 상상도 못 할 거예요. 응?” 짐승처럼 거칠게 박아 대며 휘록은 진연을 완전히 압박했다. 그녀에게 삽입한 채 도망칠 수 없게 몸을 누르고 두 개의 손등마저 뒤덮었다. 진연은 바퀴 아래 깔린 짐승처럼 끙끙거리며 지친 숨을 토해 냈다. 발작하듯 몸을 튕기고 버둥거려도 뒤를 잡아 누른 휘록의 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깍지를 끼어 완전히 구속한 그가 진연의 귓가에 연신 속삭였다. “강휘록 자지가 송진연 보지에 박히는 걸 누가 알겠어요……?” 그러곤 진연의 귀를 연거푸 잘근잘근 씹었다. 진연은 소름이 끼쳐 미칠 것 같았다. 휘록이 입술로든 이로든 귀를 깨물며 간질이는 이런 식의 애무는 처음이었다. 주먹을 꽉 쥔 채 이를 깨물며 참고 있는데 아래에선 연신 허리를 쳐올리며 내벽의 깊은 곳을 찌르기를 반복했다. “응? 이렇게 둘이 붙어먹고 있을 줄.” 진연이 몇 번이나 오르가슴을 느끼는 동안 벌겋게 눈을 빛낸 그도 질펀하게 흥분한 것 같았다. 엉덩이 아래로 손을 내린 그가 진연의 클리토리스를 만지기 시작했다. “송진연, 보지가 쫀득한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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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남편

태준의 할아버지는 은인의 손녀인 민주에게 손주, 태준과의 결혼을 약속하고 성인이 된 태준과 민주는 약속대로 결혼하지만 일방적인 관계는 삐걱거리고 파경으로 치달아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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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향연 (무삭제판)

“다른 남자 알면…….” 목소리가 어둠속에서 흘러나왔다. 물 아래 깊이로 촤악 가라앉은 납덩이처럼. 단단하고도 견고하게. “죽여 버린다고 했잖아.” 더 이상 갈 곳 없는 그녀를, 남자는 장난처럼 유린하며 가졌다. 처음은 호기심이었다. 몇 번 안으면 사그라들거라 생각하며 즐겼던 시작. 그러나 함정을 파 놓은 깊이만큼 빠져 드는 건 남자였다. 그래서, 더한 겁쟁이가 되었다. 시크의 로맨스 장편 소설 『밤의 향연 (무삭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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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서

아침부터 내리는 비 때문에 날이 우중충했다. 한낮인데도 사무실에 음습하고 어두운 기운이 깔렸다. 과거와 현재가 섞이는 것 같은 무게감에 몸도 마음도 무거워지는……. 혼자 떠나야 하는 주말, 그것도 지방 출장을 앞두고 바보같이 발목을 접질렸다. 상사의 지시로 함께 출장 떠나게 된 후배는 효진에겐 무척이나 껄끄러운 존재였다. “갑작스러운 부탁인데… 고마워, 신재 씨.” “…아닙니다.” “주말에 약속은 없었어?” “있었습니다.” 그는 제가 하고 싶으면 답하고, 하기 싫은 말은 답하지 않았다. 고집이 세다. 나이도 어린데 참 제멋대로야. 정말 싫다고 나도. 너랑 억지로 말을 잇는 거. 그녀와 상관없는 사람이라면 거들떠보지도 않을 텐데, 직장 동료이니 하는 수 없었다. 무시당하는 입장이 가히 좋지는 않지만, 적당히 넘어가 어린놈의 비위에 맞춰주는 수밖에…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상대가 있는 사람과 관계를 가지려는 사람들의 습성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이 시간에…. 많이 가까우신가 봐요.” “누가 걱정하겠네요.” 이상하게도 그와의 출장 이후, 신경 줄을 계속 갉아대는 말들이 혼자의 시간을 견뎌내고 있는 효진을 자극해 오기 시작한다. * 사람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고개를 든 순간 효진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금색 벽체 사이로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자, 효진은 조용히 굳은 채 숨을 삼켰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좁은 공간 안에서, 그들은 서로를 알아봤다. 권신재. 그러나 수 초간의 혼란은 무용했다. 그는 분명 권신재였다. 가늘어진 눈을 뜬 채 그도 효진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으니까. 서로 다른 이와 함께 탄 호텔 엘리베이터. 효진은 그제야 알았다. 냉담한 후배의 오만한 머릿속에 무슨 거지 같은 생각이 박혀 있었는지. “권신재, 너도 꼰대 같아. 잘난 척하고 오만하고. 다른 사람 깔보고.” 그런데 그날 밤 이후, 자신을 혐오하던 시선이 어딘지 미묘하게 달라졌다. “과장님. 남자 친구 있어요?” “없는 거죠?” 불꽃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번지는 듯한 느낌. 그건 태어나 처음 겪는 발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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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치 않아

“남 일에 신경 안 쓸 줄 알았는데 유치한 구석이 있네요.” “워낙 재밌는 경험이라 뇌리에서 잊히질 않아.” 그가 비아냥거리며 다시금 큐대를 움직였다. 이렇게나 얄미운 말을 하는데도 그 모습이 그림 같았다. 말싸움하는 것을 잊고 잠시 구경이라도 하게 만드는 자세였다. 그게 더 불쾌했다. “인생 퍽이나 무료한가 보네요.” 딱! “최근에 생긴 일 중에 가장 재미있었어.” 공을 맞히며 뱉어 낸 그의 말에 유주의 얼굴이 붉어졌다. 창피하기도 했고 그에게 열이 받기도 했다. “남의 약점을 쥐고 즐기는 것 보니 인성 알만하네요.” “내가 훔쳐본 것도 아닌데 인성까지야.” 딱. 그가 또다시 득점을 올렸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당구대 반대쪽으로 걷는 그가 얄미웠다. 일러스트: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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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애

한쪽 눈썹을 미세하게 구긴 남자가 비딱한 표정으로 은나의 몸을 위아래로 슥, 스캔하더니 차가운 눈으로 비서에게 고개를 돌렸다. “이게 무슨 냄새죠.” 낮은 저음이 소름끼치도록 섹시했지만……. “!” 뒤늦게 말뜻을 알아차린 은나가 흠칫 놀랐다. 스산한 예감에 가뜩이나 주눅이 들어 있던 자신이 어느 스릴러물에 범인이라도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갑자기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오싹해지더니, “이게 무슨 악취이며.” 남자가 이번에는 은나를 향해 눈을 돌렸다. “……!” 은나의 몸이 얼음처럼 굳는 순간, “누굽니까.” 남자가 은나를 지적하듯 물었다. 몹시 못마땅한 듯 미간이 구겨지자 은나는 별안간 오줌이 마려워졌다. “아, 이분은.” 비서가 재빨리 대꾸하려 했지만, “감히 회장실에 잡상인을 들입니까. 대체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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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지치지도 않았다

처음에는 알량한 복수심이었다. 약혼자를 빼앗은 여자의 남자를 유혹하는 것. 하지만 치기 어린 유혹의 대가는 너무 가혹했다. “또…… 하려고요?” “그러게 왜 알몸을 보이고 그래.” “…….” “갑자기 자지가 섰잖아.” 그는 짐승이었다. 사람이 아니다. 섹스 중독자. 지독하고 무시무시한 정력의 소유자. 감당할 수 없는 무뢰배였다. 남자는 정말이지 지치지도 않았다. “권이락이라고 해. 내 이름은.” “…….” “굳이 외울 필요는 없겠지? 하룻밤이니까.” “……!” “어쨌거나 오늘 즐거웠어.” 남자가, 아니 이락이 얄궂게 웃으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네 몸도 끝내줬고 보지는 아주 꿀맛이었거든.” * * * “한 번 먹은 여자를 또 찾기 싫었는데.”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듯 이락의 목소리가 은근하게 작아졌다. “그런데 오늘 신념이 좀 바뀔 예정이야.” “…….” “그날 좆나게 좆질을 했는데도 또 꼴려서.” 데워진 그의 숨결이 전해졌다. 허리를 끌어안는 손에 힘이 실렸다. “한 번 따먹은 여자를 또 따먹어야겠어.” 가볍게 뺨을 스친 그가 엄지로 은진의 입술을 매만졌다. “다 너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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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코

“승, 건아……!” “그건……!” “그, 그만해…….” “아직 시작도 안 했어.” 승건이 말했다. 희연이 미간을 잔뜩 구겼다. 이런 자세로 대화를 한다는 게 너무 창피했다. “저, 적당히 해.” 희연이 겨우 입을 열었다. “지금 당신이 이래라 저래라 할 입장이 아닌데.” 승건의 대꾸에 희연이 분명하게 말했다. “앞으로도 우리…… 얼굴 보고 일할 사이야. 이렇게까지 하는 건…….” 너무 창피했다. “일만 할까?” 그의 되물음에 희연이 놀란 듯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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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밤

지환선배는 가율 선배를 좋아해. 그런데 나한테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더는 안 되는 거잖아요…… 희연의 미간이 절망스럽게 일그러졌다. 그의 말을 거부하지 못 할 거라는 두려움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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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이 도서는 의 15금 개정본입니다]. 예쁘장한 남자 유라진으로 살게 된 여자 유라경 미친 도련님 최한준의 운전기사 우라질이 되다? 한준은 때려주고 싶게 귀여운 남자 라진에게 사랑을 느끼고 서서히 그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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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덫

고등학교 합창 대회 날, 김혜경에게 한눈에... 불쾌감을 느낀 강교준. 이듬해 계곡에서 다른 감정에 눈을 뜬 교준이 긴 시간을 돌아 다시 혜경에게 집착하려는데.... 강교준의 치기어린 첫사랑, 까칠했던 김혜경 가질 수 없으니 그냥 포기해 버리고자 했지만... 시간이 흘러도 잊을 수 없으니 이제는 그냥 마음대로 가지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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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새끼

“왜 이래요.” “알잖아.” 그가 속삭이듯 말했다. “내게 일어난 변화. 정지연 때문에.” “…?” “네가 날 힘들게 해.” 그가 지연의 입술을 바라보며 말했다. “피, 피 때문이면….” “그게 다가 아니야. 이젠.” 그가 입술을 내렸다. 지연의 입에 가볍게 입술을 맞췄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짜릿한 느낌이 전해져왔다. 왜… 무섭지 않지…. 왜 이렇게 떨리는 거야. 그가 좋은 향을 뿌렸다더니 그 때문인가…? 입을 맞춘 한조가 잠시 떨어졌다. 거리를 두고 바라보자 지연은 움직일 수 없었다. 심장이 쿵쿵 뛰었다. “점점 주기가 짧아져.” 한조가 속삭였다. 지연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나흘 내내 이것만 생각했다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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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독

작가시크
CPR

쪽쪽, 젖꼭지를 빠는 소리와 부들부들한 젖가슴을 만지작거리는 감촉. 어느새 상진의 손이 윤희의 납작한 배를 지나 바지 버클을 풀고 있었다. 바지를… 그러면…. 안 되는데…. 하고 생각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이성적 판단과는 다르게 최면을 거는 그물에라도 걸린 듯 윤희는 그를 밀어내지 못했다. 상진이 귓불을 깨물고 핥는 동안 그녀는 자신의 의식을 제대로 부여잡지 못했다. 지퍼가 열린 바지 안으로 그의 손이 파고들었다. 체모를 스치더니 곱게 닫힌 음부를 질척하게 벌렸다. ---------------------------------------- “지도하는 학생이 가출을 했습니다. 학부형께서 특별히 부탁을 하는 상황이니 은밀하게, 정확하게 위치 파악을 부탁합니다. 혹 찾게 되면 상처 없이 충격 없이, 저에게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상진의 톤에는 변화가 없었다. 지도하는 학생, 이었던 건 지난해였고 지금은 졸업생이지만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상진은 생각했다. 그는 세 달 전의 그녀를 떠올렸다. ‘선생님. 아파.’ 그녀가 인상을 쓰며 상진을 올려다봤다. ‘선생님 게 너무 크다고.’ 상진은 못된 계집애에게 그다지 배려심이 없었다. ‘다리 더 벌려. 배 내밀고.’ ‘씨발. 아프다고.’ 고양이 같은 눈으로 상진을 노려보는 윤희가 또렷이 그려졌다. 그녀는 늘 그런 식으로 상진의 저변을 끄집어내었고 상진은 기꺼이 자신의 바닥을 보여 주었다. 그녀와는 엉망인 관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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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 보디가드

갑자기 나타나 자신을 보디가드라 소개하는 납치범? 알고 보니 계모의 계략이 있었다. 혜주는 한 달 동안 외진 곳에서 그 보디가드와 살아야 하는데... “나 결혼한다던데 알고 있었어요?” 이런 질문이 의미가 있을까. 우리가 얼마나 모래알처럼 가벼운 관계인지, 그 결말이 소설처럼 뻔한 상황에서…? 정준이 어깨를 으쓱였다. 사실을 시인하는 몸짓이 악마처럼 서서히 드러났다. “그래.”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는 듯 정준의 몸짓엔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 어느 시간… 잠시 그녀를 갖고 놀다 버릴 줄은 알았지만 그녀가 결혼하게 될 걸 알면서도 모르는 척, 그렇게까지 밑바닥일 줄은 정말이지 조금도 짐작하지 못했다. “그래서 가둬놓은 거야? 영훈 오빠 억지로 떨어뜨리고… 결국 다른 남자한테 시집가라고?” 무감한 그의 눈을 바라보며 혜주는 이성을 찾으려 노력했다. “그래 놓고 잘도 날 가지고 놀았네?” “같이 놀았잖아. 결혼 앞두고 가책이라도 느껴져?” 침묵을 가르며 정준이 차가운 말을 뱉어냈다. “요즘 세상에 그런 건 상관없어.” 그러고는 심드렁하게 티브이를 껐다. 같이 놀았다니… 그런 건 상관이 없다니. 한동안 그와 깊은 관계를 맺으며 매일같이 함께 잠이 들었는데… 그래서 조금은 착각하고 씨앗 같은 꿈을 꾸었는데 그는 무참하게도 차가웠다. 결혼을 하더라도 그런 건 문제가 될 게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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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독

“네 몸값이 얼마였을 거 같아?” 몸값이라니…? 순간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재능?” 그녀가 잠시 착각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값이라는 단어에… 이상하고 다른 것을 상상했다. “그 정도면 과분했지.” “대표님.” “이제 쇼를 끝낼 시간이야.” 그렇게 말하는 혁주의 언어가 너무 공포스러웠다. 뼛속까지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그때 그가 재희의 귓가로 고개를 숙였다. 숨이 막힐 것 같은 긴장감에 꼼짝하지 못하고 있을 때 흐음, 혁주가 그녀의 향기를 음미하는 것 같았다. 대체 무슨…. 하고 생각했을 때. “비켜.” 그가 차갑고 나직한 음성으로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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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츠 오케이 (It's OK)

아버지와 함께 10년 동안 분식집에서 일해 온 혜나. 꿈도 희망도 없이 살아가는 그녀 앞에 어느 날, 동생의 친구인 하준이 나타나는데... 갑작스러운 하준의 키스 때문에 그녀는 곧 깨지고 말 꿈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하준은 스스로를 자제하지 못한 채 자꾸만 그녀를 찾아왔다. 하준은 관대하지도 않았다. 혜나는 육체의 욕망을 풀어놓고 싶은 존재일 뿐.... “실수, 두 번은 하지 마.“ “다시는 이런 짓, 하지 말래?“ 혜나의 신음이 그를 미치게 했다. “아파요“ “조금....“ “이리와요. 앉아 봐요.“ “하준아... 우리 서로 익숙해지지 말자.“ # 안고 싶은 경우는 뭐야? # 어떤 여잘 안고 싶어. # 미래를 꿈꾸지는 않는 여자 # 그런 가족에게 저당 잡혀 사는 # 도망이라도 갈 것이지. # 멍청한 여자. # 섹스하자고. # 내가 좀 커요. # 20분 기다렸잖아. # 지금이면 내 거 박고 흔들 시간인데 # 이로 긁으면 아파. [미리보기] “다 벗고 입어.” 하준의 말에 그녀는 천천히 옷을 벗었다. 이왕 입기로 했으니 용기를 내 볼 생각이었다. 그녀가 옷을 벗는 동안 하준의 페니스가 크게 발기했다. 그가 바지를 내려 자신의 페니스를 꺼내었다. 그러고는 도무지 그답지 않게… 변태처럼 천천히 흔들면서 혀로 입술을 축였다. 혜나는 알몸으로 고양이 우먼의 옷을 입었다. 비교적 타이트하고 어설픈 옷에 다리를 끼우자 그가 흥분하며 페니스를 만졌다. 혜나는 그런 하준의 모습에 놀랐지만 그를 말리지 못했다. 자신이 그를 그렇게 만든 데 일조하고 있다는 걸 잘 알았다. 대충 고양이 우먼의 옷을 입자 하준이 말했다. “이리 와봐.” “무, 무슨?” 그가 쪽 가위를 들었다. “여기 좀 별로네. 다시 꿰매야 할 것 같아.” 혜나가 어디? 하듯 그를 보자 그가 혜나의 가랑이 부분을 당겨 실밥을 뜯었다. “하, 준아!” “가만히….” 혜나는 당황했지만 움직이면 어딘가 찔릴지도 몰라서 움직일 수 없었다. 투툭. 투둑…. 실밥이 뜯어지자 원단이 벌어졌다. 그곳으로 혜나의 체모와 음부가 드러났다. 혜나는 당황스러웠다. 원단이 벌어지자 더없이 야한 옷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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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취향

작가시크

“무슨 사이라 해도 네가 상관할 바 아니야.” “뭐?” 그녀의 말에 꽤나 충격을 받은 듯 유건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충동적으로 관계 가진 게 무슨 구속력이라도 있는 줄 알….” 그때 유건의 커다란 손이 올라왔다. 이글거리는 시선이 몹시 화가 나 꼭 그녀에게 무슨 짓이라도 할 것 같은 순간, 그녀의 뺨을 쥔 유건이 은영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깊이 혀를 밀어 넣어 안을 핥고는 숨을 쌕쌕거리며 빠져나갔다. “하은영. 지금 뭐라는 거야?” 그가 이를 갈 듯 물었다. “구속력이 없어? 무슨 사이?” 정말 듣기 싫은 말을 들어, 참을 수가 없다는 듯 유건의 눈빛이며 음성이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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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저리 외전

“그러게. 내가 너무 자비로웠나.” 대꾸하는 태준의 말투가 서늘했다. “덕분에 잘 먹고 잘 살았나 봐. 오기 전보다 살도 오른 것 같은데.” 이어지는 말에 태준의 비아냥이 느껴졌다. “뭘 했기에? 마음이 편했어?” 마음이, 편해…? 사실 그가 형을 죽인 자신을 일부러 이곳에 가둬놓았다는 걸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도시에서 힘겹게 신경 썼던 것들을 다 놓아 버려서 오히려 그녀의 삶은 더 편해졌다. 그녀는 분명 그가 의도했던 것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 지민이 어렴풋한 생각으로 아무런 답을 하지 않자 태준이 천천히 눈썹을 치켜떴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침묵이 길어지자 그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음?” 태준이 되물었고 지민은 눈을 들어 잠시 상황을 파악했다. “사람이 말을 건네면 오는 말이 있어야지. 내가 벽에 대고 혼자….” “…….” “개소리를 지껄이는 것도 아닌데.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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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줘

작가시크

왜 같은 꿈을 반복하는 것일까. 그녀를 뚜렷하게 떠올릴 수 없었다. 꿈이 보여 주는 것은 미래를 위한 예지인 걸까. 과거의 투영인 걸까. 류동환…? 연정 또한 비로소 그의 이름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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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하네

너와의 미래를 꿈꾸지는 않아. 연애조차 비즈니스니까. 단지, 끌려. 그 밤, 그 느낌이 진짜였는지, 착각인 건지. -본문 중에서- ‘혼자 산다며.’ 그리고 예상했던 바대로 기혁은 치사하게 나왔다. 그가 오피스텔로 들어가려는 다인을 잡고서 더없이 야비한 말을 물었다. 다인의 미간이 진심으로 일그러졌다. ‘이거 놔.’ ‘잠깐 들어가.’ 기혁의 손에 더 힘이 들어가자 다인은 기가 막혔다. ‘너 같은 사람 쉽게 드나들라고 혼자 사는 거 아냐.’ ‘알아. 순결한 이다인.’ 그가 뻔뻔스럽게 말하자, ‘허.’ 다인은 기가 막혔다. ‘놔.’ ‘....’ ‘놓으라니까.’ 그러나 기혁은 고집스러웠다. 지독하게도 다인의 손을 놔주지 않았다. 기혁이 끝끝내 혼자 사는 그녀의 집까지 따라가 섹스하고 가겠다는 뜻을 내보이자 다인은 치가 떨렸다. [미리보기] 얼마나 깊이 박혀 문질러지는지 다인은 목까지 졸리는 느낌이었다. 엉덩이 아래 손을 넣고 다인의 각도를 살짝 들어 올린 기혁 때문에 깊이를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 탁탁탁탁. 젖어 넘치는 소리가 퍽퍽퍽, 퍼졌다. 다인은 공격처럼 깊이 찔렸다. “너무 좋아.” 한참이나 다인을 정신없이 취하던 기혁이 목덜미에 키스하며 속삭였다. 그의 말이 진심이었는지 다인의 엉덩이를 꽉 쥔 채 몸까지 부르르 떨어댔다. 헐떡거리는 호흡이 낯 뜨겁게 울렸다. 다인이 알던 기혁은 우아하고 기품이 있었지만 섹스 중인 그는 한 마리 짐승이었다. 섹스에 환장한 인간이었다. 눈이 풀려 사람이 보든 말든 오입질을 해 대는 개 같았다. 다인의 혀를 빨고 입술을 물고, 볼이며 코를 씹는 야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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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

작가시크

덜컹…. 구릉…. 드르르륵…. 거칠고 둔탁한 소리와 함께 소연의 몸이 흔들렸다. 곧은길을 달리던 차가 비포장도로에 진입한 것인지 울퉁불퉁한 요철을 지나며 몸이 함께 덜그럭거렸다. 희미해진 의식이 조금씩 돌아온 건 그때였다. 까무룩 잠들었던 소연은 천천히 깨어나고 있었다. 그러나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이 몸의 힘이 빠진 상태여서 지금 그녀가 어디 있는지, 자신의 몸 상태와 지금 시간이 어느 정도 되었는지 어느 한 가지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 그녀가 어느 차량의 트렁크에 실려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만이 명확할 뿐, 눈을 뜨기조차 힘겨웠다. 그러나 이것이 그녀에게 닥친 현실이라는 걸 모르지 않았다. 2년간 몰래 숨어 살았던 그녀의 네일 숍 앞 골목에 어울리지 않는 검은 세단이 서 있는 걸 발견한 순간부터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짐작했다. 달아나야 했다. 그러나 도망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던 찰나 소연은 뒤에서 다가온 남자들에 의해 의식을 잃었다. 소연은 그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흐릿한 의식 속에서도 그것을 헤아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 윤태주…. 그의 지시라는 걸. 2년 만에 출소한 그가 마침내 그녀를 찾아냈다는 걸. 무시무시한 눈으로 노려보며 곧 그녀를 아작 내러 올 것이라고, 초조하게 기다려 온 시간 끝에 결국 대단원의 막을 내릴 때가 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까무룩 암흑 속에 잠겨 갔다. 3년 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가 시간을 단축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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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연주

운명인지 악연인지 자꾸만 엮이게 되는 남자, 준혁. 그에게 예기치 못하게 큰 빚을 지게 된 연주. 도저히 제 힘으론 갚을 수 없는 액수의 빚. 그 빚을 갚기 위해 그녀가 택한 방법은.... “최후의 방법이 이거였어?” 그가 경멸이 가득한 눈으로 연주를 향해 물었다. “그러면 네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것 같아서?” “…….” 하아……. 연주의 시선이 슬프게 아래로 떨어졌다. “그런 착각, 후회하게 해 주지.” 그가 벌떡 일어나는 동시에 서로의 자리가 뒤바뀌었다. 연주가 아래에 깔렸고 준혁이 그녀의 위로 올라탔다. 연주의 눈이 커다랗게 뜨였고 동시에 그의 손이 연주의 바지 지퍼를 열기 시작했다. “뭘 해도 안 되는 경우가 있다는 걸. 너 같은 부류, 그 나쁜 버릇을 고쳐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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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작가시크

고아로 자랐지만, 꿈을 위해 노력하며 씩씩하게 살아오던 지영. “폐암입니다. 3기로 판단되는데….” 입원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한 달, 우연히 같은 밴드의 신혁과 한집살이를 시작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두 사람의 관계는 발전하는데…. *** “뭐가 그렇게 급한데?” “급하지. 시간도 얼마 안 남았는데. 키스 한 번 못 해 보고 갑자기 죽으면….” “그렇게 해 보고 싶냐?” “어. 해 보고 싶어. 종소리 들린다며. 나도 좀 들어 보고 싶다.” “종소리? 뻥이야. 그런 말 믿지 마. 종소리는커녕 개소리도 안 나.” “네가 뭘 알아.” 불신이 가득한 지영의 목소리에 신혁이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손을 뻗어 지영의 새 둥지 같은 머리를 쓸어 넘겨 주었다. “내가 잘 알지.” “네 말은 안 믿어.” 그런 쪽으로 무지한 주제에 몹시 당당하게 말하는 말투가 귀여우면서 약이 올랐다. 그래서 꼭 알려 주고 싶었다. “종소리 나나 봐.” 지영의 머리를 가볍게 쥔 채 당긴 신혁이 고개를 비스듬히 꺾었다. 서로의 입술이 맞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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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

무건이 젓가락을 갈라 그녀에게 건넸다. 그에게서 술 냄새가 꽤 풍겼다. “먹어.” 무건의 집으로 명태가 배달해 온 족발이었다. 그녀가 선뜻 움직이지 않자, “족발 못 먹어?” 그가 물었다. 잠시 망설인 지연이 입을 열었다. “왜 이런 걸…… 사주세요?” 그녀가 물음에 무건이 묵묵히 그녀를 응시했다. 취한 눈매가 더 무서운 것도 같았다. “말라서 재미없어. 부딪힐 때마다 아프고.” 그런데 굳이 왜 자신과 하려는 것인지, 지연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때 마치 독심술을 하는 것처럼 무건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안지 않으면 그만이긴 하지. 그런데 앞으로 몇 번 더 안을 거야. 맛이 꽤 괜찮아.” 그의 말에 지연은 할 말이 없었다. 그가 표현하는 뜻을 알 것 같았다. “먹어.” 무건이 다시 말하자, “먼저 드세요.” 지연이 말했다. “연장자 취급은.” 그렇게 말하면서 젓가락을 분리한 그가 먼저 족발을 집었다. 취했지만 그의 움직임은 빈틈이 없어 보였다. 오물, 오물, 오물. 정적이 흐르자 괜스레 여기저기를 살피며 고기를 씹던 지연의 눈에 다시금 무건의 시선이 들어왔다. 언제부터였는지 그는 내내 자신을 보고 있었다. 굶주린 맹수의 눈으로, 그가 뭘 바라는지 알 것 같았다. 지연이 괜스레 목 부근의 네크라인을 끌어 올리는 순간, 무건이 탁,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왜 그러지? 하고 지연이 보는 사이 그가 갑자기 테이블 아래로 앉았다. 지연이 놀라며 눈을 뜨는 순간, “바지만 내려.” 테이블 아래로 기어 들어간 무건이 그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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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의 것

*본 작품에는 강압적 관계 및 제삼자에 의한 강압적인 접촉 등 호불호 강한 소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인범은 아래를 내려다봤다. 여자가 열심히 빨았지만, 여전히 재미가 없었다. 좋다는 오메가의 향도 요즘엔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알파의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가 왕왕 있다지만 자신이 이럴 줄은 몰랐다. “더 조여 봐.” 제대로 되지 않아 짜증이 난 인범이 여자의 머리를 눌렀다. 그녀가 엉덩이를 맞은 말처럼 다시 열심히 내달렸지만 페니스에 가해지는 자극은 희미하게 간질거릴 뿐, 그의 흥미를 돋우지 못했다. 인범은 짜증이 났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해.” 겨우 조금 흥을 돋우고 있는 그때, 별안간 인범의 휴대폰 벨이 울렸다. 테이블에 둔 휴대폰과 거리가 있는데도 극우성 알파의 뛰어난 시력은 발신자를 식별했다. 누나, 권지영이었다. -엄마. 쓰러지셨어. “출발해야겠네.” 음성이 싸늘하게 흘러나왔다. * * * 빈민가 D구역에 사는 오메가 서이나. 극상류층인 이브렌도르에 사는 극우성 알파 권인범. 서로 만난 적도, 만날 일도 없던 그녀에게서 어쩐지 알 수 없는 익숙한 페로몬이 느껴진다. 페로몬에 끌리면 우리는 짐승이 되잖아. 그러니까 짐승처럼 행동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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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貪)

“졸라 간질간질하네.” 어두운 나무 기둥 뒤에서, 경 대표님의 망나니 같은 아들, 경성재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튀어나왔을 때 말문이 막힌 희주는 기겁했다. 경성재라니. 하필 저 쓰레기 같은 놈에게 이런 상황을 들켰다. 그런 희주의 기분을 아랑곳하지 않으며 성재는 빙글빙글 웃었고 희주는 조용히 입술을 다문 채 굳었다. 그런 반응은 조금 전 그녀와 대화를 나누고 있던 재형도 마찬가지였다. “아이구. 두 분께서 연분이 나셨어요?” 짤막한 욕설을 내뱉은 구제불능 망나니, 경성재가 야비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미리보기] “너 나랑 잘래?” 희주가 툭 말을 뱉어냈다. 순간 왜 그런 말이 자신의 입에서 흘러나왔는지 희주는 자신도 문득 알 수 없었다. 어쩌면……. 경성재를 흉내 내고 있는 건지도 몰랐다. 그가 무성의하게 사람을 대하는 방식처럼…… 희주도 경성재를 무성의하게 대하려는 억하심정 같은 거랄까. 그는 가지면. 버리니까. 구질구질하고 쓰디쓴 희망 없는 인생에 반격을 가하고 싶었다. 허. 그녀의 말에 성재가 황당한 웃음을 띠어 보였다. “뭐?” 그러고는 미간을 일그러뜨리며 되물었다. “자자고.” 성재가 기가 막힌 얼굴로 그녀를 물끄러미 보았지만 희주는 조금도 위축되지 않은 표정으로 되물었다. 씨발. 다시금 성재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사람이 너무 황당하면 말문이 막힌다더니 거침없는 그의 입술이 그 순간 꼼짝달싹하지 않았다. 이게 미쳤나 싶었다. 그가 한 발 희주에게로 다가갔다. “아까 머리 부딪히더니.” 그러고는 손을 뻗어 희주의 턱을 들어 올렸다. “돌았냐?” 그의 물음에 창백한 희주가 낮은 바람을 흩트리며 웃었다. 성재의 기분이 엿 같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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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박힌

*본편에 외전이 포함된 작품입니다. 바람난 남자친구와의 이별 장면. 그 누구에도 보이고 싶지 않은 치부. 예인은 하필이면 그 치부를 가장 보이기 싫은 대상, 바로 자신이 모시는 상사인 하건에게 보이게 되고 그날 이후 상하관계였을 뿐인 하건과의 사이가 묘하게 변하기 시작하는데... “보답입니다.” 간사한 핑계고, 우습고 약아빠진 거짓말이었다. “뭐?” “오늘 김동수를…….” 말 같지도 않은 변명에 하건이 기막히다는 듯 웃었다. “보답할 게 있으면 키스해 주나 보지? 서 비서는.” 그의 비아냥거림에 예인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더 고마워질 땐 어디까지 해 줘?” 비릿한 웃음을 띤 그가 예인의 턱을 돌렸다. “내가 더 보답 받고 싶은데, 서 비서는 어디까지 가능해?” “본부장님.” 하건의 차고 싸늘한 음성에, 예인의 심장이 쿵쿵거리며 뛰기 시작했다. “그만하십시오.” “오늘 주먹 꽤나 썼어. 나도 아프다니까.” “…….” “그러니까 보답 더 해 줘. 이걸로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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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워

“뭉개고 살아 온 거 아닙니다. 엄마가 많이 아프셔서 이번 겨울이…….” “씹 새끼가…….” 그 순간 이었다. 다급하게 자신의 사정에 대해 읍소하려던 진연의 말을 자르며 남자가 칼처럼 날 선 말을 던졌다. 낮은 저음으로, 그녀의 어딘가를 예리하게 긁고 숨통을 끊어 내려는 치명적인 공격처럼. “!” 진연이 충격에 놀란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죽고 싶어?” 어떤 자비도 없이 최후의 일격을 가하는 자객처럼 그의 목소리가 심장을 후벼 파듯 흘러나왔다. 낮은 톤의 저음이, 부드러운 음색이, 짧은 말이…… 이렇게 무서울 수 있는 거구나……. 진연은 깨달았다. 깨닫는 순간 얼굴이 화륵, 달아올랐다. 팔을 벌리고 섰던 자신의 몸이 무거워졌다. 선 채로 딱 굳어 버렸다. 그녀가 스르르 팔을 떨어뜨렸다. 뚜벅. 상진이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자 더더욱 명확해지는 키 차이, 진연이 저도 모르게 고개를 젖혀 들었다. “게이 새끼는 질색이야.” “!” 남자가 눈을 내리깔고 경고처럼 낮게 속삭였다. 뭐…… 뭐? “엄마 운운하는…… 게이 새끼는.” 그런데 이 남자가 지금…… 뭐라는 거……. 남자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건 그녀의 삶의 일부였지만, 사람을 면전에 대놓고 이런 말을 하는 건, 아니 듣는 건, 이렇게 가까운 데서 듣는 건……. “좆 같잖아.” -본문 중에서- 한심하다는 듯 진연이 소희를 바라보았다. 반하다니, 남자는 그저 자신을 노려본 것일 뿐인데 소희의 비약이 병적 수준이었다. 그런 판단력으로 지금까지 어떻게 연애를 해 온 것인지, 그렇게나 공격적으로 쏘아대는 시선에 어떻게 그런 착각이 가능한 것인지 오히려 되묻고 싶은 쪽은 진연이었다. “내가 정말 이해가 안 되서 그러는데…….” 진연이 사뭇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완전히 잡아먹어 버릴 듯이 노려보는 사람을 보고 넌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거야? 너 말이야. 지금까지 연애를 그런 식으로 했니? 물론 준석 오빠하고 잘 지내는 건 알고 있지만…… 너 그 전까지 완전 나쁜 남자, 이상한 남자들만 만난 거 아냐? 때리고 막 말하고 그러는 남자한테 끌리고…….” “진연아…….” 진연의 물음이 기가 막힌다는 듯, 소희가 맥 빠진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응.” “남자는 여자…… 잡아먹는다.” 무지한 사람에게 차분한 설명이 필요하듯, 소희가 천천히 일러 주듯 말했다. 24살이라는 나이에 소희가 하는 말의 뜻을 모르지는 않아서 진연이 민망스럽다는 듯 미간을 슬쩍 구겼다. “완전히…… 진짜로…… 다 먹어 버려.” 소희가 다시 한 번 강조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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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탐욕

“왜, 왜 이렇게까지 해요? 내가 뭘 그렇게 잘못 했기에, 이렇게까지 해요?” “동생 눈에 먼저 띈 죄, 그게 네 죄야.” 사랑하는 남자와의 결혼을 승낙 받기 위해 나간 자리, 그러나 그녀에게 돌아온 건 차디찬 냉소와 비웃음뿐이었다. 그리고 치밀하게 짜여진 계략에 그녀는 사랑하는 남자에게 버림을 받게 되고, 결국 그의 형의 검은 탐욕에 흔들리는 인형이 되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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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맛

어려서부터 견원지간이었던 도환과 윤주. 메이저리그로의 진출을 앞두고 있던 어느 날, 비가 내리고 번개가 치던 자정 무렵의 그 순간, 갑자기 도환과 윤주의 영혼이 바뀌었다. 일주일간의 영혼 체인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그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 윤주는 온통 달콤한 향을 풍기는 먹이였다. 아주 조금만 발광해도 도환은 군침을 뚝뚝 흘렸다. 커다란 도환의 품에서 윤주가 달아나려고 하면 그게 얼마나 작고 애처로운지. 도환은 윤주의 그런 바르작거림을 사랑했다. 성감이 폭발했다. 작은 움직임만으로 자제할 수 없는, 그는 어마어마한 성충동을 느꼈다. *** 윤주가 허리를 바르르 떨며 침대에 얼굴을 묻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마치 붙잡혀 버린 느낌이었다. 한 번만 더, 조금만 더… 어느새 간질거리는 쾌감에 눈을 떠버린 몸이 그녀의 이성을 잠식하고 있었다. 아아. 끝내주는 그녀의 맛, 물 맛. 혀를 길게 빼어 구멍에 대고 고개를 살살 흔들며 도환은 생각했다. 더불어 아직 아침나절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물맛을 음미하며 다시금 핥아대었다. 고개를 휘저으며 흔들어 주었다. 혀를 내밀어 클리토리스를 부들부들 건드리고 다시 쪽쪽 핥으며 남은 한 방울까지 목으로 삼켰다. 윤주가 자지러지는 소리를 내며 쓰러지자 도환은 그게 만족스러웠다. [미리보기] “놔. 이 미친놈아.” 17살, 손목을 붙잡힌 윤주가 이를 악물며 도환을 노려보았다. 몰래 그의 휴대폰을 보고 있을 때, 뒤늦게 나타난 도환 때문에 잽싸게 휴대폰을 숨기고 그와 대치하던, 도환이 윤주의 두 손목을 잡아 벽으로 밀어붙였다. 이를 악물며 그녀를 노려보는 건 도환도 마찬가지였다. 화가 난 그의 눈에서 시뻘건 불꽃이 튀는 듯했다. “내놔.” 푹, 가라앉은 말을 씹어 뱉듯 도환이 말했다. 잠시 진열장 위에 둔 휴대폰이 사라졌다. 조금 전까지 끝내주는 영상을 보고 있다가 급하게 뒤처리를 하느라 깜빡 놔두고 화장실에 간 사이였다. 때마침 윤주가 들어왔고, 한참 화끈한 영상이 재생되고 있던 휴대폰이 사라졌다. “뭘?” 아무도 없는 집 안, 휴대폰에 손을 댄 범인이 뻔할 터인데 영악하고 가증스러운 마녀 같은 윤주는 시치미를 떼며 되물었다. “휴대폰.” 그녀의 농간에 화가 나 도환이 잇새를 으득, 물었다. “웃겨.” 그러나 이렇게는 돌려줄 생각이 없다는 듯 윤주가 묘하게 뒤틀린 웃음을 뱉어내자 도환은 더 열이 받았다. 사실은 그의 짐작이 맞았다. 도환의 그 더러운 휴대폰을 윤주가 접수했다. 볼륨이 낮춰져 재생되는 화면에는 백인 여자와 흑인 남자가 더 할 수 없이 적나라한 자세로 홀딱 벗고 발광 중인 영상이 돌고 있었다. 화면을 펼쳐 본 그녀는 토악질을 할 뻔했다. 강도환, 이 미친 또라이가 그런 걸 진즉부터 봐왔을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그런 걸 직접 목격한 건 처음이었다. 윤주는 피식, 승리의 미소를 띠었다. 아주 제대로 된 보물을 구했다. 미친 또라이 새끼. 한 번 당해 봐. 그녀는 이 휴대폰을 도환의 엄마인 다혜 이모에게 건넬 생각이었다. 몰래 숨어서 더러운 야동이나 보는 아들을 알게 된다면 이모는 또 얼마나 실망할까. 상상만으로도 통쾌해서 윤주는 이모에게 고자질할 마음을 굳게 먹었다. ‘강도환. 너 자꾸 엄마 실망시킬 거니.’ 놈은 그런 말을 들을 게 뻔했다. 그건 도환이 가장 싫어하는 말이었고 윤주가 가장 즐겨듣는 말이기도 했다. 17살 동갑내기로 한 집에 살고 있는 강도환과 김윤주의 사이는 무척이나 나빴다. 서로가 서로를 물고 뜯지 못해 안달이었다. 그건 윤주가 9살에 이 집에 들어와 살게 될 때부터 시작된 대립이었다. “내놓으라고.” 그런 영상을 보다가 화장실에 들어갔는지, 뒤늦게 깜빡하고 나온 그가 뭘 했을지는 뻔했고 윤주는 그의 약점을 잡아 기분이 좋은 상태였다. 그때 이미 180센티미터를 넘겼던 도환이 커다란 몸을 들이밀며 으르렁대었지만 윤주는 조금의 겁도 먹지 않은 채 미소를 띠었다.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다니까?” 그때의 윤주는 바짝 독이 올라있었고 도환과의 사이는 아마도 한창 최악일 때였다. 윤주를 노려보던 도환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러는가 싶더니 미간을 구긴 그가 윤주를 자극하듯 툭, 비틀린 말을 뱉었다. “왜 너도 자위하려고?” 도환의 괴상망측한 말에 윤주는 당황했다. “가랑이 벌려서 손가락 좆나게 쑤셔 넣고 싶….” 퉤! 그때였다. 윤주가 도환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미친 새끼. 또라이.” 자신과 거의 20센티의 차이가 나는 도환이 콘크리트 같은 힘으로 손목을 결박해 벽으로 밀어붙였는데도 그녀는 조금의 주눅도 들지 않았다. 오히려 윤주가 이를 세워 으르렁대자 그녀의 침 세례에 욕설까지 받아 잔뜩 약이 오른 도환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씨발. 지금 뭐하는 짓이야?” 이를 갈듯이 그가 싸늘한 음성으로 물었다. “이. 손. 놔.” 윤주는 스타카토처럼 끊어 말하며 자신도 화가 났다는 걸 어필했다. “침을 뱉어?” “놓으라고 했어. 이 변태새끼.” “더럽게 침을 뱉어?” 그가 눈을 부라리며 씨부렁거렸다. 윤주는 역시, 라고 생각했다. 역시. 미친놈과는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더러운 영상을 보고 했던 짓거리와, 자위 어쩌고를 언급하며 윤주에게 모욕감을 준 건 잊은 모양이었다. 제 잘못은 모르고 오로지 자신을 더럽힌 윤주의 침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었다. “허.” 윤주가 헛웃음을 보냈다. “씨발.” 그녀의 웃음에 더 화가 났는지 도환이 더 크게 눈을 부라렸다. 미친놈. 윤주는 지금 도환이 돌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놈과 수년 동안 살고 싸우면서 어느 선을 넘을 때 도환이 종종 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심했나. 침을 뱉은 건 좀 너무했나. 아니, 너 같은 새끼는 침을 처먹어도 싸, 어디서 더러운 소리를 지껄여. 아무리 개자식인 걸 알아도 입에 담을 소리가 있지, 라고 생각할 때였다. 이씨…. 늑대처럼, 송곳니라도 드러낼 듯 이를 세운 도환이 다가왔다. 그러고는 윤주를 물어 버렸다. 이! 윤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미친…! 초등학교 6학년 때 놈이 윤주의 귀를 물어뜯은 적이 있었다. 그러고 정확히 4년 만이었다. 미친놈이 지금 또…! 그가 윤주의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미친 새끼. 하아! 씩씩대는 호흡이 흘러나왔다. 서로가 바짝 붙어 서로를 노려보았다. 거기서 윤주가 조금만 더 열 받게 하면 그가 입술을 물어뜯을 것처럼, 제정신이 아닌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코앞에서 보는 놈의 얼굴은 아무리 조각 같다는 소문이 자자해도 윤주에겐 우습기만 할 뿐이었다. 멍청한 새끼, 미친 또라이 새끼. 아무리 화가 나도 입술을 물어 버린다는 건 상식적이지 않았다. 니가 물면 나도 물어. 그렇게 생각하며 이를 세우려던 윤주는 생각을 바꿨다. 그는 윤주의 침을 싫어했다. 윤주가 재채기를 해도 더럽다고 했고 밥을 먹으면서 말할 때도 더럽다고 했다. 자다가 깨어 입가에 침을 흘린 걸 보고서는 밥맛이 떨어진다며 숟가락을 내려놓기도 했고 양치질을 하는 걸 봐도 우엑, 하며 물러났다. 서로 욕심을 내는 물건에 침을 바르면 그는 특히나 경악하는 놈이었다. 윤주가 웩, 하고 혀를 내밀었다. 그의 입술에 침을 발랐다. 어디 당해 봐. 내 침이다. 더러우면 떨어져, 저리 가, 하고 침을 뱉듯이. 으읏! 아니나 다를까. 도환이 경기를 일으켰다. 윤주가 내민 혀에 윗입술이 스치자 더러운 게 닿았다는 듯 잔뜩 미간을 일그러뜨렸다. 그런데도 미친놈이 그녀의 아랫입술을 놔주지 않았다. 물어버리겠다는, 지지 않겠다는 오기였다. 윤주는 입속으로 침을 모았다. 안 떨어지면 그걸 놈에게 뱉어 도환이 발광하게 만들어 줄 생각이었다. 이잇…. 혀를 다시 내밀어 그의 입술을 건드리는 순간 도환이 미간을 와락 구기며 윤주의 혀를 먹었다. 으악! 개새끼! 이번엔 윤주가 경악했다. 그는 자신의 타격을 감안하며 윤주의 혀를 제압하려는 것이었다. 내가 똥을 핥아도 물러나지 않아. 하는 눈빛이 장렬할 정도였다. 윤주도 지고 싶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운동화를 핥아 복수하는 심정으로 그녀도 넣은 혀를 빼지 않았다. 그렇게 서로가 혀를 내밀었다. 네 침이 더러워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가 팽배했다. 이내 서로의 입술이 투쟁처럼 겹쳐졌다. 서로가 눈을 부릅떴다. 당해봐, 하듯 싸우고 또 싸웠다. 도구는 입술이었다. 안의 혀였고 서로를 깨무는 이빨이기도 했다. 우리는 서로가 너무나 서로를 싫어했다. 지지 않기 위해 얼마나 오래 버텼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 그랬던 밤, 서로가 각자의 방에서 틀어박혀 밤새 구역질을 했다. 윤주는 분이 나 눈물까지 질금 흘릴 정도였다. 그 날 이후 우리는 서로에게 무관심해졌다. 17살의 싸움.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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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향연 (무삭제판)

〈강추!〉다리를 벌렸다가 닫으며 연화는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제발, 그곳을 빨아 달라고 그에게 애원하고 싶다는 생각에 미칠 것 같았다. 교묘히 성감대만 피해 주변부를 건드리는 그의 자극이 지금까지의 어떤 애무보다 짓궂게 느껴졌다. 이한의 머리를 잡아 어디인지 그곳에 대 주고 싶었다. 연화는 엉덩이를 비틀며 고개를 젖혔다. --------------------------------------------- “다른 남자 알면…….” 목소리가 어둠속에서 흘러나왔다. 물 아래 깊이로 촤악 가라앉은 납덩이처럼. 단단하고도 견고하게. “죽여 버린다고 했잖아.” 더 이상 갈 곳 없는 그녀를, 남자는 장난처럼 유린하며 가졌다. 처음은 호기심이었다. 몇 번 안으면 사그라들거라 생각하며 즐겼던 시작. 그러나 함정을 파 놓은 깊이만큼 빠져 드는 건 남자였다. 그래서, 더한 겁쟁이가 되었다. 시크의 로맨스 장편 소설 『밤의 향연 (무삭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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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슬

“죽어버려.” 은슬이 말했다. “네 손에 의해서는 아니야.” “나쁜 새끼.” “부인할 수는 없는 말이지.” 이젠 자신의 잘못을 순순히 인정하는 그에게 은슬은 깊은……. 슬픔을 느꼈다. “…….” “…….” 잡혀 마주보는 채로 몇 초의 시간이 흘렀다. 흥분했던 숨이 잦아들자, 은슬이 마지막으로 물었다. 알고 싶었다. “결혼 할 거면서…… 왜 끝까지 갔어.”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절대로 울 수 없었다. “…….” 건오는 침묵했다. “사람이…… 어떻게 그래.” 은슬이 재차, 진지하게 물었다. “…….” 건오가 몇 초 동안 말없이 은슬을 응시했다. “충동이고…….” “…….” “실수야.” “……!” 그러고는 엿 같은 말로 회한을 고백했다. “그러니까 의미 같은 건 부여 하지 마.” 차분하게 가르쳐주는 그의 말에 꽉 잡힌 은슬의 손이 떨렸다. -본문 중에서- “이 차는 뭐야…….” “내 차.” “남은 사람은?” “없어.” “우리 둘?” 은슬의 물음에 건오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그런 걸 왜 묻느냐는, 어떤 나약함이 시선이 그녀를 붙들고 바라보는 것 밖에는. “그래…….” 건오가 답했다. “…….” “…….” 은슬이 멍하게 풀린 눈으로 그를 응시했다. 건오처럼 그녀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째각째깍. 잠시간의 시간이 흘러갔다. 차 문을 열고 먼저 내려버리면 될 거라는 걸 잘 알고 있는 건오였지만, 서로를 응시한 상태로 건오는 움직이지 못했다. 호흡을 삼키는 작은 미동마저 그 순간 모두가 얼어붙었다. 은슬이 먼저 다가갔다. 그녀가 건오의 목 뒤를 잡아 당겼다. 그러나 방법을 잘 모르는 그녀대신 친절하게 고개를 비튼 건 건오였다. 그녀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입술을 밀어 붙인 것도 건오였다. 붉은 입술이 열렸다. 그녀의 고개가 후욱 젖혀졌다. 건오의 몸이 너무나 컸다. 차 안의 어둠이, 아득한 시선 안으로 쳐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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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저리

“그러게. 내가 너무 자비로웠나.” 대꾸하는 태준의 말투가 서늘했다. “덕분에 잘 먹고 잘 살았나 봐. 오기 전보다 살도 오른 것 같은데.” 이어지는 말에 태준의 비아냥이 느껴졌다. “뭘 했기에? 마음이 편했어?” 마음이, 편해…? 사실 그가 형을 죽인 자신을 일부러 이곳에 가둬놓았다는 걸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도시에서 힘겹게 신경 썼던 것들을 다 놓아 버려서 오히려 그녀의 삶은 더 편해졌다. 그녀는 분명 그가 의도했던 것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 지민이 어렴풋한 생각으로 아무런 답을 하지 않자 태준이 천천히 눈썹을 치켜떴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침묵이 길어지자 그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음?” 태준이 되물었고 지민은 눈을 들어 잠시 상황을 파악했다. “사람이 말을 건네면 오는 말이 있어야지. 내가 벽에 대고 혼자….” “…….” “개소리를 지껄이는 것도 아닌데.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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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들린

‘왜…? 갑자기… 이유가 뭐야…?’ 서진의 질문에 이현은 별다른 감정이 없는 듯 심드렁하게 답을 내었다. ‘누나, 좀 질려요.’ 라일락꽃이 만개한 것일까. 코를 스치는 꽃 내음이 머리를 마구 어지럽혔다. 그윽하고 진한 향 때문에 구역질이 날 것 같은 저녁, 서진은 눈물을 쏟을 것 같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누나 착해서 좋았는데 만나보니 좀 심심하고… 그러네요.’ ‘…….’ ‘약속이 있어서.’ ‘…….’ ‘먼저 갈게요.’ 잔혹한 기억을 남기고 떠났던 그가 다시 돌아왔다. 왜. 현이현, 너 왜 이러는 건데…. “그런데 오늘은 못 가겠네.” “…….” “밤새 할 거거든요. 몇 번 더.” #잘했어요 #매번 맛있네요 #아직 안 끝났는데 #보여요? #힘 풀어요 #누나, 좀 질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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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지치지도 않았다

처음에는 알량한 복수심이었다. 약혼자를 빼앗은 여자의 남자를 유혹하는 것. 하지만 치기 어린 유혹의 대가는 너무 가혹했다. “또…… 하려고요?” “그러게 왜 알몸을 보이고 그래.” “…….” “갑자기 자지가 섰잖아.” 그는 짐승이었다. 사람이 아니다. 섹스 중독자. 지독하고 무시무시한 정력의 소유자. 감당할 수 없는 무뢰배였다. 남자는 정말이지 지치지도 않았다. “권이락이라고 해. 내 이름은.” “…….” “굳이 외울 필요는 없겠지? 하룻밤이니까.” “……!” “어쨌거나 오늘 즐거웠어.” 남자가, 아니 이락이 얄궂게 웃으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네 몸도 끝내줬고 보지는 아주 꿀맛이었거든.” * * * “한 번 먹은 여자를 또 찾기 싫었는데.”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듯 이락의 목소리가 은근하게 작아졌다. “그런데 오늘 신념이 좀 바뀔 예정이야.” “…….” “그날 좆나게 좆질을 했는데도 또 꼴려서.” 데워진 그의 숨결이 전해졌다. 허리를 끌어안는 손에 힘이 실렸다. “한 번 따먹은 여자를 또 따먹어야겠어.” 가볍게 뺨을 스친 그가 엄지로 은진의 입술을 매만졌다. “다 너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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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無我)

호기심 천국을 넘어 호기심 만국으로. 인아에게 세상은 신기한 것투성이였다. 15년 가까이 산에 파묻혀 살다가 세상 밖으로 나온 그녀의 눈은 정신없이 핑핑 돌 정도였다. “시간 되면 같이 놀래?” 그런데 처음 가본 클럽이라니! 바로 이런 게 필요했다규! 불안정하고 호기심이 많았던 청춘. 아마도 그날은 꽤나 신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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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애

남부러울 것 없이 다 갖춘 남자, 태하. 촌티 철철에 시커멓고 생선 비린내가 진동하는 여자, 은나.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쇼윈도’ 부부가 된 두 사람. 그러나 차츰, 계약 관계일 뿐이던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하는데... “미, 미쳤어요?” “내가 말 안 했나?” 그가 벗은 재킷을 바닥으로 패대기치며 셔츠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1시 3분, 일찍부터 미쳐 있었어.” 그러고는 3번째 단추를 풀다 만 그가 손목을 들어 시계를 확인했다. “그리고 정확히 7시간 43분, 지났네.” 그렇게 읊조린 태하의 눈에 짐승처럼 붉은 안광이 번쩍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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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 독

- 남편의 장례식장에 그가 나타났다. 언제 왔어요? 물으려다가 수정은 입을 닫았다. 어젯밤 섹스를 마치고 그의 품에 안겨 잠들 때와는 기분이 달라졌다. 그는 자신을 한입에 삼켜 버리려는 적이었다.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든 그녀로서는 경계해야 할 대상. 적의 신분을 고스란히 알려 주듯 앉아 있는 강현준은 컸다. 넓은 어깨 근육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셔츠를 입고 있어서일까. 그의 아래에 깔리고 어깨에 매달렸던 기억이 선연했다. 그런 이미지가 섹시했다. 그를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자신이 싫다. 음란함을 밝히는 섹스의 화신. 지치지 않는 개. 강현준이 밉다. “기척 좀 해요. 무섭게 생긴 사람인 거 알죠?” 그의 등장에 별다른 감흥이 없는 듯 수정이 스텐 볼을 개수대에 넣으며 말했다. “금시초문인데.” 낮고 굵은 저음의 보이스가 그의 야하고 퇴폐적인 이미지에 헌신한다. 신혼여행, 그 며칠이 그에 관한 의식을 완전히 뒤바꿨다. 원래 편한 적 없지만 더 편하지 않은 사람으로. 스윽, 그가 일어서는 게 느껴졌다. 수정은 잠시 멈췄던 손을 움직여 레버를 올렸다. 쏴아아, 시원스레 쏟아지는 물줄기가 스텐 볼을 채우기 시작했다. 다른 조리도구들을 볼 안에 담그며 자연스럽게 행동했지만 사실 편하지 않았다. 그가 이쪽으로 다가오는 걸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옆으로. “…….” 그가 멈춰 섰다. 탁. 그러고는 수정을 대신에 레버를 내렸다. 잠시 공간을 채웠던 물소리가 끊기자 꿀꺽, 침을 삼키는 소리까지 그에게 들릴 것 같았다. 이곳에서 어쩌면……. 수정은 알 것 같았다. 느낌이 강력했다. 조리대에 반죽을 긁어내던 고무 주걱이 하나 남았다. 그것을 들어 스텐 볼에 넣으며 수정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오늘 안 올 줄 알았는데.” “나도 그럴 줄 알았어.” -본문 중에서- “알고 있어.” 그가 손가락을 빼냈다. 그러더니 갑자기 쪽, 그것을 혀로 빨았다. “달고 쓴 맛.” 미친! 수정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저질!” “개 같지?” 그가 속삭이며 웃었다. “개처럼 잘 빨기도 해.” 그가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뭘 하려는 것인지 잘 알고 있다. 다리를 들어 어깨에 올리자 수정이 뒤로 손을 기댔다. “흐읍…….” 고개를 돌리며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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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쳐봤자

“아주 씨발. 매일이 롤러코스터야.” 연아가 얼결에 다시 그를 밀었지만 문태조는 조금도 끄덕하지 않았다. “꼴리게 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고.” 눈에서 입술로 시선을 떨어뜨린 그가 피식, 입술 끝을 올려 웃더니 다시 연아와 눈을 맞추었다. “먹음직스러운 게 좆나게 알짱거리지.” “놔, 놔… 요….” 직감이 위험 신호를 울렸다. 이대로는 안 된다고. 갇힌 벽에서 나가야 했다. 묘하게 입술을 축이는 남자의 시선이 풀숲에 몸을 숨긴 맹수 같았다. 자신을 주시하며 허기를 드러내는, 날카로운 송곳니가 위험을 알렸다. 달아날 곳이. 없다. 등 뒤가 막혔고 그가 막아선 곳엔 빈틈이 없었다. 그는 연아를 가두고 사방을 막았다. 어떻게…! 머리가 제대로 돌지 않았다. “이이…,” 연아가 다시 그의 팔을 밀려고 할 때였다. 잠복해 있던 맹수가 튀어 올랐다. #도망쳐 봤자 #시원하게 싸는 것도 보고 #그러지 말고 너도 올래? #가라니까 #그런데 진짜 갈 줄은 몰랐나 봐. #싸는 거 보여주면 #설마, 이 변태 새끼! #너무 좋아? 이젠 힘을 못 주겠어? #이 은혜를 알까 모르겠네. #침 뱉을래? #이제 이렇게 비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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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저리

“그러게. 내가 너무 자비로웠나.” 대꾸하는 태준의 말투가 서늘했다. “덕분에 잘 먹고 잘 살았나 봐. 오기 전보다 살도 오른 것 같은데.” 이어지는 말에 태준의 비아냥이 느껴졌다. “뭘 했기에? 마음이 편했어?” 마음이, 편해…? 사실 그가 형을 죽인 자신을 일부러 이곳에 가둬놓았다는 걸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도시에서 힘겹게 신경 썼던 것들을 다 놓아 버려서 오히려 그녀의 삶은 더 편해졌다. 그녀는 분명 그가 의도했던 것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 지민이 어렴풋한 생각으로 아무런 답을 하지 않자 태준이 천천히 눈썹을 치켜떴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침묵이 길어지자 그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음?” 태준이 되물었고 지민은 눈을 들어 잠시 상황을 파악했다. “사람이 말을 건네면 오는 말이 있어야지. 내가 벽에 대고 혼자….” “…….” “개소리를 지껄이는 것도 아닌데.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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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록

그는 나를 습관적으로 모욕했고, 본능적으로 욕망했다. 데뷔 9년 차, 혼성 아이돌 그룹 FINE4의 멤버, 휘록과 진연. 앙숙이던 둘은 충동적으로 하룻밤을 보낸다. 진연은 그날 일을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며 모른 척하려 했으나, 휘록은 계속 그녀를 찾아온다. “내가 취했거든요.” “……뭐?” “그랬더니 더럽게 뜨거워졌어.” 눈썹을 추켜올린 그가 귓가에 속삭였다. 두 뺨쯤 떨어진 거리에서 상체를 비스듬히 기울인 상태로. “자지가 딴딴해졌다고.” 선수 새끼. * * * “하아…… 상상도 못 할 거예요. 응?” 짐승처럼 거칠게 박아 대며 휘록은 진연을 완전히 압박했다. 그녀에게 삽입한 채 도망칠 수 없게 몸을 누르고 두 개의 손등마저 뒤덮었다. 진연은 바퀴 아래 깔린 짐승처럼 끙끙거리며 지친 숨을 토해 냈다. 발작하듯 몸을 튕기고 버둥거려도 뒤를 잡아 누른 휘록의 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깍지를 끼어 완전히 구속한 그가 진연의 귓가에 연신 속삭였다. “강휘록 자지가 송진연 보지에 박히는 걸 누가 알겠어요……?” 그러곤 진연의 귀를 연거푸 잘근잘근 씹었다. 진연은 소름이 끼쳐 미칠 것 같았다. 휘록이 입술로든 이로든 귀를 깨물며 간질이는 이런 식의 애무는 처음이었다. 주먹을 꽉 쥔 채 이를 깨물며 참고 있는데 아래에선 연신 허리를 쳐올리며 내벽의 깊은 곳을 찌르기를 반복했다. “응? 이렇게 둘이 붙어먹고 있을 줄.” 진연이 몇 번이나 오르가슴을 느끼는 동안 벌겋게 눈을 빛낸 그도 질펀하게 흥분한 것 같았다. 엉덩이 아래로 손을 내린 그가 진연의 클리토리스를 만지기 시작했다. “송진연, 보지가 쫀득한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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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이

어릴 적부터의 친구사이. 그러나 집안 문제로 오래전 틀어져 버린. 불친절한 남자, 권우혁. 심드렁한 여자, 신예정.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던 그와 일 때문에 다시 엮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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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한

거칠고 해로운, 나쁜 남자, 누구도 붙잡아 둘 수 없는 불량한 자유.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해 버렸다. 서서히 파괴당해서 결국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말 사랑을... [미리보기] 지건이 언젠가 그녀의 작은 어깨에 우락부락, 문신한 팔을 두른 채 스마트 폰을 통해 야한 동영상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작은 화면 안에는 백색의 엉덩이를 가진 서양 여자가 철벅, 철벅, 차지게 허리를 튕기면서 거대한 페니스를 조이며 박아대고 있었다. ‘후우…….’ 그걸 보던 지건은 마치 어느 영화에 등장하는, 꽤나 신경질이 난 보스처럼, 길게 연기를 불어 낸 뒤 불량한 목소리로 선아의 귓가에 속삭였다. ‘엉덩이를 이렇게 움직여. 응? 허리를 반동으로 튕기란 말야. 이렇게, 들썩들썩. 페니스를 맛있게 먹어주잖아.’ 거친 듯 해로운 미소를 띠며 지건이 연기를 뱉자 사위에 퇴폐적인 분위기가 휘감겼다. 그때도 선아는 기침을 할 뻔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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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기쁨도 나누고

한때 부유했지만, 아빠의 외도와 사업 실패로 계모의 가족들과 살고 있는 윤상아. 새롭게 가족이 된 의붓동생 윤혜나는 일부러 뾰족한 말을 해서 상아를 긁는 게 취미였다. 그러나 상아는 숨죽이고 살아야 했다. 병을 앓는 막냇동생 동철은 아직 완치되지 않았고, 혜나가 가족을 지켜야 동철의 건강이 보장되니까. 그런 상아의 앞에 15년 전, 상아가 아직은 순수했던 시절을 기억하는 권상헌이 나타난다. 까칠하지만 점잖았던 권상헌은 어느새 거대 엔터테인먼트사의 대표가 되어 있었고, 상황은 자꾸 상헌이라는 동아줄을 잡으라 상아의 등을 떠민다. 하지만 둘의 관계는 윤혜나의 방해로 험난하기만 한데……. * * * “KSH 엔터요? 권상헌?” 혜나의 입에서 툭 튀어나온 이름에, 핸들을 쥔 상아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어. 그래. 권상헌. 그 KSH 엔터 대표가 이이고 나왔잖아.” “어머! 대박! 진짜 같은 고등학교네! 언니. 알고 있었어?” 남자의 맞장구와 함께 혜나가 들떠 앞을 보자, 상아는 등줄기가 오싹했다. 어차피 곧 알게 될 테지만 이런 식으로 알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혜나가 집요하게 캐묻기 시작하자 가슴이 쪼그라드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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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한

거칠고 해로운, 나쁜 남자, 누구도 붙잡아 둘 수 없는 불량한 자유.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해 버렸다. 서서히 파괴당해서 결국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말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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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록

<그는 나를 습관적으로 모욕했고, 본능적으로 욕망했다.> 데뷔 9년 차, 혼성 아이돌 그룹 FINE4의 멤버, 휘록과 진연. 앙숙이던 둘은 충동적으로 하룻밤을 보낸다. 진연은 그날 일을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며 모른 척하려 했으나, 휘록은 계속 그녀를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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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슬

“죽어버려.” 은슬이 말했다. “네 손에 의해서는 아니야.” “나쁜 새끼.” “부인할 수는 없는 말이지.” 이젠 자신의 잘못을 순순히 인정하는 그에게 은슬은 깊은……. 슬픔을 느꼈다. “…….” “…….” 잡혀 마주보는 채로 몇 초의 시간이 흘렀다. 흥분했던 숨이 잦아들자, 은슬이 마지막으로 물었다. 알고 싶었다. “결혼 할 거면서…… 왜 끝까지 갔어.”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절대로 울 수 없었다. “…….” 건오는 침묵했다. “사람이…… 어떻게 그래.” 은슬이 재차, 진지하게 물었다. “…….” 건오가 몇 초 동안 말없이 은슬을 응시했다. “충동이고…….” “…….” “실수야.” “……!” 그러고는 엿 같은 말로 회한을 고백했다. “그러니까 의미 같은 건 부여 하지 마.” 차분하게 가르쳐주는 그의 말에 꽉 잡힌 은슬의 손이 떨렸다. [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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